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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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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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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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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흑사림 2

DUMMY

작은 어선을 타고 천신만고 끝에 장사상단에 도착한 뇌곽은 얼른 몸을 숨겼다.

‘화산파의 집형대가 다녀갔구나!’

장사상단은 폐허가 되어있었고 화산의 무복을 입은 무인들이 장사상단을 지키고 있었다.

‘죽지 않으려면 무조건 일류 이상의 무인이 되어야 한다.’

장사를 벗어나 깊은 산속으로 들어간 뇌곽은 자소단을 복용한 뒤 자하신공을 기반으로 암향표와 매화검법을 익혔다.

뇌곽은 불안한 마음이 들면 거처를 옮겨가며 홀로 십 년을 수련했다.

무공에 천부적인 자질이 있었는지 뇌곽은 암향표와 매화검법을 완성했다.

산속을 나온 뇌곽은 신분을 숨기고 무관의 사범, 상단의 보표 등 갖은 일을 하며 화산파의 추격을 피해 살았다.

‘어딘가 정착해야 하는데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나이를 먹어가자 뇌곽은 숨어 살더라도 좀 더 안정된 곳을 찾다가 흑사림으로 오게 되었다.

‘이곳은 내가 죽을 때까지 지낼 만한 안전한 곳이다!’

화산파에서 흑사림이 뇌곽의 은신처인 것을 안다 하더라도 쉽게 올 수 없는 곳이었다.

그래서 뇌곽은 흑사림만이 화산파의 추격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판단하여 흑사림의 살수로 스며들었다.

그리고 굵직굵직한 청부에 성공하여 홍안마군이란 별호를 얻었다.

뇌곽이 흑사림의 일원이 된 지 십여 년이 지났다.

‘무공이 절정에 올랐는데 더는 림주에게 고개 숙일 필요가 없지!’

뇌곽은 전 살수들이 보는 앞에서 림주에게 비무를 신청하여 림주의 목을 베고 림주에 올랐다.

‘모사꾼 그놈을 불러 흑묘엘 다녀와야겠어!’

뇌곽은 크고 작은 작전을 세워 청부를 성공하게 한 자신의 장자방 같은 양적을 떠올렸다.


“림주님! 불렀습니까?”

“그래! 앉아라. 다름이 아니라 오늘 황궁의 어용공위사 지휘사가 찾아와 청부를 넣었다.”

“청부 내용이 무엇입니까?”

“고약하게도 흑묘를 지워달라는 것이었다.”

“예? 림주님! 우리 흑사림이 같은 업종인 흑묘를 지우는 것은 강호 도리상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설사 도리를 외면한다 해도 흑묘를 지울 수 없습니다.”

“지울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이냐?”

“흑묘 입구에는 천하의 절진인 만상운무진이 설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멋모르고 그곳으로 들어갔다가는 흑묘의 본 전각에 도착하기도 전에 오히려 우리 흑사림이 무림에서 지워질 것입니다.”

“흠! 무슨 방법이 없을까? 아예 처음부터 청부를 거절했으면 모를까 승인까지 했는데 흑묘가 두려워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중원에서 우리 흑사림의 입장이 아주 우습게 되겠어.”

“림주님! 저에게 금자 오백 냥을 주면 만상운무진을 다치지 않고 통과하는 방법을 사 오겠습니다.”

“그게 가능하겠어?”

“예! 돈이라면 귀신도 부린다고 하잖습니까?”

“만상운무진을 통과하여 살수 놈들을 다 죽여버리면 흑묘는 자연히 지워지겠군!”

“림주님! 흑묘를 지우는 것보다 흑묘를 삼켜 냄새나는 이곳을 떠나는 것이 어떻습니까?”

“흑묘를 지우지 않으면 지휘사가 가만히 있겠는가?”

“지휘사가 우리 흑사림이 흑묘를 삼킨 걸 모르게 하면 되잖습니까? 흑묘의 수뇌들을 모두 죽여버리고 우리 흑사림에서 그 자리를 차지하여 흑묘의 명칭을 우리 흑사림으로 바꾸면 될 것입니다.”

“오! 묘수로다! 내가 금자를 줄 테니 네가 수고 좀 해라.”

“예, 림주님!”


뇌곽에게 금자를 받은 양적은 흑사림을 나왔다.

‘오백 냥은 내 돈이 됐다. 흑점의 점주와 흑사림의 림주를 한날한시에 보내면 만휘형과 나는 중원에서 발생하는 모든 청부를 독점할 수 있을 거야!’

양적은 흑점의 부점주 양만휘와 사촌 간으로 간혹 만나 사로 정보를 주고받았었다.

푸-드-득!

양적의 손에서 전서구가 날아올랐다.


“이-랴!”


두두두두!

양적이 탄 마차는 형주를 향해 달렸다.

형주의 한 다루.

양적과 양만휘는 다객(茶客)이 없는 다루 후원의 정자에 앉았다.


“형님! 나나 형님이나 소속된 단체에 할 만큼 했으니 이제는 독립해야죠?”

“나도 그러고 싶은데 방법이 없다.”

“형님! 우리 흑사림에 어용공위사에서 청부를 넣었습니다.”

“청부가 우리들의 독립과 연관이 있는 것이냐?”

“예! 어용공위사의 청부는 흑묘를 지워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뭐..뭐라고? 아직 정치적 기반도 닦지 못한 놈들이 감히 우리 흑묘를 지우려고 해?”


양만휘가 식어버린 찻물을 마시며 물었다.


“형님! 언성을 낮추고 내 말을 끝까지 들어보시오.”


상체를 숙인 양적의 말에 양만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멀리 자신이 데리고 온 흑점의 무인들이 잡담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래! 말해라. 오랜 세월 흑점에 몸담고 있다 보니 나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졌다.”

“형님! 흑묘는 살수들이 없으면 유명무실한 곳 아닙니까? 체계를 갖춘 무림 문파도 아니고, 그래서 나는 어용공위사의 청부 중 흑묘라는 명칭과 흑묘의 지휘부만을 지웠으면 합니다.”

“적아! 흑사림은 어떤지 몰라도 흑묘의 지휘부는 모두 살수 출신이다. 쉽게 말해 산전수전을 겪으며 밑바닥부터 치고 올라온 놈들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흑묘의 입구에는 만상운무진이란 절진이 설치되어 있다. 흑묘를 불러내 전면전을 한다면 몰라도 이번 일은 절대 불가능하다.”

“형님! 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간단한 방법이 있는데,”

“있어?”

“예! 형님이 만상운무진을 통과하는 방법을 나에게 알려주시고 이걸 우물에 넣으십시오.”


양적은 양만휘에게 산공독이 든 주머니를 내밀었다.


“이게 뭐냐?”

“산공독입니다. 아무리 산전수전을 겪은 살수라고 해도 공력이 없는 상태가 되면 우리 흑사림의 검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음! 그럼 네가 하는 일은 뭐냐?”

“형님! 나 역시 흑사림의 림주에게 산공독을 먹일 것입니다.”

“흑사림의 림주가 죽고 나면 네가 살수들을 장악할 수는 있고?”

“예! 우리 흑사림의 살수들은 돈만 주면 간과 쓸개도 떼줄 줏대도 없는 놈들입니다.”

“좋다! 우리 흑묘의 대살수가 복귀하기 전에 빨리 해치우자.”

“대살수라니요? 흑묘에 그런 지위가 있었소?”

“대살수라는 지위가 있는 것이 아니라 마영적의 살행에 성공한 살수에게 다른 살수들이 붙인 최상의 예의라고 하더구나!”

“형님! 대살수라는 놈은 절대 죽여서는 안 될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은 놈인 것 같습니다. 거사에 성공한 후 그가 돌아오면 형님이 잘 설득하십시오.”

“그래야겠지! 그만 일어나자. 그리고 이건 만상운무진을 통과하는 보법이다.”

“예, 형님! 최대한 서둘러 전서구로 소식을 전할게요.”

“그래!”


양만휘와 헤어진 양적은 형주의 만독문 지부로 갔다.

만독문은 당문이 정보 수집을 위해 만든 방계 조직이었다.


“불에 태워 쓰는 무색무취의 산공독을 사러 왔소.”


양적은 금자를 꺼내 들고 말했다.


“다른 것은 더 필요한 것이 없소?”


만독문 지부장은 양적이 들고 있는 금자를 보며 물었다.


“혹시 정제된 앵속도 있소?”

“허허! 원래 우리 가게는 앵속이 전문이라오.”


양적은 산공독과 앵속을 품에 넣고 마차에 탔다.

마차가 형주를 벗어나 한적한 곳에 도착하자 양적은 앵속을 꺼냈다.


“큼-큼!”


‘과연 당문의 물건이다! 앵속을 하지 않은 나도 불을 붙여 빨아보고 싶을 정도로 강한 향이야!’

앵속에서는 양귀비 향이 짙게 나왔다.

주위를 살핀 양적은 마차 안으로 들어갔다.


“퉤!”


앵속에 침을 뱉은 양적은 산공독과 함께 주물러 반죽을 했다.

‘뇌곽 이놈! 너는 양질의 앵속으로 인해 황홀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둥글게 앵속을 뭉친 양적은 비단 천에 싼 후 자개 장식으로 된 상자에 넣었다.

두-두-두!

흑사림에 도착한 양적은 뇌곽의 움막으로 갔다.


“림주님! 다녀 왔습니다.”

“그래, 수고했다! 갔던 일은?”

“원만하게 합의했습니다.”

“허! 이상하구나?”

“이상하다니요? 뭐가 말입니까?”

“흑묘에서 마치 널 기다렸다는 듯이 합의한 것이 말이다.”

“처음에 오백 냥을 주자 바로 거절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제가 짠 작전으로 인해 청부에 성공하였다고 하여 림주님이 준 이백 냥을 더 주고 이걸 구했습니다.”


양적은 양만휘에게 받은 종이를 내밀었다.


“이게 뭐냐?”

“만상운무진을 통과하는 보법입니다.”

“크-하하하! 사비까지 쓰며 해냈구나! 흑묘와 통합이 이뤄지면 네 공은 잊지 않겠다.”

“림주님! 쇠뿔도 단김에 빼는데 내일 출발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급히 서둘러야 할 이유라도 있는 것이냐?”

“지금 흑묘의 대살수가 휴가 중이라고 합니다.”

“대살수? 흑묘는 우리와 달리 체계적인 곳이라 직책 또한 다양하구나! 그런데 우리가 흑묘를 먹는 것하고 대살수의 휴가와 무슨 상관이 있냐?”“림주님! 대살수란 놈이 사황 마영적을 재꼈다고 합니다.”

“그게 정말이냐?”


뇌곽이 놀란 얼굴로 물었다.


“예!”

“양적! 그래 봤자 놈은 살수다. 분명히 놈은 마영적이 대취(大醉)했을 때 살행에 성공했을 터, 내가 그런 놈이 두려워서 서둔단 말이냐?”

“림주님! 그게 아닙니다.”

“아니라니? 그럼 내가 그놈하고 대결했을 때 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란 말이냐?”


‘청부는 우리 흑사림이 흑묘보다 더 훨씬 많이 하는데 이런 단순한 놈이 림주를 하고 있으니 우리 흑사림에 발전이 없는 것이야!

뇌곽에게 분노를 느낀 양적은 고개를 숙인 채 잠시 분노를 삭혔다.


“림주님! 제 생각에는 우리 흑사림이 흑묘는 먹는데 그 먹이 속에 대살수가 포함됐으면 해서 드린 말씀입니다.”

“오호라! 맞는 말이다. 역시 너는 내 장자방이다. 당장 나가 모든 살수에게 준비하라고 전해라.”

“림주님! 흑묘 또한 중원 전역에 눈과 귀가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최소한의 인원을 데리고 가서 내공을 상실한 흑묘의 지휘부부터 처리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그래! 맞는 말이다. 우리 흑사림의 서열 백 위까지만 데리고 흑묘로 가자.”

“예, 림주님! 당장 출발 준비를 하라고 하겠습니다.”


뇌곽의 움막에서 나온 양적은 조용히 움막들을 돌아다니며 뇌곽의 명령을 전했다.


****


여숭량의 고향은 광동성의 성도 광주다.

‘영덕홍차(英德紅茶)와 연주백차(連州白茶), 두 가지를 준비했으니 심사관으로 영전한 조장님의 선물로도 부족하지 않겠지?’

휴가를 얻어 고향의 부모님 얼굴을 본 여숭량은 흑묘에서 내준 마차를 타고 형주로 가고 있었다.

‘아직 휴가가 며칠 더 남았으니 오늘은 객잔으로 들어가 편한 잠을 자자.’

강하현에 도착한 여숭량은 객잔으로 갔다.

‘일반 무인이 아닌 모두 살수들이다!’

객잔의 일층 주루로 들어간 여숭량은 터질듯한 피 냄새와 함께 끈적거리는 살기에 모공에 있는 털들이 곤두섬을 느꼈다.

‘여기서 그냥 나가면 이들에게 시빗거리가 될 텐데 어떻게 한다?’

여숭량이 갈등한 이유는 술을 마시며 시끄럽게 대화하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자신을 쳐다봤기 때문이다.


“손님! 밖에 마차가 보여서 말은 마구간에 묶어 두고 물을 주었습니다. 여물은 무엇으로 줄까요?”


여숭량을 향한 점소이의 질문에 곤두섰던 털들이 다시 누웠다.

‘어머니, 아버지는 또 내 걱정으로 전전긍긍하실 텐데!’

여숭량은 모르게 끌어 오른 살기를 부모님 생각으로 씻어냈다.


“고맙다! 여물은 건초와 콩을 섞어서 줘라. 자 받아.”


여숭량은 점소이에게 철전 두 개를 내밀었다.


“감사합니다. 손님! 식사는 무엇으로 준비해 드릴까요?”

“구운 오리 한 마리와 술은 화주로 하겠다.”

“예, 손님!”


점소이가 가자 여숭량은 구석진 곳에 앉았다.

‘우리 흑묘가 잘 훈련된 사냥개라면 저들은 거친 들판에서 성장한 승냥이 같구나!’

약관의 나이에 흑묘로 들어가 불혹의 나이가 된 여숭량,

여기저기에서 풍겨온 피 냄새에 빨리 자리를 뜨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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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76. 북화영 24.06.13 38 0 12쪽
75 75. 천마삼세 24.06.13 43 0 12쪽
74 74. 천하제일인 24.06.12 40 0 12쪽
73 73. 황금만 부자 24.06.12 44 0 12쪽
72 72. 동행 24.06.11 38 0 12쪽
71 71. 제일 전장 24.06.11 40 0 12쪽
70 70. 계수배를 올리다 24.06.10 39 0 12쪽
69 69. 사술의 흔적 +2 24.06.10 44 1 12쪽
68 68. 마지막 살행 24.06.09 44 0 12쪽
67 67. 가학 행위 +2 24.06.09 40 0 12쪽
66 66. 회계당 당주 24.06.08 43 0 12쪽
65 65. 무림맹의 경비 무사 24.06.08 39 0 12쪽
64 64. 혈마의 아수라혈경 24.06.07 43 0 13쪽
63 63. 힘 24.06.07 36 0 12쪽
62 62. 외상값 24.06.06 38 0 11쪽
61 61. 연왕 주체 24.06.06 40 0 12쪽
60 60. 흑금맹 24.06.05 40 0 12쪽
59 59. 쇼군 다카우를 죽이다 24.06.05 40 0 12쪽
58 58. 주원장과 주체 24.06.04 37 0 12쪽
57 57. 살수 복귀 24.06.04 40 0 11쪽
56 56. 냉여은의 죽음 24.06.03 36 0 12쪽
55 55. 제일전장 전장주 황금만 24.06.03 38 0 12쪽
54 54. 화산파 장문인 청무 2 24.06.02 45 0 12쪽
53 53. 화산파 장문인 청무 24.06.02 41 0 12쪽
52 52. 진압 24.06.01 38 0 12쪽
51 51. 여승량 24.06.01 43 0 12쪽
» 50. 흑사림 2 24.05.31 4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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