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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풀9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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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풀9
작품등록일 :
2022.05.11 12:34
최근연재일 :
2022.07.31 18:00
연재수 :
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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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0,035

작성
22.06.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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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9. 이상한 섬. 12

DUMMY

39. 이상한 섬. 12




“이런 몸으론 무리입니다.”

“괜, 괜찮소. 혼자 갈 테니 이장은 여길 지키시오.”



폐교를 나온 문반장은 비바람이 눈앞을 가려 방향이 제대로 맞는지도 알 수 없었으나 무작정 앞으로 나아갔다. 아직까지 열이 내리지 않아 정신까지 혼미했다.


비틀거리는 몸으로 결국 교회정문까지 온 문반장은 예배당에서 아비규환의 울부짖음이 들리는 것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문반장은 떨리는 손으로 겨우 권총을 받쳐 들고 예배당 안으로 들어섰다.




예배당을 빠져나온 왕거미는 급히 숙소로 피신했다.

총소리를 들은 지수는 왕거미가 들어서자 표정부터 살폈다.

왕거미는 당황한 표정이었고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김형사로부터 빼앗은 권총을 찾기 시작했다. 이윽고 서랍을 뒤져 권총을 찾은 왕거미는 실성한 듯 미소를 지었다.


지수는 왕거미가 다시 형사들의 총에 맞아 흔적도 없이 사라질까 두려웠다. 그녀의 시선은 이 섬에 온 이후로 줄곧 인감도장이 달린 왕거미의 금목걸이에 박혀 있었다.


“어떻게 하려고 그래요?”

“짐 챙겨, 여기서 빠져 나가야 돼.”

“어디로 가려고요?”

“밖에 남은 어선이 있을 거야. 그 배를 타고 중국으로 가야겠어.”

“폭풍이 휘몰아치는 바다로?

“크하하하, 그래야 놈들이 못 쫒아오지. 어떡하든 공해상으로 나가기만 하면 돼”

“난 싫어. 여기 남을 테야.”

“뭐? 싫다니? 무슨 말이야? 그동안 날 사랑한 게 아니었어?”

“사, 사랑... 한건 맞아. 그래도 중국은 싫어.”

“싫어도 할 수 없어. 이젠 넌 나와 운명을 같이 해야 해”


왕거미는 지수의 손을 잡고 끌어 당겼다. 하지만 지수는 완강하게 반항을 했다.

지수가 돌아오지 못할 중국으로 가게 되면

요양병원에 있는 엄마, 그리고 되찾을 날만 학수고대하고 있는 옛 집터인 클럽, 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만다.

“싫다니까?”


이때, 왕거미는 권총을 지수의 이마에 들이댔다.


“나와 같이 가지 않겠다면 죽어줘야겠어. 널 가지지 못할 바엔 아무도 못가지게 하겠어.”

“자, 자기야... 왜이래? 진정해... 무섭잖아...”

“선택해. 죽음이야? 아님 동행이야?”

“아, 알았어... 갈게.”


왕거미가 막 숙소를 나가려고 할 때 한통의 전화가 왔다. 김실장이었다.


“무슨 일이야?”

“오빠, 좃 됐어.”

“무슨 말이야?”

“따치 녀석이 갖고 있던 건 마약이 아니고 밀가루였어. 이제 어떡해?”

“젠장... 되는 일이 하나도 없군. 지금 어디야?”

“통영에 내려와 있지.”

“그럼 이리로 날 데리러 와. 여긴 짭새 때문에 글렀어.”

“여자들은 어떡하고?”

“음... 버려”


통화를 마친 김실장은 부둣가를 둘러보았다. 폭풍 때문인지 배들은 모두 육지로 끌어올려 높은 파도에 파손 되지 않게 단단히 묶여 있었다.


‘하긴, 이 날씨에 배를 띄운 사람이 있다는 게 이상하지’


김실장은 낚시가게에 들려 모험심 강하고 돈 욕심이 있는 선장이 있는지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발길을 돌리려는데


선착장 후미진 곳에 정박해 있는 작고 허름한 어선한척을 발견했다.

김실장은 무작정 그 배에 올랐다. 누가 있든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할 생각이었다.


때마침 강골의 중년남자가 배를 묶으려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배 좀 빌립시다.”


김실장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남자는 힐끗 보더니 다시 말없이 작업을 이어갔다.

이에 기분이 상한 김실장은 인상이 굳어졌다.

바람이 김실장의 얼굴을 때리면서 한쪽 눈을 가렸던 머리칼이 흩날렸다. 그때 눈동자를 관통한 흉터가 선명히 드러났다.


“당신 내말이 안 들려?”


김실장이 신경질적으로 말하자 다시 한 번 뒤를 돌아본 남자는 심드렁하게 입을 열었다.


“이런 날씨에는 출항이 안돼요. 귀찮게 하지 말고 저리 가쇼”

“이래도 안 돼?”


김실장은 안쪽 주머니에서 돈뭉치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남자의 표정에는 미동도 없었다.


“그깟 돈으로 목숨을 대신할 수 있겠소? 죽으면 돈도 소용 없수다. 이런 날씨에는 출항한지 10분도 되기 전에 배가 뒤집어 질게요.”

“까지 말고 당장 시동 걸어. 시간 없으니까...”

“못 하겠수다... 난 죽고 싶지 않으니까.”

“아니, 당장 시동 걸지 않으면 내손에 죽게 될 거야”


그 말을 듣자 남자는 밧줄로 배를 동여매는 일을 멈칫했다. 그리고는 몸을 일으켜 김실장 앞으로 다가왔다. 김실장과 마주한 남자는 김실장보다 키도 더 크고 덩치도 더 좋았다.


“그럼 어디 한번 해 보던가?”


남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김실장은 주먹을 날려 남자의 턱을 명중시켰다.

하지만 남자는 고개만 살짝 돌아갔을 뿐 충격이 없었다. 남자는 ‘빠드득’하고 목을 푸는가 싶더니 김실장의 복부를 사정없이 공격했다.

연이은 공격에 뒤로 쓰러진 김실장은 평범한 타격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약점을 찾아야 해‘


보통 상체를 많이 쓰는 선원의 경우 상대적으로 하체가 약하기 마련,

김실장은 자신의 빠른 발차기를 이용하여 상대의 중심을 무너뜨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파바박”


예상대로 허벅지 안쪽과 바깥쪽을 연타로 공격하니 남자는 휘청거렸다.

이때 회심의 돌려차기 한방,


“풍덩”


의식을 잃은 남자의 육중한 몸이 점점 바다 속으로 가라앉더니 뒤이어 들이닥친 파도가 순식간에 집어 삼켰다.

김실장은 조타실로 가서 시동을 걸고 방향키를 수평너머로 폭풍이 일고 있는 바다로 뱃머리를 돌렸다.






수풀 속에서 정신을 차린 따치는 자신이 왜 여기 누워있는지 처음에는 알지 못했다.

멍하게 앉아 있다가 무심코 올려다본 절벽이 김실장과 자신이 벌였던 결투의 회상과 겹쳐지면서 굴욕적인 패배의 아픔이 떠올랐다.


마약도 빼앗기고 똘마니들도 병원에 있으니 잠시나마 가졌던 희망마저 사라지는 것 같았다.

따치는 어금니를 깨물었다. 성한 아이들을 모아서 클럽과 빼앗긴 모든 영업장을 공격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더 잃을 것도 없다. 이판사판 공사판이다.

따치는 전화기를 들었다. 자신의 심복인 흑곰의 신변이 궁금했다.


“흑곰이냐? 어디야? 애들은 어떻게 됐어?”

“네, 형님. 반은 응급실로 실려 갔고 반은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넌 괜찮냐?”

“네 전 괜찮습니다.”

“좋아, 그럼 남은 애들을 소집해. 오늘밤 클럽을 친다. 이렇게 된 이상, 모조리 쓸어버리고 다시 우리구역을 되찾는다. 알았어?”

“네, 형님. 그런데 김실장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괜찮을까요?”

“상관없어. 김실장 그 새끼는 내가 조질 테니까. 혹시 모르니까 연장들 챙겨.”

“네, 알겠습니다.”




예배당 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광신도들은 좀비처럼 떼로 몰려들어 동료들과 몸싸움을 하고 있었고 활활 타오르는 장작더미위에는 한구의 시체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문반장은 겁이 덜컥 났다. 그 시체가 김형사가 아닌가 하고 눈을 크게 뜨고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다행스럽게도 곧 그것은 다른 사람인 걸 알고선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 옆에서 박형사의 품에 안긴 김형사가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상한 것은 조형사가 다른 동료들과는 달리 연단의 뒷문을 열려고 문고리를 잡고 힘을 쓰고 있었다. 문반장이 보기에 허서장과 최팀장이 신도들에게 밀리는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

바로 조형사에게 달려갔다.


아직 몸의 상태가 좋지 않아 시야는 흔들거리지만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다.


“조형사, 비켜!”


문반장은 단단히 잠겨있는 문고리를 향해 총을 겨누었다.


“탕”


한발의 총성과 함께 회색의 방화문이 스르르 열렸다.


“반장님? 몸은 좀 어떠세요? 괜찮으십니까?”


병연은 초점을 잃어버린 문반장의 눈을 보며 말했다.


“괜, 괜찮네... 이 문은 왜 열려고 애쓰고 있나? 저 시체는 또 뭔가?”


문반장이 울고 있는 김형사와 바닥에 누워있는 만식이를 보며 물었다.


“저 시체는 목사가 벌을 받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왕거미가 아직 살아 있습니다.”

“뭐라고?”


문반장은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크게 뜨며 말했다.

분명 자신이 쏜 총에 옆구리를 맞았는데 왕거미가 살아 있다니,

문반장은 귀를 의심했다.


“확실한가?”

“네, 여기 예배당에서 김형사님을 죽이려고 했습니다.”

“그놈은 지금 어디에 있나?”

“이 문을 통해 달아났습니다. 아마도 멀리 못 갔을 겁니다.”

“자네가 앞장서게. 이번엔 반드시 잡아야하네.”


병연은 뒷문의 긴 통로를 따라 연결된 몇 개의 방을 발견했다.

일일이 방문을 열어 사람이 있는지 확인했다. 그중 하나의 방에서 피 묻은 거즈와 압박붕대를 발견했다. 짐작컨대 이곳에서 왕거미가 총을 맞아 옆구리에 난 상처를 응급처치를 했을 가능성이 농후했다.


병연은 급히 밖으로 뛰어 나갔다. 그리고 자신의 후각에 정신을 집중했다.


’반드시 놈을 찾아야 해‘


그리고 이때,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에서도 후문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비릿한 피의 냄새를 가져다주었다.


’놈이다‘


방향은 교회 뒤 언덕방향이다.


“반장님 ~ ”


병연은 문반장을 향해 소리쳤다. 문반장은 벽에 몸을 의지한 채 비틀거리며 다가왔다.


“어, 어딘가?”

“놈이 언덕위로 달아난 것 같습니다.”

“빨, 빨리 뒤를 쫓아”

“반장님은 여기서 쉬십시오. 제가 반드시 잡아오겠습니다.”

“아니야. 놈은 내꺼야”


이번엔 문반장이 앞장섰다. 교회를 나서자 거센 바람으로 문반장의 몸은 널빤지처럼 휘청거렸다. 몸을 가눌 수 없는 바람으로 몇 번이고 넘어졌지만 문반장은 다시 일어섰다.


퍼 붇는 비로인해 땅은 이미 질퍽하게 변해 버렸고 경사진 곳에서는 사정없이 미끄러져 넘어졌다.


“반장님 더 이상은 무리입니다. 이러다가 큰일 나겠습니다. 제가 산채로 잡아 올 테니 교회 안으로 돌아가십시오.”

“그건 의미 없어. 우리 마누라는 내가 그놈을 직접 응징하는 걸 보고 싶어 할 거야”


병연은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 대신 미끄러지고 엎어지면 손을 잡아 이끌어주고 가다가 쓰러지면 일으켜 세워 주었다.


언덕을 지나 숲에 이르렀을 때 하늘로 쭉쭉 뻗은 나무들로 이루어진 군락지가 나왔다.

피의 냄새는 맞바람뿐만 아니라 나무에서도 느껴졌다. 놈이 나무를 만지며 지날 때마다 옆구리를 압박하던 손이 닿아 피를 묻힌 것이 틀림없었다.


놈은 여전히 부상 중이었다.


바로 그 순간,


“탕”


앞에서 총소리가 나더니 병연이 바람을 이기려 기대고 있던 나무의 껍질이 벗겨져 나갔다.


’놈이 총을?‘


병연은 황급히 몸을 숨겼다.

문반장은 병연의 바로 뒤에서 나무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정확히 어디서 날아온 총알인지 분간을 할 수 없었다.

분명한 것은 그다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총성의 크기와 진한 화약의 냄새가 가까이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와”


왕거미가 이쪽을 향해 소리쳤다.

병연은 엄폐물이 된 나무 뒤에서 고개를 내밀어 왕거미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런데 왕거미는 혼자가 아니었다. 지수의 관자놀이에 총구를 들이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미친놈‘


자신의 여자인 지수를 방패삼아 몸을 숨기고 총구를 겨누는 놈이 과연 사람인가?

병연은 빈총을 만지작거렸다. 여분의 총알만 있었더라면 놈의 머리통을 날려 버렸을 것이다.

병연은 뒤에 있는 문반장에게 소리쳤다.


“반장님 ~ 총을 이리주세요.”


문반장은 머리를 가로저었다. 병연이 계속해서 소리쳤지만 문반장은 한사코 이를 거절했다.

그러더니 나무를 바꿔가며 힘겹게 앞으로 전진 해 나갔다.


“반장님 위험해요 ~”


“탕”


또 한발의 총성이 울렸다. 놀란 병연은 문반장을 바라보았다.

문반장은 팔에 총을 맞은 듯 소매 아래로 피를 흘리고 있었다.


’저 새끼가?‘


병연은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이대로 계속 있다간 문반장이 잘못될 수 있다는 생각에 나무를 벗어나 스스로 표적이 되었다.


’남은 총알은 이제 4발‘


“크하하하, 이제 죽고 싶어진 모양이군?”


왕거미는 방아쇠에 얹은 손가락에 천천히 힘을 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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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3. 새로운 시작. 2 +2 22.06.17 204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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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 이상한 섬. 12 22.06.13 174 2 12쪽
38 38. 이상한 섬. 11 22.06.12 182 2 12쪽
37 37. 이상한 섬. 10 +2 22.06.11 184 2 13쪽
36 36. 이상한 섬. 9 +1 22.06.10 19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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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 이상한 섬. 7 +2 22.06.08 206 2 13쪽
33 33. 이상한 섬. 6 +2 22.06.07 211 4 13쪽
32 32. 이상한 섬. 5 22.06.06 218 2 12쪽
31 31. 이상한 섬. 4 +2 22.06.05 221 3 13쪽
30 30. 이상한 섬. 3 +2 22.06.04 239 3 12쪽
29 29. 이상한 섬. 2 +2 22.06.03 249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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