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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얌몬

프로N잡러가 이세계 N잡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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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얌몬
작품등록일 :
2020.05.11 11:06
최근연재일 :
2020.06.17 23:43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734
추천수 :
99
글자수 :
61,711

작성
20.06.17 23:43
조회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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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7쪽

18.나는 이 말도 안되는 기능에 놀래지 않을 수 없었다.

DUMMY

18.나는 이 말도 안되는 기능에 놀래지 않을 수 없었다.


덕분에 입이 크게 벌어졌고, 할머니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듯, 내가 무슨 반응을 보이든 적당히 무시하며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여전히 현명하신 분이었다.


아니, 그보다.. 강력히 추천? 던전 클리어를 하면 내게 무언가 큰 도움이 되는 능력이 생긴다는 거야?


처음과 달리 달란트는 적극적으로 대답하기 시작했다. 얕보인게 어지간히 싫었던 것 같다.


'달란트는 브릴란트의 던전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어렵겠지만, 던전 클리어시 사용자에게 큰 도움이 될거라고 판단합니다.'


... 달란트는 정확하게 설명하기를 꺼려했다. 아마 이렇게 말하는 것도, 원래는 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리고 지금도 그 이상은 말하는 안되는 모양인 것 같다고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란트는 내게 재차 던전을 추천했다.


브릴란트라는 책도, 던전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던전이 사라질 것을 슬퍼하고 걱정하고 있었다. 애초 목적이 있는체로 만들어진 던전이고, 클리어 할 존재가 필요한 던전이었던 거다.


그리고 굉장히 쎄한 기분도 들지만, 당장 그 던전을 클리어할, 아니 아예 출입 조건을 만족하는 존재가 나 뿐이라는 거지. 그 조건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물어도 대답안 해줄 것 같다. 물어볼 재주도 없고. 하아, 느낌이 쎄하긴 한데, 운명인가. 안믿는 운명론도 믿을만할 일들이 계속해서 나타나니, 얼떨떨을 넘어서 초탈해지는 것 같다.


세계가, 정말로 세계가 자신을 구해달라고 온 몸으로 외치는 걸까.


입가에 어쩔 수 없는 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내가 필요하다면."


"이레딘?"


내 갑작스러운 대답에 놀라는 할머니 앞에서, 브릴란트는 내 손을 떠나 두둥실 떠올랐다. 빛이 모여든 쇠 책은 그대로 내 손등으로 빨려들어갔다.


따끔, 하는 느낌에 바라보다, 손등에는 옛스러운 느낌이 물씬나는 문양과 함께 책의 모습이 새겨져 있었다.


할머니의 눈에도 책이 떠오르고, 내 손등에 빨려들어가는 모습은 보이셨을 것이다. 그 눈안에 어느새 놀람대신 호기심이 들어차고 있었으니까.


"부름을 받았구나. 굉장히 드문데..."


부름? 할머니는 뭔가 알고있다는 듯이 말을 걸어왔다.


"뭔가 알고계시나요?"


할머니의 입가에 애매한 미소가 걸렸다. 약간 어이없다는 웃음이었다.


"너도 참, 늙은 이 할미를 웃기는 재주가 있구나."


말은 그렇게 하셨지만, 그녀는 언제나와 같이 내게 다정한 눈빛을 보내며 설명을 해주었다.


"던전이나 유적의 산물들은 이따금 존재를 선택해, 존재를 부른다. 책에는 보통 그렇게 써있지. 어느정도의 에고가 있는 고대의 산물들이 필요에 의해 존재를 찾아가는 것, 우리는 그것을 '부름'을 받았다고 한단다."


하기야 그랬다. 아마 내가 아니라 다른 존재가 '조건'에 충족된다면 그 존재를 찾아가 부탁했을 터였다. 그리고 나의 경우가 아니라도 다른 유적이나 던전도 브릴란트와 비슷한 기물이 있을 가능성은 충분했다.


생각이 더 이어지기 전에 할머니가 내게 물으셨다.


"그런데, 이레딘. 고대어를 배운 적이 있었니? 보통은 소통없이 인도되는 경우가 더 많은데.."


"아, 그... , 그.."


난감했다. 나는 고대어를 배운 적이 없으니까. 그리고 애초에 고대어를 쓸 줄 아는 사람이 극히 적었고 서적도 찾기 어려웠다. 그리고 이 영지에서 그 드문 서적을 가진 사람은 마녀인 할머니 밖에 없었고.


뭐라고.. 변명을.. 아.


"그냥, .. 알았어요. 제가 고대어를 어떻게 알겠어요?"


나는 그저 눈을 딱 감고 얼굴에 철판을 깔고 대답했다. 역시나, 할머니는 생각보다 대단한 기물이었나 보구나, 하고 넘어갔다.


고대의 것에 대한 정보는 워낙 베일에 쌓여있다보니, 그냥 그랬다-는 변명도 충분히 먹혀들었다. 당분간은 이렇게 모르쇠로 일관해야지. 나도 모르던 달란트의 기능에, '부름'에... 이세계는 정말 신기한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난다.


할머니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그렇지. 네게 고대어는 아직 가르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래, 뭐라더니?"


"던전을 클러어 해달라고 하네요. 조건에 맞는 존재가 저 밖에 없다고요."


그 말에 얼굴 가득 걱정이 서린다.


"던전이구나.. 클리어라니, 쉽지 않을텐데.."


"그렇지만, 가야 될 것 같아요. 그래서 말인데, 할머니.."


나는 할머니에게 눈감아달라는 말을 뻔뻔스럽게 하며 몇가지 부탁을 더했다.


"귀여운 손자 하나 덕분에, 이것저것 탈탈 털리는 구나."


어이없다는 웃는 모습에 조금 미안해져 베시시, 웃고 말았다. 내가 말린다고 들을 녀석이 아닌 걸 너무 잘 아는 할머니는 쓴 웃음을 지으며 도리어 격려해주었다.


조금 주름 쥔 손이, 내 머리를 부드럽게 헝클이는 걸 가만히 내버려두었다.


정말이지, 나랑 잘 맞으시다니까.





++



할머니는 며칠 더 있다가 조용히 돌아가셨다. 그리고 오늘은, 할머니가 돌아가신 이틀 뒤 늦은 밤이었다. 나는 그동안, 걱정한 가족들을 안심시키며 조용히 지냈다. 던전에 대해 공부도 좀 하고 말이다. 그 와중에 할머니와 외 할아버지가 투닥거리는 걸 말리는 건 사소한 부업이랄까.


아니, 이게 본업이 된 것같은 느낌이었지만.


마녀인 할머니와 기사인 외할버지의 사이는, 개와 고양이 같은 사이였다. 그냥, 태생적으로 잘 맞지 않는 사이랄까. 미지의 신비를 다루며 세계의 비밀을 탐구하는 이와, 전신, 몸 세세한 근육마저 조욜하며 자신에게 모든 것을 집중하고 스스로를 키우는 기사가 잘 맞는 것부터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일이지만, 이 둘은 기본적인 성향 부터가 달랐다.


조용함과 활달함, 침착함과 불같음, 신중함과 용맹함, 뭐를 가져다 물어도 극과 극의 답을 할 것 같은 성격차이였다. 게다가 그냥 서로 싫어하시는 중이라, 둘이 붙으시면 말리기 바쁘다. 할머니가 잘 안나오시 때문에 그런 일이 거의 없지만, 이렇듯 어쩌다 만나시면, .. 피곤하기 그지없다.


말발은 할머니가 훨씬 쎄지만, 전장에서 오래 살아오신 외할아버지의 유치하면서도 직설적인 도발에, 할머니도 드물게 이마에 핏줄이 돋아난다. 말리고 말려 잠시 서로를 무시하다가도, 무엇이 그리 마음에 안 드는지 잠시만 한 눈을 팔면 서로 으르렁 거리기 바쁘다.


게다가 두 분 다, 내 부모님 말씀은 자신의 자식들이라 그런지 귓등으로 안 들으셔서, 귀여움을 받는 손자인 내가 전담으로 붙어 말리는 일을 했다. 하.. 며칠간 진이 쪽 빠진다.


덕분에 할머니가 가시고 이틀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끝났다.


던전에 갈 준비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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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7.그 때 현재의 눈에 처음보는 물건이 보였다. 20.06.17 9 1 7쪽
17 16."혼자만 인사하다니, 치사하다구. 마리는." 20.06.13 11 2 8쪽
16 15. "네? 3일이요?" 20.06.06 18 2 8쪽
15 14.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느낌이었다. 20.06.06 17 2 7쪽
14 13. 정말이지 반사적인 행동이었다. 20.06.02 20 3 8쪽
13 12. 그녀는 대대로 마녀의 피를 이어왔다. +1 20.05.30 22 4 9쪽
12 11. 남작가의 가신들은 감탄했다 20.05.22 27 6 7쪽
11 10. 네리는 오래 나와있지 않았다. +1 20.05.21 24 5 8쪽
10 09. 악단이 좀 더 신나는 노래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1 20.05.20 29 5 7쪽
9 08.자그마치 영지의 후계자였다 20.05.19 35 7 7쪽
8 07.머릿속에 억지로 꾸겨넣어지는 지식이 있었다. 20.05.18 36 5 8쪽
7 06. 이레딘의 검술은 맞았다. 20.05.16 38 6 8쪽
6 05.간만에 남작가의 아침이 부산스러웠다. +3 20.05.14 51 6 8쪽
5 04. 미친놈은 달려와 칼부터 휘둘렀다. 20.05.12 51 4 8쪽
4 03."받아들이겠습니다. 그 일." 20.05.12 64 7 11쪽
3 02.그녀의 말은 믿게 만드는 어떤 힘이 있었다. 20.05.11 68 9 7쪽
2 01. 오랜만의 과음이었다. 20.05.11 86 11 7쪽
1 프롤로그 +2 20.05.11 107 10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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