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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얌몬

프로N잡러가 이세계 N잡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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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얌몬
작품등록일 :
2020.05.11 11:06
최근연재일 :
2020.06.17 23:43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727
추천수 :
99
글자수 :
61,711

작성
20.06.02 22:57
조회
19
추천
3
글자
8쪽

13. 정말이지 반사적인 행동이었다.

DUMMY

13. 정말이지 반사적인 행동이었다.


저 눈앞에서는 무언가 숨길 수 없을 거라는 불안감에서 온 반사행동이었다.


"그래, 나의 귀여운 손자, 이레딘."


신비를 펼치고 있기 때문일까, 그녀의 목소리가 한층 깊어진 울림을 주고있었다.


부르고 계시잖아. 겁먹지 말자. 빨라진 심작박동을 애써 억누르고 숨을 들이키며 담담해지려고 노력했다. 잠깐의 시간동안 조금 안정되자, 고개를 들어 눈을 마주치자, 여느때와 같은 자애로운 모습에 몸에 힘이 빠져나갔다.


그리고 그 입에서 나온 말에, 다시 몸에 힘이 바짝 들어가 버렸다.


"네 안에 깃든, 그 말도 안되는 거대한 신성은 무엇이니."


각오를 했음에도, 결국 표정이 무너져 버렸다.


내 표정을 본 그녀가 안쓰럽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탓하거나, 추궁하려는 게 아니란다."


그녀는 고개를 흔들며 말을 이었다.


"그저, 널 걱정하는 것 뿐이란다."


힘에는, 그만한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니까.

하고, 덧붙이는 말에는 깊은 애정이 담겨있어, 나는 생각보다 빠르게 표정을 수습할 수 있었다.


마녀의 눈을 속일 수 없는걸까, 이러면 일에 지장이 생기는데. 아니, 할머니의 힘이 강한건가? 드물게 아주 강한 힘을 타고나셨다는 얘기를 듣기했는데, 어지러운 생각 속에서도, 한편으로 다른쪽은 어설픈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할머니, 이건 아직 시작도 안한 힘입니다. 대가는 앞으로 얼마인지 모르지만 잔뜩 치를 예정이구요.


여전히 대답이 없는 나를 지그시 바라보던 그녀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안 본 새에 비밀이 많이 늘었구나. 애들은 하루가 다르게 큰다더니."


농담처럼 뱉은 말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역시나, 할머님.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을 갑작기 맞닥뜨려도 위크를 잃지 않으시는 구나. 멋지시다.


웃음과 함께 마음도 좀 노곤노곤해져, 대화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것 같다. 이것도 알고하신 말일까?


"제가, 갑자기 크긴 컸죠. 이제 막 성장기라."


드디어 입을 연 나를 가만히 바라보는 할머니.


"일단.. 그, 이 힘에 대해서는 설명이 곤란합니다, 할머니."


그 말에는 말을 해주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늬앙스가 들어있어 할머니의 표정도 설핏 굳었다 풀렸다. 그럼에도 입을 연 나를 믿어주시는 거겠지. 그리고 죽이 잘 맞는 할머니 답게 다른 뜻도 금방 캐치하셨다.


"네 힘을 알아본 것은 걱정하지 말거라. 나처럼 강한 힘을 가진 마녀도 거의 없거니와, 이번 경우는.. 이레딘 네가 내 혈육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란다."


마녀의 피를 물려받으면, 마녀가 되지 않아도 영혼의 연결이 긴밀해진다고. 특히, 나와는 '파장'이 잘 맞는다고 하시는 할머니.


일단 이부분은 조금 안심이었다. 이곳저곳에 들키면 곤란한 힘인 건 사실이니까.


마리가 여전히 잘 자고 있는 것을 보며 입을 열었다. 얘기가 좀 길어졌는데도 잘잔다. 현명하시다니까.


"그렇다니 다행이에요."


나쁜 일을 아니지만, 말해드릴 수 없는 일입니다. 하고 말을 마치자,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이긴 했지만, 그녀의 표정이 좀 나아지는 게 보인다. 천천히 설명하자니, 내가 이 상황을 충분히 알고있으며, 말을 할 수 없을 뿐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이해하고 있다는 걸 깨달으신 것 같다.


할머니는 나를 보며, 몇 번이고 입술을 달싹이며 말을 하려다가 멈추었다. 나는 가만히 입을 열기를 기다리며 앉아있었다. 그녀는 결국 곤란하다는 듯 한숨섞인 웃음을 보였다.


"하아.. 오래 살면서 이런 일, 저런 일 다 겪어봤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구나."


목소리는 처음듣는, 곤란한 듯한, 당황한 듯한 목소리였다.


".. 정말이지. 네게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구나."


하고 바라보는 보라빛 눈동자가, 그럼에도 내 말에 온전히 신뢰를 가지고 믿어주는 느낌이.. 정말이지, 나쁘지 않았다. 고작 10살 먹은 아이의 말이었다. 물론 가족 모두 인정하는 애늙은이는 맞았지만서도.


내가 하는 말을 온전히 믿어주고, 걱정해주고 있었다. 그 눈동자가, 행동이, 말투가 모두 그것을 담고 있었다.


"... 감사합니다, 할머니."


"여전히 애늙은이 인건 틀림없구나. 이렇게 나이를 먹은 할미와 말이 잘 통하는 10살짜리는 네가 유일할 거란다."


너무 말이 잘 통해도 문제긴 했다. 하지만 말이 너무 잘 통해서, 지나치게 어린아이처럼 구는 게 불가능 했다. 덕분에 가족 모두가 모여있을 때에는 나를 재미있는 것을 보는 것처럼 보시기는 했다.


"저도 할머니가 좋아요."


"나도 네가 정말이지 좋단다."


"그것만으로도 정말 힘이 되요."


"네가 무엇을 해도 나는 네가 귀여울 거란다. 네가 잘 되기만을 빌고 있을게다."


그녀와 나는 주어를 적당히 빠뜨려도 대화가 잘 통했다. 서로를 칭찬하며 웃으며 소소한 잡담을 하기에도 잠시, 할머니는 잊은 걸 깨달은 듯 고개를 갸웃했다.


"맞구나. 네게 줄 선물을 잊고있었구나. 나도 정말이지 당황해서는.."


이 나이 먹고 주책이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시며 보라빛 눈동자에 신비가 깃들기 시작했다.


"이리오렴."


나는 대답대신 의자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 빛무리가 할머니의 주변에 모이고, 다시 반짝거리며 바닥으로 추락했다. 다가 온 내게 손을 뻗으며 입술을 달싹인다.


"... ..."


이해못할 언어를 들어가며 심장이 뛰는 걸 느꼈다. 대체 무슨 선물인가 하는 두근거림과, 언제보아도 신기한 마녀의 힘을 보고있기 때문이었다.


나를 향해 펼쳐진 할머니의 손 위로 색색의 빛무리들이 그 고유한 빛을 유지한 체로 모여들었다. 어느정도 빛무리가 뭉쳐진 뒤에는, 빛무리의 크기가 커지는 대신 점점 더 색이 진해지고 있었다.


"이 힘이 네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구나."


말을 마친 할머니의 손이 내 손을 잡자, 빛무리는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듯 내 손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빛무리가 손 안으로 들어갔음에도 아무 느낌도 나지 않아서 그녀를 바라보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빙긋이 웃는다.


"큰 힘은 아니란다. 너와 접촉한 사람의 의도를 조금 알 수 있게 되는 힘이란다. 네가 영지의 후계자이기에 준비한 신비인데.. 네가 해야할 일에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단다."


상대방과 접촉하면 호의인지, 불의인지, 또는 아무 의도도 없는지, 강하면 강할수록 알기쉽고, 작으면 알기 힘들다는, 그렇지만 상대방의 의도를 조금이라도 유추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말도 안되게 좋은 능력이었다. 뭐지? 계타는 날이었나?


"이런 선물은 정말 처음인데.. 고맙습니다, 할머니.. 걱정해주시는 것도요."


"별말씀을."


웃으면서 훈훈하게 선물 증정식이 마무리 되려는 찰나, 갑자기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달란트가 '신비' 능력을 감지합니다.'


'달란트가 '신비'를 예측합니다.'


'달란트가 파장이 맞는 능력을 인지합니다. 적성에 추가합니다'


'달란트가..'


갑자기 쏟아져 내리는 경고음처럼 들리는 달란트의 알림. 심장소리는 점점 더 커져가고, 몸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이레딘...!"


할머니의 비명같은 소리를 뒤로, 나는 바닥과 몸을 부딪히며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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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8.나는 이 말도 안되는 기능에 놀래지 않을 수 없었다. +3 20.06.17 21 4 7쪽
18 17.그 때 현재의 눈에 처음보는 물건이 보였다. 20.06.17 9 1 7쪽
17 16."혼자만 인사하다니, 치사하다구. 마리는." 20.06.13 10 2 8쪽
16 15. "네? 3일이요?" 20.06.06 17 2 8쪽
15 14.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느낌이었다. 20.06.06 16 2 7쪽
» 13. 정말이지 반사적인 행동이었다. 20.06.02 20 3 8쪽
13 12. 그녀는 대대로 마녀의 피를 이어왔다. +1 20.05.30 22 4 9쪽
12 11. 남작가의 가신들은 감탄했다 20.05.22 27 6 7쪽
11 10. 네리는 오래 나와있지 않았다. +1 20.05.21 24 5 8쪽
10 09. 악단이 좀 더 신나는 노래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1 20.05.20 29 5 7쪽
9 08.자그마치 영지의 후계자였다 20.05.19 34 7 7쪽
8 07.머릿속에 억지로 꾸겨넣어지는 지식이 있었다. 20.05.18 35 5 8쪽
7 06. 이레딘의 검술은 맞았다. 20.05.16 38 6 8쪽
6 05.간만에 남작가의 아침이 부산스러웠다. +3 20.05.14 51 6 8쪽
5 04. 미친놈은 달려와 칼부터 휘둘렀다. 20.05.12 51 4 8쪽
4 03."받아들이겠습니다. 그 일." 20.05.12 64 7 11쪽
3 02.그녀의 말은 믿게 만드는 어떤 힘이 있었다. 20.05.11 68 9 7쪽
2 01. 오랜만의 과음이었다. 20.05.11 86 11 7쪽
1 프롤로그 +2 20.05.11 106 10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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