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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갓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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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버스
작품등록일 :
2023.11.13 16:05
최근연재일 :
2023.11.29 15:49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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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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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8,371

작성
23.11.2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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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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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오늘부터 갓수저 12화

DUMMY

12화.




공장장과 두 여직원이 배정된 빌라로 가자 강혁은 이수빈을 집으로 불렀다.

“고생했으니 같이 식사나 합시다.”

“괜찮습니다, 대표님.”

“아닙니다. 출장까지 다녀왔는데 사장이 직원 밥도 대접 안 하면 욕듣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신세 좀 질게요.”

“신세라뇨. 수빈 씨는 언제든지 오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 대표님.”

강혁은 도우미 실장에게 저녁을 주문했고, 기다리는 동안 다이닝룸에서 투명 플라스틱 통 하나를 내밀었다.

“수빈 씨 쓰세요.”

“대표님 이건...”

“가장 고생을 많이 하는 수빈 씨에게 드리는 뇌물입니다.”

“하지만 이건 효과가 너무 좋아서...”

“괜찮습니다. 수빈 씨만 쓰실 거고, 수빈 씨가 20살 정도로 보이면 저도 좋죠. 젊은 대표와 젊은 비서. 궁합이 잘 맞잖아요.”

“가, 감사합니다 대표님.”

“제가 고맙죠. 홈피에 앱까지 깔끔하게 준비해놨을줄은 정말 몰랐거든요.”

“어렵지 않았습니다. 요즘은 인공지능 성능이 워낙 좋아서 복잡한 홈페이지도 하루 만에 뚝딱 제작이 가능하거든요. 마침 잘 아는 지인을 영입해서 앱 까지 수월하게 만들 수 있었어요.”

“잘하셨습니다. 지인중에 괜찮은 사람이 있으면 누구의 눈치도 보지말고 영입하세요. 초창기에 영입을 해야 나중에 낙하산이니 뭐니 헛소리를 안 할 테고요.”

“네, 대표님.”

강혁은 낙하산을 매우 싫어한다. 능력도 없이 자리만 차지하는 인간들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던가.

하지만 능력이 있다면 아무런 상관이 없다. 사원도, 임원도 능력 있는 사람이 많아야 회사도 발전하는 법이니까 말이다.

강혁은 편안하게 이수빈과 식사를 이어갔다.

가족은 오늘 바쁘다고 했다.

어머니는 멀리서 올라온 친구를 만났고, 두 동생도 친구를 만난다고 바빴다.

강혁은 가족이 친구나 지인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를 원했다.

인생 1회 차 때는 서로가 너무 불행해서 이번 생은 부디 행복한 날이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강혁은 이수빈과 차를 마시면서 많은 대화를 했고, 밤 11시가 넘어서야 헤어졌다.

서로 대화가 너무 잘 통하다 보니 시간 가는줄 모르고 대화를 나눈 것이다.

이수빈이 돌아갔고, 강혁은 잘 준비를 마치고 침대에 누웠다.

하루를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다.

‘킬로그램당 1.5억. 1킬로그램에 3만원 짜리 제품이 10개. 다 팔아봐야 고작 30만원. 하지만 화장품 매출이 중요한 게 아니지. 쓰는 사람은 무조건 대만족을 할 거야. 1.5억 투자로 10억. 6.6배 수익이지. 제조업은 영업이익률이 10퍼센트만 되어도 괜찮은데 난 수익률이 660퍼센트네.’

매년 수익률이 660퍼센트다. 그 어떤 투자자도 꾸준히 이런 수익률을 가져가는 건 불가능하다.

일이 착착 진행되니 강혁의 얼굴에도 밝은 미소가 번졌다.

인생 1회 차 때는 언제 웃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웃지 않았는데, 인생 2회 차에는 웃는 일이 많았다.

눈을 감은 강혁의 입가에 미소가 더욱 진해졌다.

‘오늘 하루, 참 좋았다.’


@


강혁은 설연휴를 아주 느긋하게 즐겼다.

외가쪽 친척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백화점도 빌려서 단독으로 쇼핑을 즐겼고, 유람선을 통으로 빌려서 한강을 느긋하게 유람했다.

중간에 약간 문제가 있기는 했다.

“내가 누군줄 알아! 이 빌라 꼭대기층 주인이 내 조카야! 어서 안 비켜!”라고 떠드는 사람과 그 옆에서 “이 새끼들이 내가 누군줄 알고 길을 막아? 여기서 제일 좋은 집에 사는 애가 내 아들이야!”라고 떠드는 사람까지. 아주 난장판이었다.

강혁이 부자가 된 것을 알고 찾아와서 빌붙으려는 친가쪽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들 모두 청담더원의 내부도 밟지 못하고 출동한 경찰들과 함께 파출소로 직행했다.

이번 일로 강혁은 친가쪽을 철저히 무시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 일을 제외하고는 모든 시간이 좋았다.

연휴를 여유롭게 보내는 동안 화장품 공장은 부지런히 돌아갔다.

일요일까지 하루 20만 개를 생산했고, 월요일인 오늘부터는 40만 개로 늘어난다.

문제는 판매개수다.

광고도 하지않고, 연휴까지 끼어서 제품이 하나도 판매되지 않았다.

월요일이 되면서 갑자기 두 제품이 각각 5천 개 이상 팔리기는 했다.

하지만 그건 강혁의 직원들과 직원들 가족, 지인들이 구입한 것이다.

연휴 끝물에 직원 복지 차원에서 전달받은 크림이 효과가 너무 좋아서 직원 가족이 친척들까지 총동원해서 무조건 빨리 구입하라고 했다. 시간이 지나면 품절이 될지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정도 판매 개수로는 빠져나가는 돈을 감당할 수 없었다.

10만 개당 1.5조가 빠져나간다. 일요일까지 18조가 빠져나갔고, 오늘부터는 하루에 6조가 빠져나간다.

이제 잔액이 140조 정도 남았다. 이대로 판매가 되지 않는다면 23일 정도면 잔액이 바닥을 보일 것이다.

물론 그런 상황이 되면 제품 생산을 조절할 것이다. 팔리기만 하면 즉시 엄청난 돈이 입금 되기 때문에 시간 조절만 잘 해도 그런 극단적인 상황까지는 몰리지 않을 것이다.

강혁은 일이 잘 풀릴 거라는 확신을 가졌다.

하지만 2월 첫째주가 다 지나가는데도 주문량이 늘지 않아서 이수빈은 점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대표님. 마케팅은 진짜 안 하실 계획이십니까?”

“매일 제품을 쓰고 계신데도 불안하세요?”

“불안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마케팅을 하면 판매량을 폭발적으로 늘릴 수 있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어서 그런거죠.”

“그럼 일주일만 더 있어봅시다. 무조건 제 고집만 피우는 것도 좋은 태도는 아니니. 2월 둘째 주까지 보고 실적이 안 좋으면 셋째 주부터 수빈 씨가 준비한 것들을 하도록 하죠. 하지만 판매가 늘어나면 마케팅 이야기는 앞으로 하지 않는 걸로 합시다.”

“아니에요, 대표님. 제 뜻은 중요하지 않아요. 전 대표님의 뜻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집중할게요.”

“든든하네요. 그래도 좋은 의견이 있으면 언제나 말해주세요. 저는 수빈 씨를 단순한 비서가 아니라 파트너라고 생각하니까요.”

“감사합니다, 대표님.”

이수빈이 감동한 얼굴로 나가자 강혁은 계좌를 살폈다.

48조가 빠져나가고 지금은 약 110조 정도가 남았다.

아직은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면 42조가 더 빠져나간다. 걱정해야할 수준이다.

그런데 희한하게 걱정이 되지 않았다.

“이상하게 실패할 것 같지가 않단 이지.”

그의 그런 말은 곧 현실이 되었다.

2월 둘째 주 수요일, 드디어 폭발했다.


@


“이게 그거야?”

“네, 본부장님.”

“이게 정말 화장품 회사에서 판매중인 상품 맞아? 개인이 만든 거 아니고?”

“네, 본부장님. 100ml 한통에 3만원입니다. 미백 크림과 주름개선 크림 두 종류고요.”

“미친. 아니 이런 쓰레기를 3만원에 판다고?”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성 본부장이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크림 통을 들었다 놓기를 반복했다.

아무리 봐도 그냥 투명 패트병에 크림을 대충 넣어놓은 모습이다. 그런데도 이게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성분분석은? 아니, 효과는?”

“실험실에서 성분분석은 진행중입니다. 그리고 효과는 직접 보는 게 좋으실 것 같아서...”

“직접 확인을 해본다고? 아니, 이게 무슨 보톡스야? 필러야? 뭘 직접 확인한다는 거야?”

“그래도 직접 확인해보셔야 해요.”

“이봐, 최팀장. 나보고 직접 확인을 하라고?”

“네. 본부장님. 직접 확인 안 하시면 제가 무슨 말을 해도 안 믿으실 겁니다.”

“좋아. 확인해보지. 하지만 결과가 안 좋으면 각오해야할 거야.”

“네.”

30대 중반의 여성 팀장은 호기롭게 대답했다.

처음에는 사진을 찍어와서 보여줄까 했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본부장의 앞에서 크림을 발라볼까도 했었다.

하지만 나이가 많을수록 효과가 좋다는 것을 알고 도박을 한 것이다.

충격을 받아야 대책도 제대로 나올 테니까 말이다.

본부장은 화장을 지웠다.

제품을 개발하는 개발본부라 테스트 할 공간은 충분했다.

화장을 깨끗이 지운 본부장은 크림 두 개를 거칠 게 펴 발랐다.

빨리 바르고 건방진 팀장에게 짜증을 쏟아내고 싶은 마음이 강했는지 동작이 빨랐다.

다 바르고 거울을 들었다.

대충 확인만 하고 거울을 내려놓고 팀장을 갈구려했다.

하지만 거울을 든 손을 내려놓지 못했다.

“이, 이게 대체...이게 나라고?”

거울에 비친 모습은 40대 중반이 아니었다. 크림만 발랐을 뿐인데 30대 초반으로 보였다.

더 놀라운 것은 크림만 발랐을 뿐인데도 화장을 한 피부보다 더 깨끗해 보인다는 것이다.

지금 본부장은 화장을 하지 않고도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자신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도저히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하도 거울을 오래 쳐다보고 있어서 결국 팀장이 입을 뗐다.

“본부장님? 본부장님!”

“응? 왜? 아, 그랬지. 제품 확인하는 중이었지. 성분! 그래, 성분이 뭐야? 성분 분석하는데 뭐가 이리 오래 걸려?”

“그렇지 않아도 마침 분석이 끝나서 결과를 보내왔다고 합니다. 확인해보시죠.”

본부장은 얼른 개발본부 자료실에 접속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 지문까지 스캔하자 자료가 떴다.

“이런 미친. 진짜 이게 전부야?”

“전 아직 확인 전이라...”

“직접 봐.”

본부장이 거칠게 태블릿을 밀었다.

팀장은 얼른 성분을 확인했다.

“이럴 수가. 이건 크림 박스에 적힌 주요성분이랑 정확히 일치하는 성분인데...”

“그래.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말이 너무 안 됩니다.”

“당연히 말이 안 되지. 미백 크림이나 주름개선 크림이나 재료가 너무 평범해.”

본부장의 말에 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미백 크림 상자에 적힌 주요 성분은 정제수, 나이신아마이드, 글리세린, 올리브오일, 녹차추출물, 잔탄검, 멀티나트로틱스다.

아주 기본적인 성분만 있다. 아니, 미백 크림이 갖춰야할 재료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부실한 재료다.

주름 개선 크림이 재료가 조금 더 많지만 그래봐야 10개다.

정제수, 아데노신, 글리세린, 알로에추출물, 녹차추출물, 세라마이드, 히알루론산, 잔탄검, 나트로틱스, 레비놀.

정말 특별할 게 없는 재료들이라 본부장도, 팀장도 어이가 없었다.

처음 주요성분이라는 말 때문에 뭔가 다른 재료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주요성분은 말 그대로 주요한 성분만 말한 것이지 전성분을 공개한 것이 아니니 말이다.

전성분이라도 국내법은 아주 미량이 들어가면 기입하지 않아도 된다.

기업의 지적재산권이 어쩌고 떠들지만 그건 기업이 주장하는 핑계일뿐이다.

어떤 재료는 0.01g만 차이나도 같은 효과를 내지 못한다. 그만큼 재료 비율은 중요하다. 재료의 가지수가 늘어나면 아무리 모든 재료를 알아도 똑같이 모방할 수가 없다.

“카피 가능하겠어?”

“이 재료로는 이런 효과를 낼 수 없습니다. 효과가 더 좋은 재료를 넣어서 만들어도 이런 효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럼 이건 대체 뭐란 말이야!”

“그게, 아무래도 극미량이 들어간 뭔가가...”

“성분분석표에는 없잖아!”

“......”

극미량이라도 분석해낼 수 있는 분석기를 가지고 있다. 본부장은 그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최팀장은 고개를 푹 숙였다. 성분분석이 자신의 주업무가 아니라도 어쩌겠나. 여기서 무슨 말을 해봐야 욕만 더 들어먹는 것을.

“흠집내기는 가능해?”

“그게...”

“그것도 안 돼? 위튜버든 인플루언서든 원하는 만큼 찔러줘. 그러면 되잖아!”

“아, 알아보겠습니다.”

“무조건 막아야 돼. 그리고 그 전에 크림부터 대량으로 확보해. 카피 가능한지 연구를 해야할 테니.”

“그건 한 병만 있어도...아, 알겠습니다. 최대한 많은 물양을 확보해두겠습니다.”

“최팀장. 똑바로 해. 지금 보이는 게 최팀장의 최선이라면 내 최선이 뭔지 알게 될 거야.”

“여, 열심히 하겠습니다, 본부장님!”

“그래야할 거야. 그만 가봐. 아, 그리고 크림은 확보하는데로 가져오고. 시간 생각하지말고 확보하자마자 바로바로 가져와. 알겠어?”

“네, 본부장님.”

최팀장은 본부장이 왜 크림을 확보하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았지만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냥 본부장이 아니라 로열패밀리다.

그러니 까라면 까야한다. 괜히 밉보이면 관련 업계에서는 평생 일할 수 없게 될 테니까.


작가의말

댓글, 추천, 선작으로 응원해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

즐감하시고 남은 하루도 즐겁게 보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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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99 이루어진다
    작성일
    23.11.23 22:34
    No. 1

    퀘스트가 만족감이어서 다행입니다.만약 돈 이었으면 밀수에 리셀에 난리도 아니었을 듯.
    그런데 만족감도 특정 몇몇 인간이 과점 하면 문제가 될 듯한데.한 인간이
    40년 50년 쓴다고 몇 백 개 씩 몇 천 개 씩 사면?
    70억 인간이 써도 남을 만큼 생산해야 하나?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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