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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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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가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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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작품등록일 :
2008.10.10 03:18
최근연재일 :
2008.10.10 03:18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436,940
추천수 :
447
글자수 :
106,300

작성
08.09.22 05:21
조회
12,904
추천
15
글자
8쪽

금가무적 20

DUMMY

비무대에는 한창 탈명삼도 팽진욱과 사자검 우육회의 대결이 펼쳐지고 있었다.

간밤의 회의를 통해 이미 우승자까지 결정한 마당이니 짜고 치는 거나 다름없었다. 다만 너무 티가 나면 안 되니까 실제 비무를 펼치다 기회를 봐서 패자는 패배를 선언하기로 합의를 봤다.

화린을 설득하기는 힘들고 만만한 적산을 설득해 빙궁과의 일전을 피하려던 소견과 문기는 비무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개방을 통해 대놓고 우승자가 가려졌으니 인수인계를 준비하란 뻔뻔한 통지에 할 말을 잃어버렸다.

“내가 이래서 무림인들을 싫어하는 거야. 지들이 무조건 옳고 지들이 정의지. 힘없는 놈은 모든 걸 빼앗겨도 당연한 거고 항의하고 대드는 걸 악으로 몰아가는 것들.”

적산의 비아냥에도 문기와 소견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취걸개가 백방으로 노력하며 빙궁이 순순히 납득할 리가 없다. 전쟁이 벌어진다. 경고하고 다녔지만 이미 화린의 미모와 빙궁의 세력을 고스란히 가질 수 있다는 매력적인 사실에 취해 취걸개의 경고를 무시했다.

그나마 취걸개의 경고를 심각하게 생각한 건 같은 구파일방의 세력뿐이었다. 정도 무림의 행태에 실망한 취걸개는 적산을 볼 낯이 없다며 빙궁과의 일전이 벌어질 시 개방은 불참함을 선언하고는 소견을 제외한 모든 개방도와 함께 동광시에서 철수했다.

취걸개를 뒤따라 나머지 구파도 철수해 버리고 본선 출전자가 있던 소림은 일원의 재교육을 명목으로, 가기 싫다고 버티는 일원을 개 패듯이 패면서 데리고 가 버려서 비무 대회는 정도 무림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나머지 사대세력들만의 잔치가 되어 버렸다.

“흥! 내가 아주 아주 귀빈이긴 귀빈인가 보구만. 날 경호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니 아주 황송하다, 황송해.”

귀빈석에서 따로 떨어져 나온 적산의 자리는 사대세력의 무인들이 경호를 명목으로 둥그렇게 둘러싼 채 빈틈없이 포위한 지 오래였다.

문기도 주위를 둘러보며 투덜거렸다.

“그러게 시청에 가만히 있으면 이런 일 없잖아.”

아무리 사대세력이 강력하다 해도 감히 시청을 공격할 간담은 없었다. 관의 상징인 시청에서 검을 뽑기만 해도 당장 중앙군이 들이닥쳐서 해당 세력에 속한 모든 이의 구족을 멸족시켜 버릴 게 분명했다.

“흥! 금가의 남아는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진다! 내가 술 취해서 한 계약이든 아니든, 내가 직접 수결한 이상 내가 책임을 진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화린의 무위라면 손쉽게 도망칠 수 있기에 적산은 이미 도망칠 구멍을 만들어 놨다.

“그 책임을 어떻게 질 건데?”

그 사실을 모르는 소견은 가진 건 개뿔도 없으면서 자존심만 내세우는 적산을 향해 머리가 아픈지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적산은 소견의 물음에 팔짱을 끼고 콧바람을 거세게 뿜으며 말했다.

“금가장이 아닌 새로운 가문을 세운다.”

“…….”

“푸하하! 좋은 생각이지? 이름을 뭐로 할까? 으음…… 아! 대금가장 어때? 이름 좋다! 대금가장!”

“소녀, 서방님을 끝까지 따르겠사옵니다.”

“오옷! 역시 우리 마누라! 좋아! 나만 믿으라고!”

자화자찬하는 적산과 맞장구치는 화린. 거기에 더 기고만장하여 콧대를 세우는 적산을 바라보며 소견과 문기는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한숨을 땅이 꺼져라 내쉬었다. 이제는 빙궁이 칼부림을 하든 정마대전이 벌어지든 될 대로 되라 싶었다. 혈란을 막기 위해 속 타는 자신들이 더 이상한 놈처럼 느껴졌다. 어쩌자고 저런 놈과 친구가 됐는지 원……. 그놈의 정만 아니면 당장에 모른 척할 것을 정이 웬수였다.

“하지만 말이야……. 그래도 저놈이 우승하는 꼴은 보기 싫은데 말이지…….”

사자검 우육회와 싸우면서도 힐금힐금 빙화를 향해 시선을 던지는 팽진욱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적산이 중얼거리자 화린이 말했다.

“제가 죽여 버리겠사옵니다.”

“아니, 그건 너무 쉬워.”

“그럼 죽고 싶어지게 만들겠사옵니다.”

“끄응…… 그것도 별로……. 흐흐, 나한테 좋은 방법이 있지.”

문기와 소견은 저놈이 또 무슨 일을 벌이려고 그러나 싶어 걱정스레 바라보았다.

사방이 탁 트여 비무대는 물론 관중석에서도 잘 보이는 자리인지라 사람들은 비무를 구경하면서도 화린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적산은 비무대를 가만히 노려보며 기회를 노렸다. 치열한 척 싸우던 팽진욱과 우육회의 자리가 뒤바뀌고 팽진욱은 적산과 화린을 마주 보는 위치에서 움직임을 멈추었다. 우육회를 향해 포권을 취하며 말을 하면서도 시선은 여전히 화린에게 가 있었다.

겉으론 누가 우승하든 상관없다고 했으나 내심 그 당사자가 자신이 되기를 바랐다. 팽가와 세가연합회에서도 계획의 제안자이자 조건도 다른 누구에게 뒤지지 않기에 팽진욱을 우승자로 추천했고 상당한 출혈을 요하는 양보 끝에 합의를 볼 수 있었다.

“역시 사자검의 무명엔 감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이에 본인은 마지막 초식으로 승부를 결정지을까 합니다.”

우육회는 말없이 기수식을 취하며 오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짜고 치는 진정한 승부가 아니라지만 패배하는 게 달가울 리 없었다.

“하압! 맹호출동!”

화린에게 최대한 멋진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팽진욱은 자신이 아는 가장 강력한 초식으로 우육회에게 쏘아져 들어갔다. 일직선으로 찔러 들어가면서도 끊임없는 흔들림으로 상대를 교란하는 살초였지만 모르는 상태에서 살초지, 뻔히 어떤 초식을 쓰고 어디를 공격할지 다 아는 상태에선 겉으로만 그럴듯한 초식일 뿐이었다.

사자검 우육회는 팽진욱의 초식에 맞춰 대충 상대해 가며 지기에 적당한 초식을 건성으로 펼쳤다. 초식을 펼치면서도 시선은 화린을 향하던 팽진욱의 모습에 갑자기 적산은 옆에 있던 화린을 덥석 끌어안았다. 그것도 살짝 어깨를 끌어안는 게 아닌 완전히 품 안에 꼭 끌어안는 모습을 보고 팽진욱의 시선이 흔들렸다.

무인들의 승부에서 한눈을 파는 건 패배와 직결되는 일이다. 아무리 짜고 치는 거라지만 아니 오히려 짜고 치는 거라 한눈을 파는 건 더 위험한 일이었다.

당연히 팽진욱의 검은 예정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고 기겁을 한 우육회가 황급히 몸을 틀어 검을 피했지만 자신도 검격을 펼치던 와중이라 허공으로 빗나가야 할 우육회의 검이 팽진욱의 눈가에서 아른거렸다.

적산의 품에 안긴 화린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던 팽진욱은 갑자기 눈앞에서 아른거리는 검날에 화들짝 놀라, 모르게 방어한다는 것이 그만 우육회의 몸을 좌에서 우로 비스듬하게 베어 버리고 말았다.

“크헉!”

피보라를 내뿜으며 우육회가 바닥에 쓰러지자 의외의 사태에 잠시 당황하던 사람들이 후다닥 비무대 위로 올라왔다. 지혈을 한 우육회가 들것에 실려 나갔다. 팽진욱은 검이 스쳐 지나가며 생긴 상처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거칠게 훑으며 적산을 노려보았다.

“쯔쯔, 비무 대회에선 불의의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더니 진짜였구만. 근데 고수는 불의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가 봐? 아니지, 저놈이 고!수!가 아닌가 보지. 안 그래, 마누라? 캬캬캬.”

갑작스레 적산의 품에 안겼다 풀려난 화린은 별다른 흔들림 없이 무표정하게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마누라가 쟤 상대하면 몇 수 만에 이길 수 있어? 물론 일 초 만에 끝낼 수 있지?”

적산의 물음에 화린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적산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말했다.

“어라? 저놈이 일 초는 견딜 수 있다는 거야? 흐음…… 그래도 꽤 하는 놈인가? 그래도 삼 초는 못 넘기겠지?”

“아니옵니다, 서방님.”

“삼 초 이상 견딘다고? 흐음…… 인정하긴 싫지만 좀 하는 놈인가?”

“아니옵니다. 손쓸 필요도 없사옵니다.”

“으음?”

“저자 정도의 수준은 기세만 내뿜으면 알아서 무너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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