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취몽객 님의 서재입니다.

금가무적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취몽객
작품등록일 :
2008.10.10 03:18
최근연재일 :
2008.10.10 03:18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438,014
추천수 :
503
글자수 :
106,300

작성
08.10.10 03:18
조회
14,751
추천
13
글자
9쪽

금가무적 27

DUMMY

“……이게 뭐야?”

문기는 눈앞의 건물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동광시에 몰려오는 인원들 때문에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아 가뜩이나 복잡한 서류를 붙잡고 끙끙거리고 있을 때, 갑자기 적산과 소견이 찾아와 술이나 한잔하자기에 머리도 풀 겸 따라나섰다. 한데 이곳으로 올 줄은 전혀 생각도 못했다. 아니 시장으로서 시에 이런 건물이 생겼다는 것조차 몰르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조화원이 여기에 있는 거야! 난 허가한 적 없다고!”

문기는 대뜸 적산의 멱살을 잡고 소리쳤다. 적산이 켁켁거리며 바동거릴 때 적산에게 배첩을 건네주었던 여인이 문 밖으로 나오더니 적산 일행에게로 곧장 다가왔다.

적산과 문기는 투덕거리느라 그때까지 비싼 술을 공짜로 마실 수 있다고 히죽거리던 소견이 경악한 표정으로 입을 뻐금거리는 모습을 미처 보지 못했다.

“호호, 이렇게 좋은날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성심성의를 다해 모시겠습니다.”

“당신이 여기 책임자입니까?”

여인이 말을 걸자 적산을 쓰레기 버리듯 휙 내팽개친 문기는 여인을 향해 물었다. 문기의 취조하는 듯한 태도에도 아랑곳없이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여인은 문기에게 허리를 숙였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저는 이곳 조화원의…….”

“아, 인사는 필요 없고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난 분명 조화원의 입점을 허가한 기억이 없습니다만.”

소견의 안색이 새파랗게 변한 채 문기의 옷깃을 잡아당겼지만 문기는 일단 공무가 우선이었다. 자신이 시장으로 있는 이 도시에 부패 공무원이 발생하다니. 문기는 이 일에 대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다. 여인은 문기가 자신의 말을 자르며 문책하며 묻는데도 흔들림 없이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곤 눈웃음치며 말했다.

“어머나? 하지만 저희는 분명히 허가를 받았는걸요?”

“말이 되는 소리를 하시오! 조화원은 분명 여인들을 사고파는 곳 아니오!”

문기의 일갈에 소견은 다리까지 벌벌 떨며 문기의 옷자락을 세게 잡아당겼지만 문기는 귀찮은지 소견의 손을 휙 뿌리치고는 계속 다그쳤다.

“내가 시장으로 일하는 동안엔 여인을 사고파는 행위는 절대 허가하지 않으리라 맹세했소!”

“어머나? 하지만 허가서에 수결해 주신 건 시장님이신걸요?”

“이젠 감히 사기까지 치려는 건가! 내가 이런 곳에 수결을 할 이유가 어디 있소! 만약 허가증에 내 수결이 있다면 그건 분명 위조된 것일 터! 당장에 관련자들을 잡아들이겠다!”

내력을 담아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문기의 외침에 조화원을 방문하려던 사람들이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사라졌다. 손님들을 내쫓는 문기의 행동에도 여인은 겁먹거나 불쾌한 기색 하나 없이 처음의 태도를 유지했다.

“어머나, 어머나! 여기 시장님이 수결한 계약서도 있는 걸요?”

여인이 품에서 꺼내 내민 서첩을 낚아채서 펼친 문기는 분노 어린 표정으로 여인을 노려보며 외쳤다.

“감히! 이건 주점 허가서잖아! 여인을 사고파는 조화원이 주루라고? 속일 걸 속여야지!”

시에서 장사를 하려면 시장에게 허가서를 받아야 했다. 대체로 신청만 하면 허가가 나오는데 여인이 상주하며 술과 웃음을 파는 업종은 기루였지 술과 안주를 파는 주점은 아니었다. 소견은 계속되는 문기의 다그침에 여인의 눈치를 살피며 안절부절못했다.

“어머나? 아직 소문을 못 들으셨나 보군요? 저희 조화원은 동광시에서만큼은 특별히 기루에서 주점으로 업종 변경을 했답니다. 사실 동광시가 조화원이 들어설 만큼 번성한 도시가 아니라서 어쩔 수 없이 취한 조치이지요.”

“……그깟 얄팍한 눈속임으로 사람을 속여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럼 저 여인들은 뭔가!”

조화원이 들어설 만큼 발전된 도시가 아니라는 건 시장인 문기도 잘 알고 있었으나 그 소릴 다른 사람 입에서 들으니 불쾌한 건 당연했다.

문기는 대번에 불쾌한 표정으로 삼 층 창문에 빼곡히 모여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일행을 구경하고 있는 여인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외쳤다. 여인들은 문기가 자신들을 가리키자 꺄꺄거리며 호들갑을 떨었고 여인은 여유 만만한 태도로 말했다.

“그야 저희 주루의 점소이들입니다. 칙칙한 남자가 접대하는 것보다 아리따운 여인들이 접대하는 게 훨씬 손님들 보기에도 좋고 매상에도 좋으니까요. 뭐 서로 눈 맞아 배까지 맞추는 건 개인의 사정이니 원주인 제가 상관할 일이 아니지요.”

“감히 누굴 능멸하려고 하는 건가! 이전까지와 별로 다를 게 없잖…… 컥!”

결국 못 참겠는지 소견은 벌컥 소리 지르는 문기의 뒤통수를 시원하게 때렸다. 그리고 문기의 뒤통수를 찍어 누르며 여인에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이놈이 사실 이런 놈이 아닌데 워낙 고지식한 성격이라 시장으로서 시에 관련된 일이면 물불을 안 가리는지라 넓으신 아량으로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

“호호, 용서라뇨! 동광시는 열혈 시장님을 만나 큰 복인 거 같습니다. 인사가 늦었네요. 오래간만입니다, 소견 소협.”

여인은 호호거리며 웃더니 소견에게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소견의 손을 뿌리치고 다시 버럭 다그치려다 여인이 소견에게 인사하자 떨떠름한 표정으로 소견에게 말했다.

“……아는 사이냐? 하지만 아무리 아는 사이라고 해도 시의 일에 사적인 관계를 끼워 넣을 순 없다. 이 일은 진상 조사를 통해…….”

“으이그, 화상아! 아까 하신 말씀 못 들었냐! 원주님이 업종 변경했다고 하는데 니가 안 믿으면 어쩌려고!”

“흥! 원주님이든 지점장이든…… 어라?”

말하다 보니 뭔가 이상했다. 조화원에서 원주라 칭할 수 있는 이는 당연히 한 명뿐. 중천의 고위층과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무림에서도 절정 고수로 이름 높은 여걸. 문기의 입이 쩍 벌어지고 설마 하는 표정으로 여인을 바라보았다. 문기의 시선에 여인은 다시 꾸벅 고개를 숙이며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

“조화원의 원주인 창화경이라 합니다.”

“……만화선자 창화경.”

문기의 안색이 삽시간에 흙빛으로 변했다. 조화원은 오랜 전통을 가진 기루로서 중천 전역에 지점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기루의 수입 대부분을 고아원과 학당 등의 운영과 굶주린 자들을 위한 사회복지 사업에 쏟아 부어 사람들로부터 여성을 사고파는 기루에 대한 인식을 달리 하게 만든 곳이었다.

그리고 조화원은 보통 기루와는 다르게 손님이 여인을 마음대로 취할 수 없었다. 여인의 시중을 받으며 술을 마실 수는 있지만 여인을 취하려면 여인과 합의를 봐야 했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용을 써도 불가능했고 강제로 취하려 했다간 그 지휘 고하를 막론하고 반드시 망신을 당하고 말았다.

지금은 많이 사그라졌지만 아직도 조화원 출신이라 하면 일등 신붓감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을 정도였다. 중천의 웬만한 도시엔 전부 들어서 있는 조화원은 도시 내에 조화원의 지점이 있냐 없냐에 따라서 도시의 크기 유무를 판단할 정도로 조화원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컸다.

조화원의 주인인 만화선자 창화경은 중천의 고위층과 두터운 인맥을 가지고 있고 무림 쪽으로도 배분상 문기의 선배였고 조화원 또한 가장 많은 무림의 여고수를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즉 이래저래 관과 무림 양쪽으로 상대가 안 되는 존재에게 엄청난 무례를 저질러 버린 것이었다. ‘너 이제 잘리는 거야? 난 어디 가서 빌붙으라고!’ 난리치며 따지고 드는 적산을 노려보고 문기는 화경을 향해 깊숙이 허리 숙여 포권을 취하면서 사과했다.

“제 무례를 사죄드립니다. 하지만 이건 무림의 후배로서 선배에게 무례하게 군 점을 사과드리는 거지, 시장으로서 제 임무를 다하려 한 일에 대해선 전 한 점의 잘못도 느끼지 않으며 어떤 문책을 하시더라도 떳떳이 받겠습니다.”

“어머나! 역시 대단한 시장님이시네요. 호호, 상관없습니다. 오히려 이런 분을 모실 수 있게 돼서 더더욱 영광입니다.”



금가무적은 11월초에 출판됩니다.

현재 연재분량이 반권을 넘은지라 연재는 여기까지인거 같습니다.

이정도도 아슬아슬 하다는...



댓글이 지워지고 다르게 변해 있더군요.

그저 껄껄 웃을뿐입니다.

불쾌해진 제가 우스워 지더군요.

다른분들에게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무관심으로 대응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9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금가무적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금가무적 27 +79 08.10.10 14,752 13 9쪽
27 금가무적 26 +37 08.09.30 14,773 13 9쪽
26 금가무적 25 +41 08.09.28 13,466 11 7쪽
25 금가무적 24 +44 08.09.26 13,521 14 8쪽
24 금가무적 23 +30 08.09.25 12,954 15 6쪽
23 금가무적 22 +31 08.09.24 13,044 16 9쪽
22 금가무적 21 +25 08.09.23 12,354 17 7쪽
21 금가무적 20 +30 08.09.22 12,930 17 8쪽
20 금가무적 19 +35 08.09.21 12,753 16 9쪽
19 금가무적 18 +33 08.09.20 12,194 16 7쪽
18 금가무적 17 +27 08.09.19 12,749 15 10쪽
17 금가무적 16 +23 08.09.18 12,577 15 8쪽
16 금가무적 15 +24 08.09.17 13,160 16 7쪽
15 금가무적 14 +29 08.09.16 13,004 18 6쪽
14 금가무적 13 +21 08.09.15 13,272 15 8쪽
13 금가무적 12 +14 08.09.14 13,129 14 5쪽
12 금가무적 11 +21 08.09.13 13,926 18 9쪽
11 금가무적 10 +22 08.09.11 14,105 17 9쪽
10 금가무적 9 +24 08.09.10 13,978 16 7쪽
9 금가무적 8 +21 08.09.09 14,646 17 12쪽
8 금가무적 7 +29 08.09.07 15,790 18 6쪽
7 금가무적 6 +20 08.09.06 16,142 18 10쪽
6 금가무적 5 +19 08.09.05 17,115 23 13쪽
5 금가무적 4 +10 08.09.05 17,123 22 7쪽
4 금가무적 3 +17 08.09.05 17,996 25 10쪽
3 금가무적 2 +13 08.09.05 20,126 25 8쪽
2 금가무적 1 +14 08.09.05 24,759 34 12쪽
1 금가무적 서장 +20 08.09.05 41,677 29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