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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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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가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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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작품등록일 :
2008.10.10 03:18
최근연재일 :
2008.10.10 03:18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436,939
추천수 :
447
글자수 :
106,300

작성
08.09.05 20:27
조회
17,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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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글자
7쪽

금가무적 4

DUMMY

적산은 지금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었다. 지금 객잔안은 그야말로 바늘하나 떨어지는 소리조차 들릴정도로 조용했다. 객잔안의 사람들은 모두 숨죽인채 적산. 아니 빙화 설화린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게다가 그새 소문이 퍼졌는지 객잔안은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사람들이 늘어만 가고 있었다. 설화린의 갑작스런 폭탄선언. 이후 삼진은 분위기에 밀려 자리를 비켜주었고 설화린은 당연하다는 듯이 적산의 맞은편 자리도 아닌 옆자리에 떡 하니 앉은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차분한 기색으로 차만 마시고 있었다. 적산이 두어번 조심스레말을 걸어보았지만 전부 무시하고 청림도 화린이 신기한듯 이런저런 말을 걸었지만 모두 무시하고 차만 마시자 두볼을 부풀리며 부루퉁하게 투덜거리다가 졸린지 꾸벅꾸벅 거리더니 금새 탁자에 엎어져 잠이 들었다. 뭔가 말은 걸어야 겠는데 자신과는 딴 세상의 사람이라 여기던 여인이 옆자리에 앉아 있는걸로 모자라 그 아름다움이란게 사람을 홀릴 정도의 미색을 지닌 여인이기에 피끓는 청춘의 적산에겐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로 긴장되면서도 숨이 턱하니 막혔다. 그렇게 반 시진 정도를 아무말도 못한채 묵묵히 고민할때 삼진이 은근슬쩍 다가와 비어버린 술병을 치우고 새 술을 안주거리와 함께 탁자에 올려놓고 알수없는 미소를 지으며 잠들어 있는 청림을 안아들고 사라졌다. 삼진의 그 미소에 왠지 모를 울컥함을 느낀 적산은 끄응 하는 소리를 내고를 술 한잔을 마시기 위해 잔을 들었는데 살아생전 처음 맡아보는 향기로운 내음과 함께 술병이 들리더니 적산이 쥔 술잔에 쪼르륵 하고 맑은 소리를 내면서 채워졌다. 순간 헉! 하는 신음성과 함께 객잔안은 기이한 열기에 휩싸였다. 아름다운 여인이 그것도 무림에서 그 지닌바 무공과 명성이 하늘을 찌를듯 욱일승천 하는 무림삼화중 한명이 따라주는 술이다. 중천의 풍습상 기녀가 아닌 여인이 술을 따를 경우는 자신의 지아비밖에 없기에 객잔안은 적산을 향한 부러움에 가득한 시선과 남자만이 느낄수있는 질투어린 살기가 쏟아졌고 적산은 식은땀이 흘렀다.

“이거… 심장에 안좋은 술이구만…”

적산은 자신에게 가중되는 기운을 떨치고자 한번에 술을 들이켰다.

‘캬아! 이제 좀 살것같군‘

적산은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화끈한 기운에 정신을 좀 차릴것 같았으나 택도없는 소리였다. 스윽 하는 옷자락 스치는 소리와 함께 급하게 마시느라 적산의 입가로 흘러내린 술자욱을 설화린은 가만히 자신의 소매로 닦아 주었던 것이다. 더욱더 가중되는 기세. 이제 부러움의 시선은 사라지고 오직 적산을 잡아먹을 듯한 질투어린 시선만이 적산을 갈기갈기 쩢어발기고 있었다. 게다가 적산을 정신못차리게 만드는 그 손은 소매로 적산의 입가를 다 닦은 다음 그 백옥같은 섬섬옥수로 안주를 집어 적산에게 가져갔다. 적산의 눈에는 그 안주가 대가집에서 역적들 한테나 먹이던 사약처럼 느껴졌다. 그 와중에도 화린은 아무런 말도 표정도 감정도 없어서 적산을 더욱 미치게 만들었다.

‘에고 모르것다. 일단 마시고 보자 내가 언제 남들 시선 신경썻다고…‘

적산은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따라주는 데로 넙죽넙죽 받아마셨다. 그리고 술에 취해 저질러 버렸다.



적산은 달콤한 잠에서 깨기 싫어 몸을 더욱더 뒤척였다. 정말 일어나기 싫었지만 어제의 술이 너무 과했는지 점점 머리가 아파져 오며 정신이 또렸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억지로 눈을 감으며 조금만 더 이 아침나절의 풍요로움을 즐기고 싶었다. 푹신한 침상, 따뜻한 이불, 귓가를 간지럽히는 아침 새소리, 어서 눈뜨라고 난리치는 아침 햇살, 그리고 특히나 적산을 일어나기 싫게 만드는 향기로운 살내음과 마치 비단결을 쓰다듬는듯한 부드러움과 뭔가 탱탱하면서도 부드러운걸 기분좋게 조물딱 거리는 두손…

‘음? 뭐지?’

적산은 눈을감은채 손을 떼기가 싫어지는 부드러움을 즐기다 정신이 또렸해질수록 그 물체에 비로소 의문을 가지고 가만히 실눈을 떠 그 물체를 확인하려 했다. 하지만 눈을 뜨자마자 마주친건 그 깊이를 알수없을 정도로 맑고 투명한 눈동자였다. 적산은 마치 보석같은 그 눈동자에 잠시 공황상태에 빠졌다가 비로소 상황이 이해돼기 시작했다. 어제 자신은 그녀가 주는데로 넙죽넙죽 받아먹다 만취한 상태로 쓰러졌다. 그리고… 지금 여기는 침상안. 자신의 두 손은 지금 어디에?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적산은 황급히 비명을 지르며 무림고수가 부럽지 않을 정도의 몸놀림으로 침상에서 뛰쳐나오다 이불에 발이걸려 나뒹굴었다.

“아고고 아파라…”

적산이 이불을 둘둘 말며 옷장에 허리를 부딛혀 끙끙거리는 광경을 무심히 바라보던 그녀는 칭삼에서 일어나 차분히 옷을 입기 시작했다. 허리를 부여잡고 끙끙거리던 적산은 그녀의 백옥같은 나신에 시선을 빼앗긴채 아픔도 잊고 멍하니 그녀만을 바라보았다.

‘꿀꺽‘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킨 적산을 그녀는 고개를 돌려 흘깃 바라보다 눈이 마주쳤다가 이내 고개를 돌렸으나 적산은 그녀가 고개를 돌리기전 본 광경을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어? 얼굴 빨게졌다.”

적산의 말에 그녀는 잠시 멈칫했다가 이내 계속 옷을 입기 시작했다. 적산은 그녀가 갑자기 귀엽게 보이는 자신이 미친 것 같아 피식 웃고는 일어서서 목소리를 가다듬고 진지한 기색으로 말했다.

“흠흠… 음 저기 소저. 음… 내 어제 술이 과해 아무래도 실수를 한것 같소 하지만 나 금적산! 내가 한 행동에는 책임을 지는 사람이오. 내 비록 보잘것 없지만 소저만 좋다면 내 그대를…”

설화린은 옷을 다 입고는 적산이 떠드는 말은 들은척도 하지않은채 그대로 방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적산은 열변을 토하려다 그녀가 나가버리자 뻘줌한 기색으로 주춤거렸다.

‘제…젠장’

잠시 뻘줌한 기분에 머뭇거리던 곧 침상에 뛰어 올라가 바둥거렸다.

“끄아악! 대체 어제 어떻게 된거야! 기억이 안나! 나 정말로 저질러 버린건가?”

한참을 바둥거리며 잊혀진 기억을 떠올려 보려고 애쓰던 적삼은 아무런 기억도 나지않자 한숨을 내쉬고는 옷을 추스리고 슬그머니 밖으로 나섰다. 예상대로 자신이 하룻밤을 지낸곳은 소향루의 별채였다. 잠시 주위를 둘러보던 적산은 어슬렁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어 오빠다! 오빠 여기!”

객잔안은 이른 아침인데도 사람들로 꽉 차서 발디딜 틈도 없을 정도였다. 적산이 겨우겨우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려고 애쓰는데 적산을 발견한 청림의 외침에 바다가 갈라지듯 사람들이 쫘악 갈라졌다. 그리고 그 끝에는 청림과 화린이 나란히 앉아서 아침을 먹고 있었다.

“아 하하. 아하…”

적산이 사람들의 부담스런 시선에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화린과 청림이 앉아있는 탁자로 다가갈때 등짝에 강한 충격을 느끼며 나뒹굴었다.

“케엑 뭐… 뭐야!”

“금적산! 네놈을 부녀자 강간혐의로 체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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