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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님의 서재입니다.

금가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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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작품등록일 :
2008.10.10 03:18
최근연재일 :
2008.10.10 03:18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438,018
추천수 :
503
글자수 :
106,300

작성
08.09.25 10:36
조회
1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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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글자
6쪽

금가무적 23

DUMMY

발작하려던 팽진욱은 갑자기 화연이 비무대 위로 올라오자 씩씩거리던 화를 간신히 참고는 화연에게 말했다.

“그러니까 검화 소저, 이건 보통 비무가 아닌 금가장의 인원과 저와의 비무입니다. 검화 소저께선 잠시 기다리셨다가 빙화 소저와 비무를 하시면 됩니다.”

“댁이랑 비무하면 되는 건가요?”

“……검화 소저께서 잘 이해를 못 하신 거 같은데 이건 저와 금가장의 인원과의 비무…….”

“아, 안녕하세요. 전 백화연이라고 해요. 검각에서 나왔어요.”

검화가 포권을 취하며 허리를 숙이자 팽진욱도 엉겁결에 마주 포권을 취하다 말했다.

“검화 소저…… 본인이 먼저 금가장주와 비무를 펼치고 난후 다음 비무를…….”

“와아! 사람이 참 많이 모였네요!”

“…….”

전혀 대화가 이뤄지지가 않자 팽진욱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 검화와 비무를 하며 그녀의 독특한 성격을 익히 겪은 이들은 일제히 여전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에잇! 진짜! 왜 그리 말귀를 못 알아듣는 겁니까! 이건 저와 금가장의 일입니다! 검화 소저와는 관계없는 일이니까 빠지시오!”

적산 때문에 치민 울화를 겨우 겨우 참던 팽진욱은 자꾸 엇나가는 화연과의 대화에 벌컥 짜증을 냈다. 팽진욱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자 화연은 놀랐는지 눈물을 글썽거리며 작게 중얼거렸다.

“히잉…… 관계있는데…….”

워낙에 작게 중얼거린 소리인지라 들리지도 않았고, 검화가 갑자기 눈물을 글썽거리는 모습에 팽진욱의 가슴이 철렁했다.

“나쁜 놈! 여자를 울리다니!”

순식간에 만인의 공적이 된 팽진욱은 아까 받은 비난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거센 야유를 받았다. 크게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킨 팽진욱은 다시 한 번 부드러운 어조로 화연에게 설명했다.

“후…… 갑작스레 소릴 질러 소저를 놀라게 한 점 사과드리겠소이다. 다시! 한번 설명하지만 이 일은 본인과 금가장 사이의 일이니…….”

“꺄아!”

팽진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화연은 적산을 흘깃 쳐다보곤 양 빰을 감싸며 꺄꺄거렸다. 화연이 갑자기 봄 타는 처녀처럼 방방거리자 보기에는 좋았지만 이유를 모르는지라 팽진욱이 환장해하고 있을 때 청림은 적산을 바라보았다. 화린 언니의 날카로운 시선도 눈치 채지 못하고 방실거리는 화연을 바라보며 헤벌쭉 미소 짓는 적산의 모습에 절로 한숨이 나왔다.

“에휴, 오라버니!”

“응? 험험, 왜 그러냐, 청림아.”

청림의 뾰족한 외침에 그제야 정신을 차린 적산이 화린의 시선에 화들짝 놀라며 헛기침을 했다.

“이제 와서 체면 차려도 늦었거든요! 화연 언니가 여기 왜 온 줄 아세요?”

“응? 그야 우리 마누라랑 비무하려고 찾아온 거 아냐?”

당연한 걸 묻는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적산의 모습에 아무리 생각해 봐도 별로 잘난 것 없는 오라버니에게 어째서 이런 행운이 찾아오는지 정말 불가사의하기만 했다.

“에휴…… 화연 언니는 비무하러 온 게 아니라 오라버닐 찾아온 거예요.”

“응? 날 왜?”

화연이 자신을 찾아왔다는 말에 적산의 시선이 화연에게로 향했고 화연과 눈이 마주쳤다. 적산과 눈이 마주친 화연은 온몸을 배배 꼬며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왜긴요! 화린 언니랑 똑같은 이유에서죠!”

“……엥?”

청림의 외침에 장내는 순식간에 바늘 떨어지는 소리조차 들릴 정도로 조용해졌다. 다들 자신이 잘못 들었는지 귀를 의심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적산도 이해를 못 한 듯 두 눈을 끔뻑이다 화린과 화연을 번갈아 가며 바라보았다.

“자, 잠깐! 그게 무슨 뜻이야!”

“꺄악!”

팽진욱이 청림의 말에 소리 지르자 청림은 깜짝 놀라며 화린의 뒤에 숨었다. 그 모습에 왠지 억울해진 팽진욱이 이를 갈며 적산을 노려보았다.

“빙화 소저와 같은 이유라고?”

“그, 그렇다는데?”

“그럼 검화 소저도 빙화 소저처럼 너와 정혼하기 위해 찾아온 거라고?”

“그, 그런 거 같은데?”

“사, 사실입니까, 검화 소저!”

“예!”

화연은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화연의 말에 사람들은 충격과 혼돈의 도가니 속에 빠졌고 팽진욱은 가슴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한마디를 적산에게 외칠 수밖에 없었다.

“이 도둑놈!”

“내, 내가 뭘!”

문기와 소견은 팽진욱을 그렇게 좋아하는 건 아니었지만 지금 한 말에는 가슴 깊이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에잇! 몰라! 어찌 됐건 일단 나랑 혼인하러 왔다면 우리 금가장 사람! 그렇다면 나 대신 출전해도 계약서엔 이상이 없는 거잖아! 좋았어! 출동이다!”

적산의 외침에 그제야 사람들은 충격 속에서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비무를 할 필요도 없이 팽진욱은 검화와 빙화를 번갈아 보다 시선을 돌려 적산을 바라보았다. 그는 부들부들 떨다 갑자기 입에서 피를 내뿜었다.

“쿨럭!”

“진욱아!”

세가 연합회의 회주인 남궁상이 황급히 달려와 팽진욱을 부축했다.

“심마군.”

갑작스러운 충격에 팽진욱은 심마에 들었는지 심각한 내상을 입었고 그 모습을 보고 문기가 중얼거렸다. 팽진욱은 파리해진 안색으로 남궁상의 부축을 받은 채 떨리는 눈으로 적산을 향해 한 자 한 자 끊어서 한 맺힌 외침을 토해 냈다.

“나! 쁜! 놈!”

풀석! 팽진욱의 고개가 힘없이 꺾이고 남궁상은 황급히 팽진욱을 들쳐 업은 채 귀빈석으로 데려갔다.

“내가 왜 나쁜 놈이야!”

적산은 억울한 듯 소리쳤지만 팽진욱의 피 토하는 한마디는 이미 만인의 공감을 얻었다. 심지어 문기와 소견마저 속으로 중얼거렸다.

‘나쁜 놈…….’

지금 이 장소에서만큼은 나쁜 놈과 부러운 놈이 똑같은 뜻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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