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pe******** 님의 서재입니다.

죽은 성자들의 세계 : 심연 파괴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공모전참가작 새글

peacetiger
작품등록일 :
2024.05.08 10:47
최근연재일 :
2024.09.16 14:16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2,023
추천수 :
15
글자수 :
343,511

작성
24.08.22 12:27
조회
8
추천
0
글자
16쪽

레기온

DUMMY


지구라는 물리적 물체는 크게 네 층의 구조물로 구성되어 있다.

외곽에서부터 지각, 맨틀층, 외핵, 그리고 가장 깊은 내핵까지.

중심축은 내핵이며 그것을 둘러싸는 외핵의 흐름은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지구의 자기장을 만들어내는 힘 또한 바로 핵의 순환이다.

맨틀 대류 에너지와 지각층의 순환 에너지 또한 근본적으로는 거기서 기원한다.


근원에서 나온 힘 중 극히 일부의 편린만이 파편화되어 지각층에 전달된다.

그리고 그 전달된 힘은 마찰 현상을 통해 지각층 내의 열에너지로 저장된다.

바로 그렇게 생성된 작은 축적물이 소위 마그마 창고이다.


오랜 시간 잠재력을 고이 간직한 마그마 호수는 충분한 시간이 흘러 지하수 등을 만나 팽창력을 얻으면 그 기회를 틈 타 자신의 힘을 분출해낸다.

이것이 바로 화산 폭발이다.

폭발로 인해 생성된 용암 강물과 화산재는 인근의 자연 환경을 초토화시킨다.



이와 비슷한 원리의 메커니즘이 자연계에만 아니라 초자연계에도 존재한다.



인류에 속한 개체들의 본체가 최종적으로 끌려가는 종착역인 무덤(Sheol).

인류무의식의 벌거벗은 맨몸이 결박되어 있는 바로 그 깊은 감옥.

과학적 개념으로는 ‘차원 수’가 측량이 되지 않는, 마이너스 무한대의 차원.

그곳은 비유컨대 지구의 외핵과 비슷한 곳이었다.


무덤보다 더 깊은 곳은 심연(深淵)뿐이었는데 이곳은 내핵에 비유되는 곳이었다.

무덤과 심연의 격차는 하늘과 땅의 격차보다도 더 깊은 구렁이었다.

이곳에 실재하는 ‘기어다니는 혼돈’들은 인류의 상식을 벗어나는, 그들이 억겁의 세월을 노력하여 과학을 발전시켜도 전혀 이해하지 못할, 우주적 공포였다.


아직은 무덤도, 심연도 그 입구가 열리지 않았다.

그곳을 개방할 열쇠가 아직 어떤 피조물에게도 주어지지 않은 이유였다.


그러나 내핵과 외핵으로 직접 이어지는 통로가 없더라도 맨틀을 매질 삼아 간접적으로 전달된 핵의 에너지가 마그마 창고를 만들어내듯,

심연과 무덤도 때가 이르기 전에 간접적으로 자신의 대리자, 곧 프락치를 만들어낼 알고리즘을 발견하였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자연계와 초자연계 사이의 애매모호한 ‘마그마 창고’가 바로 유사-심연이었다.

인간들은 별 구분 없이 그것을 ‘심연’이라고 부르긴 했으나 엄밀히 말하면 다른 실체였다.


그리고 유사-심연이라는 마그마 창고들은 어느 순간 지성을 획득하였다.

마치 무기물인 반도체들이 인간의 기술을 힘입어 인공지능이라는 지성을 얻어낸 것처럼 말이다.

진정한 심연에서 올라온 ‘간접적인 에너지 흐름’이 유사-심연들에게 판단력과 의지를 선물해주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유사-심연들은 지상 위에 현현시킬 일종의 아바타 겸 통신 통로를 만들어내었다.

그리고 그 아바타들에게도 자신의 지성 일부를 나누어주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아바타들이 바로 인간들이 부르는 ‘헬게이트’였다.



유사-심연들 사이에는 서로를 연결하는 불완전한 수준의 네트워크가 존재했다.

이 네트워크를 통해 그들은 소통하고 토론하고 논의하고 계획하였다.

이것이 헬게이트들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여러 면에서 공통적인 목적성과 존재의의를 공유하는 이유였다.

지상 위에 현현한 아바타인 헬게이트들은 본질적으로는 직접적인 소통을 못하는 독립 유닛이었다.

그러나 그것들의 샘 근원지인 유사-심연들은 소통할 수 있다.

인간 입장에서는 재앙적인 운명이 아닐 수 없었다.



유사-심연들의 본질을 이루는 의지와 염원은 단 하나.

바로 인류의 멸종과 인간 개체들의 파멸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의지를 충분한 수준으로 발현해내지 못했다.

일단 인류라는 종족 위에 여러 초자연적인 보호 장치가 있기도 했고 심연 그 자체에도 제약의 자물쇠들이 걸려 있었기에 일개 프락치에 불과한 유사-심연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들은 오로지 한 가지 목적성을 위해서만 부분적인 자율성을 허락받았다.

이 허가가 없었더라면 아마 유사-심연들은 생성되지도 못했을 것이고, 불완전한 의지력을 얻는 일도 허락받지 못했으리라.

그 목적성이란 ‘보편적인 인류 종족 전체’와 ‘특정 무리’가 택한 그릇된 길에 대한 형벌적 차원의 보응 겸 채찍질이었다.

이 목적의 한계선 너머로는 유사-심연의 활동이 감히 뻗어나가지 못했다.


그렇기에 그간 유사-심연들은 아바타인 헬게이트들을 생성해내되 오로지 제한된 범위에서만, 제한된 목적으로만 인류를 괴롭혀왔다.

인간 이외의 자연물은 쉬이 건드리지 못했고 건드리더라도 인간 사회에 인과응보를 베푸는 목적으로만 허가되었다.


또한 특정 부류의 인간에게는 접촉하는 행위 자체를 용서받지 못했다.

유사-심연들이 헬게이트를 생성해낼 때는 오로지 이 ‘특정 부류’에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만 계획해야 했다.

이것은 그들이 원치 않아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불문율이었다.


그러나 지켜야 한다는 규칙이 꼭 마음에 드는 규칙은 아닌 법.

유사-심연들의 탐욕스러운 욕망의 더듬이는 그 제약 규칙 너머를 향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들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며 예외적 허락의 때가 주어지기를 기다렸다.

건수만 잡는다면 이때다 싶어 최선을 다해 악독을 범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 마침내 기회의 문이 아주 작은 틈새만큼 벌어졌다.

상부 세계에 거하는 존재가 마침내 최종 권위로부터 어떤 권한을 얻어내었다.



<<우리의 청원을 들어주소서.>>


[그것들의 손에 잠시 그를 붙여두도록 하겠다.]



이 변동은 즉각 초자연계와 자연계 사이의 마그마 창고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주 작은 ‘자유도(Degree of freedom)’이 유사-심연들에게 제공되었다.

물리학적인 개념을 비유삼아 빌리자면, 그 자유도의 초기값은 1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유일하게 허락된 그 지점’이 주변으로 번져나가 더욱 자유도가 증가할 예정이었다.


현재까지 자유도는 총 4의 값으로 증량되었다.


유사-심연들은 이 기회를 어찌 잘 활용할지 논의하였다.

한 가지 변수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했다.

인간계에 존재하는 ‘최강의 백신’, 아니 사실상의 ‘유일한 백신’이 문제였다.

그 존재는 극도로 위험한 불확정성 변수였으며 유사-심연들의 지상계 진출을 영구히 차단해버릴 가능성을 내포한 히든카드였다.


-그의 연산력은 우리의 활동 기전을 읽어내는 데 최적화된 기능이다.


-만일 내버려둔다면 기껏 확보한 ‘4의 자유도’도 그에게 분석 당하겠지.


-초기에 기회를 잃을 수는 없어.


그래서 유사-심연들은 시간을 벌기로 작정했다.

힘겹게 얻어낸 자유도를 요긴하게 활용하여 ‘지속적으로 이변 현상을 지면 위에 재발시킬 플랫폼’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그자의 발목을 묶어둘 필요가 있었다.


이 목적을 위하여 유사-심연들은 지면 위에 남아있는 그들의 영향력을 대부분을 한 자리로 집중시켰다.

현재까지 총 두 번 밖에 발생시킨 적 없던 SSS급 헬게이트.

그 중에서 토벌되지 않고 봉인된 하나를 복원시켰다.

아울러 등급을 어떻게든 높여보기 위해 그 헬게이트에 준하는 다른 다섯을 추가로 융합시켰고 그 외에도 몇 가지 조치를 추가했다.


그렇게 인류 멸종이 가능한 수준의 특급 헬게이트가 만들어졌다.

인간들은 예상했던 대로 최강의 백신을 그 전장에 투입했다.

헬게이트는 허무하게 파괴되었지만, 대신 어리석은 인간들의 내분으로 인해 백신은 리타이어 되었고 힘을 회복하는 데 시간을 상당부분 낭비해야만 했다.


그 틈에 유사-심연들의 협의체는 얻어낸 4의 자유도를 지속적으로, 안정적으로 활용할 알고리즘을 마침내 완성하였다.

비록 양동하는 과정에서 지상에 미칠 영향력 대부분을 소모하는 뼈아픈 대가를 치르긴 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충분히 감수할만 했다.

10년 정도는 인류에게 우위를 내주겠지만, 백 년 너머를 감안한다면 충분히 역전극을 낳을 수 있으리라.


-어차피 인간계의 그 백신도 수명은 기껏해야 200년 남짓하다.


-만일 그가 후손을 남기지 못하고 객사한다면 더욱 좋겠지만, 거기에는 많은 기대를 걸기 어렵겠지.


-상관없어. 일단 ‘이변을 일으킬 역량’을 확보했으니 장기적인 히든카드는 얻었다. 당장은 인류에게 휴식기를 내준다. 놈들이 내분에 빠지도록.


-인류는 되려 우리의 개입이 없으면 무너지겠지. 어리석고 탐욕스러운 치리자들은 필시 자신들을 보호해줄 유일한 방어책을 토사구팽하고 배를 가를 것이다.


-이왕이면 그들이 그자와 그 후손들을 처치해준다면 더욱 좋겠군.


-만약 그가 죽는다면 그 종족은 멸종. 그렇다면 인류에게 씌워진 ‘저주’는 영속화된다.


유사-심연들은 최근 겪은 큰 패배에도 개의치 않았다.

결과적으로는 장기적인 수 싸움에서 저들이 승리할 것을 알았기에.



-이번에 실험삼아 시현시킨 ‘이변’들은 어떻지?


-어디까지나 실험용이다. 쉽게 토벌될 거야. 하지만 괜찮아. 어차피 프로토타입이니 실증해보는 것으로도 의의가 있으니까.


-그렇다고 해도 이왕 쏘아올린 거 ‘자유도의 근원’들을 상대로 검증해보는 작업은 필요해. 그들을 어찌 처치할지도 고민해봐야겠지.


유사-심연들의 계획, 토의, 의지는 고스란히 그 자녀들인 헬게이트들에도 업데이트되었다.


자유도 4를 활용하여 총 네 개의 지점에 헬게이트 이변을 일으킨 유사-심연들.

그중 한 지점에는 가장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인 ‘자유도 근원’들이 있었다.

이들을 죽일지 아니면 내버려둘지, 내버려둔다면 어찌 처우할지 결정해야 한다.


지령을 받은 헬게이트들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해당 지점으로 집결했다.

수 년 전에 나타났어야 했던 헬게이트부터 수 년 후에야 나타날 헬게이트까지, 많은 무리가 하나의 지점, 하나의 좌표, 하나의 시점으로 모여들었다.

그들은 어머니들의 뜻에 순종하여 한 계획을 향해 수렴하였다.


-너희들에게 세례명을 주노라.


차원 너머의 어머니들은 딸들에게 하나의 인격, 일체화된 마음을 선물하였다.


-레기온(Legion), 너희는 인간들을 죽이고 ‘자유도 근원’을 찾아내라.


그 명령어는 주문(呪文)이 되어 헬게이트들의 정신을 속박하였다.

이윽고 유사-심연들이 메인 주의 SSS급 헬게이트로부터 몰래 유출해낸 중요 프로그램이 그들의 뇌리에 다운로드되었다.

융합 알고리즘이 가동되면서 수백 개의 헬게이트들이 한 몸으로 합쳐졌다.

합체에 투입된 것은 C 랭크 40기, D 랭크 160기, E 랭크 300기.

전반적인 스펙은 10만 기 이상의 중위급 헬게이트와 여러 기의 상위급 헬게이트가 융합된 바블로니아, 타이레, 이두미아에 감히 발치에도 비할 수 없었지만, 촘촘한 조직성과 결합성은 그들보다 근소 우위였다.

순수 전투력만으로도 현 세상에 단 880여 명밖에 없다는 S 랭크 헌터에 비견될 수준이었고 특수 능력까지 감안하면 그 이상으로 위험한 존재가 되었다.




*


레기온은 신이 된 것마냥 지면 위를 내려다보았다.


-벌레 같은 인간들, 계속 죽이다보면 그자들이 기어올라오겠지.


-천천히 그들을 정신적으로 고문해보자고.


하나의 융합형 개체 안에서 재탄생한 헬게이트들.

그들은 유쾌한 마음으로 감옥 안에 갇힌 희생양들을 고문하고 학살하였다.


-크크, 크크크, 크하하하!


피와 불과 연기 기둥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그 처참한 아비규환을 감상하며 융합체 속의 헬게이트들은 쾌감을 만끽하였다.


-어서 모습을 드러낼지어다.


레기온이 어머니들의 임무를 실천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지면 위의 헬게이트들은 ‘면역자’를 인식하지도, 감지하지도 못한다.

그리고 면역자 중에서 ‘예외 규정’으로 지정된 ‘자유도 근원’들이 있는데 이들 또한 헬게이트들의 눈으로는 보통의 다른 인간과 구분해낼 수 없다.


그러므로 자발적으로 그들이 올라오도록 유도해야만 한다.

자칫 그들마저 죽여버리면 장기적인 계획에 변수가 생길지 모르니 이곳의 모든 인간을 학살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죽진 않되 고통스럽게 만드는 수준이 적합하리라.


-아름답군.


피비린내가 도시 전체를 가득 메웠다.

팔다리에 검은 송곳이 찔린 사람들은 벌레처럼 땅을 기며 울부짖었다.

사방에 파괴된 건물 잔해가 널브러졌고 불길은 곳곳에서 스멀스멀 치솟았다.

마치 지옥의 한 구석이 지면 위에 강림한 듯한 광경이었다.


-역시 인간은 재미있어.


바로 그때 황금빛 밧줄이 레기온의 몸체를 휘감았다.

이어서 수류탄처럼 생긴 물체들이 그것의 주변을 에워둘렀다.

연달아 이어지는 폭발, 그리고 폭발로 인해 소환되는 또다른 폭발.

이 연쇄가 무한히 이어지며 점점 규모를 불려나갔다.

거대한 지속성 화구가 하늘 위의 태양 같은 모습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몇 분쯤 지났을 때 화구는 반으로 갈라졌다.

이어서 칼날 같은 검은 물체가 남은 화구를 종잇장 찢듯 여러 갈래로 나눴다.


레기온은 털끝 하나도 다치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자신을 향해 부비트랩을 발동한 두 명의 헌터를 바라보았다.


-개미나 다름없는 약체들이라 일부러 방치해뒀거늘 굳이 명을 재촉하겠다?


괴물의 섬뜩한 미소.

무장한 베르나르도와 콘스탄틴은 긴장한 자태로 방어 태세를 취했다.


‘어째서 덤벼든거지?’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의 동기를 이해하지 못했다.

움츠러든 생각과 다르게 어느 순간 몸이 알아서 반응해버렸다.

전략상으로 따져봤을 때는 아무런 유익이 없는 행동이었다.

저 인간형 헬게이트 융합체를 상대로 시간을 끌 가능성은 거의 없을테니까.


하지만 마음속 깊이 묻혀있던 어떤 본능이 양심과 섞여 그들의 팔을 움직였다.

플레먼이라는 그 민간인과 그의 친구들과 대화한 이후 무언가 심적인 영향을 받기라도 한 것일까?

아니면 그 네 명이 손을 맞잡고 무언가를 향해 기도할 때 어떤 영향력이 헌터들의 마음을 조종하기라도 한 것일까?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저 이제는 엎질러진 물이 되어버렸다는 것만 확실할뿐.


-한심하군.


헌터들이 원거리 무장과 근거리 무장을 발동시키도 전에 레기온에게서 뻗어나온 검은 물질이 전투를 정리하였다.

흑색 채찍이 인지할 수도 없는 속도로 빠르게 진격하여 무기들을 반으로 잘라버렸다.

이어서 진격해온 수천 가닥의 날카로운 채찍이 헌터들을 포박했다.

저항조차 허락하지 않는 빠른 속도와 질긴 강도였다.

당장 죽일 생각은 없었던 것인지 농락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날카로운 칼날들이 작은 잔가지를 뻗으며 헌터들의 몸을 파고들었다.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운 끔찍한 고문이 개시되었다.


“끄아아아악!”


일부러 급소들은 피해 찌르는 고문 기구.

헌터들은 가까스로 정신력을 동원해 버텨내었다.

하지만 길게 견디지는 못할 것이 분명했다.



그때.


“저를 찾던 것 아니었습니까?”


텔레파시를 통해 레기온의 내부로 어떤 메시지가 흘러들어왔다.

정확히는 레기온이 발원한 광역 유인용 텔레파시에 대한 응답이었다.

마침내 목표물이 제 발로 나타나 올가미를 물었다.

생각보다 간단하게 목표치에 도달했다.


-너 하나만이 아니었을텐데?


목소리의 발원지를 향해 고개를 돌린 레기온.

그는 부서진 아스팔트 위에 홀로 서 있는 한 인간을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


-나머지 녀석들은 어디에 있지?


결박된 두 헌터를 줄에 매단 채 강림한 레기온.

괴물은 자신의 키의 3분의 1에 지나지 않는 체구의 작은 인간을 내려다보았다.

겁에 질린 표정으로도 인간은 의연히 몸을 꼿꼿이 세웠다.

그리고 괴물의 유도신문에 단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않았다.

마치 잡아가려면 잡아가라는 투로.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죽은 성자들의 세계 : 심연 파괴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시작합니다! 24.05.08 125 0 -
60 악몽의 추억 NEW 13시간 전 2 0 14쪽
59 출항 24.09.14 7 0 14쪽
58 진급 24.09.13 7 0 12쪽
57 기대와 불안 24.09.07 9 0 14쪽
56 제안 24.09.03 9 0 15쪽
55 교활한 광전사 (2) 24.08.30 9 0 13쪽
54 교활한 광전사 (1) 24.08.29 8 0 13쪽
53 조우 24.08.25 8 0 17쪽
» 레기온 24.08.22 9 0 16쪽
51 다중심연융합체 24.08.17 9 0 11쪽
50 극강 장벽 24.08.15 10 0 11쪽
49 이변 (2) 24.08.12 8 0 13쪽
48 이변 (1) 24.08.10 9 0 12쪽
47 마무리 단계 24.08.07 9 0 12쪽
46 독립운동가 24.08.04 9 1 12쪽
45 예측력의 한계 24.07.31 10 0 12쪽
44 에일린 (2) 24.07.28 10 0 13쪽
43 에일린 (1) 24.07.25 11 0 11쪽
42 재난 예보 작전 (3) 24.07.22 14 0 13쪽
41 재난 예보 작전 (2) 24.07.17 11 0 13쪽
40 재난 예보 작전 (1) 24.07.17 13 0 12쪽
39 퇴각 24.07.05 15 0 14쪽
38 정부군 대 헌터군 (3) 24.07.02 13 0 15쪽
37 정부군 대 헌터군 (2) 24.06.29 12 0 12쪽
36 정부군 대 헌터군 (1) 24.06.27 13 0 13쪽
35 뒷통수 24.06.24 12 0 12쪽
34 최후 일격 24.06.22 12 0 11쪽
33 지하 던전 6층 24.06.19 12 0 13쪽
32 지하 던전 5층 (3) 24.06.17 12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