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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년에 님의 서재입니다.

사냥개,.

웹소설 > 자유연재 > 전쟁·밀리터리, 중·단편

말년에
작품등록일 :
2020.05.14 20:28
최근연재일 :
2020.06.1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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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0,228

작성
20.05.27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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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제2장 살아가는 이유 살기위한 이유(19完)

클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DUMMY

산수 대장은 턱을 어루만지며 조용하게 말했다.


"그리고 당신이 나를 급하게 만나 달라고 요청한 것은 아마 이곳에서 나간 총지휘관이라는 자가 미끼였겠구먼 함께 온 무리 중 총지휘관이란 자와 그를 따르는 자를 죽이고 자신들은 진영으로 돌아가 아마 이렇게 이야기하겠지


'적들이 교섭하러 간 총지휘관을 살해하였다. 우린 간신히 살아서 도망쳤다'


이런 식으로 말이야


그렇게 되면 사자를 죽인 나쁜 놈들이 되는 것이고 그들은 분노하겠지. 아마 당장에라도 우리를 공격하려 들 거야 아닌가?"


원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생각한 것과 완벽하게 일치하였다.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산수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대들이 이곳에 온 이유는 총지휘관이라는 자가 살해되리라는 것을 미리 알고 막아보려 했지만 실패하였고 교섭에 대한 답신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가 저들의 생각지 못한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을 염려하여 사실을 알리러 왔다고 생각해도 되는가?"


원수는 산수의 말에 크게 감탄하였다. 상황을 정확하게 보고 있었다.


"비슷하지만 조금 다릅니다.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을 염려하여 온 것도 맞지만, 더 궁극적인 목표는 항복을 권하러 온 것입니다."


"항복을 권하러 왔다?"


"예. 이곳으로 들어오는 길이 아무리 요새라 하여도 결국 함락당하게 될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그 점은 산수 대장께서도 이미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은 죽음을 피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지금 항복한다면 목숨은 부지할 수 있습니다. 항복이 꺼려지신다면 후퇴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곳으로 통하는 길은 하나뿐이니 불가능한 방법이지요"


원수의 말에 산수 대장의 표정이 바뀌었다. 화가 난 듯하면서도 어딘가 슬픈 표정이었다.


"그대들 이름이 한원수와 정갑이라고 했지? 그대들은 왜 이 전쟁에 참여하였나? 뚜렷한 목적이 있나? 군인도 아닌 정보상인이라는 자들이 전쟁에 참여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지금 그게 무슨 말인지..."


갑자기 주제와 벗어나는 질문에 조금 당황한 원수는 산수 대장에게 되물었다.


"후후후 질문이 너무 어려워서 그런가? 아니면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당황해서 그런가? 그렇다면 질문을 바꾸어보지 그대들은 살아가는 이유가 있는가? 삶의 목적이 무엇인가?"


산수 대장은 여전히 알 수 없는 말만 하였다. 원수와 정갑은 지금 그가 하는 질문의 의도를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산수 대장은 그런 둘을 보고 한 번 더 웃어 보이며 말했다.


"내가 지금 여기서 함께하는 모든 사람은 살아가는 이유를 잃었다. 삶의 목적을 잃어버렸지 젠노니카로 인해서 가족, 형제, 친구 모두 잃은 사람이다. 지금 그들은 단지 죽지 못해 사는 자들이야 죽지 못해서 단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는 없기에 살기 위해서 싸우는 사람들이다. 단지 살기 위해 싸우는 것이 이유가 돼버린 사람들이지

그런데 그런 사람들에게 싸우지 말고 항복하라고? 살아가는 이유도 잃어버렸는데 살기 위한 이유도 저들에게서 빼앗으란 말인가? 난 그렇게 하지 못하네"


원수는 산수 대장의 말을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그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그럴싸한 말로 포장은 해놓았지만 죽기 위해 싸운다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이번 토벌 작전은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마지막 발악을 해본들 기다리는 건 죽음뿐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그 죽음을 피할 길이 있는데 피하지 않고 죽음을 맞이하겠다는 건 멍청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마음도 이해는 되었다. 가족과 형제, 친구 모두 잃은 그 아픔... 원수 자신도 가족을 잃었기에 그 아픔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 그들을 이끄는 산수라는 자의 무거운 짐도 알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죽음으로 그 짐을 벗으려는 건 잘못된 선택이었다.


"한 무리를 이끄는 사람이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겁니까? 저들에게 살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죽기 위해 싸우라고 등 떠미는 것과 다를 바가 무엇입니까?"


"그러면 뭔가 다른 방법이 있는가? 저들은 지금 살아도 사는 게 아닌 고통 속에 있는데 그 고통에서 해방해줄 방법이 있느냔 말일세"


"저들이 살아가는 이유가 없어져 단지 살기 위해 싸운다고 하셨지요. 그렇다면 살아가는 이유를 만들어 주면 되지 않겠습니까? 살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닌 살아가는 이유 말입니다."


산수는 원수의 말에 무언가로 크게 얻어맞는 기분이 들었다. 지금까지 저들이 살아가는 이유를 잃고 단지 살기 위해 싸우고 있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아팠지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그냥 저대로 가만히 두었다. 하지만 지금 내 앞에 있는 이자는 살아가는 이유를 만들어 주라고 한다. 살아가는 이유를...


"어떻게 무슨 수로 이유를 만들어 주는가? 죽은 사람을 살릴 수도 없고...."


"저들의 죽은 가족들이 지금 저들의 모습을 좋아하겠습니까? 살기 위해 싸우는 모습을? 언제 죽는다 해도 이상할 것 없는 상황에서 그것을 지켜보고 있는 마음은 어떻겠습니까? 죽은 가족들을 위해 살아가라고 하십시오.

죽은 가족들에게 난 이만큼 잘살고 있으니 좋은 곳으로 편히 가라고, 먼저 간 사람들이 편히 떠날 수 있도록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살아가는 이유가 되게 하십시오.

먼저 떠난 사람들은 항복을 해서라도 살아있기를 바랄 것입니다."


산수는 원수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은 맑고 초롱초롱했으며 거짓이 없는 눈이었다. 선한 사람의 눈을 가지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자신들은 이들의 적이나 다를 바가 없다. 그런데 그런 자들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적 진영에 와서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열변하고 있다. 원수를 믿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사실 자신도 이대로는 희망이 없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저들이 항복 요구를 했을 때 조건을 내걸며 받아들이려 하였다. 최소한의 조건... 자신들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미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총지휘관이라는 자가 살해당하여 무산될 줄 몰랐지만, 최소한 항복하는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상황을 대비해두긴 하였다. 문제는 남아있는 사람들이 따라줄지 모른다는 것이었지만 원수의 말대로 하면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한 가지만 묻지 나는 그대들의 총지휘관이라는 자에게 항복을 권유받고 우리가 살 수 있는 땅을 달라고 조건을 걸었네 다소 무리한 조건이긴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그것이 최소화한 이였지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도 생각해 둔 것이 있지

하지만 총지휘관이 살해되어 우리의 이야기가 전달조차 되지 않은 줄은 몰랐는데 누가 왜 그를 살해한 것인가?"


"그를 살해한 자는 젠노니카 특수부대의 일원으로 살해를 지시한 자는 그 부대의 대장입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특수부대... 그렇다면 공격이 처음과 달라진 것도 설마..."


"그들이 오고 나서부터입니다"


산수는 조용히 눈을 감고 생각했다. 저들의 공격이 더욱 치밀해진 것이 첫 패배의 이유가 아니라면 자신이 느꼈던 불안감은 곧 현실이 될 것이라 직감했다.


"무언가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좋아 그대의 말을 따르도록 하지 하지만 항복은 아니네 일단 이곳을 버리고 후퇴하겠네 그 이후 일은 생각해 둔 것이 있으니..."


"이곳으로 통하는 길은 봉쇄 당해 후퇴가 불가능 합니다."


"방법은 있네 더는 알려고 하지 말게 지금 이렇게 마주 보고 있어도 그대는 지금 우리의 적이니 말일세 이해하겠지?"


원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니 반박할 수가 없었다.


"그럼 저희는 돌아가서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공격이기를 늦춰보겠습니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고맙군.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어! 그때는 적군이 아니라 아군으로 말일세...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니 그냥 편하게 술이나 한잔할 수 있으면 좋겠네"


산수는 원수와 정갑의 포박을 풀어주었다. 원수와 정갑은 곧바로 산수의 진영을 빠져나와 아군 진영으로 되돌아갔다. 되돌아가는 길에 살해당한 시신은 이미 치웠는지 보이지 않았다. 무라키의 시신도... 원수는 무라키가 죽은 것을 다시 한번 생각했다.


이제 정말로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밝힐 수가 없는 것일까? 마음은 복잡하였지만, 지금은 그것만 생각하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일단 살릴 수 있는 사람은 살릴 수 있게 됐으니 마무리만 잘 된다면 혼자 조용히 생각할 시간은 충분할 것이다. 원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정갑과 함께 진영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살릴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이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길었던 2장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비축해 놓은 분량도 2장을 끝으로 모두 소진되었네요

앞으로의 연재는 3장 내용을 생각하고 글을 쓰면서 차후 공지하겠습니다.

못해도 이틀에 한 편은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마무리하는 모습 보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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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제3장 反젠노니카(9) +6 20.06.19 33 3 13쪽
38 제3장 反젠노니카(8) +4 20.06.19 24 2 11쪽
37 제3장 反젠노니카(7) +4 20.06.19 29 2 14쪽
36 제3장 反젠노니카(6) +4 20.06.18 24 2 10쪽
35 제3장 反 젠노니카(5) +3 20.06.16 20 2 9쪽
34 제3장 反 젠노니카(4) +12 20.06.08 29 6 15쪽
33 제3장 反 젠노니카(3) +4 20.06.06 27 3 13쪽
32 제3장 反 젠노니카(2) +10 20.06.02 32 5 15쪽
31 제3장 反 젠노니카 +8 20.05.30 36 5 7쪽
» 제2장 살아가는 이유 살기위한 이유(19完) +10 20.05.27 50 6 9쪽
29 제2장 살아가는 이유 살기위한 이유(18) +2 20.05.27 28 3 8쪽
28 제2장 살아가는 이유 살기위한 이유(17) +7 20.05.26 36 3 8쪽
27 제2장 살아가는 이유 살기위한 이유(16) +4 20.05.26 30 2 8쪽
26 제2장 살아가는 이유 살기위한 이유(15) +2 20.05.25 30 1 7쪽
25 제2장 살아가는 이유 살기위한 이유(14) 20.05.25 31 1 8쪽
24 제2장 살아가는 이유 살기위한 이유(13) +2 20.05.24 32 1 8쪽
23 제2장 살아가는 이유 살기위한 이유(12) +2 20.05.24 32 1 8쪽
22 제2장 살아가는 이유 살기위한 이유(11) +2 20.05.22 36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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