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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얌몬

프로N잡러가 이세계 N잡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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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얌몬
작품등록일 :
2020.05.11 11:06
최근연재일 :
2020.06.17 23:43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735
추천수 :
99
글자수 :
61,711

작성
20.05.11 11:11
조회
86
추천
11
글자
7쪽

01. 오랜만의 과음이었다.

DUMMY

01. 오랜만의 과음이었다.


오랜만에 본 동생들과, 반가운 지인들과의 만남이었다. 반강제에 가깝게 끌려나온 만큼, 처음에는 부담스럽고 불편했지만, 그것도 잠깐이었다.


나를 좋아하고 보고싶어하는 사람들의 앞에서, 즐겁지 않을 이유가 없잖나. 나 또한 오랜만에 본 동생들과 지인들과의 떠들썩하고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한껏 즐겼다. 그러다 보니 과음하게 된 것도 있지만.


그러나 유현재는 즐거운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약간의 공허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냥.., 뭔가 마음이 좀 허한 느낌이었다.


"하, 이래서 술이란."


술 탓이 분명했다. 평소 이런 기분같은 건 사치라며 무시했는데, 오늘따라 신경이 쓰인다. 만취는 아니지만, 분명 절제할 때보다 많이 마시긴 했다. 충분히 이런 기분이 들 수도 있는거다.


유현재는 그렇게 생각하고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채울 길 없이 느껴지는 공허감은, 가는 길 내내 유현재의 마음을 흐뜨렸다. 아, 이게 내가 이제 좀 먹고 살 만 해지니까 느끼는 건가 보다.


"어이없군."


평생 아득바득 사느라, 공허감이라던가, 외로움 같은 감정을 느껴본 기억이 없다. 여유가 생기니, 이제는 마음이 문젠가. 뭣 하나 맘 편히 살게 두지를 않는다. 이유도 모를 감정에 유현재는 안타까움보다 분노가 치밀었다.


술이 문제야. 술이. 현재는 술에게 모든 탓을 넘기고는 한동안 취할만큼은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 때였다.


‘와... 도와.... 요.. 도... 세요..’


가냘픈 여성의 목소리가 들어온 것은.


유현재는 무심코 주위를 둘러봤다. 가로등이 켜진, 고요하고 적막한 골목길일 뿐이었다. 외길로, 자신 말고는 아무도 지나다니고 있지 않았다.


내가 생각보다 술을 많이 마셨나. 아니면 나이가 들어서 술이 약해졌나, 취기가 약간 가시는 것을 느끼며 현재를 골목을 빨리 빠져나가려 했다.


'도와주세요...! 당신밖에, 당신밖에 없어요! 도와주세요!'


그 때 귀에 들리는 선명한 울먹이는 듯한 여자의 목소리. 유현재는 이번에는 환청이 아니라 실제 들리고 있는 목소리라는 걸 알아챘다.


다시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컴컴한 골목길이다. 가로등도 환해서, 더더욱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더 잘 보여주고 있었다.


이게 지금 무슨 말도 안되는 일이야. 분명 취할 정도로 술을 마시긴 했지만, 술이 강한 편이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음에도 이 말도 안되는 상황에, 그는 드물게 당황한 체로 머리를 헝클었다. 환청이라니, 그것도 이렇게 선명하게.


"이제 정신병도 이렇게 막 오나."


씨발, 속으로 욕을 중얼거린 현재는 요즘 정신병원은 얼마나 하는지를 고민하며 집으로 빠르게 귀가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해 씻고 잠들 때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현재는 술탓을 하며 여자의 목소리를 잊었다.



---



며칠이 흘러, 현재는 그날의 기억을 머리속에서 지웠다. 특이한 일이긴 했어도 술에 취해있었고, 병원을 가기도 귀찮았기 때문에 없던 일로 하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 다시 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발 제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이번에는 모른 척 할 수가 없었다. 여기는 아무도 없는 집안이 확실했다. 며친 전, 들려 온 이상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자신을 따라와 집 안까지 따라 들어온 게 아니라면.


'당신이 이상한 게 아니에요. 제 모습은 안 보일테고, 목소리만 들리시겠죠. 그치만, 제발 진정하고 들어주세요. 부탁입니다..!'


흠, 솔직히 말하자면 모른 척 하고 싶다. 저 다급하고 갈급한 목소리가 울먹이는 꼴이, 절대로 내가 무시하는 걸 못 보고 더 매달릴 것 같은 것만 아니라면. 귀찮은 일은 피하고 싶다. 하고싶지 않다.


특히 이 평생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 벌어지는 꼴이, 내 평생에 제일 귀찮은 일이 될 거라는 예감이 강하게 들고있다고.


하아.. 일단 이 현실을 받아들이자. 무시하기에는 저 여자는 꽤 끈질길 것 같다.


"일단 정정하자면, 전 당황하거나 흥분하지 않았으므로, 그다지 진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이 상황이 왜 제게 일어났나 생각하고 있었죠."


‘앗, 말이 없으셔서, 당황하신 줄 알았어요. 정정할게요.’


대답해주고 싶지 않은데도 대답을 해야될 것 같은 상황이 마음에 들지않자 변죽을 거니, 목소리의 여자는 순순히 인정하며, 정정한다. 아니, 그런걸 일일히 정정하지 않아도 되는데,, 아무래도 좀 피곤한 성격인 것 같은 예감에 벌써부터 피로가 몰려오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당신은 왜 저에게 와서 울면서 도와달라고 하는거죠?”


내 말에 당황한 듯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 앗.. 아니, 울지는 않았어요..! 진짜에요!’


아무리 다시 들어도 울먹임에 가까운 목소리였지만, 본인은 이번만큼은 정말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한다. 아무래도 부끄러워 하는 것 같은데, 정말이지 저렇게 부정하면 조금도 설득력이 없다는 걸 모르는건가?


“네, 뭐. 그렇다고 칩시다. 그보다는 본론으로 빨리 들어갔으면 좋겠네요. 제게 무슨 도움을 바라시는 겁니까?”


‘읏.. 정말인데.., 알았습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말씀드릴게요.’


그리고 차분해진 목소리로 여자가 한 말은, 도무지 믿기 어려운 이야기였다.


‘저는, 흔히 당신들이 말하는 이차원, 또는 이세계라 불리는 곳의 여신입니다.’


“···?”


'어렵게 얘기하면 더 이해하기 어려우실 것 같아서.. 쉽게 말씀드릴게요. 제가 다스리는 이세계가 병에 걸렸고, 그것을 치유해 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치유? 병? 아니, 내가 무슨 의사라도 되면 모를까, 지금 이세계의 여신이라는 자는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거야? 그리고 여신이 있다는데 병은 왜 걸리고··· 내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지는 것과 별개로 목소리는 말을 이어나갔다.


‘치유, 즉 병에 걸린 부분을 고치지 않으면 그 곳의 세계는 멸망합니다. 무로 돌아가죠.’


“나한테 굳이 도와달라는 걸 보면 제게 그 치유를 부탁하는 것 같은데, 왜 접니까. 여신인 당신이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차원에는 각자의 파장이란게 있어요. 그건 저도 어찌할 수 없어요. 그리고 치유라는 건, 차원과 파장이 정확히 일치하는 자만이 할 수 있어요. 제 세계지만.., 저와는 파장이 맞지 않습니다.’


차분히 얘기하던 그녀의 목소리는 뒤로 갈수록, 분한 듯, 슬픈 듯 떨려왔다. 단지 목소리만으로 그 심정이 느껴져 나도 멈칫할 정도로, 괴로운 듯한 목소리였다.


'당신은, 제가 천여개의 차원을 넘나들며 찾아낸...'


그리고 그 목소리는 이제 다시 놓치고 싶지 않은 진득함을 품고 말을 내뱉고 있었다.


'유일한 적합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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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7.그 때 현재의 눈에 처음보는 물건이 보였다. 20.06.17 9 1 7쪽
17 16."혼자만 인사하다니, 치사하다구. 마리는." 20.06.13 11 2 8쪽
16 15. "네? 3일이요?" 20.06.06 18 2 8쪽
15 14.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느낌이었다. 20.06.06 17 2 7쪽
14 13. 정말이지 반사적인 행동이었다. 20.06.02 20 3 8쪽
13 12. 그녀는 대대로 마녀의 피를 이어왔다. +1 20.05.30 22 4 9쪽
12 11. 남작가의 가신들은 감탄했다 20.05.22 27 6 7쪽
11 10. 네리는 오래 나와있지 않았다. +1 20.05.21 24 5 8쪽
10 09. 악단이 좀 더 신나는 노래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1 20.05.20 29 5 7쪽
9 08.자그마치 영지의 후계자였다 20.05.19 35 7 7쪽
8 07.머릿속에 억지로 꾸겨넣어지는 지식이 있었다. 20.05.18 36 5 8쪽
7 06. 이레딘의 검술은 맞았다. 20.05.16 38 6 8쪽
6 05.간만에 남작가의 아침이 부산스러웠다. +3 20.05.14 51 6 8쪽
5 04. 미친놈은 달려와 칼부터 휘둘렀다. 20.05.12 51 4 8쪽
4 03."받아들이겠습니다. 그 일." 20.05.12 64 7 11쪽
3 02.그녀의 말은 믿게 만드는 어떤 힘이 있었다. 20.05.11 68 9 7쪽
» 01. 오랜만의 과음이었다. 20.05.11 87 11 7쪽
1 프롤로그 +2 20.05.11 107 10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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