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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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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티스트
작품등록일 :
2017.01.31 18:26
최근연재일 :
2017.04.22 00:04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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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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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47,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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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3.1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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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구원이 필요한 사람들(4)

2017년 정유년 2월 1일 00:00시 연재 시작 합니다.




DUMMY

#1


“여기선 본 것들을 밖에서 발설했을 시에는 나도 어쩔 수 없다.”


그저 좋은 동네 형. 운동 좋아하는 착한 형으로만 인식하고 있던 키 190cm에 몸무게 110kg의 거구. 그는 포대자루로 얼굴을 덮은 좀비를 가볍게 들고 계단을 올랐다. 한 계단 한 계단 위로 향하는 그 뒷모습을 바라볼수록 머리가 복잡해지는 제길이었다.


‘형을 안 이래로 저런 표정을 본 적이 있었나?’


그저 친절하고 좋은 줄만 알았던 그가 제길에게 보인 그 표정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무언의 경고였다. 지금부터 보게 될 장면들. 그것들이 충격적인 것임을 암시하고 있는 말. 민혁이 자신에게 했던 그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으며 자꾸만 망설여지는 탓에 그 둘의 간격은 꽤나 벌어져 있었다.


“뭐해 빨리 올라오지 않고? 한 층만 더 올라가면 너의 그 궁금증이 싹 가실 거다.”


1층에서 3층으로 오르면서 밟은 계단, 그리 높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였지만 좀처럼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은 그 거리를 꽤나 먼 거리로 착각하게 했다.


그리고 3층.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한 제길은 문 앞에 멈춰 선 민혁의 뒷모습을 그저 바라보고 있었다. 3층은 교회의 가장 큰 예배실이 존재하는 층이자 그들의 최종 목적지였다.


민혁은 왜 이곳에 온 것일까? 여전히 풀리지 않는 궁금증들. 의문투성인 교회와 민혁의 행동에 궁금증을 더해 가는 그 순간 민혁이 몸을 돌려 제길을 바라 봤다.


“제길아...다시 한 번 이야기 하지만 여기서 벌어지는 것들. 네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이 것들에 대해서 절대 오해하지 않았음 좋겠고 색안경도 끼지 말았음 좋겠어. 이것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라 올바른 길로 가고자 하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야.”


제길은 조금 전까지 괜히 억지로 부렸나 싶다가도 또 다시 자신에게 당부를 해오는 형의 말을 통해 호기심이 일어나는 자신을 발견했다. 앞에서도 강조했었지만 제길은 남들보다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청년이었고 그로 인해 자신이 공무원 시험에 집중하지 못해 불합격의 고비를 마신다고 생각하는 핑계 많은 청년이기도 했다.


“그래. 약속할게.”


호기심이 망설임을 이겨선 순간. 제길은 형의 이야기에 바로 ok사인을 날렸다. 민혁은 여전히 결정하지 못한 표정으로 문 앞에 서 있었지만 확신에 찬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제길의 눈에 이제는 어쩔 수 없다 체념하며 굳게 닫힌 문에 손을 가져다 대 그 것을 밀었다.


안은 어두웠다. 지하 1층 식당과 다를 바 없이 말 이다. 창문은 검은 커튼을 쳐서 밖에서 들어오는 빛이란 빛은 모두 차단한 상태고, 예배실 안은 어떤 불도 켜져 있지 않은 순수 그 자체의 어둠만이 존재했다.


“으어어어어...”


그 때 제길의 귀로 들려오는 소리. 그것은 분명 더 이상 사람이라 정의하기 힘든 그들의 성대에서 새어 나오는 소리였다.


“형 뭐야 이 소리는...”


제길은 자리에 멈춰 서서 민혁을 불렀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 제단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반면 제길은 바로 코앞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좀처럼 눈이 익숙해질 때까지 제 자리 걸음을 하는 꼴이었다. 하지만 민혁은 자주 이곳을 왔다 갔다 하며 매우 익숙해진 상태인지 앞이 보이지 않는 이 상황에 전혀 동요하지 않은 채 예배당 맨 앞자리까지 성큼성큼 나아갔다.


쿵~


민혁이 어깨에 맸던 좀비를 바닥에 내려둔 모양이었다. 그리고는 또 다시 어딘가로 걸어가는가 싶더니 이내 주변이 급 밝아졌다. 그가 조명을 킨 것이었다.


깜깜한 어둠에 적응하느라 팽창 되었던 제길의 동공. 그것이 순식간에 축소되며 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했다.


“으...눈부셔...”


갑자기 밝아진 주변 환경에 눈살을 지푸린 제길이 겨우 눈을 뜨려 아등바등 쳤다. 급 변화된 환경에 적응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거기서 그러고 있지 말고 빨리 앞으로 와.”


제길을 부르는 민혁의 목소리. 그는 간신히 눈을 뜨며 민혁이 있을 앞자리 쪽을 바라 봤다.


“헐!!!이게 뭐야!!!”


순간 제길은 자신의 눈을 의심해야 했다. 도저히 믿기지도 믿을 수도 없는 광경이 눈 앞에서 펼쳐졌기 때문이었다.


예배실 앞자리부터 자리를 채우고 있는 사람들. 그들은 1열부터 5번째 열까지 자리를 채우고 앉아 있었다. 분명히 사람이었다. 아니 뒷모습은 그랬다. 허나 불을 켬과 동시에 커진 그들의 목소리는 그것이 일반적인 사람은 아니라는 확신을 사실로 단정케 했다.


“크어어....크어어어...”


밧줄로 팔 다리를 묶인 그들. 거기에 천 조각 같은 걸 입에 물고 있는 사람들은 분명 좀비였다.


“아니...형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당황하며 민혁에게 다가선 제길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민혁과 그들을 번갈아 보며 쳐다보았다. 하지만 민혁은 그런 제길을 신경 쓰지 않은 채 예배당 한 켠에 마련되어 있던 상자에서 포승줄을 꺼내 포대자루로 얼굴이 덮인 좀비의 팔 다리를 묶었다. 그리고 그 과정이 마무리되자 얼굴을 덮고 있던 포대를 벗겨냈다.


“크아아아!! 크어어!!!”


순식간에 난폭해진 좀비. 그것은 팔 다리가 묶인 채 민혁을 향해 이빨을 드러냈고 어떻게든 민혁의 살갗을 물어뜯고 싶어 안달이 난 모습으로 발악을 했다.


“그러니까...잠깐만... 이 모든 걸...형 혼자서 한 거야?”


민혁은 손에 들린 천 조각을 동그랗게 말았다. 그리고는 그것을 조심스레 좀비의 입에 쑤셔 넣었다. 그리고 한 템포 느린 반응으로 제길의 질문에 답했다.


“생각보다 어려운 건 아니야. 어떠한 이유에선지 모르지만 이들은 앞이 보이지 않으면 온순해지거든. 그래서 이 자루로 얼굴을 덮으면 옮기는 건 생각만큼 힘든 일도 아니야...”


제길은 미처 생각해 본적도 없는 사실을 하나 배웠다. 썩은 동태눈처럼 충혈 된 이들의 눈 상태...


당연히 이들은 냄새에 민감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마트에서도 다른 좀비의 사체를 이용해 속이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었고 그로인해 지금까지 살아 있을 수 있다고 믿은 것 이다. 하지만 눈이 보이지 않으면 온순해 진다라는 민혁이 알아낸 이들의 진실, 그것은 분명히 생존에 필요한 중요한 지식임이 확실했다.


“여기 있는 사람들 보이지. 이들은 하나같이 우리 교회 신자였던 사람들이지. 그리고 저기 맨 앞에 안경 쓴 분. 저 분이 우리 교회 사역자였던 조용식 목사님이셔.”


제길의 눈이 목사였다는 남자에게로 향했다. 그는 여는 좀비와 다름없이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입에 피를 머금은 상태였고, 옷의 한 쪽이 심하게 뜯어진 상태였다. 물론 옷이 찢어지며 드러난 살의 상태는 말 할 것도 훼손된 상태였다.


“목사님은 끝까지 도망치지 않으셨어. 오직 기도를 통해서 이들을 되돌릴 수 있다고 믿으셨지.”


“그러다 돌변한 신자들에게 물린 거고?”


“...”


민혁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포박이 끝난 좀비를 어깨에 들쳐 멨다. 그리고 5열 오른 쪽 끝에 남아있던 자리로 다가가 그곳에 좀비를 내려 두었다. 그리고는 제길에게 성큼성큼 다가와 어깨에 손을 올렸다.


“제길아. 우린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그분만이 이 변해버린 세상에서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구세주다. 그리고 그 분은 반드시 해내실 수 있어.”


“그분? 그게 누군 데?”


처음 교회에 왔을 때 구원이라는 말을 강조해 온 민혁. 이쯤 되자 그가 말하는 구원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이 그가 말하는 정의의 사전적 용어가 아닌 주관적인 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다.


끼이익~~~


그 때 요란한 소리를 내며 예배당 뒷문이 열렸다. 검은색 정장에 검정 넥타이. 제길도 본적이 있는 남자. 옥상에서 그를 거부했던 이 교회 장로라는 이 치한이 모습을 드러낸 것 이다.


“형! 설마 ...저 사람을 말한 거는 아니지? 그 구원자라는...”


하지만 민혁은 제길의 답에 답하지 않은 채 제단을 향해 걸어오는 이치한 장로를 향해 몸을 돌리더니 무릎을 끓고 머리를 조아렸다. 그리고는 남자가 완전히 제단 위로 올라가기 전까지 절대 고개를 들지 않은채 그에게 경의를 표했다.


“뭐야? 진짜...진짜 저 사람이야???”


민혁은 여전히 고개를 조아린 채 제길의 말에 답하지 않았고 그의 뒤를 따라 들어온 두 명의 여인에게도 같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녀들은 장로와는 반대로 하얀색 소복차림에 머리를 완전히 풀어헤쳐 살랑이며 제단으로 걸어왔다.


“기도 합시다.”


제단에 오른 장로 이 치한이 마이크에 대고 기도를 시작했다.


“우리는 지금 다시 오신 그 분과 그 분이 새롭게 쓰실 인간의 새 역사를...”


장로라는 남자는 그렇게 시작한 기도를 멈추지 않고 10분가량을 이어갔다. 그런데 그가 기도의 끝 무렵 날린 멘트는 교회를 다니지 않는 제길이 듣기에도 충분히 이상한 것 이었다.


“구원의 메시아. 다시 오신 그 분인...”


잠시 말을 끊고 말을 잇는 장로의 목소리. 처음의 차분하고 예우 섞인 말투는 사라지고 매우 강압적이고 확신에 찬 음성으로 돌변했다.


“ 나 이 치한이 이 어지러운 세상에서 불쌍한 어린 양들을 구하고...”


처음엔 귀를 의심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기도 말에도 계속해서 자신을 메시아라 칭하는 이 치한이었다.


“이 모든 말씀을 하늘에 계신 나의 아버지께.”


이 예배당에 남아있는 생존인들. 제길을 제외한 민혁 그리고 두 모녀는 기도가 끝남과 동시에 외쳤다.


“나의 구원자여! 나의 메시아여 다시 오신 당신을 목 놓아 외치며 섬깁니다...”


그렇게 기도를 마친 남자는 제단에서 금박을 씌운 컵 하나와 떼가 묻지 않은 흰 천을 들고 내려와 좀비가 되어버린 사람들 앞에 섰다. 그가 첫 번째로 향한 장소는 이 교회의 목사님이라고 했던 남자였다. 어느새 그의 곁으로 다가와 좀비가 된 목사의 입에 물린 천을 빼내는 민혁.


“크아아아...크어어...”


조용식 목사는 금방이라도 두 사람을 물어뜯을 기세로 이빨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런 모습에 주눅 들지 않은 남자는 품에서 작은 단도를 하나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손에 든 컵을 민혁에게 맡기고 오른 손바닥을 쫙 피고는 그 중심을 단도로 확 그었다. 동시에 살이 벌어지며 피가 흘렀고 그 흘러내리는 피를 금박이 씌어 진 컵에 담았다.


“내 피로 죄 많은 어린양을 정제하노라.”


동시에 민혁이 좀비가 된 목사의 목을 뒤로 젖혀 컵을 입에 가져다 댔다. 컵에 담긴 한 방울의 피까지 남김없이 핥아 먹고서는 그것으론 모 자른 지 컵까지 물어뜯으려는 기세를 보이는 목사좀비였다. 하지만 옆에서 힘으로 남자를 밀쳐내며 입에 다시 천을 물리는 민혁이다.


“자 다음...”


그렇게 똑 같은 행위가 반복되고 피가 몸으로 빠져 나가면서 점점 안색이 어두워지는 장로라는 작자였다.


“음 잠시만...”


이내 컵과 같이 들고 내려 왔던 하얀 천으로 손바닥에 상처를 압박해서 지혈을 한다. 잠시 현기증이 오는지 비틀거리는 장로. 그 모습에 놀란 민혁이 빠르게 그의 몸을 부축하며 걱정 가득한 얼굴로 되물었다.


“메시아님 괜찮으십니까?”


“괜찮네. 구원의 과정이란 긴 인내가 필요한 법이지...”


이내 정신을 되찾고 남은 좀비들에게도 똑같은 의식을 거행한 장로의 눈이 그 모습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던 제길에게로 향했다.


“아 여러분 오늘은 여러분들께 좋은 소식 하나 전합니다. 우리 교회에 새로운 가족이 왔습니다. 잠시 소개의 시간을 가질 예정인데... 앞으로 나와 주시겠습니까?”


제길은 갑작스레 자신을 지목한 이 치한을 바라보다 이내 민혁에게 시선을 돌려 그의 눈치를 살폈다. 그런 제길의 눈을 보며 고개를 살포시 끄덕이는 민혁은 괜찮다며 앞으로 나오라 눈치를 보낸다.


‘뭐...도대체 어쩌자는 건데? 앞으로? 나는 왜?’


세상 든든한 덩치 형이 옆에 있음에도 지금 이 상황에 처한 제길은 결코 안정감을 느끼지 못한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제단으로 향해 갈수록 자신의 목을 조여 오는 듯한 불안감도 덩달아 뒤를 따라 오고 뭔가 감이 좋지 않다.


하지만 제길은 이미 그들 앞에 마주한 상태다. 뭔가를 해 보기엔 너무 늦은지도 모른다. 메시아를 자처하는 치한은 이미 제길의 코앞에 서있고 자신과 평소 친분을 가지고 있던 민혁은 그의 뒤로 다가와 어깨를 주무르며 걱정 말라는 신호를 보낸다.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 제길은 도저히 불안하지 않고는 못 베기겠다. 어쩌면 이번에야 말로 자신의 인생이 진짜 끝날 수도 있다는 느낌이 자꾸만 든다.


“지금부터 새 가족이 된 고 제길 군을 위한 입교 세례식을 거행 하겠습니다.”


예배당을 채우고 있는 50여명의 사람들. 아닌 5명의 사람과 사람이 아닌 좀비가 되어 버린 그들. 과연 이 예배당을 채우고 있는 생명체 중 정상적인 생각의 범주 안에 든 이는 과연 몇이나 될까?


휘이익~


제길에겐 생각할 틈조차 허용하지 않으려는지 구세주를 자처하는 이치한은 조금 전 자신의 손바닥을 가른 단도를 꺼내 그의 눈앞에서 칼 춤사위를 선보였다.


“저..저기 잠깐만요...도대체 무슨 일을 하시려고...너무 위험한 거 아닙니까?”


“아 제길 군. 걱정하지 말아요. 결코 두려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늘의 세례...지금부터 거행된 의식을 통해 당신은 반드시 구원을 받을 것 입니다. 저 이치한이 고통으로부터 영원히 당신을 해방 시켜 드릴테니까요.”


처음 옥상에서 자신을 경계하며 반말을 했던 남자는 지금 그에게 180도 변화된 모습으로 면전에 대치해 있다. 온화한 얼굴과 존댓말로 말 이다. 하지만 그의 손에 들린 날카로운 칼날만큼은 그의 온화한 겉모습과 달리 그의 진심을 일러주고 있었다.


“아뇨. 저기요! 잠시만요. 세례식이고 뭐고...저는 잠시 생각할 시간이...”


“두려워 하지마. 제길아. 다시 오신 메시아께서 너를 영원한 안식에 들게 할 거야. 형이 약속했잖아. 반드시 구원 시켜 준다고.”


제길이 반항하려는 행동을 보이자 어느새 그의 뒤에 서 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민혁이 자신의 팔에 강한 힘을 줘서 어깨를 눌러 버렸다.


“아.아아아...형...잠깐만...형이 말한 구원이라는 게 설마 이거야? 이게 아니잖아. 형...누가봐도 제 정신이 아니고!!! 아 좀 형!!!”


제길이 당황한 모습으로 그의 몸을 누르고 있는 민혁을 향해 소리치자 그가 냉소적인 얼굴로 서늘하게 답했다.


“아까는 궁금하다며? 이제 너의 궁금증이 싹 가실거다. 그냥 아무 생각도 하지마...고통은 잠시지만 행복은 영원하다!”


푸욱~


“으아악!!!”


치한이 들고 있던 단도가 몸 깊숙이 꽂혔다. 물론 제길의 몸은 아니다. 조금 전 자신의 피를 마신 좀비들 중 하나의 몸에 단도가 꽂혔다. 그리고 그 칼을 다시 꺼내자 칼에는 좀비의 몸에서 묻어나온 피가 한 가득 묻어 있었다.


“고통은 잠시, 행복은 영원히 지속 됩니다. 형제의 육체와 죄를 지은 욕망은 여기 남아 죄를 씻고 영원은 천국으로 갑니다.”


단도를 들고 다가오는 치한. 바닥에 강제로 눕혀진 제길이 눈알을 돌려 그의 눈을 본다.


‘정상이 아니다. 이런 미친놈들...이런 식으로 저 사람들을 전부 좀비화 시킨건가!!!’


하지만 그의 칼을 피할 방법이 없다. 앞엔 미친놈이 있고 뒤엔 그 미친놈의 수발을 자처하는 정신병자가 있다. 제길은 순간 생각했다. 도대체 이 위기를 어떻게 빠져 나갈 것인지...


그리고 얼마 안가 그는 좌절했다. 마땅한 답안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으아아악! 그러지마 살려줘!!!”


그는 예배당이 울리도록 크게 소리쳤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절망의 상황을 온 몸으로 표현하며 절규를 전위 예술로 승화 시키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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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구원이 필요한 사람들(5) 17.03.15 194 6 15쪽
» 구원이 필요한 사람들(4) 17.03.12 173 7 16쪽
32 구원이 필요한 사람들(3) 17.03.11 170 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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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구원이 필요한 사람들(1) 17.03.08 145 8 15쪽
29 산 넘어 산(5) +3 17.03.07 157 8 15쪽
28 산 넘어 산(4) 17.03.05 146 9 12쪽
27 산 넘어 산(3) 17.03.04 211 8 14쪽
26 산 넘어 산(2) 17.03.03 162 9 14쪽
25 산 넘어 산(1) 17.03.02 233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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