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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갓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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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버스
작품등록일 :
2023.11.13 16:05
최근연재일 :
2023.11.2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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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2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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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오늘부터 갓수저 16화

DUMMY

16화.




“오빠, 어떻게 됐어?”

“어떻게 되긴 뭐가 어떻게 돼?”

“답신이 왔냐고?”

“그렇게 급하면 네가 직접 보내지 그랬어. 모양 빠지게 그룹 회장이 그딴 구멍가게에 굽신거려야겠어?”

“메일 하나 보내놓고 굽신은 무슨.”

“어떤 형태든 내가 먼저 메일을 보냈다는 것만으로도 굽신거린거나 마찬가지야. 몰라서 그래?”

“됐고. 다시 보내봐. 아니, 오빠가 직접 연락해봐.”

“여긴 회사다.”

“그래서 뭐? 내가 오빠 편에 서지 않았으면 오빠가 지금 회장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 것 같아? 진짜 나 삐뚤어지는 거 보고 싶어?”

재계 서열 10위의 대기업 총수인 주태현은 억지를 부리는 동생을 쳐다보았다.

답답한 상황이지만 동생의 도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어서 웬만한 일은 들어주었다.

하지만 이번 일은 너무 억지스럽다.

“그래. 솔직히 네가 날 도와줘서 지금까지 웬만한 건 들어줬다. 하지만 이번 일은 너무 억지스럽다 생각하지 않냐? 그 회사 하나로 항공과 물류가 2배 이상 커질 거라고? 그게 가당키나 해? 그렇지 않아도 그 둘은 정체중인 분야인데?”

“오빠는 아직 그 크림 안 써봤지? 내 얼굴이 어때보여?”

“너, 그거 피부과에서 시술받은 거 아니었어?”

“오빠. 피부과에서 아무리 좋은 시술을 받아도 쌩얼로 10살 이상 어려보일 수는 없어.”

“너 원래 어려보였어.”

“그거야 가족이니 그런거고. 예의상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객관적으로 어려보이는 걸 말하는 거야. 크림을 발랐다고 그 즉시 10살 이상 어려보이는 건 불가능해. 내가 피부에 들인 돈만 수억, 아니 수십억이야. 그런데도 못한 걸 수라는 회사는 단 3만원에 해결했어. 이래도 자꾸만 안 된다고 할래?”

“뭐? 피부과에 수십억을 쏟아부었다고?”

“아오, 왜 자꾸 핀트가 어긋나. 그게 중요해? 수십억으로도 못한 걸 3만원으로 했다는 게 중요하지. 오빠 지금 굽신거리기 싫어서 일부러 그러는 거지?”

주미현이 쏘아보자 주태현이 찔끔했는지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주미현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럴줄 알았으면 좀 더 자세히 말해줄 걸 그랬네. 그동안은 오빠가 내 의도를 잘 파악해서 적극적으로 임할 거라 생각했는데 실수였어. 오빠, 지금 수에서 수출을 준비하고 있어. 그러면 항공과 물류는 발전할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2배는 심하잖아.”

“아오, 답답해. 오빠. 2배도 적게 잡은 거야. 내가 파악한 수의 대표는 해외 물량도 상당수 항공 배송을 할 가능성이 높아.”

“뭐?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어떤 미친 놈이 3만원 짜리를 항공으로 배송해?”

“이 오빠가 진짜 아무것도 모르네. 수에서 나오는 제품이라면 배송비를 1만원이라도 지불할 사람이 수두룩해. 3만원이 아니라 30만원에도 살 테니 제발 좀 팔아달라고 난리야. 그럼에도 수의 대표는 회원가입을 하지 않으면 판매를 안 해. 그것도 계정당 2주에 하나씩만 팔아. 워낙 효과가 좋아서 되파는 사람도 없을 정도라고. 그러니 목매고 다들 사려는 거고. 이정도 반응이라면 이번 기회에 플라잉카 배송을 도입하면 되잖아. 전국 어디든 8시간 이내 배송을 내걸고 건당 5,000원 정도 받으면 돼. 기다리겠다는 사람은 기존처럼 무료배송하면 되고.”

“뭐? 배송비를 5,000원이나 받자고? 2,500원도 많다고 난리인데 거의 2배나 올리자는 말이야? 500원 더 올리려고 해도 반발이 장난이 아닌데?”

“수에서 나오는 화장품 가격이 말도 안 되게 싸. 다들 빨리 배송받고 싶어서 난리라고. 플라잉카 배송은 아무도 시도하지 못하고 있잖아. 미리 선점하면 나중에 수의 품목이 늘어날수록 우리에게 유리해.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거야? 이건 무조건 되는 사업이라니까!”

주미현이 목소리를 높이자 주태현은 소파에 몸을 묻고는 턱을 매만졌다.

플라잉카 배송.

HK그룹의 HK택배에서 꿈에 그리던 일이다.

플라잉카 배송이 실현된다면 그야말로 물류 혁명이 온다. 처음에는 8시간이지만 민원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잡은 시간이다. 그리고 배송시간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시골 구석구석까지 플라잉카를 주차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된다면 전국 어디든 2시간 안에도 가능하다.

잘팔리는 물건은 그냥 갖다 놓기만 해도 재고가 쌓일 일이 없으니 지역별 대형 창고에 미리 준비해두면 된다. 그러면 배송 순서가 빠른 곳은 30분 안에도 받을 수 있다.

트럭으로 배송할 때는 수백 곳을 한 번에 배송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면 해당지역에서 일정한 물량의 주문이 와야 배달이 가고, 주문량이 적은 지역이라면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에 배송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플라잉카는 지역내에서 움직인다면 1분에서 5분이면 어디든 갈 수 있다. 적은 수량을 반복해서 배송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배터리 수명이 워낙 길고, 물건을 싣는 그 짧은 시간에도 80퍼센트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물류 혁명이 일어나지 말라고 해도 일어날 수준이었다.

시기도 너무 좋다.

최근 기업에게 플라잉카 이용이 허가되었다.

물류로 활용한다면 세제 혜택도 있다.

물론 그럼에도 너무 비싸다. 플라잉카 사업을 추진하려면 건당 1만원의 배송비를 받아야한다는 보고까지 있었다.

하지만 일정 배송 수량만 확보된다면 가격은 낮출 수 있다.

“크림 판매량은 좀 어때?”

“지난주만 해도 하루 100만 개 이상은 팔린다는 말이 있었어. 한데, 5일 정도 지났는데 200만 개 정도 팔리는 것 같아.”

“200만개? 화장품 단일 품목을 하루에 그렇게 많이 판다고? 그럼 연간 7억 개가 넘잖아.”

“7억개가 아니라 연간 70억 개도 팔릴 거야. 수출이 시작되면.”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이 오빠가 진짜! 내가 여태 말했잖아. 이건 어디에서도 만들어낼 수 없는 물건이라고. 70억 개도 적게 잡은 거야. 국내에서만 화장품 전종류가 150억 개 이상 팔려. 수가 모든 화장품을 만들지는 않겠지만 대표적인 것들만 만들어도 50억개 이상 팔 수 있어. 그럼 세계적으로 몇 개나 팔겠어? 70억 개? 솔직히 700억개가 팔린다고 해도 믿을 판이야. 단지, 그정도 물량을 만들만큼 공장을 늘리지 않을 거라 판단해서 적게 잡은 거고. 이런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그냥 둘거야? 다른 기업에서 엄청 눈독들이는데도?”

“다른 기업에서 벌써?”

“그래. 하지만 수의 대표는 요지부동이야. 내 생각에는 임원들을 보내서 그런 거라고 봐. 그쪽은 회장달았거든. 급 안 맞는 사람은 보내지 말라는 뜻인거지. 솔직히 그것만 아니면 내가 직접 움직였을 거야. 그러니 제발 가서 목에 힘주지마. 무조건 굽히고 들어가. 무릎이라도 꿇어!”

“아니, 나보고 그딴 구멍가게 사장에게 굽히라는 거야? 메일로 정중하게 보내는 거랑 실제로 만나서 머리를 숙이는 건 천지 차이야. 우리 HK기업이 국내 10위라는 걸 잊은 거냐?”

“국내 10위? 퍽이나 좋겠다. 수는 올해 안에 국내 1위 따위는 찜쪄먹을 거야. 그런데 고작 10위라고 목에 힘을 주겠다고? 오빠는 평생 10위에서 머물거야?”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일개 화장품 기업이 재계 1위라니.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3만원 짜리 50억 개면 150조야. 하지만 그건 화장품 종류가 2개일 때 이야기야. 10종으로 늘어난다고 정확히 5배가 팔리지는 않을 거야. 전세계 화장품 시장 규모가 1,000조 수준이니까. 어쨌든 그중 70퍼센트는 무조건 차지할 수 있어. 그럼 700조야. 그래도 구멍가게야?”

“뭐? 700조? 10개가 나오면 10개가 다 그렇게 팔릴 때 이야기잖아.”

“무조건 팔려. 이게 시너지 효과가 있거든.”

“헐,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자꾸 말도 안 된다고 하지말고 무조건 가서 빌어. 회장이 직접 움직인 경우는 없단 말이야. 진짜 이거 놓치면 나 제대로 삐뚤어진다. 내가 흑화하는 꼴 보고 싶어?”

주태현은 동생의 과격한 태도에 적잖게 당황했다. 지금까지 억지를 부린 일이 있지만 포기할 건 포기할 줄 아는 동생이었다.

하지만 이번 일은 목숨을 걸고 하는 게 눈에 보였다. 진짜 들어주지 않으면 작정하고 자신을 방해할 것만 같았다.

이후로도 긴 대화가 오갔지만 결국 주태현은 동생의 말을 들어주기로 했다.

그가 동생의 뜻을 따르기로 한 것은 다른 것 때문이 아니라 재계 서열을 높일 수 있다는 말 때문이었다.

10년 넘게 10위에서 머무르고 있다.

이제는 지겹다.

“회장님?”

“아,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동생이 자꾸 떠올라서요.”

“동생분이라면...”

“회장님에게 무릎을 꿇는 한이 있더라도 이번 일을 성사시키라고 한 막내 동생이 있습니다.”

“막내동생이라면 소문이 별로 좋지 않던데...”

“성격이 좀 지랄맞은 부분이 있죠. 인정합니다.”

주태현의 말이 강혁은 살짝 놀랐다.

재벌들의 자존심은 하늘보다 높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일부러 자존심을 건드려 본 것이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서경희처럼 고압적인 자세로 나왔을 것이다. 부회장도 그랬는데 그보다 더 규모가 큰 대기업 회장이라면 뻔하다.

아니, 일개 과장도 협력사 사장에게 갑질을 하는 세상이니 그룹 회장이라면 얼마나 콧대가 높을까.

하지만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이렇게 시원하게 인정해버리다니.

뿌리깊게 박힌 잘못된 기업문화가 아직도 만연하다고 여겼는데 주태현 회장은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강혁은 일주일 전에 이수빈에게 보고 받고 오늘 만나겠다고 통보를 했다.

그렇게 해서 성사된 만남이었는데, 예상과 달리 주태현 회장은 자신을 극진히 대했다.

왜 그런가 싶었더니...

‘막내동생이라. 성질은 괴팍해도 사업적인 눈은 있다는 건가. 하지만...’

이수빈은 HK그룹의 상세한 정보뿐 아니라 가족에 대한 것도 상세히 보고를 했다.

강혁은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변할 인간이라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세상 풍파속에서 스스로 깨닫고 알아서 변할 것이고, 변하지 않는 인간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저는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저 변한 ‘척’을 할 뿐이죠.”

“동생도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말로는 뭐든 할 수 있죠. 만약, 이건 만약입니다. 제가 주회장님과 손을 잡는다면 계약서에 반드시 들어가야할 문구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오너 일가가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겁니다. 직원들의 일탈까지 막으라는 뜻은 아닙니다. 물론 직원들이 갑질 같은 짓을 했을 때 대응을 잘하셔야겠지만 물의를 일으켰다는 이유만으로 문제 삼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오너 일가는 다릅니다. 물의를 일으키면 계약은 파기된다고 명시해야합니다.”

“받아들이겠습니다.”

“이렇게 시원시원하게 받아주신다니 정말 기분이 좋군요. 하지만 다음 조건은 아마 쉽게 받아들이기 힘드실겁니다.”

“뭐든 대표님의 뜻을 수락하겠습니다. 제 체면따위는 생각하지 마시고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도 마음이 편하네요. 제가 알기로는 뉴클레오 부회장과 사돈지간이라고 하시던데, 맞나요?”

“네, 맞습니다. 제 동생놈과 결혼을 했죠. 한데, 무슨 일이라도...”

“서경희 부회장이 지난주에 저를 찾아와 깽판을 부렸지 뭡니까.”

“네에? 서부회장이 감히 회장님께 깽판을 부렸다고요?”

“네. 고자질하는 것 같아서 이런 이야기는 좋아하지 않지만 주회장님이 솔직하신 분이라 제가 마음에 들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서부회장이 자꾸 떠올라서...”

강혁은 일부러 말을 흐렸다.

그러자 주회장이 얼른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인지 말씀해주십시오. 바로 시정하겠습니다.”

이제 시정하겠다는 말까지 나왔다. 누가 위이고, 누가 아래인지 확실히 구분이 되는 단어였다.

강혁은 씨익 웃고는 서경희 부회장이 한 일을 말해주었다.

그러자 주태현이 노발대발하며 말했다.

“내, 이걸 그냥...제가 당장 둘을 이혼시키겠습니다.”

“네에?”

이번에는 강혁이 놀랐다.

회사에서 내보내는 수준까지 바란 것인데 이혼을 시키겠다고?

아니, 이렇게 파격적인 제안을 하다니.

강혁이 놀라서 주태현이 말했다.

“처음 동생이 이 사업을 무조건 추진하라고 할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막내동생이 지분이 꽤 있어서 그걸로 협박했고, 재계 순위를 올려줄 수 있을 거라 확신하기에 온 것이 큽니다. 하지만 회장님과 대화를 나눠보니 제가 아주 잘 못 생각했다는 걸 알았습니다. 저는 회장님과 손을 잡고 재계 1위를 노려볼 참입니다. 도와주십시오.”

주태현 회장이 얼른 일어나더니 허리를 숙였다.

정말 예상치 못한 변화에 강혁은 당황했다.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거라 확신은 했지만 이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작가의말

10화 이후부터는 주 5일 연재 될 수 있다고 공지로 남기기는 했는데, 연재주기 공지가 아니라는 걸 뒤늦게 알았네요. 

여튼, 오늘도 한편 올라갑니다. 

즐감하시고, 항상 감기 조심하세요~~

댓글, 추천, 선작으로 응원해주셔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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