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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풀9 님의 서재입니다.

개같은 꼴통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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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풀9
작품등록일 :
2022.05.11 12:34
최근연재일 :
2022.07.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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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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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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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8. 새로운 시작. 7

DUMMY

48. 새로운 시작. 7




”놈이 나타날까요?“

”글쎄, 놈의 동선이 워낙 단순해서 운이 좋다면 나타나겠지“


최팀장은 칵테일 바의 입구 쪽에서 눈을 떼지 않으면서 말했다.


”동생인 김실장이 죽은 사실을 아직은 모르겠죠?“

”그럴 거야. 조만간에 부고장이 도착하겠지. 근데 김실장은 왜?“

”아직은 우리가 지켜보고 있다는 걸 모를 테니까요. 만일 부고장을 봤다면 경계심 때문에 행동을 최대한 자제 할 테니 우리에겐 불리한 셈이죠.“

”듣고 보니 그렇군. 암튼 행운이 따르길 빌어보자고... 참! 따치 패거리도 동원했다며?“

”네, 행여나 놈이 김형사님과 함께 감시망을 벗어나버리면 곤란해질 것 같아서요“

”따치는 지금 어디 있는가?“

”건물주위로 한 블록 마다 인원을 배치해 두라고 했습니다.“

”그렇군. 이제 놈이 걸려들기만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군“



3월의 날씨는 너무나 변화무쌍해서 종잡을 수가 없었다.

좀 전까지만 해도 약간의 산들바람만 있었는데 따치가 올려다본 하늘에서 싸래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병연이 말한 대로 한 블록 마다 동생들을 배치해 두었지만 소용없는 짓임을 직감했다.

때마침 금요일 밤이고 일터에서 퇴근한 사람들이 거리에 북적였다. 게다가 내리는 눈을 감상하며 거리를 걷고 싶은 연인들이 쏟아져 나와 한마디로 거리는 인산인해였다.


”에라, 될 대로 되라지. 내가 알게 뭐야? 안 그래?“


따치는 더 잘됐다는 식이었다. 한산해서 뺑이 까는 것보다 번잡해서 아무것도 못하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았다. 명분도 나쁘지 않은 것 같고,


”형님, 그래도 이번기회에 점수를 따두시게 좋지 않을까요?“


흑곰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뭔 개소리야?“

”좀 전에 검사에게 협박을 받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다른 형사는 몰라도 조형사라면 능히 검사를 처리해 줄 수 있다고 봅니다.“

”헹, 형사 나부랭이가 검사를 어떻게 처리할 수 있어?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

”물론 어림없죠.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닌 조형사이지 않습니까?“


생각해보니 맞는 말 같기도 했다. 긴 인생은 아니지만 여태까지 그렇게 무모하고 겁 대가리 상실한 인간은 머리털 나고 처음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꼴통이라면 거지같은 평검사쯤은 한방에 제압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네 말은 조형사에게 내 고충을 이야기해 보란거지?“

”그렇죠. 우린 말만하고 뒤로 빠져있으면 되니까요.“

”그거 좋은 생각인데? 둘 중에 누가 깨지든 우린 손해 볼 게 없잖아? 헤헤헤“




문반장은 으슥한 골목길에 차를 세웠다.

그리곤 조형사가 말한 지점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미로처럼 구불구불한 골목길은 여간해서 제대로 찾아오기 힘든 장소인 것 같았다.

시동을 끄고 반쯤 무너진 담벼락에 몸을 기대어 담배를 꺼내 물었다. 원래는 차안에서 숨죽이며 놈이 나타나는지, 또 무엇을 하는지, 수상한 점은 없는지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차라리 담배를 피며 방뇨라도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것 같았다.


시간을 확인해 보았다. 저녁 8시.

행여나 놈이 이미 다녀간 건 아닌지 약간 걱정은 되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본서에서 출발할 때 갑작스럽게 아픈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난 뒤 문을 열려고 하는데 열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화장실문은 그전에도 말썽이 있었는데 진작 교체해주지 못한 것이 후회되었다.

동생은 어릴 적 연탄가스 중독 후유증 때문이지 한쪽팔과 두 다리가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더 걱정이 되었던 문반장은 부리나케 차를 돌렸다.


허서장에겐 따로 보고하지 않았다.

만일, 놈이 나타났다면 지금쯤 한창 칵테일 바에서 일어날 일에 집중하고 있을 테니까...


이때 허물어진 벽돌담 뒤로 인기척이 느껴졌다.

어쩌면 놈일지도 모른다. 문반장은 놈이 눈치 채지 못하게 아주 천천히 총을 꺼내 들었다.

놈은 문반장이 기대고 있는 담벼락근처로 살금살금 다가오는 것 같았다.

놈의 거친 숨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순간,


”꼼짝 마“


문반장은 담벼락 너머의 검은 그림자에게 총구를 겨누었다.


”이잉... 잘, 잘못했어요.“


”손들고 가까이 와“

”동, 동찬이는 누나 보려고 나, 나왔는데...“


동찬은 손을 번쩍 들었다. 그리고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엉거주춤 다가왔다.


”넌 누구야?“


문반장은 놈이 아닌걸 알고 총을 다시 집어넣으면서 말했다.


”동, 동찬인데요.“

”왜 거기 숨어있었어?“

”누, 누나 보려고... 예, 예쁜 누나...“

”누나? 어딨는데?“

”저기...“


동찬은 손가락으로 맞은편 건물을 가리켰다. 큐브를 엇갈리게 쌓아놓은 듯한 다가구건물의 꼭대기 층에는 커텐으로 가리워진 통유리창문이 보였다.


”저기 꼭대기 층 말이냐?“

”맞, 맞아요. 누, 누나 집...“

”저기가 너네집이야?“

”아, 아니요. 우리 집은 여, 여긴데...“


문반장은 칼 맞은 다리가 욱씬거려서 차에서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에 더 이상 묻지 않고

차문을 열었다. 보아하니 정상적인 아이 같지는 않고 더 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어서 집에 들어가. 부모님이 걱정하시겠다.“

”엄, 엄마는 자꾸 훔, 훔쳐보지 말라고 했는데... 그, 그래도 난 누, 누나가 좋아“

”그래, 알았다. 어서 집에 가“

”나, 나 말고도 훔, 훔쳐보는 아저씨 있는데...“


문반장은 운전석에 앉아 차문을 닫으려다말고 다시 몸을 일으켰다.


”누구 말이냐? 너 말고 훔쳐보는 아저씨라니?“

”모, 몰라요. 무, 무섭게 생겼어요. 매일와요“


문반장은 놈이 이 골목을 누비는 이유가 혹시 아이가 훔쳐보는 여자 때문은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그래서 핸드폰에 저장해둔 김칠성의 사진을 아이에게 보여주었다.


”이 사람이야?“

”마, 맞아요. 동, 동찬이가 똑똑히 봤거든요.“


역시, 어쩌면 놈은 또 다른 희생자를 물색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 누난 어떻게 봐? 저렇게 커텐이 쳐 저 있는 걸?“

”매, 매일 9시 되면 창문을 열고 나와요“

”저기 발코니로?“

”네“




”딸랑“


입구에서 풍경소리가 들리더니 김칠성이 칵테일 바로 들어섰다.

그는 우산도 없이 걸어왔는지 어깨와 머리위로 약간의 하얀 눈이 쌓여 있었다.

반갑게 맞이하는 웨이터에게 겉옷을 건네주고 머리위의 눈을 털어냈다.


”눈이 오는가 보군요?“

”에잇, 스타일 구기게 이게 뭐람...“

”하하하, 제가 보기엔 운치 있고 좋아 보이는데요?“

”그런 소리 말아요. 길 막히고 지저분해지는데 뭐가 그리 좋단 말이오?“


칠성의 신경질적인 태도에 웨이터는 말문이 막혔다.


”늘 드시던 걸로 드릴까요?“

”그래요. 오늘은 사람이 많군요?“


칠성은 빈 테이블 없이 꽉 들어찬 내부를 둘러보면서 말했다. 그러다가 정면에 요염하게 앉아서 유혹하듯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여자에게 시선이 끌렸다.


”이리 오세요. 제가 따로 자리를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아니오. 방금 제 일행을 찾은 것 같으니 같이 앉겠소.“


김형사의 수신장치에서 허서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치이익... 방금 놈이 들어간 것 같으니 확인바람.‘


밖에서는 김칠성으로 보이는 실루엣이 칵테일 바로 들어간 것 같아서 이미 초긴장상태였다.


‘물건 확인됨! 반복한다. 물건 확인됨!‘


김형사는 봉고차에서 허서장이 김칠성의 얼굴을 볼 수 있도록 카메라가 달린 목걸이의 각도를 조정하면서 재빨리 말했다.

두 사람의 교신소리를 들은 박형사는 헤벌레 벌어졌던 입이 자동적으로 다물어졌다.

그리고는 반사적으로 지역신문을 펼치고 얼굴을 묻었다.

김칠성이 자신을 알아볼 일이 없는데도 이렇게 행동한 것은 그가 김실장과 너무나 똑같았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쌍둥이라 할지라도 이렇게까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똑같을 수가 있을까?

김칠성의 등장에 잠시 놀란 것은 김형사도 마찬가지였다.


“실례가 안 된다면 같이 앉아도 되겠습니까?“


칠성은 자신 앞의 미녀에게 정중한 태도로 말했다.


“네, 그러세요. 혼자 오셨나 봐요?“

“그렇습니다. 제 인연을 만날 수 있을까 해서 가끔 이곳을 들리곤 합니다. 하하”

“아직 그 인연을 못 만났나 보죠?“

“네,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방금 제 인연을 만난 것 같아서 마음이 설렙니다”


이때 김형사의 귀에서 다시 허서장의 음성이 들렸다.


‘미끼를 문 것 같으니 호응을 해줘. 우리가 카메라로 지켜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치이익...‘


봉고차 안에는 어느새 병연과 최팀장이 조급함을 견디지 못하고 달려와 있었다.

봉고차 내부에 설치된 컴퓨터 모니터에는 김칠성의 차가운 얼굴이 그대로 담겨져 있었다.


김형사는 칵테일을 한 모금 마시고 촉촉해진 입술로 물었다.


“제가 마음에 드시나요?“

“제 이상형입니다.“

“이상형이라니 기분은 좋군요. 자기소개 좀 해주실래요?“

“이름은 김칠성, 나이는 31세, 직업은 내과전문의입니다.“

“어머, 의사세요? 난 의사가 멋있더라... 여가시간에 의사들은 주로 뭐하고 놀아요?”

“궁금해요?“

“네, 전 엘리트들을 동경해왔는데 똑똑한 사람들은 어떻게 노는지 늘 궁금했거든요.“

“하하하, 별거 없어요. 진짜 궁금해요?“


이때 김칠성이 한쪽 손을 찔러 넣은 바지주머니에서 괴상한 소리가 들렸다.


”빠그닥“


김형사는 잘못들었겠지 하면서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렇다니까요?“

“정 그렇다면 우리 집으로 가시죠.“

“어머머? 제가 그렇게 쉬운 여자로 보이세요?“

”빠그닥“


이번에는 분명히 들은 것 같았다. 김형사는 그 괴상한 소리에 신경이 거슬렸다.


“하하하, 그런 뜻이 아닙니다. 우리 집에 가게 되면 제가 뭘 하고 노는지 직접 보게 될 겁니다.“

“잠시만, 화장실 좀...“


일단 미끼는 확실히 물게 만들었고 스스로 위험에 노출도 시켰다. 이제 남은 일은 허서장의 지시와 직원들에 대한 믿음뿐이었다.

화장실로 들어온 김형사는 칸칸마다 사람이 없는지 확인했다. 그런 다음 목걸이에 대고 이렇게 말했다.


“치이익... 들으셨죠? 어떻게 할까요?”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되겠지. 치이익... 무서워 할 거 없어. 우리가 지켜보고 있으니까.”

“알았어요. 곧장 자리를 뜨면 쉬운 여자로 보이니까 좀 더 대화를 나눈 다음에 이동을 할게요.”

“알았다. 치이익... 그리고 김칠성이한테서 들리는 괴상한 소리는 뭔가? 치이익...”

“들으셨어요? 그건 저도 모르겠어요. 암튼 곧 이동 할 테니 그리 아세요. 치이익...”

“치이익... 알았다. 박형사 들었지? 치이익... 두 사람이 자리를 뜨면 바짝 따라붙어. 알았나?”


지역신문으로 얼굴을 묻고 있던 박형사는 무전기와 연결된 이어폰에서 들리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리는 것 같아 더욱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시방... 알았단께. 오우버. 치이익...”


신문 상단에 뚫어 놓은 구멍으로 김칠성을 지켜보던 박형사는 갑자기 아랫배가 꾸르룩 거리는 것을 느꼈다. 본서에서 출발하기 전 저녁을 거를 것 같은 불안함에 급히 편의점에서 김밥 세 줄을 구입해서 급하게 먹었다.

아무래도 탈이 났는지 뱃속은 순식간에 전쟁터가 되었다.


’웨메... 안 된단께. 참아야 혀‘


손가락으로 항문을 막고 있어도 소리 없는 방귀가 계속해서 나왔다.


’푸쉬이이잉‘


이마에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조금 전 끈적이는 눈빛으로 유혹을 하던 여자는 별안간 콧구멍으로 훅 들어오는 살인적인 냄새에 인상을 찌푸리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박형사는 더 이상 버티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똥 때문에 자기여자를 지키지 못한다면 욕을 한바가지 먹어도 할 말이 없다.

그래도 바지에 똥을 싸면서까지 지킬 수는 없지 않는가? 그것은 절대 멋있지 않다.

마침 김형사가 화장실을 다녀와서 살모사 같은 김칠성과 조금 더 대화를 나눌 모양이었다.


’쪼께만 기다리쇼잉‘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박형사는 화장실로 달려갔다.

설마 똥 싸는 5분 동안 무슨 일이야 벌어지겠는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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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51. 새로운 시작. 10 22.06.25 152 2 12쪽
50 50. 새로운 시작. 9 22.06.24 151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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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 새로운 시작. 7 +2 22.06.22 166 2 12쪽
47 47. 새로운 시작. 6 +2 22.06.21 169 2 13쪽
46 46. 새로운 시작. 5 22.06.20 178 1 13쪽
45 45. 새로운 시작. 4 22.06.19 186 1 12쪽
44 44. 새로운 시작. 3 22.06.18 198 1 13쪽
43 43. 새로운 시작. 2 +2 22.06.17 204 3 13쪽
42 42. 새로운 시작. 1 22.06.16 252 1 15쪽
41 41. 이상한 섬. 14 +2 22.06.15 205 3 12쪽
40 40. 이상한 섬. 13 22.06.14 178 2 12쪽
39 39. 이상한 섬. 12 22.06.13 173 2 12쪽
38 38. 이상한 섬. 11 22.06.12 181 2 12쪽
37 37. 이상한 섬. 10 +2 22.06.11 184 2 13쪽
36 36. 이상한 섬. 9 +1 22.06.10 194 1 12쪽
35 35. 이상한 섬. 8 +4 22.06.09 200 2 12쪽
34 34. 이상한 섬. 7 +2 22.06.08 206 2 13쪽
33 33. 이상한 섬. 6 +2 22.06.07 211 4 13쪽
32 32. 이상한 섬. 5 22.06.06 218 2 12쪽
31 31. 이상한 섬. 4 +2 22.06.05 221 3 13쪽
30 30. 이상한 섬. 3 +2 22.06.04 239 3 12쪽
29 29. 이상한 섬. 2 +2 22.06.03 249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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