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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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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티스트
작품등록일 :
2017.01.31 18:26
최근연재일 :
2017.04.22 00:04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5,057
추천수 :
503
글자수 :
347,599

작성
17.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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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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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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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산 넘어 산(1)

2017년 정유년 2월 1일 00:00시 연재 시작 합니다.




DUMMY

#1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핸드폰을 꺼낸다. 119에 신고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2%남아 있던 그의 폰은 어느새 잠들어 있다. 그렇기에 스크린 도어 안쪽에 있는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저 대신 119에 신고 좀 해주세요. 이 사람 상태가 좋지 않아 보입니다.”


사람들을 향해 외친 후 남자의 상태를 최전방에서 돌보기 위해 몸을 돌리려는 그 때.


“크아아!!”


철로에 누워있는 줄만 알았던 남자가 어느새 몸을 일으켜 그를 덮쳐 버렸다. 남자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인한은 그대로 뒤로 넘어지며 철길에 깔린 돌맹이에 어깨를 찍혔다.


“크윽..”


하지만 이대로 고통을 즐길 틈은 없다. 시뻘겋게 눈이 충혈 된 채 입에서 피를 뿜는 남자가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사람 왜 이래! 정신 차려요 정신!”


하지만 남자는 인한의 말 따위는 들리지 않는다. 여전히 강한 힘으로 밀어부치는 그는 자신의 코앞까지 이빨을 들이밀며 위협해 왔다.


“말로 해선 안 될 사람이구만.”


그는 밑에 깔린 채 허리와 엉덩이쪽에 잔뜩 힘을 줬다. 그리고 그 상태로 허리의 반동을 이용해 상위 포지션을 취하고 있던 남자를 튕겨내 위로 올라서며 상황을 역전 시켰다.


“동작 경찰서 형사입니다. 진정 하시죠, 이 상태로 날 뛰실수록 죄목만 추가 될 뿐입니다.”


인한은 흥분한 남자에게 형사증을 건네 또박또박 뜻을 전하면서도 허벅지와 허리에 힘을 줘 남자를 압박했다. 그리고 그 상태로 바지 뒷주머니를 향해 한 쪽 손을 뻗었다.


“에?”


남자에 손에 채우려는 수갑이 없다. 아마도 요 며칠 차에서 지내면서 운전석 옆 좌석에 던져 둔 모양이었다. 잠시 방심해 힘이 풀린 틈을 타 남자가 강한 힘으로 저항하며 자리에서 일어서려 했다.


“크아아악!!!”


“아 진짜 이사람 가만히...어...어!!! 뭔 힘이 장사여?”


인한은 여전히 두 다리로 남자의 허리를 안고 있고 그 모습이 마치 고목나무에 매미 꼴과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였다. 흥분한 남자의 덩치가 제법 좋았기 때문이다. 물론 강인한 형사 역시 덩치 한 번 어디가서 빠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만큼 남자는 훌륭한 체격의 소유자였다.


“하여간 말로 해선 안 되는 게 사람이나 짐승이나....”


인한은 그대로 남자의 턱을 향해 강력한 스트레이트를 날린다. 그 충격으로 머리가 심하게 뒤로 젖혀지는 남자.


“니 깟게 제 아무리 덩치 믿고 까불어 봐! 한 방이면 끝 날 놈이..”


하지만 인한의 생각과는 달리 남자는 쓰러지지 않는다. 뒤로 젖혀진 고개를 제 자리로 돌려놓으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표정이다. 하지만 분명히 주먹은 정통으로 들어갔다. 남자의 코가 심하게 아작이 난 상태였기 때문이다.


“크아아아!”


큰 부상을 당한 게 틀림없는데도 불구하고 남자는 여전히 이빨을 드러내며 인한에게 달려든다.


“어 그래 코로는 부족하다는 겨? 아님 남자의 객기여? 그래 내가 아주 이빨까지 몽땅...”


인한은 또 다시 힘차게 남자의 얼굴에 주먹을 뻗는다. 하지만 왠지 이빨을 부수고 싶진 않다.


‘이빨은 쓸데없이 비싸...’


나중에 행여나 합의단계에 가게 될 시 가급적 이빨은 건드리지 않는 게 좋다는 판단이 섰다. 되도록 이빨을 피한 인한의 주먹이 한 방 한 방 남자의 안면에 들어갔다.


사람들은 때 아닌 철로의 난투극을 자신들의 핸드폰에 담으며 구경하고 있을 뿐 누구하나 스크린 도어를 열고 내려와 두 사람을 말리지는 않는다. 그들에겐 그 저 요긴한 헤프닝에 불과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번 열차는 역내 사정상 신도림까지 급행, 급행으로...”


반대편 철로에서 열차가 들어온단다. 10-4 반대편에서 넘어 왔으니 1-1에 해당되는 자리에 있는 두 사람. 설사 기차가 들어온다 해도 반드시 속도를 늦춰 멈춰질 자리.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 번 열차...급행이란다. 이 자리까지 열차가 당도해도 속도를 줄이지 않을 거란 소리다. 그 사실은 인한을 더더욱 급하게 만든다.


“이제 좀 쓰러져라!”


마지막으로 힘을 모아 남자의 안면에 주먹을 뻗는 인한. 주먹질을 멈추고 남자의 상태를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이미 뭉개질 대로 뭉개진 남자의 얼굴. 보통 사람이라면 떡 실신을 하고도 남았을 모습이다. 하지만 그런 피떡이 된 모습을 하고도 쓰러지지 않고 발악하는 그를 보고 있노라니 놀라우면서도 한 편으로는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어휴 이거 단순히 깽 값 정도로 끝 날 상황이 아니네...폭행죄 적용되면 옷 벗어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잠시 흥분했던 거다. 범죄를 저지른 범인을 잡을 때도 이렇게 까지는 안하는 데, 분명 저도 모르게 흥분한 탓이었다. 생명을 구해준 자신에게 남자가 저지른 불손한 행동에 몹시 화가 났던 게다. 게다가 빨리 끝내지 않으면 언제 지나갈지 모를 수백 톤의 열차 때문에 다급했던 탓도 있다. 하지만 이것들은 인한을 진짜 화나게 만든 진짜 이유는 아니었다.


“제가 싫어하는 부류요? 음..,기본 없는 것들이요.”


예로부터 우리나라를 동방예의지국이라고 하지 않던가? 인한의 생활신조는 이랬다.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법이있고, 그 법을 토대로 지켜야 할 양심이라는 게 있다. 그 양심은 예절에서 나오고 그 예절은 평소 몸에 벤 습관에서 나온다.

그런데 자신이 지켜 준 이 남자, 법도 안 지킨다. 사람이 다녀서는 안 될 철로 위를 함부로 걷는다. 게다가 기본예절도 없다. 목숨을 지켜 준 자신에게 고맙다는 인사는커녕 위협을 가하며 은혜를 원수로 갚고 있다.


이런 놈에겐 주먹이 곧 법이다. 몽둥이가 약이다.


거기에 불쾌한 이유 한 가지를 더 추가하자면 으르렁으르렁 댈 뿐 말을 하지 않는다.

한 마디로 자신의 말을 씹고 무시하고 있다 믿어진다. 아니 그게 맞다.


“이제 좀 적당히 하고 끝내자!”


생각 같아선 뒤 돌려차기로 턱주가리를 날려 버리고 싶다. 하지만 쉽사리 그의 허리를 꽉 쥔 다리에 힘을 풀기도 뭐하다. 다리를 풀고 바닥에 내려앉으면 또 다시 남자가 엄청난 힘으로 덮쳐 올 것 같기 때문이다.


‘어쩌지?’


인한은 잠시 생각한다. 그러나 행동파인 그에게 생각의 시간은 길게 필요 없다. 수갑이 있어야 할 뒷주머니 반대편, 그곳에서 핸드폰을 꺼낸다. 그리고는 힘차게 그것을 남자의 입에 쑤셔 넣는다.


“아가각.”


미친놈이 분명하다. 그 휴대폰을 그대로 입에 넣고 씹으려 하고 있다. 더 이상 이 미친놈을 상대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 당장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빠아앙!


어느 새 역 근처까지 들어 온 기차. 두 사람에게 위험하다며 당장 철로 밖으로 꺼지라고 소리친다.


쿵~


남자의 허리를 쥐고 있던 다리에 힘을 풀었다. 시간이 없다. 이러다간 진짜 맥반석 오징어 구이처럼 구워져 갈기갈기 찢어질 것 이라 생각해서였다. 바닥에 꼬리뼈를 심하게 부딪치며 고통을 호소하는 인한. 하지만 아파하는 것은 잠시 미루자.


‘시간이 없거든.’


그 상태로 남자의 낭심을 힘차게 걷어차는 인한.


“크르르.”


정통으로 들어간 발차기에도 남자는 아프지 않은 듯 했다.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진 인한을 덮쳐 오며 이빨을 드러내고 더더욱 흥분해서 날 뛴다.


“으아아! 이건 도대체 뭐냐!!!”


상황이 이 정도까지 되니 베테랑 형사도 겁이 나기 시작했다. 살인범이며 조폭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들과 수차례 마주하며 담력을 길러 왔건만 이 남자 그들보다 한수 위 미친놈이 분명했다. 남자라면 누구나 약점이자 최대 급소인 그 곳을 걷어차이기도 멀쩡한 놈이다. 피해야 했다. 일단은...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라며 자기 자신을 합리화 시켜본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는 지금 매우 무섭다. 그의 뒤를 바짝 쫓는 미친 남자가? 아니다. 그도 겁이 나긴 하지만 이 순간 인한의 두 쪽 알맹이를 잔뜩 오그라들게 만든 것은 그 두 사람을 바짝 쫓는 열차였다. 인한은 남자로부터 물러서며 몸을 일으켜 세운 후 옆 철로로 있는 힘껏 몸을 날렸다.


털썩~



“아오 내 옆구리..”


낙법을 시도하며 착지를 시도했지만 이 지랄 맞은 남자 놈이 끝까지 집요하게 인한을 공격하며 그의 오른 다리를 붙들었다.


퍼~버~버~버~벅.


하지만 거머리같이 징글징글하던 남자의 운명은 거기까지였다. 어떠한 이유인지 신도림까지 급행으로 달린다는 기차가 그대로 남자의 몸을 쓸고 지나가 버린 것 이다.


“허어...허억...허억...”


간신히 기차를 피한 인한은 거친 숨을 몰아셨다. 그리고 그는 시선을 이동시켜 자신의 다리를 보았다. 팔뚝 만 남은 남자의 손. 그것은 여전히 인한의 다리를 움켜쥔 채 놓지 않고 있었다.


“진짜...독한 놈...”


그는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긴 채 체력을 완전히 소비 했는지 그대로 의식을 잃고 철로 위에 누워 버렸다.


#2


비서실장 금 춘기. 그가 민정수석 우병에게 준 기한은 7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65시간이 흘러 3일이란 시간이 지나 갔지만 그는 딸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실장의 명령대로 대대적인 소탕작전이 벌어지기 일보 직전이다.


일반인들을 태운 기차는 현재 대방역과 노량진역을 건너뛰며 운행하고 있고 그 두 역 근처로는 사람의 통제를 완전히 막은 상태였다. 하지만 지금 노량진역에는 한 대의 열차가 들어서고는 멈춰 섰다. 동시에 문이 열리고 무장한 군인들이 쏟아져 내린다.


그들 틈엔 방탄복에 방탄모자로 온 몸을 방어한 민정수석 우병이 껴 있다. 몸소 딸의 행방을 찾아 나선 것이다. 그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하고 눈동자는 한 곳으로 고정되지 못한 채 이리저리 흔들린다.


“수석님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평소 그의 라인을 타고 있던 수도방위 사령부 35특공 대대장이 그와 같이 무장한 모습으로 조심스레 묻는다. 굳이 여기까지 자신이 나설 필요도 없었지만 수석이 위험한 장소까지 행차하는 기회는 흔치 않고, 자신의 충성도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 싶었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찾아야 하네. 반드시...”


우병은 계속해서 같은 말을 반복하며 자신의 정신 상태가 온전하지 않다고 사람들에게 선전하고 있는 것 같다.


그 때였다. 우병의 방탄복 사이에 깊게 쑤셔 넣었던 그의 핸드폰이 울려댔다. 발신명은 개새끼. 잠시 받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


“예...”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 낮게 깔린 저음이지만 굉장한 힘이 실려 있다. 지금까지 한 배를 탄 운명체의 길을 걸어 온 비서실장 금 춘기다.


“우병이. 그래. 노량진에 갔다지. 수고가 많구만 내 자네를 보고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춘기의 말에 핸드폰을 쥔 손에 잔뜩 힘이 들어가며 폰을 자신의 귀에 바싹 갖다 붙이는 그다.


“예...실장님 말씀 하십시오.”


“작전을 좀 더 미룰까 싶네. 아직 자네 딸을 찾지도 못했고...생존자들이 아직은 많이 남아 있을 수 있고 말일세. 그래서 말일세, 우리의 계획을 잠시 보류하는 건 어떨까 싶네...내 자네를 심각해보니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것 같아.”


우병은 춘기의 말에 핸드폰을 쥔 손을 떨군다. 그리고는 벅차오르는 기쁨에 차오르는 눈물과 탄성을 유감없이 밖으로 배출한다.


“감사합니다. 실장님 충성...충성!....충성!!!”


우병의 행동에 주변에 있던 군인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쏠린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평정심을 되찾은 그는 남아있는 병사들을 향해 카리스마 있게 외쳤다.


“누구든지 딸을 찾아오는 자에게는 두 계급 특진과 후한 포상을 내리겠다! 그러니 반드시 구출해 와라. 반드시!”


딸 바보에 마음 약한 민정수석 정 우병. 자식 앞에서는 한 없이 약해지는 우리네 부모님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가 누구던가? 여우와 호랑이가 들끓는 정치판에서 생존하며 민정수석이라는 자리까지 올라 온 남자다. 결코 만만한 남자는 아니란 소리였다.


‘딸만 무사히 돌아오면...그 땐...내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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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구원이 필요한 사람들(3) 17.03.11 170 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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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구원이 필요한 사람들(1) 17.03.08 145 8 15쪽
29 산 넘어 산(5) +3 17.03.07 157 8 15쪽
28 산 넘어 산(4) 17.03.05 147 9 12쪽
27 산 넘어 산(3) 17.03.04 211 8 14쪽
26 산 넘어 산(2) 17.03.03 162 9 14쪽
» 산 넘어 산(1) 17.03.02 234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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