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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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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가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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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작품등록일 :
2008.10.10 03:18
최근연재일 :
2008.10.10 03:18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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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6,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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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7
글자수 :
106,300

작성
08.09.24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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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금가무적 22

DUMMY

적산의 말에 팽진욱은 갑자기 할 말을 잃었다. 인정하자니 무인의 자존심이 땅바닥으로 떨어지는 일이었고 그렇다고 비무를 하자니 계약서 내용으로 따져 봤을 때 빙화와 비무하면 그걸로 끝이라 금가장의 권리를 주장할 수도 없었다.

“쯔쯔, 막판에 당했군. 적산 저놈 남 괴롭히는 재주 하난 정말 인정할 만하다.”

“재주가 그것뿐이라 문제지만. 근데 저놈 어쩔 거 같냐?”

“글쎄? 빼도 박도 못하게 당한 거지. 형수님이 내공도 안 쓰고 딱 한 손만 가지고 상대해 준다는데 외면하면 소심한 겁쟁이에 비웃음거리가 되는 거지. 그리고 설사 승낙한다 해도 문제지. 내공도 안 쓰고 한 손으로 상대하는 형수님 이겨 봤자 명예는커녕 비웃음거리고, 혹시나 지기라고 한다면 가문에서 호적 파 버릴걸?”

“그럼 적산이랑 비무하겠네?”

“그렇다고 적산이랑 비무하려고 해도 문제지 적산한테 자존심이란 개념이 없다는 걸 모른 게 저놈의 실책이야. 무공이라곤 일초반식도 모르는 적산과 싸워서 이겨 봤자 뭔 소릴 듣겠냐?”

“저놈도 의외로 불쌍하네.”

문기와 소견의 들으라는 듯이 떠드는 소리에 팽진욱의 얼굴은 점점 똥 씹은 것처럼 일그러졌다.

“아, 어쩔 겨? 한 손도 무서워? 그럼 우리 마누라 가만히 있을게. 와서 한 대 건들기만 하면 니가 이기는 거야! 빙화를 패배시킨 자! 무인한텐 고수를 이기는 게 명예라면서? 좋네? 너 이런 기회 다시는 안 온다. 니가 이럴 때가 아니면 언제 우리 마누라를 한번 이겨 보겠어? 눈 딱 감고 한 대만 치면 네가 이기는 거라니까? 엄청난 명예 아냐?”

명예는 개뿔. 욕이나 안 들으면 다행이었다. 계속되는 적산의 도발에 팽진욱은 눈빛만으로 적산을 갈가리 찢어 버릴 듯 했다. 비무대를 뒤덮어 버릴 정도의 살기를 일반인인 적산이 그대로 맞대면 이렇게 떠들 수도 없는 일이지만 화린이 적산에게로 향하는 기세는 모조리 차단해 버린지라 적산도 쉽게 떠들 수 있었다. 하지만 팽진욱의 속을 긁으면서도 눈 딱 감고 빙화와의 비무를 포기해 버리면 죽는 건 자신이었기에 떨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후, 본인은 빙화 소저와의 비무에 필패함을 인정하오. 그러니 금가장은 빙화 소저가 아닌 다른 인원을 내세우시오! 물론 금적산 당신 말고 그런 인물이 있다면 말이오.”

“팽적산! 진짜 무인의 자존심도 내팽개친 채 일반인과 비무를 하겠다는 건가!”

“흥! 막문기 대협! 당신은 동광시의 시장으로서 이 행사에 끼어들 권리가 없습니다. 설마 금적산을 대신해 비무를 하려는 건 아니겠지요? 물론 그러시겠다면 전 그냥 패배를 선언하고 물러나겠습니다. 물론 소견 대협께서 나서시겠다면 마찬가지겠지만요.”

“크윽!”

문기와 소견은 분한 듯이 팽진욱을 노려보았다. 시장인 문기가 금가장의 대리로 출전한다면 중천에선 당장에 반란 혐의로 보고 중앙군을 급파할 것이다.

융통성이라곤 전혀 없는 중앙군이 들이닥치면 그 어떤 변명도 소용이 없었다. 원리 원칙만이 절대적인 기준인 중앙군은 당연히 규칙에 따라 반란 혐의인 문기와 문기를 시장으로 뽑은 동광시의 모든 인원과 그들의 구족까지 말살해 버릴 정도로 냉혹하고 잔인한 곳이었다. 그리고 실제 그런 일이 한 번 일어났었기에 중앙군의 무서움은 다들 잘 알고 있었다.

소견 또한 마찬가지인지라 개방의 후개 신분인 소견이 금가장의 대리로 나섰다간 당장에 개방의 후개 신분을 박탈당한다. 이건 방주인 취걸개도 막을 수 없는 일이었다.

후개 신분을 박탈당하는 걸로 끝난다면야 소견은 당장에 후개 따윈 집어치울 수 있지만 후개 신분을 박탈당함과 동시에 개방의 공적으로 몰리게 되며 직접적인 당사자인 적산과 빙화에게도 피해가 간다.

손을 쓰지도 못하고 노려만 볼 때 갑자기 청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앗! 화린 언니!”

청림은 화린을 발견하자마자 쪼르르 달려가 화린에게 안겼다.

“청림아! 오기 싫다는 애가 갑자기 여기는 왜 온 거야!”

적산은 청림의 머리를 딱 소리 나게 때리면서 소리쳤다. 수틀리면 어떻게든 도망쳐서 도시 안으로만 들어가 버리면 안전한데 이렇게 청림까지 나와 있으면 짐이 될 게 뻔했다.

“아얏! 히잉, 오라버니, 전 화연 언니랑 같이 왔단 말이에요!”

적산에게 머리를 얻어맞아 아픈지 눈물을 찔끔거리던 청림은 억울한 듯 칭얼거렸고 그제야 시선을 돌린 적산은 두 눈을 끔벅거렸다. 화린과는 정반대의 화사한 분위기를 풍기는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저…… 뉘신지?”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소견이 어정쩡한 표정으로 포권을 취하며 말했다.

“오랜만입니다, 검화 낭자.”

“검화?”

“안녕하세요. 백화연이라고 해요.”

적산을 향해 활짝 웃으며 꾸벅 허리 숙여 인사하자 주변이환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순간 헤벌쭉 웃으며 마주 인사하려던 적산은 옆구리에 느껴지는 서늘한 한기에 화들짝 놀라 화린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험험, 아, 안녕하십니까? 금적산이라고 합니다.”

“예, 알고 있어요.”

“에?”

싱글벙글 미소 짓는 화연의 모습에 적산이 어리둥절할 때 화린이 적산의 시선을 가로막으며 서서 화연을 바라보았다. 무표정한 화린과 생글생글 미소 짓는 화연의 모습은 상반되면서도 잘 어울렸다. 무림삼화 중 두 명이 한자리에 모이니 마치 그곳만 어둠 속에 빛을 밝히는 촛불처럼 환한 느낌이 들었고 사람들의 시선이 떠나갈 줄을 몰랐다.

화린과 화연 사이에 흐르는 기류를 다른 이들은 느끼지 못했다. 어째서인지 가중되는 묘한 부담감에 적산은 어쩔 줄을 모른 채 안절부절못했다.

팽진욱도 빙화와 검화가 같이 있는 한 폭의 그림 같은 아름다움에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 곧 정신을 차리고는 왠지 무시당한 기분이 들어 울컥하며 외쳤다.

“검화 소저! 이렇게 와 주신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하지만 빙화 소저와의 비무를 하기에 앞서 금가장의 장주와 해결할 일이 있으니 잠시 기다려 주기를 바라오!”

팽진욱의 외침에 그제야 팽진욱에게 시선을 돌린 화연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누구세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귀여운 화연의 표정에 팽진욱은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본인은 하북 팽가의 가주이신 오호도 팽일기 가주님의 차남인 일도단천 팽기진의 둘째인 탈명삼도 팽진욱이라고 합니다.”

“거기서 뭐 하세요?”

“……그러니까 본 비무 대회의 우승자인 본인은 빙화 소저와 비무할 권리를 얻었으나 본인의 미흡함을 인정하여 금가장의 다른 인원과 비무할 수 있습니다. 이에 전 금가장의 장주인 금적산 대협에게 비무를 청한 것입니다.”

“우와아! 아까는 대놓고 적산이라고 부르더니 미녀 앞이라고 대협이냐! 뻔뻔하다!”

소견의 대단하다는 듯한 감탄사에 잠시 찔끔했으나 이미 시작한 일 계속해서 뻔뻔하게 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훗! 자, 금적산 대협. 비무대에 올라오시오. 금가장의 인원이래 봤자 당신과 저기 작은 소녀뿐. 설마 비열하게 저 소녀를 대신 내세우진 않겠지요? 아무리 치졸하고 염치가 없고 뻔뻔하고 치사하고 성질 더러워도 그럴 리는 없겠지. 안 그렇습니까?”

팽진욱의 말에 소견과 문기는 납득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다 가로저었다. 팽진욱이 아직 안 겪어 봐서 그렇지 적산이라면 충분히 청림을 대신 내세울 수 있었다. 아니다 다를까 적산은 팔짱을 낀 채 당당하게 외쳤다.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지! 청림아 가랏! 출동이다! 우리 금가장의 위대함을 보여 주고 오도록!”

“에엣! 제가요?”

“음! 딱 보니까 저놈은 아직 덜 큰 여자 애를 좋아하는 취향 특이한 성격이야. 그러니까 굳이 말할 필요도 없는데 청림이 널 언급한 거잖아. 가서 울어. 울면서 달려들면 못 이기는 척하고 져 줄 거야.”

“헤엑! 전 그런 변태는 싫어요!”

청림은 쪼르르 화린의 뒤에 숨은 채 고개를 저었다. 졸지에 변태가 되어 버린 팽진욱은 시뻘겋게 변한 얼굴로 외쳤다.

“크아악! 이 쓰레기 같은 놈! 어린 소녀를 대신 내세우려는 거냐!”

“그러니까 내가 나서려고 했는데 굳이 청림이를 들먹이는 게 관심 있어서 그런 거 아냐?”

“으아악! 금적산 네놈이 올라오란 말이다!”

“그럼 제가 상대해 줄게요.”


p.s 오늘은 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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