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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얌몬

프로N잡러가 이세계 N잡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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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얌몬
작품등록일 :
2020.05.11 11:06
최근연재일 :
2020.06.17 23:43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730
추천수 :
99
글자수 :
61,711

작성
20.05.19 21:53
조회
34
추천
7
글자
7쪽

08.자그마치 영지의 후계자였다

DUMMY

08.자그마치 영지의 후계자였다.


그런 후계자의 생일을 축하하는 파티지만, 외부의 귀족가에서 보기에는 놀랄만큼 조촐했다. 그들의 눈에는 조촐이고, 우리 영지 입장에서는 소탈이라고 부르겠지만 말이다.


영주성 안에는 홀이 몇 개 있었다. 이 남작령은 돈도 없는 주제에 남는 건 땅이라, 연회를 열 수 있는 홀이 한 두개도 아니고 여러개나 있다. 다만 실제 쓸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는 홀은 두개 정도다.


내 생일연회를 여는 곳은 그 중에 작은 곳이다. 굳이 큰 홀에서 할 이유도 없거니와, 그럴 여력도 안된다. 작은 홀이라고 해도, 듣기로는 타영징

큰 홀 크기라고 하니, 대체 왜 이렇게 돈도 없는데 낭비질을 했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과거에는 꽤 잘나갔는지, 건축물 자체는 고풍스럽게 지어져서, 크게 장식을 하지 않아도 있어보인다. 집사나 마리는 항상 그나마 중 제일 다행이라며 고개를 젖고는 했지만 말이다.


“도련님, 슬슬 연회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그새 본인도 준비를 맞췄는지, 평소보다 차려입은 듯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단아하게 머리를 틀어올리고, 얼굴을 보니 연하게 화장도 한 것 같았다. 뭐, 그래봤자 예쁘장한 여자아이의 모습이다. 나는 10살이고, 나보다 조금 일찍 태어난 마리의 나이는 12살에 불과했으니까.


집사 후계자의 본분을 지켜야 한다며, 마리는 딱딱해보이는 정복을 입고 있었다. 솔직히 예쁘게 꾸미는 걸 좋아할 나이에 저러는 걸 보면 안쓰럽기도 했는데..., 이젠 아니다.


"미적거리지 마시고, 어서 준비하세요. 시간에 늦는 건 한량들이나 하는 짓입니다."


"어, 그, 그래.."


방금 한 말이 독설이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 표정으로, 태연히 말을 내뱉는 마리. 오늘있을 식순과 해야할 일, 주의해야 할 일 등을 순서대로 말하는 모습은, 누가봐도 12살짜리 여자아이가 아니라 프로 집사의 모습이다.


그래, 쟤는 그냥 혈관에 집사에 피가 흐르는 일중독자야. 나이나 성별같은 건 마리에게 조금도 걸림돌이 되지않는 다는 사실은, 이미 영주성내에 대부분이 알고있다. 심지어 사람들이 절로 고개를 끄덕일 천재라지.. 수학이 발달하지 않는 이세계에서도 놀랄 정도의 암산 속도를 보여줬다고.


문을 열라고 지시하자, 그보다 훨씬 나이많은 하인들이 익숙한 듯 명령을 듣는다.


나도, 얌전히 말이나 잘 들어야겠다.


복도를 걸어나가는 걸음에 조금 더 힘을 주었다.




***


연회장은 시끌벅적했다. 소탈이니 조촐이니 해도, 이 영지 주인의 하나뿐인 아들이자, 후계자의 생일파티였다. 그리고 귀족들 사이에서는 사실 크게 신경쓰지 않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10살을 넘으면, 좀 더 크게 파티를 하고는 했다. 무탈히 살아서 10살을 맞이 했다는 의미였다.


덕분에 귀족들도 자식이 10살을 맞이할 때는 조금 더 크게 연회를 열고는 했는데, 남작 또한 그 사실을 아예 무시하기는 그랬는지, 작년보다는 식탁이 풍성했다.


"그래봤자죠."


"네?"


"남작 말이에요. 10살 생일연회라더니, 겨우 식사 가짓수를 늘린게 다잖아요. 그 사정이 대충 짐작가지 않아요?"


"아아, 뭐 그렇긴 하죠. 이럴거면 굳이 왜 연회를 열었나 몰라요."


"저희가 여기까지 오는 시간 값이 더 많이 들었을 거요."


"호호호홋! 경은 농담도 수준이 높으시네요."


한쪽에 몰려있던 무리들이 수근거렸다. 가난한 남작의 영지에서 가신을 하는 걸 늘 못마땅하게 여기는 귀족들이었다. 남작이 영지민을 돌본다고 세수를 더 걷자는 말을 단칼에 잘라버리자, 그 뒤로 저렇게 기회만 나면 남작과, 부인, 후계자를 헐뜯기 일수였다.


눈 앞에서는 그렇게 아양을 떨고는, 은근슬쩍 남작을 깍아내리려고 한다던가, 남작가의 가솔들이 없으면 저렇게 무리지어 험담을 한다. 다른 가신들은 그 모습이 꼴보기 싫음에도, 안그래도 인구수가 적은 남작령에서 상인을 밑에 둔 귀족이 그 사이에 껴있자 함부로 건드리지도 못하고 한숨만 내쉬었다.


그래도 가신들은 믿는 구석이 있었다. 저렇게 눈꼴시른 모습을 많이 보아도, 편안한 신색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


"이레딘 피스넷 도련님께서 드십니다!!"


들어오는 입구를 지키던 병사가 큰 목소리로 외치자, 순간 연회장에 정적이 내려앉았다.


덜컥, 문이 열리고, 그 안으로 10살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큰 키의 남자 아이가 들어오고 있었다. 어두운 보라색의 머리카락이 자연스럽게 정돈되어 있었다. 서글서글한 눈매 사이로 머리색보다 밝은 보라색이 반짝이며 연회장을 슥, 둘러보았다.


회색의 정복에 남색의 재킷을 챙겨입은 후계자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와 계단 앞쪽에 섰다.


방금전까지 험담을 하던 가신들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하고 있었지만, 그 눈동자가 살짝 떨리고 있었다. 단지 어린아이일 뿐인데도, 가신들은 그 어린아이를 어려워 하고 있었다.


"고개를 드셔도 됩니다. 다들 오랜만에 모이셨군요. 와주셔서 무척이나 반갑습니다, 여러분."


여유로운 목소리로 내뱉는 말에 귀족들은 고개를 들어 미소를 띄었지만, 그 속내는 아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10살의 여유로움이 아니었다.


가신 중 하나는 생각했다. 자신이 수도에서 올라가서 본, 닳고 닳은 권력가의 귀족들이 저런 여유와 아우라를 가지고 있었다고.


"차린 건 많이 없지만, 찾아오신 정성을 생각해 최선을 다했으니 재미있게 즐겨주세요."


수도의 귀족에게 배웠다고 해도 믿을만큼 유려하고 완벽한 악센트를 지닌 제국어였다. 말하는 태도와 자세 또한 하나 흠잡을 부분이 없었다. 변방의 영지에서, 그것도 가난한 영지에서 나고 자란 귀족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할 정도였다.


남작에게 충성하는 가신들이 걱정이 없을만 했다.


다른 귀족가에 비교해도 빠른 언어습득력으로 빠르게 언어를 배웠을 때도 다들 영재라고 치켜세웠다. 그런데, 어린나이에 귀족가의 예절을 완벽히 배우더니, 나중에는 가르치러 온 가정교사가 자신의 배움을 한탄하며 물러나고, 자신의 스승을 초빙해 왔을때도 다들 대단하구나 싶었다.


그 스승마저 최근들어 자신의 부족함을 한탄하지만 않았다면.


수도 근처에서도 이름을 말하면 귀족가의 예절을 가르치는 선생으로 어느정도는 알아주는 사람이었다. 그쯤되니 다들 말을 잊었다. 뭐라고 해야할지 감이 안 잡히는 것이었다. 후계자는 예절교습만 하는 것도 아니었다. 역사, 예절, 춤, 그리고 남작가의 장인에게 배우는 검술까지, 하나같이 더 좋은 스승이 있다면 더 대단할 거라고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믿을 수 없는 소문보다 확실한 건 따로 있었다.


"자, 지금부터."


저보다도 나이많은 귀족마저 주눅들게 하는 이레딘의 존재감이었다.


"본격적인 연회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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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7.그 때 현재의 눈에 처음보는 물건이 보였다. 20.06.17 9 1 7쪽
17 16."혼자만 인사하다니, 치사하다구. 마리는." 20.06.13 10 2 8쪽
16 15. "네? 3일이요?" 20.06.06 18 2 8쪽
15 14.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느낌이었다. 20.06.06 17 2 7쪽
14 13. 정말이지 반사적인 행동이었다. 20.06.02 20 3 8쪽
13 12. 그녀는 대대로 마녀의 피를 이어왔다. +1 20.05.30 22 4 9쪽
12 11. 남작가의 가신들은 감탄했다 20.05.22 27 6 7쪽
11 10. 네리는 오래 나와있지 않았다. +1 20.05.21 24 5 8쪽
10 09. 악단이 좀 더 신나는 노래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1 20.05.20 29 5 7쪽
» 08.자그마치 영지의 후계자였다 20.05.19 35 7 7쪽
8 07.머릿속에 억지로 꾸겨넣어지는 지식이 있었다. 20.05.18 35 5 8쪽
7 06. 이레딘의 검술은 맞았다. 20.05.16 38 6 8쪽
6 05.간만에 남작가의 아침이 부산스러웠다. +3 20.05.14 51 6 8쪽
5 04. 미친놈은 달려와 칼부터 휘둘렀다. 20.05.12 51 4 8쪽
4 03."받아들이겠습니다. 그 일." 20.05.12 64 7 11쪽
3 02.그녀의 말은 믿게 만드는 어떤 힘이 있었다. 20.05.11 68 9 7쪽
2 01. 오랜만의 과음이었다. 20.05.11 86 11 7쪽
1 프롤로그 +2 20.05.11 106 10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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