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sf판타지를 사랑하는 사람

오늘부터 갓수저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다이버스
작품등록일 :
2023.11.13 16:05
최근연재일 :
2023.11.29 15:49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25,423
추천수 :
610
글자수 :
98,371

작성
23.11.22 15:19
조회
990
추천
30
글자
19쪽

오늘부터 갓수저 11화

DUMMY

11화.



−언니, 가봐야하는 거 아냐?

−그러게. 공장장님이 왜 소식이 없으시지.

정민지 사원과 배지연 사원은 조심스럽게 깨톡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조금 전 배합이 3분 정도 남았을 때 공장장이 먼저 확인 차 나갔다.

5분이 지나서 지금쯤이면 연락이 와야하는데 소식이 없었다.

배지연과 정민지는 1살 차이로 학교는 다르지만 특성화고를 나와서 바로 생산직으로 일했다.

그러다가 화장품 공장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3년 만에 주인이 바뀌고 말았다.

다른 일을 찾아야하나 알아보다가 백승호 공장장에게 연락이 와서 바로 수락했다.

정식 출근은 설연휴가 끝나고 2월 1일부터지만 오늘 대표가 나온다고 했다.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오전에 설연휴 보너스가 입금되었다.

액수가 너무 놀라웠다.

백만 단위도 아니고 앞자리 숫자가 하나 더 붙어 있었다. 너무 놀라서 이게 진짜 보너스가 맞냐고 공장장에게 물어봤을 정도다.

그때 공장장이 제안했다. 오후에 대표가 직접 오는데 나올 생각있냐고.

연휴다 보니 다들 계획이 있어서 사람이 없는데 혼자 대표님을 맞는 건 궁색하니 자리 좀 채워달라고 말이다.

둘은 흔쾌히 수락했다. 너무 궁금했다. 대체 어떤 대표이기에 일도 하지 않은 직원에게 이런 보너스를 줄 수 있는지.

연봉은 업계가 아니라 전 기업을 통틀어 최고라는 말을 하기는 했다. 설 연휴가 끝나고 근로계약서를 쓸 때 확실히 결정이 될 거라고.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아서 한껏 기대감에 나왔다. 그리고 매우 놀랐다.

연예인이나 모델 뺨 칠만큼 예쁜 여자가 비서실장이라는 사실에 1차로 놀랐고, 20살이나 많아봐야 22살 정도로 보이는 남자가 대표라는 사실에 2차로 충격을 받았다.

−언니. 제품에 뭔가 문제가 있는 거 아닐까? 그럼 이거 나가린데...

−재료는 너도 봤잖아. 그 재료로는 이상이 생기려해야 생길 수가 없어.

−그건 그런데. 그래서 문제 아냐? 특색이 전혀 없는 재료잖아. 그걸로 어떻게 회사를 유지해?

−그 부분이야 대표님이랑 임원진들이 알아서 하는 거지. 우린 우리에게 주어진 일만 하면 돼.

−언니도 보너스 봤잖아. 잘 됐으면 해서 그런거지.

−그건 그래. 보너스 받자마자 기도했다니까. 이 회사 쭉쭉 성장하게 해달라고.

−맞다. 언니, 곧 결혼하지?

−결혼은 무슨. 아직은 아냐. 하지만 여기가 지속 가능한 회사라는 게 확실시 되면 바로 해야지.

둘이 깨톡을 하는 사이 다시 시간이 지났다.

강혁은 공장장에게 소식이 없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봅시다.”

“네, 대표님.”

강혁이 일어나자 배지연과 정민지도 얼른 따라 일어났다.

둘은 테스트룸과 가까워질수록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 가는 동안에도 연락이 없어서다.

노크를 하고 들어가자 공장장이 보였다.

뒷모습이었지만 공장에 다른 사람도 없고, 옷도 맞았다.

“공장장님. 배합은 어떻습니까?”

“......”

강혁이 불렀지만 공장장은 석상처럼 가만히 서 있었다.

강혁이 다가가서 공장장의 어깨 위에 손을 얹었다.

“공장장님?”

“네? 아, 네. 대표님.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놀라서 그만...”

“......”

“......”

강혁과 이수빈은 공장장의 얼굴을 보고 말문이 막혔다.

“어, 어머. 누, 누구세요?”

“서, 설마 공장장님?”

놀란 것은 강혁과 이수빈만이 아니었다.

배지연과 정민지도 소스라치게 놀랐다.

분명 옷은 공장장이 맞다.

하지만 얼굴이 너무 달랐다. 지금 공장장의 모습은 누가 봐도 배지연과 정민지보다 어려보였다.

3년 넘게 같이 일을 해왔기에 둘은 공장장을 잘 안다.

그런데 지금 모습은 너무 낯설었다.

낯선데 좋은 기분. 두 여직원은 갑자기 잘생겨진 공장장을 보며 중얼거렸다.

“공장장님이 왕년에 잘생겼다고 그러시더니 진짜...였네?”

“아, 왜 잘 생긴건데...”

배지연목소리와 정민지의 목소리가 차례로 모기 소리처럼 들렸다. 다행히 둘의 목소리를 누구도 듣지 못했다.

“죄, 죄송합니다. 대표님. 제가 급한 마음에 제품을 확인해본다고...”

“아닙니다. 공장장님이 제품을 써보는 게 죄송할 일은 아니죠. 다만, 효과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좋군요.”

“대, 대표님. 이, 이건 효과가 좋은 정도가 아니라 경악, 아니 경악으로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건 마치...그래, 마법입니다, 마법!”

공장장은 혹시라도 제품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을까봐 배합이 끝나자마자 직접 발라보았다.

재료를 봤으니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을 거라 확신하고 바른 것이다. 그런데 바르자마자 얼굴이 젊어지더니 23살이나 많아야 24살 정도로 보이는 게 아닌가.

20대 때만 해도 꽤 잘생겨서 항상 그때를 떠올리며 추억했는데 꿈에서나 그리던 모습이 눈앞에 나타나니 얼마나 놀랐는지. 심지어 얼굴에 잡티가 하나도 없어서 그때보다 오히려 더 잘생긴 얼굴이었다.

처음에는 심장이 떨어져나가는줄 알았다. 크림을 발랐는데 갑자기 24년 전으로 돌아간 듯 했으니 기절하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였다.

오죽했으면 너무 놀라서 꿈인가 싶어 뺨까지 때려보았겠는가.

강혁은 완전히 달라진 공장장을 보며 고민에 빠졌다.

‘이거 너무 성능이 좋아졌는데? 어머니에게 나타난 변화보다 더 극적이네.’

한여사도 20살 정도 젊어지기는 했다. 하지만 다이어트가 그렇듯 살이 많이 찐 사람일수록 짧은 시간 많은 지방이 빠지고, 정상 체중에 가까울수록 살이 잘 빠지지 않는다. 피부가 젊어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20대 초반이 크림을 바르면 드라마틱한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물론 본인에게는 드라마틱할 수 있다. 타인보다 얼굴을 더 자세히, 더 자주 보기 때문에 작은 변화만 생겨도 크게 놀란다.

‘공장장이 어머니보다 6살이 어린데도 효과는 더 좋네. 왜 이런 극적인 변화가 생긴거지?’

강혁이 처음으로 스킬을 쓴 로션은 200ml짜리다. 지금은 kg당 효과를 보도록 세팅이 되어서 5배 정도 더 투입해야 로션과 같은 성능을 발휘한다.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5억을 전부 투입한 게 아니라 2.5억으로 설정한 것이었다.

‘로션이 최대치가 아니었던 건가? 아냐. 비록 뒤늦게나마 안 사실이지만 그때 분명 흥분해서 최대치로 업그레이드 되는 상상을 했었어. 확인을 해볼걸 그랬나. 아니지. 지금이라도 확인을 해보자. 그리고 그 전에 이 사태부터 수습해야겠지.’

강혁이 직원들을 바라보았다.

백성호 공장장은 아주 넋이 나간 모습이었고, 여직원 둘도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크게 뜬 채 입을 크게 벌리고 있었다. 주변에 사람이 있다면 입을 가리는 게 보통인데 어찌나 놀랐는지 입을 벌리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인지하지 못했다.

“험, 험.”

강혁이 소리를 조금 크게 냈다.

그러자 이수빈을 시작으로 공장장과 여직원 둘도 정신을 차렸다.

“오늘 여기 계신 분들은 이 일을 절대로 함구하셔야 합니다. 수빈 씨는 비밀유지서약을 꼭 받으세요.”

“네, 대표님.”

“세 분도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는 마세요. 회사의 비밀은 중요하니까요.”

“아, 아닙니다. 대표님. 당연히 해야할 일입니다.”

“맞아요. 저희도 이 회사가 좋아요.”

“걱정마세요. 하라는 대로 다 할게요.”

백성호 공장장은 물론이고 배지연도 흔쾌히 수락했고, 정민지도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히려 원하는 것은 뭐든 하겠다며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이번 테스트 제품은 제가 모두 회수하겠습니다. 공장장님 따로 빼둔 건 없겠죠?”

“네, 대표님. 발라보고 너무 놀라서 용기에 담아놓을 생각도 못했습니다.”

백성호는 용기에 담아서 직접 가져다 줄 생각이었다. 대표가 편하도록 말이다.

그런데 얼굴을 보고 너무 놀라서 용기에 담을 생각조차하지 못했다.

강혁의 말에 배지연도 정민지도 진한 아쉬움에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로션도 잘 바르지 않는 백성호조차도 너무 아쉬워서 얼굴에 티가 심하게 날 정도였다.

강혁은 문득 이수빈을 바라보았다.

‘역시 수빈 씨도 여자긴 여자네.’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는 쓰고 있지만 강한 아쉬움이 묻어나는 얼굴이었다.

“공장장님. 일단 1kg분량으로 재료를 2회 분으로 가져다 주세요.”

“네? 네, 대표님.”

백성호는 급히 움직였다.

47살의 나이에 직장을 잃은 터라 실의의 빠져 지냈다. 그때 제안이 온 것이라 백성호는 이 직장을 절대 잃어버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대표가 보내온 재료를 보며 걱정이 컸다.

과거 6개월 치에 해당하는 월급이 설연휴 보너스로 입금이 되어 기분은 좋았지만 제대로된 제품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기분이 묘한 상태였다.

그러다가 직접 효과를 확인했다.

백성호는 발바닥에 땀이 날 정도로 뛰었다.

‘된다. 이건 무조건 돼!’

생산직이라고 받은 서러움이 북받쳐올랐다.

회사가 넘어간다는 것을 아내가 알자마자 이혼하자고 했다.

남편이 40대 후반에 구질구질하게 지내는 꼴은 도저히 볼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아이들이 없었기에 아내는 바로 이혼을 요구했고, 결국 헤어졌다.

3개월의 조정 기간이 있었지만 그 기간 아내의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백성호의 얼굴은 실의의 빠졌을 때와 완전히 달랐다.

백성호가 재료를 가지러 간 사이 강혁은 이수빈에 지시했다.

“수빈 씨. 지금 경호팀에 연락해주세요. 저의 집에서 이렇게 생긴 로션 하나 가지고 오라고 해주세요. 마스터 룸에 있을 겁니다.”

“네, 대표님.”

강혁이 스마트 폰으로 사진을 보여주자 그걸 받아서 바로 경호팀에 전달했다.

재료 배합과 얼추 시간이 맞을 것 같아서 딱 좋았다.

잠시 후, 백성호가 왔다.

백성호는 서둘러 배합기에 재료를 넣고 세팅한 다음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대표님. 준비 됐습니다.”

강혁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스킬을 사용했다.

이번에는 kg당 2억과 1.5억, 두 개를 세팅했다.

스킬을 쓰자마자 기계를 작동시켰다.

“시간이 걸릴 테니 사무실에서 기다리도록 하죠.”

“아닙니다, 대표님. 제가 남아 있겠습니다.”

“그럼 같이 앉아서 기다립시다.”

“아닙니다. 대표님은 사무실에서...”

“괜찮습니다. 저 때문에 발생한 일인데 저만 편할 수는 없죠. 같이 기다리죠.”

“네, 대표님.”

“대표님. 용기에 포장이 끝났어요. 여기...”

두 여직원은 백성호가 재료를 가지러 간 사이 3kg의 시제품을 용기에 담았다.

테스트용 용기는 본품보다 사이즈가 더 큰데도 12병이나 나왔다.

두 여직원의 눈빛에서 욕망을 읽은 강혁이 차분한 음성으로 말했다.

“저도 마음 같아서는 이걸 드리고 싶지만 소문이 나면 곤란합니다. 제품으로 나갈 수준의 크림은 한 병씩 드릴 테니 너무 아쉬워하지 마세요.”

“아, 아닙니다. 대표님. 저희에게 이렇게 신경을 써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공장장님은 아무래도 오늘 집에는 들어가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아닙니다. 혼자 살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아, 그렇군요. 그럼 사람들에게 얼굴을 보이지 않도록 신경 써주세요.”

“그럼 그냥 오늘은 공장에서 머물도록 하겠습니다.”

“아닙니다. 날도 추운데 공장에서 지내게할 수는 없죠. 이실장님.”

“네, 대표님.”

“저희 빌라에 빈 곳이 있죠?”

“네. 29세대 중 15세대가 전부 대표님 소유입니다.”

“잘됐네요. 그럼 공장장님도 오늘은 같이 가셔서 빌라에서 하루 지내시면 되겠군요. 내일 원하시는 시간에 차량을 지원해드릴 테니 그걸 타고 가시면 됩니다.”

“아, 아닙니다. 대표님. 제가 어찌...”

“저는 직원을 고생시키는 대표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니 같이 가셔서 편하게 머물다가 가세요.”

“네, 대표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두분...두 분도 오늘 집에 들어가기 힘들 수 있는데, 괜찮겠습니까?”

“네? 저희도요?”

“두 종류가 조금씩은 다르지만 꽤 변화가 클 거라서요. 출시 전까지는 웬만하면 비밀을 지키는 게 낫지 싶네요.”

강혁의 말에 둘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더니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네, 대표님. 저희가 테스트 할 게요! 아니, 하게 해주세요!”

여자에게 피부는 평생을 신경 쓰고 관리해야할 1순위다.

특히 서른을 앞둔 여성은 더 신경을 쓰게 된다.

배지연은 29살이고, 정민지는 28살이다. 과거 한국은 연나이로 해서 그때로 따지면 31살, 30살이라 피부에 신경을 쓸 시기다.

백성호의 변화를 봤으니 아주 기쁜 마음으로 강혁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배합이 끝났다.

강혁은 나이가 어린 정민지에게 2억 짜리를 건넸고, 한 살 많은 배지연에게 1.5억 짜리를 주었다.

나이가 한 살이라도 많으면 효과가 크기 때문에 젊은 사람에게 효과가 좋은 제품을 준 것이다.

둘은 얼굴을 깨끗이 씻고 크림 통을 받았다.

화장품 회사답게 화장을 지우는 제품도 이미 구비가 되어 있어서 말끔히 지우고 나올 수 있었다.

둘은 떨리는 마음으로 크림을 발랐다.

바르자마자 바로 변화가 왔다.

“어머, 어머! 어, 언니! 대박!”

“어머, 어머. 이게 무슨 일이라니.”

강혁이 있다는 것도 잊은 채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자 백성호가 둘의 어깨를 가볍게 톡톡 두드렸다.

“어머, 죄송해요, 대표님. 저도 모르게 그만...”

“아닙니다. 두 분 다 효과가 좋네요. 수빈 씨가 보기에는 어때요?”

“제가 볼 때 배지연 사원은 22살에서 23살 정도로, 정민지 사원은 20살 정도로 보이네요.”

“정민지 사원이 바른 게 조금 더 성능이 좋아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생각했던 대로네요.”

“별로 마음에 안 드십니까?”

“둘의 성능 차이는 제 계산으로 33퍼센트 정돕니다. 그런데 보니까 성능이 마냥 좋다고 그대로 반영이 되지 않아서 말이죠. 제품화는 아무래도 배지연 사원이 발랐던 걸로 해야겠군요.”

“더 좋은 성능이 있는데도 떨어지는 것을 제품화하시려고요?”

“정민지 사원이 바른 걸 70대 후반이 바르면 40대 초중반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공장장님이 바른 제품과 성능 차이는 25퍼센트 정도 되지만 나이가 많을수록 효과가 좋아지니까요. 저희 어머니의 경우는 공장장님이 바른 것보다 효과가 떨어지는데도 20살 정도 어려보이시더군요.”

“그렇군요. 그럼 정민지 사원이 바른 걸 70대 후반이 바르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까요?”

“50대 초중반 수준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것도 성능이 엄청나네요.”

“네. 그래서 성능을 조금 더 떨어뜨려야하나 고민도 됩니다. 아니면 나이별로 테스터를 모집해서 테스트를 해봐야하나 싶기도 하고요.”

“테스트는 따로 필요없을 것 같아요. 그러면 판매 시기가 너무 늦어지거든요. 제품을 보니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생각해요. 세 분은 어떠세요?”

이수빈의 질문에 공장장과 여직원도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이면 동의했다.

“세 분은 얼른 제품이 나와서 직접 바르고 싶은 눈치신데요?”

“그게...”

백승호가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였고, 두 여직원은 어색한 듯 웃으면서도 눈빛만큼은 크림을 얼른 가지고 싶은 눈치였다.

하지만 이수빈의 눈빛은 처음과 많이 달라져있었다.

백승호의 얼굴을 봤을 때만 해도 소유욕이 살짝 보였지만 지금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이었다.

‘이야, 진짜 대단하네. 여자들에게 피부는 진짜 소중한 것일 텐데도 평정심을 유지하네.’

욕심은 누구나 있다. 강혁은 그걸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과한 욕심을 극도로 혐오한다. 인생 1회 차에 욕심 덩어리들을 너무 많이 봐서다.

그런 면에서 공장장을 비롯한 세 명의 직원도 그저 제품을 빨리 가지고 싶다는 욕심이지 시기와 질투가 섞이거나 과한 욕심이 아니었다.

“대표님. 그럼 배지연 사원도 성능이 좋은 걸 발라보면 어떨까요?”

“아, 그럼 한 번 더 성능을 확인할 수 있겠군요. 배지연 사원. 발라보실래요?”

“네, 대표님!”

배지연은 기분 좋게 대답하고는 정민지가 건네주는 크림 통을 받아들었다.

성능이 33퍼센트가 더 좋다면 더 어려보이지 않을까?

배지연은 떨리는 마음으로 크림을 조심스럽게 발랐다.

하지만 그녀가 바라던 성능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실망했냐. 그렇지는 않았다.

“언니. 언니, 나랑 동갑으로 보여.”

“그래?”

“응. 20살처럼 보여.”

“역시 대표님 말씀이 맞았네요. 33퍼센트 성능이 좋다고 하셔서 18살이나 19살까지도 가능할 거라 여겼는데 그렇지는 않네요.”

고2와 고3이 다르고, 고3과 대학생이 다르다. 1살 차이가 뭐 그리 크냐싶겠지만 그들 사이에서는 매우 큰 차이다.

이수빈의 말에 직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강혁이 어떻게 했는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공장장이 배합기 세팅을 마치고 뒤로 빠졌을 때 강혁이 뭔가를 했다.

등만 보여서 무슨 조치를 취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크림 성능을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묻지는 못했다. 아마 앞으로도 영영 물을 수는 없을 것이다.

“대표님. 그럼 오늘부터 자동화 시스템으로 돌리면 됩니까?”

“아뇨. 내일부터 하시고, 반장 중에 일할 수 있는 분이 있으면 교대로 해주세요. 단, 제품에 대한 보안은 확실해야 합니다.”

“네, 대표님. 다들 저와 함께 꽤 긴 시간 한 직원들이라 신뢰할 수 있습니다. 그런 직원들만 연락을 했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그 문제는 공장장님에게 맡기겠습니다. 일단 용기에 담으시고 그만 돌아가죠.”

“네, 대표님. 맡겨주십시오. 이번 제품, 분명 국내, 아니 전세계적으로 혁명적인 일이 될 겁니다.”

“20년 이상 경력의 공장장님이 확신을 하시니 벌써 성공한 기분이네요.”

“반드시 성공할 겁니다!”

“그래요. 한 번 화장품 시장을 씹어먹어봅시다!”

강혁의 강한 어조에 다들 격앙된 분위기였다. 화장품 시장을 씹어먹을 수 있을 것 같은 강한 확신이 들었다.

그때 경호원들이 로션을 가지고 왔다.

강혁은 로션을 받아들고 의지를 일으켰다.

‘역시, 이 로션은 그게 최선이었구나. 아, 혹시?’

강혁은 문득 떠오른 것이 있어서 로션 옆을 쳐다보았다. 주요 성분을 확인하는 것이다.

‘헐, 미친. 45가지나 들었어? 원래 이렇게 많은 건가?’

일단 이 재료들의 효능을 좀 알아봐야겠네. 분명 뭔가 관련이 있을 거야.

“수빈 씨. 여기 이 로션 성분들 좀 기록해주세요. 효능도 알려주시면 좋고요.”

“네, 대표님. 제가 다 알고 있는 것들이니 돌아갈 때 차 안에서 말씀드릴게요.”

“자, 마지막으로 공장을 둘러봅시다. 배합기들도 둘러봐야하니.”

“대표님.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백성호 공장장은 재빨리 나섰고, 강혁은 그를 따라 생산 시설을 살피며 스킬을 시전했다.

작업을 모두 마치고 직원들과 함께 서울로 올라갔다.


작가의말

반으로 끊을까 하다가 붙여서 올려요~

댓글, 추천, 선작으로 응원해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해요^^ 

그럼 즐감하세요~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오늘부터 갓수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주기와 글속 기술적 부분에 대해... 23.11.28 204 0 -
공지 오늘부터 갓수저 시작합니다. 23.11.13 869 0 -
18 오늘부터 갓수저 17화 +1 23.11.29 589 21 8쪽
17 오늘부터 갓수저 16화 +1 23.11.28 626 20 13쪽
16 오늘부터 갓수저 15화 +4 23.11.26 778 21 8쪽
15 오늘부터 갓수저 14화 +2 23.11.25 818 24 8쪽
14 오늘부터 갓수저 13화 +4 23.11.24 835 23 11쪽
13 오늘부터 갓수저 12화 +1 23.11.23 887 25 13쪽
» 오늘부터 갓수저 11화 +2 23.11.22 991 30 19쪽
11 오늘부터 갓수저 10화 +1 23.11.21 1,085 29 14쪽
10 오늘부터 갓수저 9화 +4 23.11.20 1,145 33 16쪽
9 오늘부터 갓수저 8화 +3 23.11.19 1,296 33 11쪽
8 오늘부터 갓수저 7화 +2 23.11.19 1,320 33 15쪽
7 오늘부터 갓수저 6화 +3 23.11.18 1,511 39 15쪽
6 오늘부터 갓수저 5화 +1 23.11.17 1,751 41 11쪽
5 오늘부터 갓수저 4화 23.11.16 1,835 43 14쪽
4 오늘부터 갓수저 3화 +1 23.11.15 1,955 45 16쪽
3 오늘부터 갓수저 2화 +1 23.11.14 2,095 45 9쪽
2 오늘부터 갓수저 1화 +1 23.11.13 2,834 48 13쪽
1 오늘부터 갓수저 프롤로그 +4 23.11.13 3,064 57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