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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갓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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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버스
작품등록일 :
2023.11.13 16:05
최근연재일 :
2023.11.29 15:49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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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8,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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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2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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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오늘부터 갓수저 13화

DUMMY

13화.




뷰티앤뷰티뿐 아니라 또 다른 대형 화장품 회사도 난리가 났다.

뷰티앤뷰티와 달리 뉴클레오는 부회장이 직접 나섰다.

40대 후반의 여성 부회장으로 회장의 막내딸이었다.

재벌가라서 부회장에 오른 것은 아니다. 젊은 나이지만 그녀는 화장품 업계에 돌풍을 불러일으키며 삽시간에 국내 화장품 점유율을 높였다.

시장을 보는 눈이 있기 때문에 그녀는 다른 곳과 달리 과장급 이상을 전부 대회의실로 불러들였다.

부회장이 입을 열었다.

“다들 수(Soo)크림을 발랐나봐? 얼굴이 아주 환해. 뭐, 나도 발랐으니 할 말은 없지만.”

부회장의 날선 말투에 회의실에 참석한 임직원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사실, 이번 긴급회의에 과장급은 올 필요가 없었다.

화장품 사업부의 장과 각 브랜드별 장들, 연구개발부서의 장만 와도 되는 회의였다.

그럼에도 부회장이 모두 불러모은 것은 경쟁사 제품을 얼마나 많은 직원이 사용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수십 명이 모인 터라 거리가 멀어서 원래라면 가장 멀리있는 사람의 눈코입이 잘 보이지 않는 게 정상이지만 오늘따라 대회의실 안이 아주 밝았다.

“화장품 사업부부터 말해봐. 김인철 사장은 어떻게 생각해?”

“부회장님. 초장에 싹을 잘라야합니다. 협회와 정치권을 움직여서...”

“당신 미쳤어?”

“네?”

“당신, 나가!”

“부회장님, 그게 무슨!”

“야, 쟤 빨리 끌어내!”

부회장의 말에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경호원들이 오더니 김인철 사장을 끌어냈다.

“신중히 생각하고 말하는 게 좋을 거야. 난 이번 일에 우리 회사의 사활이 걸렸다고 믿는 사람이니까. 브랜드 화(花)부터 끊자. 부사장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생각해? 그리고 해결책은?”

사업부를 총괄하는 사장은 남자지만 부사장은 대부분 여자다. 그중에서도 ‘화’의 부사장은 상당한 능력자였다.

화는 뉴클레오의 대표 브랜드로 매출이 가장 크다. 고로 화의 부사장은 꽤 힘이 있다. 그래서 그녀가 가장 먼저 선택, 아니 매를 맞는 것이었다.

화의 부사장이 심호흡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

“말씀하신대로 사활을 걸고 대응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응방법 중 상책은 수를 인수하는 것이고, 하책은 색조만 투자하는 것, 악수는 수를 압박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조금은 낫네. 하지만 왜 수를 압박하는 게 악수라는 거지?”

“어제 한 위튜버가 피부트러블 문제를 제기했답니다. 로펌을 통해 알아본 결과 ‘드림’이라는 곳에서 움직였다더군요. 드림이 최근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수와 연결고리가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우리가 아무리 압박해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거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협회나 정치권까지 다 막을 수는 없을 텐데?”

“시기가 좋지 않습니다. 4월이면 총선이라 정치권에서는 나서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협회를 동원해도 결과는 좋지 못할 겁니다. 협회도 정치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그나마 송부사장이 머리를 조금 굴렸네. 그럼 송부사장은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한다고 생각하지?”

“죄송합니다, 부회장님. 제가 부족해서...”

송부사장은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말하지 않았다. 부회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녀다. 언급하는 순간, 냉기가 뚝뚝 떨어지는 부회장의 표정을 보게 될 것이다.

부회장은 고개를 깊숙이 숙이는 송부사장을 보며 피식 웃었다. 송부사장이 부회장을 잘 안다면 부회장도 송부사장을 잘 안다.

뭔가 할 말이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

하지만 부회장도 당장 언급하지는 않았다.

“송부사장이 능력이 부족하면 다른 놈들은 다 죽어야지. 수의 대표가 누군지는 조사했어?”

“그게, 드림과 관련이 있다는 것만 알아냈을뿐 누군지는...죄송합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 쯧쯧쯧, 월급이나 축내는 것들. 대체 아는 게 뭐야?”

송부사장이 고개를 깊이 숙이자 다른 임원들을 훑으며 물었다. 하지만 누구도 대답하지 못했다.

부회장은 혀를 차며 한심하다는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뉴클레오는 경쟁 업체를 모티너링하는 팀이 따로 존재한다.

보통은 신제품이 나오면 바로 분석에 들어가지만 수(Soo)는 워낙 갑자기 나타났고, 처음에는 주목도 못받은 터라 분석이 늦었다.

그러다 보니 조사 기간이 짧아 많은 것을 알아내지 못했다.

부회장도 그걸 모르지 않지만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은 그녀에게 그저 핑계에 불과했다.

“수의 대표, 다들 들어봤을 거야. 백조남이라고.”

“백조남이요?”

송부사장이 놀라서 되물었다. 보통은 부회장이 말할 때 나서지 않는 편이다. 허락 없이 나서봐야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니까.

그럼에도 백조남이라는 말이 나오자 너무 놀라서 반사적으로 입이 열린 것이었다.

송부사장은 아차 싶어서 얼른 입을 막았다.

“다들 아는 눈치네. 맞아. 요즘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그 백조남이 맞아. 재산이 100조가 넘는다는 그 백조남. 내가 왜 김사장을 쫓아냈는지 알겠지? 내 허락없이 괜히 어설프게 수를 공격할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아. 재료 회사들을 옥죄어봐야 오히려 역공을 당할 수 있으니까.”

부회장의 말에 몇몇은 뜨끔했는지 얼른 고개를 숙였다.

대기업이 아닌 경쟁자라면 지금까지 힘으로 눌러왔던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도 습관적으로 그 방법을 쓰려고 했다.

하지만 상대가 백조남이라면 포기해야 한다.

“멍청한 것들이 몇몇 끼어있네. 내가 이래서 급히 전체 회의를 소집한 거야. 자, 그럼 내가 이후 어떤 행동을 할까? 어떤 대응을 하려고 멍청한 너희들을 불러서 귀한 시간을 쓰고 있는 걸까?”

부회장의 물음에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아니, 대답을 하지 않았다. 어슬프게 대답했다가 부회장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집중적으로 욕을 듣지만 가만히 있으면 전부 욕을 듣는다.

어느 편이 정신건강에 좋은지는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잠시 후 부회장의 입이 열렸다.


@


수요일은 뷰티앤뷰티, 목요일은 뉴클레오가 난리였다.

두 대기업뿐 아니라 다른 화장품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다급해진 화장품 회사와 달리 금요일 아침, 강혁은 미친 듯이 웃었다.

“하하하하! 드디어 터지는구나. 그제는 10만이더니 어제는 50만, 오늘은 100만이라니! 이 기세라면 전국민이 구입하는 것도 금방이겠어!”

입소문이 나면서 주문이 폭발했다.

수요일이 시작이었다.

수요일 10만 명이 만족했다며 10조가 입금되었고, 목요일은 50조, 그리고 오늘 아침은 100조가 입금되었다.

새벽 배송이 가능하니 새벽에 받아서 출근 전에 써보고 폭발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총 84조를 썼다. 고작 18일 째인데도 엄청난 돈이 빠져나갔다.

11일이면 이제 잔액이 바닥나서 생산량을 조절해야하나 싶었는데 오늘 아침을 기점으로 쓴 돈을 전부 회복하고도 76조를 더 벌어들여서 현재 잔액이 220조가 넘었다.

“며칠은 더 100만 단위까지 정산이 되다가 곧 숫자는 줄어들겠지. 이렇게 되면 수출을 빨리 진행해야겠네. 다른 제품도 바로 내놓고.”

100만 단위로 정산이 되도록 설정해뒀다.

처음에는 10만으로 했다가 금방 50만이 되니 100만으로 늘린 것이었다.

강혁은 이수빈의 연봉을 대폭 늘려주었다.

두 종류의 크림 생산뿐 아니라 신제품 생산 준비, 자양강장제와 비타민 음료 생산 준비, 각종 재료 재고 관리 등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완벽하게 처리했다.

기분 좋게 출근 준비를 하고 회사로 향했다.

이수빈이 기분 좋게 맞아주었다.

그녀는 곧 강혁이 좋아하는 커피를 들고 집무실로 들어왔다.

“대표님. 아이스 카라멜 마끼아또예요.”

“고마워요. 매일 수빈 씨 신세를 지네요.”

“별말씀을 다하세요.”

이수빈은 활짝 웃으며 책상위에 커피를 내려놓고는 살짝 뒤로 물러났다.

강혁은 아침에 달달한 커피를 마시고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은 특별히 기분 좋은 일이 있어서 싱글벙글 웃으며 커피를 마셨다.

“보고 할 게 있나봐요?”

“네, 대표님.”

“실적보고야 굳이 직접 할 필요가 없을 거고. 뭔가요?”

“다름이 아니라 화장품 업계 1위인 뉴클레오 부회장이 대표님을 만나고 싶어해요.”

“뉴클레오? 처음 들어보는 곳이네요.”

“화장품 업계라도 해봐야 그다지 영향력이 크지 않아서 그럴 거예요.”

“규모는 어때요?”

“올해 매출이 10조를 돌파할 거라고 예상되지만 저희가 등장해서 힘들 거예요. 그 때문에 대표님을 찾는 것 같고요.”

“지수가 있잖아요.”

“사장님은 대표님에게 말하라고 하던데요?”

“부담스러웠나.”

당연히 부담스럽다. 사회생활 경험도 거의 없는 20대 초중반인 강지수가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다 겪은 닳고 닳은 부회장을 만나는 게 부담스럽지 않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이다.

“제 생각도 만나시려면 대표님이 만나시는 게 나을 것 같아요.”

“꼭 만날 필요가 있나요?”

“그건 아니지만 한번쯤은 만나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뷰티앤뷰티처럼 방해공작을 시작하면 적이 계속 늘어날 테니까요. 상위 업체들을 적으로 만들면 협회에서도 결국 나설 수밖에 없을 거고요.”

“업체들도 그렇고 협회 따위도 별로 무섭지는 않네요. 다만, 귀찮아질 것 같기는 하군요. 좋습니다. 한번 보죠. 적이 되더라도 상대의 의도가 뭔지 알아서 나쁠 건 없죠.”

“네. 그럼 언제쯤 약속을 잡을까요.”

“오늘 중으로 오라고 하세요. 다음은 없다고 하고.”

“네, 대표님. 아니, 회장님.”

“이 나이에 회장이라뇨.”

“부회장이라고 거들먹거릴 게 뻔한데, 회장님 정도는 되셔야죠.”

“듣고 보니 일리가 있군요. 꼴랑 10조 따리한테 무시당할 수는 없죠.”

“네, 회장님. 처음에는 어색하겠지만 금방 익숙해지실 거예요. 그리고 잠시만요.”

강혁은 왜 그러나 싶어서 기다렸다.

집무실을 나갔던 이수빈이 얼른 들어왔다.

그녀의 손에는 명패가 있었다.

“역시 수빈 씨네요.”

“이런 날이 빨리 올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올 줄은 저도 몰랐어요.”

이수빈은 예쁜 치열이 드러날 정도로 활짝 웃더니 명패를 바꾸었다.

강혁은 직사각형의 크리스탈에 ‘회장 강혁’이라고 적힌 명패를 보며 씨익 웃었다.


작가의말

더취커피님 소중한 후원 감사드립니다^^

추천, 선작, 댓글로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감사드려요^^

즐감하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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