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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님의 서재입니다.

금가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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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작품등록일 :
2008.10.10 03:18
최근연재일 :
2008.10.10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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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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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300

작성
08.09.0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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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가무적 8

DUMMY

비무대회가 열리다.



“흐갸갹! 오늘 일도 끝났다!”

적산은 시원스레 기지개를 켜며 뭉친 근육을 풀 듯 어깨를 휙휙 돌렸다. 동광시의 최하급 공무원. 일명 잡졸인 적산은 말 그대로 시의 온갖 잡스러운 일을 도맡아 했다. 거리 청소부터 성벽보수까지. 안하는 일이 없었고 못하는 일이 없었다. 물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마누라가 무림에서 명성을 떨치는 고수인지라 알아서 편의를 봐주는것도 있고해서 요즘은 다가오는 여름을 대비한 배수로 공사와 제초작업을 쉬엄쉬엄 해치우고 있었다. 칼퇴근을 생활의 신조로 삼는 적산인지라 저녁 시간대를 알리는 타종소리가 들리자 마자 도구를 정리하곤 시청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다른 인부들은 모여서 작업종료 확인을 받거나 작업반장에게 보고를 해햐 하지만 적산과 같은 잡졸들은 작업지원의 의미가 강하기에 퇴근시간에 퇴근하면 되는 일이었다. 평상시라면 집으로 향했을 적산이지만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어쩔수 없이 문기의 신세를 지고 있는지라 시청으로 가야만 했고 도시 한가운데 위치한 시청으로 가기위해선 그나마 번화가라 부를수 있는 동광로를 지나쳐야 했다.

“으음 역시 사람팔자는 모르는거라더니 내가 주목을 받게될줄은 몰랐네…”

힐끔힐끔 자신을 곁눈질 하며 수군거리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적산은 쓴웃음을 지었다. 느닫없이 자신의 인생에 끼어든 화린의 존재는 자신이 더 이상 평온한 삶을 살수없을다는걸 의미했지만 적삼에겐 상관없었다. 눈에 확띄게 이쁜 미인이 자기 마누라다. 거기에 무지막지하게 강하다. 더 이상 뭘 바라겠는가? 적삼은 시청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화린을 생각하자 이내 싱글벙글 입이 째져라 웃으며 발걸음이 절로 빨라졌다.

“실례합니다. 혹시 빙화 설화린 소저의 부군이신 금가장의 장주, 금적산 대협이십니까?”

“엥?”

적산은 동그래진 눈으로 갑자기 앞길을 가로막으며 깊숙이 허리를 숙인채 포권을 하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비단장포를 몸에 감싸고 훤칠한 키에 반짝이는 금발, 곱상한 얼굴을 가진 공자님인지라 적삼도 엉겁결에 마주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아 예… 근데 누구신지…?”

남자는 적산의 말에 환하게 미소지으며 다시 한번 깊숙이 허리를 숙이면서 말했다.

“오오 반갑습니다! 저는 하북주에 위치한 하북 팽가의 가주이신 오호도 팽일기 가주님의 차남인 일도단천 팽기진의 둘째인 팽진욱이라고 합니다. 강호의 동도들은 부끄럽게도 탈명삼도란 허명을 붙여주었습니다.

“아 예… 금적산이라고 합니다.”

뭔놈의 소개가 이렇게 긴지… 적산은 역시 속으로 투덜거리며 간단하게 화답했다. 적산의 태도에 팽진욱은 약간 당황한 듯 머뭇거렸다. 무림에 이름높은 구룡팔봉중 하나이자 앞으로 무림을 이끌어갈 후기지수로서 높은 명성을 지니고 팽진욱이란 이름 석자만 대면 어디가서 꿇릴일 없이 알아서 대접해주는일에 익숙해져 있던 그로선 적산의 대면대면한 태도에 당황스러웠다.

“저… 그럼 전 이만.”

적산은 일면식도 없는 남자랑 길거리에 서서 대화하는 취미는 없기에 꾸벅 인사하고 지나치려 했지만 팽진욱은 황급히 적산의 소매를 잡으며 말했다.

“어디 가십니까?”

“예? 집에가는데요?”

“아하하!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인데 그냥 지나칠수야 없지요! 부디 저에게 금적산 대협을 모실 수 있는 기화를 한번 주시겠습니까? 제가 거하게 한번 모시겠습니다.”

“예? 그게… 마누라가 집에서 기다리는데…”

적산이 화린을 떠올리며 망설이자 팽진욱은 적산의 소매를 잡아끌며 말했다.

“자자! 무림에 이름높은 설부인께서도 부군이 무림의 동도들과 친분을 나누는걸 반대하지는 않을겁니다. 자 가시죠! 이미 준비 다 해놨습니다.”

“어어… 이러면 안되는데…”

적산은 안되는데…를 중얼거리면서도 땀흘려 일하고 나서 시원한 술한잔이 생각나는지라 못이기는척 팽진욱을 따라 동광시에서 제일 크고 시설도 좋은 흑화루로 따라갔다.

“크하하 부어라! 마셔라!”

처음엔 못이기는척 따라간 적산이지만 이내 술자리에 어울려 벌컥벌컥 술을 들이키며 흥청망청 즐기기 시작했다. 날이 어두워 지고 등불이 도시를 밝힐 때 어떻게 알았는지 화린이 흑화루로 찾아왔다.

“오오 마누라! 잘왔어! 헤헤.”

“서방님 취하셨사옵니다.”

“음? 헤헤 내가 기분이 좋아서 좀 마셨지! 우하하하하!”

비틀거리던 적산은 발을 헛디뎠는지 쓰러졌고 그런 적산의 몸을 화린이 부축했다. 만취해 정신을 잃은 적산을 부축한 화린은 방안을 스윽 둘러보았다. 화린이 등장했을때부터 선망의 눈길로 화린만을 바라보던 팽진욱은 화린과 눈이 마주치자 황급히 포권을 하며 자시을 소개했다.

“저는 하북주에 위치한 하북팽가의 가주이신…”

하지만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화린은 팽진욱의 말을 무시하고는 적산을 업은채 밖으로 나갔고 팽진욱은 자신의 말이 무시당했음에도 불쾌해하기는커녕 허겁지겁 화린을 배웅했다. 흑화루 밖으로 나온 화린은 스윽 구석구석 등불이 미치지 않는 어둠속을 돌아보다 휙 몸을 돌렸고 화린이 사라질때까지 망연히 바라보던 팽진욱이 안타까움에 한숨을 내쉴 때 기루 주변에 은밀히 매복에있던 남자들이 진욱에게로 다가왔다.

“성공했는가?”

“아니 실패야. 꼴에 화린낭자가 무섭기는 무서운지 기녀를 붙여주려고 해도 마누라 있다고 술만 마시더군.”

“흥 제깠놈이 그래봤자지! 조금 더 취하게 만든 다음에 은근슬쩍 붙여주면 못이기는척 달라붙었을텐데 아깝군.”

한 남자가 입맛을 다시며 화린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볼 때 진욱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실패야. 기녀가 가까이만 가도 학을 때면서 집에 가려고 하더군. 순수하게 술이랑 요리만 즐기겠다나?”

“그럼 이제 어쩌지?”

“훗! 걱정하지 말라고. 기녀를 붙여 바람피는 장면을 화린낭자가 목격하게 만들어 파혼을 유도한다는 유치한 계획은 성공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었으니까 이미 목적은 달성했어.”

진욱은 품안에서 한 장의 서류첩을 꺼내 바라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소견의 예상대로 삼일도 채 지나지 않아 문기는 수많은 사람들의 방문첩을 받았다. 웬만한 사람들은 바쁘다는 핑계로 접견을 거부했고 그 지위와 배경이 좀 껄끄러운 사람들은 안만날꺼요 만나고 싶은 배부터 쨰쇼 라는 식의 뚝심으로 밀어붙였지만 지금 받은 방문첩은 도저히 거부할수가 없엇다.

“패천맹 맹주 거력패도 양만기, 세가연합회 회주 창천일검 남궁상, 의협단 단주 구룡신창 악불만, 정의련 련주 매화검 한이상 음? 호화단 단주 팽진욱? 뭐여 이놈은?”

문기는 호화단의 방문첩을 사정없이 찢어버리고는 총관을 불러 방문첩의 주인을 접견실로 모시라 말했다.

"에휴 패천맹, 세가연합회, 의협단, 정의련… 그양반들 참 할 일없다… 그나마 무림맹이 안끼어든게 다행인다?“"

문기는 투덜거리며 싫은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접견실로 걸어갔다. 만나기는 싫었지만 만날수 밖에 없었다. 웬만한 배경이면 시장이라는 직책으로 어떻게 배를 째 보겠는데 이들은 중천의 18주를 적게는 한 개주에서 많게는 세 개의 주를 장악한 막강한 인물들이었다. 세력이든 배경이든 지닌바 명성이든 무엇하나 꿀릴게 없는 현 무림을 이끌어 가는 중추적인 인물들이었기에 배분에서도 상대가 안돼는 새까만 후배인 자신으로서는 이렇게 정중히 방문첩이라도 들고 와서 말한마디 해주는것도 많이 대우해주는 거였다. 무공이라고는 일초 반식도 모르는 평범한 사람이 시장으로 있었더라면 방문첩은 커녕 일방적으로 통보만 하고 끝날 일이었다.

“허허 오랜만이네 막소협 아니 시장님이라 불러야 하나?”

“별말씀을 소협이란 칭호도 과분합니다.”

접견실에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던 네사람은 막문기가 들어오자 반갑게 맞이했다. 문기는 언제 찌푸렸냐는듯이 환하게 웃으면서 정중하게 포권을 취하며 네사람에게 예를 올렸다. 자신이 싫건 좋건 그 네사람은 현 무림을 지배하는 사람들이었다.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한가로이 담소를 나누다 은근슬쩍 세가연합회의 회주인 남궁상이 지나가는 말투로 말했다.

“그러고 보니 요즘 무림에 명성이 자자한 빙화 여협이 이곳에 있다지요?”

“아 예 빙화 여협과 백년 가약을 맺은 인물이 저와 안면식이 있는 사이라 불의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거처를 이리로 옮기라 하엿습니다.”

문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에 정신 바짝 차렸다.

“허허 잘하셨소이다. 요즘 하도 세상이 흉흉한지라 무슨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는거지요…”

의협단 단주 구룡신창 악불만의 말에 순간 작게 문기의 이빨이 갈린다. 은근슬쩍 동광시의 치안이 형편없다고 비하하는말 하지만 이대로 당할 문기가 아니다 이미 삼년여간 조정의 너구리 들과 투닥거려온 쏨씨는 뽐낼정도는 돼었다.

“하하 그렇지요 동광시는 별 문제가 없는데 밖! 에! 서! 기어들어온 어중이 떠중이 같은 잡! 스러운 것들만 없으면 흉흉한 세상이란 소리도 안들을 텐데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문기의 은근슬쩍 한자 한자 강조하며 하는 말에 순간 네명의 이마빡에 잠시 혈관이 솟았다가 가라앉는다. 여기서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간 문기의 말대로 밖에서 기어들어온 잡스러운 것이 돼기에 참을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들은 이미 수십년간 너구리나 능구렁이들과 싸워온 백전노장이었다.

“허허 그런 잡것들이 있다니 참 안타까운 일일세. 하지만 자네라면 충분히 대처하리라 믿네 그건 그렇고… 자네도 바쁠테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자네도 알다시피 검화 소저의 다음 행선지가 이곳 동광시라는건 알고있지?”

“예 그것 때문에 정신이 없습니다.”

“알다시피 그 명성이 천하를 떨쳐 울리는 무림삼화중 하나인 검화 여협이 이곳으로 오는 목적이 뭐겠나?”

“그야 당연히 형수… 흠흠 빙화 소저와의 비무때문이겠지요.”

“맞네 헌데 전 무림의 이목이 쏠리는 근 백여년만의 초절정고수들의 비무가 허술하게 치뤄져선 안돼는거 아닌가?”

“예 그렇지만 제가 문의해본바로는 빙화 소저는 비무를 할 마음이 없는듯 합니다만?”

“허허 걱정말게 백여년만의 사건이야. 어영부영 넘어가서는 안될일이지 이왕 전 무림의 이목이 집중돼는거 거창하게 비무대회를 열어야 하지 않겠나?”

“무슨 말씀이신지?”

“검화 와 빙화의 비무라 하면 전 무림의 이목이 집중돼지 않겠나? 하지만 비무를 할지 안할지도 모르는일인데 만약 비무가 성사돼지 않는다면 비무를 보기위해 먼데서 이곳 동광시로 모여든 사람들이 실망하지 않겠나. 그럴바엔 눈요기 거리라도 제공하잔 말일세.”

“그래서 비무대회를 여신다는?”

“그렇네. 이왕 판이 벌려진거 무림의 후기지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기량을 나누고 친목을 다지는 행사를 통해 무림의 화합을 도모하자는 뜻이지.”

“그러다 검화소저와 어떻게든 맺어지면 더 좋고?”

“하하 바로그거… 흠흠.”

거력패도 양만기는 말을 얼머부리며 헛기침을 했다. 문기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비무대회는 어떤 방식으로 하실 예정이십니까?”

“일단 본선에 오를 서른두명을 뽑기 위해 예선을 거치며 본선에서 우승한 우승자는 빙화소저에게 도전할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네.”

“…후 조금전에 말씀드렸다시피 빙화소저는 비무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건 지금 여기 자리에 없는 호화단의 단주란 직책을 맡고있는 팽진욱이라는 건실한 청년이 해결했다네. 금가장의 장주를 만나 안사람이 우승자와 비무하기로 합의를 봤다는군.”

“그게 무슨?”

구룡신창 악불만은 웃으며 품에서 서첩을 꺼내 문기에게 건넸고 서첩을 받아 들고는 펼쳐본 문기는 부들부들 떨다가 외쳤다.

“금 적 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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