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취몽객 님의 서재입니다.

금가무적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취몽객
작품등록일 :
2008.10.10 03:18
최근연재일 :
2008.10.10 03:18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437,957
추천수 :
503
글자수 :
106,300

작성
08.09.26 11:46
조회
13,519
추천
14
글자
8쪽

금가무적 24

DUMMY

아직 얼떨떨한지 정신을 못 차리는 관중들과 갑작스러운 사태에 어찌할 줄을 모른 채 우왕좌왕하는 무인들을 무시하고 비무장을 벗어난 적산 일행은 시청의 빈객청에 다시 모였다.

더운 한여름의 대낮이었지만 객청 안엔 서리가 서릴 정도로 싸늘한 기운이 몰아쳤다. 객청으로 들어와 적산이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옆에 찰싹 달라붙어 앉아 방실거리며 웃는 화연의 행동에 화린은 표정의 변화는 없지만 주위의 기온을 영하로 떨어트리는 것으로 자신의 기분을 표현했다.

사람들은 감히 춥다고 불평조차 못 하고 전전긍긍하며 화린의 눈치를 살폈다.

“험험, 저기 화연 낭자. 내 아까는 당황해서 물어보질 못했는데 그, 나랑 혼약을 했다는 게 무슨 뜻입니까?”

“우움…… 말 그대로인데요? 저희 사부님께서 비무행이 끝나거든 시집가라고 했어요.”

살짝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화연의 미모에 적산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화연이 곁에 있어서인지 주위의 기온이 내려가는 건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문기는 어째서 적산에게 이런 행운이 찾아오는 것인지 하늘이 원망스럽고 화연과 화린의 팔자가 참으로 안타까운지라 답답한 마음에 찻물을 들이켜려다 다시 내려놓았다.

“찻물이 얼었군…….”

문기가 적산을 노려보며 중얼거리자 그제야 적산은 화린이 있음을 깨닫고는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

“험험, 마누라! 내 맹세하건대 난 전혀 모르는 일이야.”

“알고 있사옵니다.”

“엥? 알고 있다니?”

“…….”

화린은 적산의 물음에 더 이상 답하지 않았고 화연도 생글생글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그때 객청의 문이 ‘쾅!’ 소리와 함께 열리며 취걸개가 뛰어 들어왔다.

“이놈 적산아! 어라, 왜 이리 시원해 여긴?”

잠시 어리둥절해하던 취걸개는 적산을 향해 다시 소리쳤다.

“검화마저 꼬셨다는 게 진짜냐!”

“꼬, 꼬시긴 누가 꼬셔요!”

“안녕하세요!”

반갑게 일어서며 꾸벅 인사하는 검화의 모습에 취걸개는 허탈해졌는지 의자에 앉아 있던 소견을 발로 차 밀어내곤 그 자리에 앉으며 투덜거렸다.

“젠장! 누구는 팔십 평생 있는 거라곤 징그러운 제자 한 놈 뿐인데 누구는 무림 삼대 미녀 중 두 명을 그것도 초절정을 넘어선 고수 두 명을 그냥 가져 버리다니, 에휴…… 헛살았군, 헛살았어.”

허망하게 투덜거리는 취걸개를 향해 화린이 다가가더니 취걸개에게 술을 한 잔 내밀었다. 살짝 살얼음이 낀 시원한 술에 일그러진 취걸개의 안색이 대번에 펴졌다.

“오오! 목이 타는 줄 어찌 알고! 역시 내가 며느리 하나는 잘 뒀다니까!”

“쳇! 누가 들으면 진짜 며느린 줄 알겠네.”

바닥에 앉은 채 투덜거리던 소견의 이마에 취걸개가 던진 술잔이 명중했고 소견은 톡 튀어 오른 혹을 붙잡은 채 끙끙거렸다.

“이것도 좀 드셔 보세요.”

마치 지지 않겠다는 듯 화연이 쪼르르 다가와 안주를 한 점 집더니 취걸개에게 내밀었다.

“오오옷! 내가 말년에 호강을 하는구먼! 우하하!”

서로 경쟁하듯 술과 안주를 권유하는 두 미녀 화린과 화연의 태도에 취걸개는 신세한탄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그저 껄껄 웃으며 흡족해 했다.

“쳇. 그나저나 갑자기 어쩐 일이에요? 빙궁주님과 교섭한다고 가던 길 아니었어요?”

“응? 아 맞다!”

소견이 투덜거리며 묻자 그제야 생각난 듯 취걸개가 입을 열었다.

“그 얼음덩이처럼 꽉 막한 노인네랑 교섭하러 가던 길에 갑자기 급보가 날아와서 다시 온 거다. 검화가 등장해 빙화처럼 금가장주와 혼인하러 왔다고 해서 지금 무림은 난리도 아니야. 동천 시내 곳곳에서 전서구랑 전서응이 복잡하게 날아다니더군. 아마 내일 되면 이미 소문이 중천 무림 전체에 쫙 퍼질 거다. 그나저나 적산이 넌 참 재주도 좋아.”

“그러니까 나도 모르는 일이긴 한데…….”

적산은 콧잔등을 긁으며 곤란한 듯 중얼거렸다.

“너, 진짜 앞으로 밤길 조심하게 생겼다.”

“에? 왜요?”

적산의 물음에 취걸개는 시원하게 술잔을 들이켠 후 화연이 집어 주는 안주를 꿀꺽 삼키고는 환하게 미소 지으며 무서운 얘길 늘어놓았다.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다. 그것도 무림삼화 중 두 명. 당연히 눈 돌아가지. 가진바 재주도 없고 잘난 것도 없는 놈한테 무림삼화 중 두 명이 안긴다는 걸 도저히 인정 못 할 종자들이 이 무림엔 널렸지. 그놈의 혈통과 가문을 따지는 놈들이 의외로 많거든. 게다가 팽진욱이를 내상 입혔다면서?”

“에엑? 전 아무 짓도 안 했어요!”

“이미 심마가 들어 내상이 심각하다는구나. 오랜 시간 요양을 해야 된다는군. 세가연합회는 확실하게 적으로 돌렸어. 그리고 나머지 패천맹이랑 의협단, 정의련도 곱게 보지는 않을 거야. 자기들 평판을 깎아먹으면서까지 벌인 일인데 갑자기 검화가 끼어들어 일을 망치다니, 이걸 우연으로 보지는 않을걸? 아 거기 그 소채가 먹고 싶군.”

“우연으로 안 본다니 그건 또 뭔 소리에요!”

“생각해 봐라. 정도 무림 중 구파일방을 제외한 나머지 사대세력이 동참한 일이야. 그것도 상당히 치졸한 일이고 만천하에 공개될 걸 뻔히 알면서도 감수하고 벌인 일인데 성과는 하나도 없고 결국 자기 살만 파먹은 거지. 그런데 그놈들은 우연이란 걸 믿지 않거든. 워낙에 음모론을 좋아하는 놈들이라서 말이야. 네놈이 오히려 팽진욱의 계획을 역이용해 사대세력을 음해하려는 음모를 획책했다고 비난할걸?”

“뭐 그딴 놈들이 다 있어! 정파 맞아요?”

“정파라서 더 그런 거지. 자기들 명예다 떨어지는 꼴은 절대로 못 보는 족속들이거든.”

“그럼 전 어떻게 해요!”

“어떻게 하긴, 밤길만 조심하면 돼지. 빙화에 검화가 옆에 있는데 뭐가 걱정이야?”

“걱정 마시옵소서, 서방님. 서방님을 건드리는 자는 전부 죽여 버리겠사옵니다.”

“저도요.”

빙화와 검화의 말에 취걸개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껄껄 웃으며 말했다.

“허허, 빙궁에 검각의 후계자가 한 사람을 보호하니 죽을 걱정은 없구나. 음? 잠깐 빙궁? 검각?”

취걸개는 뭔가 기억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주위의 시선에도 상관없이 인상을 찡그리며 뭔가를 떠올리려고 애쓰던 취걸개가 끙끙거리며 중얼거렸다.

“뭔가 생각이 날 듯도 한데…… 나도 늙었나? 빙궁. 빙화? 검각. 검화? 아!”

화린과 화영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던 취걸개는 생각났는지 두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빙존 설설용의 의발전인! 그리고 이쪽은 검존 한시민의 의발전인. 우내삼존…… 그 허무맹랑한 전설이 사실이었어?”

“뭔데요? 뭔데 그래요?”

취걸개의 물음에 화린과 화영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고 적산은 궁금한지 계속 취걸개에게 물었지만 취걸개는 적산의 목소리가 들어오지 않는 듯 허탈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허허, 그저 농담이라고 생각한 그 전설이 실제였을 줄은 그리고 그게 내 대에서 이뤄질 줄이야……. 그리고! 그 가문이 바로 적산이 저놈의 금가장이었다니!”

“아 씨, 그러니까 대체 뭐냐고요!”

취걸개는 적산을 무시한 채 다시 물었다.

“그럼…… 그쪽의 한 명 더?”

화린과 화영이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이자 벌떡 일어난 취걸개는 적산에게로 다가가 있는 힘껏 적산의 뒤통수를 때려 갈겼다. ‘빠악!’ 하는 통쾌한 타격음과 함께 끙끙거리던 적산은 벌떡 일어나 취걸개를 노려보았다.

“이 씨, 왜 때려요!”

“부러워서 그런다! 흐이그, 세상에! 세상에! 무공이라곤 일초반식도 모르고 내공도 한 줌 없는 놈이 무림을 그냥 날로 먹는구나, 날로 먹어!”

훗날 취걸개의 한탄은 모든 무림인의 한탄으로 변해 무림 생식자라는 해괴한 별호가 적산에게 붙게 된다.



P.S 여까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4

  • 작성자
    Lv.99 화무영
    작성일
    08.09.27 12:06
    No. 31

    마지막 반전............ 적산은 무공의 초고수였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유현오
    작성일
    08.09.27 14:00
    No. 32

    정말 적산이 초고수 였으면 좋겠다는... 기다리기 힘들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뿔따귀
    작성일
    08.09.27 21:21
    No. 33

    잘보고 있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적루
    작성일
    08.09.28 01:15
    No. 34

    적산의 선조가 아마 할아버지뻘쯤될듯싶은데, 동천에서 왔으니 법과 도에 관한 무슨 능력을 가지고 있겠죠. 3번째 여인 나타날때까지는 그 능력이 나오지 않겠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1 무영소소
    작성일
    08.09.28 07:53
    No. 35

    도대체 무협인지 코메디인지 ? 왜 무협장르를 들고 나와서 전체 무협을 코메디처럼 하향 시키려고 하는건지......................첨부터 코메디라는 장르를 들고 나오지 ............................

    무협이라는 장르 자체를 코메디화 시킬려고 하는건지...................

    희극이라는 장르가 따로 있는데 왜 희극 코메디 라는 장르를 부치지 않고
    무협이라는 탈을 쓰고 나오는지........................

    코메디라고 하세요 !!! 제발 .......................

    무협형식을 딴 희극 장르 라고 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5 혼은잇는가
    작성일
    08.09.28 07:55
    No. 36
  • 작성자
    Lv.99 쇼오
    작성일
    08.09.28 12:19
    No. 37

    주인공 무능력자네ㅋ
    혼자서 아무것도 못해 뒤에서 입만 나불
    뭐 점점 바뀌겠죠? 안그럼 실망이에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5 잼잼
    작성일
    08.09.28 20:51
    No. 38

    재밌게 보고 갑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highend
    작성일
    08.10.06 15:39
    No. 39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용석손권
    작성일
    08.10.08 04:57
    No. 40

    아직 삼화중 한명이 나오지 않았으니 본격적인 스토리는 들어가지도 않은 듯한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무괴아심
    작성일
    08.10.18 01:23
    No. 41

    재미있게 잘 보고 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TeaTree
    작성일
    08.10.20 23:45
    No. 42

    잘 보고 갑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아침고요
    작성일
    09.01.06 17:01
    No. 43

    건필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9 sfartar
    작성일
    10.03.27 10:40
    No. 44

    오옷 무림 생식자 죽이는 별호다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금가무적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8 금가무적 27 +79 08.10.10 14,750 13 9쪽
27 금가무적 26 +37 08.09.30 14,771 13 9쪽
26 금가무적 25 +41 08.09.28 13,464 11 7쪽
» 금가무적 24 +44 08.09.26 13,520 14 8쪽
24 금가무적 23 +30 08.09.25 12,953 15 6쪽
23 금가무적 22 +31 08.09.24 13,042 16 9쪽
22 금가무적 21 +25 08.09.23 12,352 17 7쪽
21 금가무적 20 +30 08.09.22 12,928 17 8쪽
20 금가무적 19 +35 08.09.21 12,750 16 9쪽
19 금가무적 18 +33 08.09.20 12,192 16 7쪽
18 금가무적 17 +27 08.09.19 12,746 15 10쪽
17 금가무적 16 +23 08.09.18 12,574 15 8쪽
16 금가무적 15 +24 08.09.17 13,158 16 7쪽
15 금가무적 14 +29 08.09.16 13,003 18 6쪽
14 금가무적 13 +21 08.09.15 13,269 15 8쪽
13 금가무적 12 +14 08.09.14 13,126 14 5쪽
12 금가무적 11 +21 08.09.13 13,924 18 9쪽
11 금가무적 10 +22 08.09.11 14,104 17 9쪽
10 금가무적 9 +24 08.09.10 13,976 16 7쪽
9 금가무적 8 +21 08.09.09 14,645 17 12쪽
8 금가무적 7 +29 08.09.07 15,789 18 6쪽
7 금가무적 6 +20 08.09.06 16,139 18 10쪽
6 금가무적 5 +19 08.09.05 17,114 23 13쪽
5 금가무적 4 +10 08.09.05 17,121 22 7쪽
4 금가무적 3 +17 08.09.05 17,994 25 10쪽
3 금가무적 2 +13 08.09.05 20,123 25 8쪽
2 금가무적 1 +14 08.09.05 24,757 34 12쪽
1 금가무적 서장 +20 08.09.05 41,674 29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