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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갓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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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버스
작품등록일 :
2023.11.13 16:05
최근연재일 :
2023.11.29 15:49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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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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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
글자수 :
98,371

작성
23.11.1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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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오늘부터 갓수저 1화

DUMMY

1화.



“진짜, 돌아왔구나. 그게 꿈이 아니었다니.”

20대 후반까지 살았던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30만원 짜리 원룸이다.

20년 이상 지난 낡은 건물에 5평도 안 되는 반지하다.

관리비 포함 35만원이지만 비교적 저렴한 관악구라도 이 가격에 절대 구할 수 없는 곳이다.

보증금이 아까워서 고시원을 들어갈까도 했었다.

하지만 화장실이 딸린 곳은 허접한 곳도 40만원 이상이고, 좀 괜찮은 곳은 50만원 이상이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반지하라 눅눅한 공기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과거에는 이 공기가 너무 싫었는데 지금은 꿈이 아니라는 생각에 반갑기까지했다.

휴대폰을 찾았다.

“이게 어딨지? 보통 베개 옆에 두는데...”

이불을 젖히고 폰을 찾는데 갑자기 무릎위로 툭 떨어졌다.

“어라, 이게 내가 쓰던건가? 50년 전으로 보내달라고 해서 기억이 가물하네.”

스마트 폰을 움켜쥐고는 화면을 톡톡 두드렸다.

“1월 20일 목요일 오전 8시네. 20살로 보내달라고했으니...어라, 2028년? 헐. 설마 신께서 실수를...”


[이놈아. 난 실수하지 않는다. 다이아몬드 수저인 재벌들이 부러워서 갓수저로 다시 살게 해달라고 한 네가 짠해서 시간을 아낄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다. 네가 왜 2020년 1월로 보내달라고 했는지 잘 안다. 막대한 수익 때문이겠지.]

[처음에는 네 뜻대로 2020년으로 보내주려했다.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겠더구나. 즐기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으니 20살부터 70살까지 네가 낼 수 있는 이론적 수익을 고려해서 돈을 주도록 하마. 돈 쓰기 좋게 전산화가 매우 잘 된 시기로 보냈다. 단, 최소한의 노력은 해야 그 돈을 쓸 수 있느니라.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는 스마트 기기를 보면 알 수 있다. 깔린 어플을 잘 활용하거라.]

[아, 그리고 네가 결혼 생활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은 것 같아 아내를 만나기 1년 전으로 보냈다. 즐거운 삶을 살아가거라.]


“아아, 날 배려해서 그러신거구나. 그럼 투자하는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네? 근데, 이론적 수익이면 얼마나 될까. 50년이면 꽤 액수가 클 것 같은데...”

강혁은 갓수저로 다시 살기를 바랐다.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고 해서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신은 강혁을 배려해주었다.

기억을 가지고 과거로 돌려보내주겠다고 한 것이다.

강혁은 2020년 1월을 선택했다. 기억을 가지고 있으니 그때로 돌아가면 막대한 돈을 벌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마음같아서는 비트코인이 처음 발행된 때로 가고 싶었지만 그때는 너무 어렸다.

20살이 되는 2020년이 그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그랬는데 신이 또 한번 그를 배려해주었다.

강혁은 신께 감사 기도를 하고는 스마트 폰을 켰다.

신이 주신 물건이라 그런지 1초만에 켜졌다.

첫 화면에 어플 두 개가 보였다.


갓뱅크(글로벌뱅크).

갓어플.


은행부터 살펴볼까하다가 노력을 해야 돈을 쓸 수 있다는 말이 떠올라 갓어플부터 실행했다.


[사용자를 확인합니다.]

이름 : 강혁.

직업 : 갓수저.

나이 : 만 28세.

키 : 185cm.

체중 : 78kg.


“어라, 키가 185cm? 175cm였는데 10cm나 더 크다고?”

내용을 보다 말고 당황스러워서 벌떡 일어났다.

책상에 있는 책과 샤프를 들고 벽으로 갔다.

등을 붙이고 책을 머리 위에 올렸다.

책이 움직이지 않고 몸을 빼고는 샤프로 선을 그었다.

‘줄자가 있었나? A4용지 세로 길이가 얼마였지?’

책상을 살폈지만 줄자는 보이지 않았다. 눈에 띄는 것은 책 몇 권과 A4용지라서 검색을 통해 세로 길이가 약 30cm라는 것을 확인했다.

“오, 6번하고 엄지 세 번 남네. 책 두께도 있으니 진짜 185cm는 되겠네. 대박!”

딱 봐도 과거보다 커졌다는 것은 알았지만 실제 눈으로 확인하니 키가 커진 상태였다.

혹시나 해서 거울을 살폈다.

“쩝. 얼굴은 그대로네.”

외모까지 바뀌지 않았을까 기대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책과 샤프를 다시 책상에 놓았다.

“어라. 지갑이네?”

스마트 폰이 나타날 때 책상에 지갑도 나타났지만 키를 재는데 너무 몰입해서 미처 보지 못했다.

고급스러워보이는 지갑을 살펴보았다.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 반짝이는 금빛 카드와 플라스틱 카드가 있었다.

“글로벌뱅크? 아, 폰에 있던 은행앱도 글로벌뱅크였지. 이곳에 내 계좌가 있나보구나. 이럴 게 아니라 앱부터 제대로 확인해보자.”

책상에 앉아서 다시 갓어플을 확인했다.


이름 : 강혁.

나이 : 만 28세.

직업 : 갓수저.

키 : 185cm.

체중 : 78kg.

보유 현금 :

10,000,000,000,000,000,000원.

사용 가능 금액 :

0원.


“헐, 미친. 이게 대체 얼마야? 일, 십, 백, 천...억, 십억...조, 십조....경, 십경, 백경, 처, 천경? 조도 아득한데, 경이라고? 이게 가능한 수치인가?”

강혁은 인터넷에서 간편복리계산기를 찾았다.

고등학교 때부터 알바를 했고, 틈틈이 노가다도 했으며 수능이 끝나자마자 일을 시작해서 적게는 1,000만원, 무리를 좀 하면 5,000만원 정도 마련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20살 때로 보내달라고 했다.

투자원금을 1,000만원으로 적고, 50년 동안 연 100퍼센트 수익을 달성한다고 적었다. 미래를 알고 있으니 연 100퍼센트가 아니라 월 100퍼센트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아주 보수적으로 잡았다.

계산을 터치하자 수익이 떴다.

“미친. 112해? 경다음 해? 50년 동안 복리로 2배씩 수익을 내면 이런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니. 인생 2회 차로 돌아온 것만큼이나 충격적이네. 근데, 왜 사용 가능 현금은 빵원이지?”

의문을 가지기 무섭게 어플에 글자가 바뀌었다.


[다이아몬드 수저인 재벌도 후계 수업을 받는다. 갓수저의 후계 수업을 통해 보유 현금을 취하라.]


[후계 수업을 받으시려면 ‘확인’을 터치해주세요.]


‘아, 최소한의 노력! 후계 수업이 헬 난이도는 아니겠지?’

떨리는 마음으로 확인을 터치하자 다시 글자가 다시 바뀌었다.


【1단원. 갓수저의 기본 권리】

〈레슨 1. 돈지랄.〉

갓수저가 갖춰야할 가장 기본이 되는 권리는 바로 소비다.

인간 세상은 순환의 원리가 작동한다.

그중 가장 중요하다고 할 것이 경제의 순환이다.

갓수저는 일반적인 부자와 달리 돈을 굴리는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돈을 팍팍 쓸 수 있을까 고민하는 존재다.

한시적으로 보유 현금에 걸린 사용제한을 풀어줄 것이다. 24시간 동안 마음껏 돈을 써라.

◎ 보상.

쓴만큼 전용계좌로 입금.


※ 24시간 동안 이체와 결제가 무제한이다. 단, 물건 구입이 아닌 가족이나 지인 등의 계좌에 이체하는 것과 투자 계좌를 만들어서 이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싸구려 물건을 부풀려서 구입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적당히 해먹자. 양심 없이 꽁으로 먹으려하지 말고.


“쩝. 당구장표시가 가슴을 후벼파네. 그래도 후계 수업이 생각보다 쉬워서 다행이네. 드라마에서 보면 재벌들 후계 수업이 엄청 빡빡해서 긴장했는데. 24시간이라는 게 조금 아쉽지만 돈 쓰는 거야 식은 죽먹기지!”

강혁은 책상에서 벌떡 일어났다.

시간은 금이라는 말이 현실이 되었으니 최대한 시간을 아껴야한다.

한데, 그 순간 스마트폰이 맹렬하게 진동했다.

강혁은 인상을 찌푸리며 폰 화면을 쳐다보았다.

“응? 이대리? 아! 이대리! 사장 조카라 1년 만에 대리 달았던 그 새끼네. 하긴, 이 인간이 날 괴롭히는 걸 아주 좋아했었지. 미친 새끼.”

28살의 기억을 떠올리자 이대리가 누군지 생각났다.

인간은 악연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한다. 특히 피해자는 그 아픔을 평생 가슴에 안고 살아간다. 그저 평소에는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 떠올리지 않는 것뿐이다.

기억의 스위치가 켜지자 이대리와 악연이 낱낱이 기억났다.

“쩝. 이때는 진짜 개호구에 빙다리핫바지였구나.”

씁쓸하게 웃고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어, 강대리. 오늘 8시까지 출근하라는 말 못 들었어?

“무슨 일입니까?”

−목소리가 어째 좀 까칠하다? 뭐, 그건 나중에 따지기로 하고, 일단 빨리 출근부터 해. 이번 달 납품 수량 맞추려면 아무래도 강대리가 고생 좀 해야겠어.

“싫은데.”

−뭐? 싫은데? 야, 강대리. 너 미쳤어? 이 새끼가 어디서 반말을 찍찍해?

“야, 낙하산 이대리.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이야. 유치원 때 다 배우는 건데, 유치원도 꿇었니? 반말은 니가 먼저했잖아. 이 새끼야!”

강혁이 핏대를 세우며 목소리를 높이자 순간 침묵이 찾아왔다.

10초 정도의 정적이 흐를 동안 이대리도 침묵했다.

강혁은 피식 웃더니 입을 열었다.

“사무직으로 바뀐지가 언젠데 매번 생산직 라인까지 신경 쓰라는 거지? 그렇게 신경이 쓰이면 니가 해, 이 새끼야. 난 오늘부터 그만둘 테니까. 그리고 낙하산으로 쳐들어와서 좆도 모르는 주제에 명령하지 마. 짜증나니까.”

−너, 너...

“너, 너 거리지말고 열받으면 찾아와. 한 판 뜨게. 그렇지 않아도 네 면상에 주먹이라고 꽂고 싶으니까. 아니다. 내가 갈까? 그래, 내가 가는 게 낫겠다. 너 딱 기다려. 가서 아구창을 날려버릴 테니.”

참아왔던 욕설을 터트리며 쏟아내자 전화가 끊겼다.

“별 것도 아닌 놈에게 그렇게 당했었다니...시원하게 쏟아내니 스트레스는 확 풀리네. 진짜 가서 확 엎어버릴까?”

잠시 이대리 멱살을 잡는 상상을했지만 고개를 저였다.

24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돈을 써야 입금 되는 금액도 늘어난다.

‘내가 쳐들어가서 멱살이라도 잡을까 전전긍긍하겠네. 우선 그걸로 만족하지 뭐. 지금은 돈 쓰는 게 먼저니까.’

강혁은 샤워를 하고 옷을 챙겨입었다.

“쩝. 바지는 그나마 접어서 입던거라 괜찮은데, 윗도리는 다 작네. 패딩도 팔이 짧고. 집 계약하고 백화점부터 가야겠다.”

나가기 전에 다시 한번 거울을 보자 자신감이 뿜뿜 올라왔다.

남자는 얼굴이 평범해도 키가 크면 자신감이 커지는 법이다.

물론 키가 작아도, 못 생겨도 지갑이 든든하면 없던 자신감도 솟는 법이고 말이다.

만족한 얼굴로 폰과 지갑을 확실히 챙겨서 집을 나섰다.

지갑을 잘 쓰지 않던 터라 신경 써서 챙기지 않으면 잃어버릴 수도 있다.

집을 나서며 갓뱅크, 세상에 알려지기로는 글로벌 뱅크라고 알려진 은행앱을 실행했다.

‘오오, 따로 인증할 필요없이 바로 접속이 되네. 신께서 주신 기기라 그런건가.’

따로 인증이 필요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갓어플을 실행했다.

어떤 기기든 사용설명서를 잘 숙지해야 불편함이 없다.

‘사용자를 인식해서 해킹을 못한다라. 좋네. 신께서 아주 확실하게 선물을 주셨구나. 그럼 주신 은혜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인생 2회 차를 신나게 즐겨주셔야지.’

반지하를 나와 익숙한 길을 따라 걸으며 설명서를 유심히 살폈다.

폰을 쳐다보면서 길을 걷는 것은 디지털 세대들에게는 패시브 스킬과 같은 것이다.

‘마침 청담동에 괜찮은 신축 고급 빌라가 있네. 흠, 이때는 750억이 최고가였나? 쩝, 아쉽네. 최소 2,500억에서 3,000억 짜리는 있을 줄 알았는데 아쉽네.’

강혁은 2070년까지 살다온 사람이다.

2070년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집이 무려 5,000억이었다.

한국은 양반이다. 뉴욕과 LA의 경우는 2조 짜리 주택이 등장했다.

부자들 중 3조, 4조를 들여서 집을 지은 사람도 꽤 있었다.

물가상승분을 고려하면 2028년의 750억도 상당히 큰 돈이다. 최고가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지만 결코 싼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쓴 만큼 입금이 되는 강혁의 입장에서는 아쉬운 가격이다.

‘그나마 2028년이라 한도만 되면 부동산이 돈 쓰기 최고로 좋긴하단 말이지.’

죽기 직전까지도 만원 짜리 한 장 편하게 쓴 적이 없다.

그런데 지금은 수천억을 천원 짜리 한 장도 안 되는 것처럼 말한다.

그럴 수밖에. 한시적이지만 1,000경이나 되는 돈을 마음껏 쓸 수 있는데 천억이 대수일까.

‘이번 생은 진짜 돈지랄이 뭔지 제대로 느껴보자. 돈이면 안 되는 게 없는 세상이니 뭐든 못할까.’

강혁은 길을 걸으며 택시를 호출했고, 5분도 안 되어 택시가 왔다.

“기사님. 청담더원으로 가주세요.”

청담더원이라는 말에 기사는 흠칫 놀라더니 정중한 목소리로 출발하겠다는 말을 하고 천천히 차를 몰았다.

5년 전 청담동 고급빌라 분양가가 350억을 찍으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차량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집안에 차를 주차할 수 있는 럭셔리한 고급빌라였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청담더원 750억짜리 슈퍼펜트하우스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창밖을 바라보는 강혁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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