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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풍선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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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티스트
작품등록일 :
2017.03.02 15:47
최근연재일 :
2017.04.26 13:32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5,121
추천수 :
72
글자수 :
136,228

작성
17.04.1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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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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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어 있다(4)

DUMMY

“허억~헉...허억...”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 거친 숨을 몰아 쉬면서도 다리를 멈추지 않고 계단을 오르는 소년. 육중한 그의 몸을 덮고 있는 와이셔츠는 땀으로 흠뻑 젖어 있다.


드르륵~~~


“허거...여...여기...쥬스 쿨이랑 국진이 빵..허억.”



소년은 비로소 목적지에 도달했고, 긴장이 풀리면서 다리까지 풀려 버렸는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브라보!!! 뚱 내가 말했지. 넌 할 수 있다니까. 매점까지 갔다 오는 데 걸린 시간 정확히 7분 33초! 오늘도 2초 앞당기며 신기록을 달성했어. 이 자식 대견한 걸? 아주 요새 얼굴도 헬쓱해진게 이 엉아의 다이어트 교실이 그 효과가 얼마나 대단한지 입증도 되고 있는 거 같아 흐뭇하다. 애들아 안 그러냐?”


남자는 은종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그가 건네 준 음료의 입구를 개봉해 자신의 입 쪽으로 가져갔다.


그 순간 인상이 썩 좋지 못한 남자의 미간이 일그러지며 더욱 더 더러워진 인상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이런 돼지새끼가!!!”


남자는 음료가 가득 담긴 종이팩을 그대로 은종의 면상을 향해 집어 던지며 동시에 자신의 오른 발로 소년의 가슴팍을 가격했다.


“왜....왜 그래?”


겁에 질린 얼굴로 바닥에 쓰러져 남자를 쳐다보는 소년의 정체는 박 은종. 그의 동공은 이미 심하게 흔들리며 코너에 몰린 생쥐 꼴이라 말하고 있었다.


“아오...이 찐따 자식. 내가 쥬스쿨 복숭아 맛 사오라고 했지 언제 자두 맛 사오라고 했어? 엉?”


“부..분명 아까 심부름 시킬 때 자....아아악.”


남자는 큰 손바닥을 펴 은종의 머리를 사정없이 두들기기 시작했다.


“덩기 덩 쿵 더러러 쿵키 덩 쿵덩... 동네북 같은 새끼가 어디서 토를 달아? 국진이 빵 단팥빵에는 내가 무슨 맛이 어울린다고 했어? 내가 처음 너 심부름 시킬 때 분명 말했을 텐데? 설령 내가 오늘처럼 실수로 자두를 시켰다고 해도 기억하고 있었어야지? 이 자식 아주 학습이 안되네? 뭐 별 수 있나. 머리로 기억 못하면 몸이 개고생이지. 다시 갖다와.”



전학 온지 이 주전과 지금. 확연하게 달라져 버린 그의 학교생활. 수업시간을 제외한 쉬는 시간에 그는 자신의 교실에서 반 아이들과 어울릴 수가 없었다. 쉬는 시간 종이 침과 동시에 찾아오는 공포의 남자 때문이었다.


“어이 해피 쫑! 우리 해피 형. 나랑 놀 시간이네?”


빵 심부름부터 시작해서 과제, 체육복...심지어 그의 도시락까지 전담 마크하며 완전히 남자의 수발로 전락해 버린 은종. 그가 처음 이 학교에 등장했을 때 보여줬던 쾌활하고 밝은 모습은 어느 새 사라진 채 그의 초점은 점점 희미해져가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점심시간



“진짜 개처럼 쳐 맞기 싫으면 이번에 무조건 버텨라.”


반 아이들은 교실 뒤편에서 벌어지고 있는 말뚝 박기를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은종을 포함한 각 반의 심부름꾼들과 은종을 괴롭히는 남자를 중심으로 구성된 소위 일진 패거리의 무차별 공격에 아이들의 몸과 마음은 붕괴 직전에 도달한 채 점심시간이 끝나기 만을 기도하고 있었다.


"자 진짜 간다. 무조건 버텨 못 버티면 알지?"


하지만 남자가 달려와 은종의 등에 올라타는 순간 여지없이 무너지고 마는 소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의 말뚝 박기 게임은 한 쪽의 일방적인 공격이 계속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아아아....아아아악!!!”


등에 올라타다 은종이 균형을 잃고 무너지는 바람에 그대로 바닥으로 엎어지며 손목을 접질린 남자. 그가 바닥을 구르며 분노의 괴성을 교실 전체가 울릴 정도로 내질렀다. 그 순간 2학년 1반 교실은 무거운 공기가 내려앉으며 그 누구도 쉽사리 미동하지 못한 채 들숨 날숨만 반복하며 숨소리만을 내고 있을 뿐이었다.


손목을 다친 남자. 하지만 다친 사람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은종은 여전히 바닥에 쓰러진 채 자신의 척추를 감싼 채 신음하고 있었던 것 이다.


“일어나 해피. 야 일어나라고 시발!”


남자의 부름에도 평소와 다르게 쉽사리 일어나지 못하는 은종. 그 모습을 일그러진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던 남자가 급기야 자신의 교복 외투를 벗어 던졌다. 그리고는 재빠르게 은종에게 다가와 머리채를 잡아 강제로 몸을 일으켰다.


“아주 요새 놀아 줬더니 친해 졌다고 착각하냐? 아주 눈에 뵈는 게 없어 시발. 내가 일어나라고 했냐? 안했냐?”


남자가 그대로 은종의 얼굴을 교실 뒤편에 자리 잡은 사물함을 향해 갖다 박았다. 척추를 다쳤는지 반항 한 번 하지 못한 채 축 늘어진 그의 모습을 지켜보는 아이들. 그들의 눈가에는 측은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괴롭힘의 대상이 자신이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하고 있기도 한 눈빛들이었다.


“똑바로 서. 어쭈 똑바로 안 서냐?”


은종이 몸을 가누지 못하자 계속해서 사물함에 머리를 갖다 박는 남자. 이대로 가다간 사물함과 은종의 머리 중 둘 중 하나는 아작이 날 것이 분명했다.


퍽~ 퍽~ 퍽~~~


계속해서 사물함으로 은종의 머리를 갖다 박던 그 순간이었다.


콰지직하는 소리와 동시에 소년의 절규가 울려 퍼졌다.


“아아아아아아악!!!”



쉽사리 저항하지 못하던 은종이 울부 지으며 바닥을 뒹글기 시작했다.그리고 그가 바닥을 구를 때마다 그의 머리에서 쏟아지는 새빨간 피가 콘크리트 바닥을 물들였다. 은종의 머리와 부딪친 사물함이 마침내 부숴지면서 표면이 날카롭게 돌변한 물체가 은종의 이마를 찢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이....이이익...이익익....”


이마에서 새 빨간 피를 흘리며 겨우 몸을 일으켜 세워 남자를 바라보는 은종. 그의 눈에서 흘러 나오는 눈물과 피가 뒤범벅이 된 채 매섭게 남자를 바라보는 눈에 남자도 조금은 흠칫했는지 군침을 삼키며 말했다.


"아니 그러니까...누가 내 말 안 들으라고...했냐..."


“내...내가....반드시....반드시...씩...씩....”


찢겨진 이마 사이로 넘치는 피에 조금 전까지 혈기왕성하게 은종을 두들겨 패던 남자도 얼어 붙은 채, 비틀거리며 교실을 나가는 은종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렇게 교실문을 열고 나간 은종은 종례시간까지 돌아 오지 않았고 그 것이 새 학교에서 본 은종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이 두근거리고 좀처럼 흥분한 기운이 가라앉을 생각을 안 한다. 하지만 이 흥분은 분노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공포에 의한 것이다. 그렇게 이를 갈고 뼈를 가는 고통을 겪으며 언젠가 복수 하리라 다짐 했건만 그 복수의 대상을 다시 마주하는 순간 그는 깨닫는다.


‘으 도저히 안 돼. 으...도저히...’



몽둥이를 들고 자신의 몸을 조여 오는 정기. 그가 뒤를 보인 채 바닥을 기는 은종의 오른 발을 힘차게 밟는다.


“아아아아악!!!”


은종이 고통스러워하며 몸을 돌려 정기를 바라 본다.


“이런 아름다운 새끼를 봤나? 패기있게 덤벼들 때는 언제고....줄행랑을 치냐? 남자답게 한 판 붙어 보잔 말이야!”


정기가 또 다시 몽둥이를 휘두른다. 은종은 가까스로 고개를 뒤로 젖혀 몽둥이로부터 자신을 보호했으나 자신의 콤플렉스인 이마를 천둥 벌거숭이의 꼴로 정기에게 들키고 말았다.


“엉? 이마에 그 상처는 뭥미? 깔끔한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흉측한 이마를 달고 다니네? 어 잠깐만...”


은종의 이마를 경험한 정기가 자리에 멈춰 선채 혼잣말로 중얼 거리기 시작한다.


“이마에 상처? 뭐지? 이 데자뷰는...은종...은종.....아 뭔가 낯이 익은 이름인데....은종 은종...이마 상처에 은종...”


그 순간 정기가 손뼉을 치며 제자리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좋아한다.


“아!!!”


그리고는 씩 웃으며 은종을 향해 천천히 한 발 한 발 내딛었다.


“너 이자식. 크하하하. 야 박 은종!!!”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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