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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갓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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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버스
작품등록일 :
2023.11.13 16:05
최근연재일 :
2023.11.29 15:49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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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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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
글자수 :
98,371

작성
23.11.2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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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오늘부터 갓수저 17화

DUMMY

17화.




“너, 무슨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 거냐?”

“오밤중에 갑자기 불러서 무슨 말이에요, 아빠.”

“너, 후우. 내가 방금 무슨 연락을 받았는지 짐작해보거라.”

“새파랗게 젊은 그놈을 응징할 방법을 찾으신 건 아닌 듯 하고. 짐작이 안 가는데요?”

고개를 갸웃거리는 여성은 바로 서경희였다.

서경희는 하루에도 몇 번이나 기분이 들쑥날쑥했다.

출근 전에 거울에 비친 뽀얀 피부를 보면서 활짝 웃다가도 출근만 하면 수(Soo) 때문에 화가 난다.

다시 저녁에 거울을 보며 기분이 좋아졌다가 수에서 만든 크림통을 보면 또 화가 난다.

이는 매일 겪는 큰 변화이고, 그 사이에도 분명 감정의 기복이 왔다갔다한다.

그래서 참지 못하고 아버지에게 재촉도 했다.

금방 방법을 찾을줄 알았는데 2주가 넘어가는데도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그러다가 연락을 받고 급히 달려왔다.

오밤중에 온 호출이라 드디어 방법을 찾은 거라 여겼다.

한데, 오자마자 잔소리다.

그것도 표정이 심각했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무슨 일인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사업적인 부분에서는 눈치도 빠르고 성과를 잘 내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상상력이 부족했다.

“주서방에게 연락이 왔다. 너와 이혼하겠다더구나.”

“네에?”

“자긴 꼭 아이를 갖고 싶다는구나. 되도않은 핑계지. 정말 애를 갖고 싶었다면 진즉 그 빌미로 이혼을 했겠지.”

“정말 그 인간이 그랬다고요?”

“너, 그 말버릇 아직도 못 고친게냐!”

“아니, 왜 저한테 화를내세요.”

“후우. 정말 몰라서 묻는 거냐? 주서방이 네가 사업하겠다고 한 것도 다 받아주고,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한 것도 다 용납해주었다. 그런데 넌 그 말 버릇 하나도 못 고쳤단 말이냐! 잘하겠다고 해서 방치한 내 잘못이다. 내가 신경 썼어야 했는데...”

“아니, 아빠는 지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싸가지없이 아빠한테 이혼 통보한 인간을 나무라셔야죠.”

서경희의 말에 서회장은 화를 애써 눌러 참았다.

과거에는 재계뿐 아니라 정치권과도 혼사를 많이 맺었다.

하지만 요즘은 재계와 혼사를 맺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다 보니 결혼을 하면 여자들이 사업에 깊이 관여하지 않고 내조에 더 비중을 둔다.

사업을 아예 포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도 낳지 않으면서 몰입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서경희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겠다고 고집을 피웠고, 관철시켰다.

서회장은 그런 주서방이 고마워서 더 잘 챙겨주려했다.

딸의 개입으로 그마저도 못하게 되었지만.

어쨌든 서회장은 주서방을 좋게 보고 있었다.

그런데 뜬금없이 오밤중에 이혼 통보를 해왔다.

이유라고 내세운 것도 어이가 없었다.

“시간이 없어서 자세히는 알아보지 못했지만 전략실에서 주시는 하고 있었다. 이틀 전, 주회장이 수라는 회사의 대표와 접촉을 했다더구나. 혹시 아는 게 있느냐?”

“수의 대표와 만났다고요? 주회장이?”

“너...아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널 탓해서 뭐할까. 넌 그 말버릇 때문에 큰 고초를 겪을 일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딸이 잘 되기를 바라도 모자랄 판에 악담을 하시네요. 그래서, 그자와 주회장이 만났다는 거죠?”

“그래.”

“그러면 대충 짐작은 가네요.”

“내가 예상하는 게 맞는 거냐?”

“사업적인 부분을 예상하신거라면 맞을 거예요.”

“후우. 어찌할 생각이냐?”

“이혼해줄 생각 없어요.”

“이혼사유가 차고도 넘친다. 소송을 걸면 무조건 네가 진다. 시끄럽게 소송으로 가지말고 그냥 이혼해라.”

“아빠!”

“너,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아니, 모르는 척을 하는거냐?”

“또 뭐가요?”

서경희는 짜증이 잔뜩 묻어난 얼굴로 목소리를 높였다.

“뉴클레오 국내 매출이 반토막이 났다. 그리고 내일 수에서 신제품을 내놓는다더구나. 각 브랜드 사장들은 한 달만 지나도 매출이 80퍼센트까지 줄어들거라더구나. 곧 수출이 시작되면 해외의 매출도 같은 길을 걸을 테고. 10조 매출을 달성하던 회사가 몇 달 만에 2조로 쪼그라들게 생겼다.”

“그래서 저보고 뭘 어쩌라는 거예요? 그리고 우리가 화장품 회사 뿐이에요? 그동안 많이 벌어놨잖아요.”

“이런 정신머리 없는 것을 봤나. 물류쪽은 타격이 없을 것 같으냐? HK쪽에서 플라잉카 배송 사업을 추진한단다. 선결제를 하고도 사려는 제품을 등에 업고 추진하면 15조가 넘는 택배, 배달 시장은 대부분 HK로 넘어간다. 그걸 몰라서 하는 말이냐? 게다가 유통시장은 어쩔거냐? 800조가 넘는 유통시장은 타격이 없을 것 같아!”

서회장은 목소리가 갈라질 정도까지 소리를 높였다.

서경희는 그제야 사태가 심각하는 것을 직감했다.

수에서 화장품 종류를 늘리고, 모든 제품을 HK백화점에 입점을 하면 난리가 난다.

프리미엄은 백화점, 한등급 낮은 제품은 대형 마트에 공급하는 방식을 취하면 그 또한 난리가 난다.

“수의 대표는 과할 정도로 추진력이 좋다. 만약 빠르게 제품 숫자를 늘리고, 다른 영역까지 확장하면 그룹 전체 매출이 반토막 난다. 겨우 11위까지 올라왔는데 20위 밖으로 밀려난다. 해법을 찾지 못하고 1년만 더 지나도 30위 밖으로 밀려날 수 있어. 이래도 그딴 소리나 지껄일 셈이냐! 정녕 네년을 호적에서 파야겠느냐?”

“아, 아빠. 어떻게...”

서경희는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다.

하지만 서회장은 입술을 앙다문 채로 서경희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눈에는 핏발이 서 있었다.

부모가 자식을 호적에서 팔 수는 없다.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돈줄을 다 막아버리면 호적을 판 것보다 더 끔찍한 일이 발생한다.

남남이 되면 앞길을 막지는 않지만 돈줄을 막아버리면 어디에서도 일을 할 수 없도록 만들어버린다.

대한민국은 돈없이 살 수 없다. 돈줄을 막는 것은 경제적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였다.

“버텨봐야 소용없다. 아니, 버티면 더 추한꼴만 보게 될 것이다. 그러니 합의 이혼을 서둘러라. 자식도 없으니 금방 끝날 것이다. 다른 어떤 조건도 요구하지 말고 그냥 이혼해라. 그리고 넌 내일부터 모든 일에서 물러나라. 만약 내 말을 어기고 허튼 짓을 하려고 한다면 정말 크게 후회하게 될 것이다. 따뜻한 집에서 편하게 살고싶으면 시키는대로 하거라.”

“아, 아빠. 지금 저보고 집구석에서 폐인처럼 지내라는 건가요?”

“그래. 집구석에서 나오지 말라는 소리다. 한 발짝이라도 나온다면 난 널 아프리카나 깡촌으로 보내버릴 테다. 내 말을 절대 허투루 듣지 마라. 난 자식 새끼보다 피땀흘려 세운 내 회사가 더 소중하다.”

“아, 아빠, 어떻게 그런...”

“듣기 싫다! 다시 말하지만 내 지시를 어길 생각은 티끌만큼도 하지 마라. 가거라.”

서회장이 몸을 돌렸다.

서경희는 서회장의 등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그녀의 눈물은 분노에서 나오는 눈물이었다.

이 상황이 되어서도 정신을 못차리고 복수할 생각에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도 그녀는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프리카로 보낸다고? 거기가면 크림을 못 쓰잖아. 그러면 폭삭 늙어버린다고. 절대 안 돼! 절대!’

도대체 어떤 정신 상태이기에 이런 상황에서 크림 따위를 걱정한단 말인가.

아마 서회장이 서경희의 생각을 알았다면 아마 뺨을 시원하게 때렸을지도 몰랐다. 평생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던 행동을 말이다.

서경희가 나가고도 서회장은 한참이나 서재실에서 혼자 서 있었다.

그리고 거의 자정이 다 된 시간. 서재실로 한 남자가 들어왔다.

“최실장. 음식 외에는 아무것도 주지마. 자네가 특별히 챙겨. 절대로 집 밖을 나가지 못하게 해. 반항하면 묶어도 좋아. 아예 방에 가두고 밖에서 문을 잠궈버려. 알겠어?”

“네, 회장님.”

“가봐.”

“네, 회장님.”

최실장이 나가자 서회장을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돈으로도 안 되고, 인맥으로도 안 되고, 정치권은 당장 움직일 수도 없고. 선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아냐, 그때가 되면 늦어. 도대체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한다...”


작가의말

간혹 현실에서 사이코들을 보면 정말 심각한 상황에서 엉뚱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볼 때가 있죠. 주변에는 흔하지 않지만 살아가다 보면 만나게는 되더군요. 언론에 등장하는 사이코들도 보면 이해 안 되는 인간들이 있고요. 

서경희가 좀 그런 인간이긴 합니다. 상식적으로 서경희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하시면 안 되고, 이해 안 되는 사이코들을 떠올리시면서 봐주셨으면 해요.  
벌써 수요일이네요. 
곧 12월이기도 하고요. 시간이 진짜 너무 빨리 가네요.
감기 조심하세요~
댓글, 추천, 선적으로 응원해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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