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7.02 06:00
연재수 :
108 회
조회수 :
8,048
추천수 :
23
글자수 :
577,183

작성
24.06.01 06:00
조회
43
추천
0
글자
12쪽

51. 여승량

DUMMY

“형씨는 뭐 하는 사람이오?”


여숭량이 자신을 힐끗거렸다고 느낀 사람이 충혈된 눈으로 물었다.


“나는 광동성 광주에 사는 사람으로 두 달 후에 있을 아버지의 고희연을 위해 형주로 가는 것이오.”

“아버지의 고희연인데 형주에는 왜 가는 것이오?”

“형주 포목점의 비단이 좋다고 하여 아버지가 고희연에 입을 비단을 사러 가는 것이오.”


여숭량은 준하와 함께 갔던 형주 포목점을 생각해 내고 얼떨결에 대답했다.


“그래요? 광주는 한 달째 폭염으로 농작물이 타 죽는다고 하던데 정말이오?”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지금 광주는 한 달째 이어지는 장마로 인해 난리가 아니오. 그래서 나는 아버지 고희연 전에 꼭 비가 멈췄으면 하는 바람이오.”

“그렇구려!”


사내는 충혈된 눈빛에서 의심이 걷으며 고개를 돌렸다.

사내는 바로 흑사림를 떠나온 양적이었다.

‘집요할 정도로 나를 의심하는 것을 보니 오늘 밤은 이들과 함께 보내야겠어.’

여숭량이 살수 본능이 작용했다.

여숭량은 점소이를 불렀다.


“먼 길을 오느라 피곤한 것 같으니 나는 방에서 식사해야겠다.”

“예, 손님! 음식이 나오면 방으로 갖다 드리겠습니다.”


여숭량의 객방은 가장 안쪽이었다.

객방으로 올라간 여숭량은 벽에 구멍을 뚫었다.

유심히 보아도 그냥 넘길 정도의 바늘귀보다 더 작은 구멍이었다.

‘조장님은 이걸 어떻게 만들었을까?’

여숭량이 벽에 꽂은 것은 준하가 만든 것으로 상대의 말을 엿듣기 위해 명주실처럼 가는 철사에 구멍을 뚫은 철관이었다.

화주를 마시지 않고 식사를 마친 여승량의 신경은 복도에 집중됐다.

‘술자리가 끝났나 보군!’

잠깐 잠들었던 여승량은 이 층 계단으로 올라오는 발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가는 철사를 귀에 댔다.


-“하루가 지나면 흑”

-“조용히 하게, 림주나 양적의 귀에 들리면 우린 죽을 수도 있네.”

-“알았네. 그만 자도록 하세.”


옆방에서 말이었다.

‘흑? 비밀을 유지하려는 것 같았는데 이게 무엇을 뜻할까? 꼭 하는 짓이 우리 흑묘의 살수들 같단 말이야!’

코 고는 소리가 들려오자 철사를 여승량은 조심스럽게 철사를 뽑았다.

푸-드-득!

새의 날개 짓는 소리가 들리자 여승량은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밤에 나는 비둘기라면 저건 전서구가 틀림없다!’

비둘기가 멀어지자 여승량은 침상에 누웠다.

‘가만! 흑과 흑묘? 혹시 저들이 가는 곳이 우리 흑묘일까?’

흑묘를 떠올린 여승량의 침상에서 일어났다.

‘내일 아침 저들이 향한 방향을 보면 알 수 있겠지!’

아침이 되었다.

마차를 객잔 앞으로 끌고 온 여승량은 말들을 돌보는 척하면서 살수들의 동태를 살폈다.


“서둘러라!”


객잔 문이 열리며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우리가 타고 온 말들은 마방에 있으니 모두 마방으로 가자.”


사내들이 떠나자 여승량은 강하현의 경계의 숲속에 숨어서 관도를 쳐다보았다.

두-두-두-두!

백 필이 넘는 말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여승량의 눈앞을 지나가 버렸다.

‘저들은 분명히 형주로 간다.’

여승량은 앞서간 말들과 약간의 거리를 둔 채 그들의 뒤를 따라갔다.


****


‘모레 새벽에 도착하니 오늘 우물에 산공독을 풀어야겠어!’

양적이 보낸 전서구의 서찰을 본 양만휘는 산공독을 가지고 흑묘로 갔다.

‘흐-흐! 다행히 모두 잔 것 같다.’

우물가에 도착한 양만휘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우물에 산공독을 풀었다.

양만휘의 손을 떠난 산공독은 깊은 물 속으로 사라졌다.

‘내친김에 나를 가로막고 있는 점주부터 보내버려야겠어!’

양만휘는 우물가 근처에서 자라고 있는 백작약 꽃을 꺾었다.

백작약 꽃은 형주에서 흑묘에서만 자생했다.


“헉-헉! 점주님! 급히 보고 드린 내용이 있습니다.”


점주 숙소 앞으로 온 양만휘는 숨을 헐떡이며 점주를 불렀다.


“야심에 밤중에 무슨 보고요?”


잠에서 막 깬듯한 점주 노극양이 문을 열고 나왔다.


“흑묘에서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바..반란이라니 자세히 말해보시오.”


노극양은 양만휘의 손에 들린 백작약 꽃을 보며 물었다.


“제가 백작약 꽃의 향기가 맡고 싶어 컥! 도..독이”


말하던 양만휘가 가슴을 움켜잡았다.


“부점주! 왜 그러시오?”


놀란 노극양이 양만휘에게 다가왔다.

푹-푹!


“노극양! 잘 가라!”


양만휘는 노극양이 다가오자 가슴을 움켜쥔 손으로 독이 발라진 단검을 꺼내 양만휘의 심장을 두 번이나 찔렀다.


“커-억! 배..배신하다니?”


한마디의 말도 끝내지 못하고 쓰러진 노극양는 그대로 절명했다.

질-질!

양만휘는 노극양의 다리를 잡고 흑점 옆으로 흐르는 하천으로 왔다.

피-스-스!

양만휘가 노극양의 다리를 놓자 노극양의 시신은 그대로 독수가 되어 하천으로 흘러 들어갔다.

‘노극양은 오늘 급하게 고향으로 간 것이니 이제 모레 새벽이 되길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가?’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지 못한 독수는 땅속으로 스며들었다.

‘크-허허! 흑점은 이 손안에 들어왔어!’

양만휘는 느긋한 발걸음으로 자신의 숙소로 갔다.


****


‘형주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갔나?’

초저녁이 되어 우봉현에 도착한 여숭량은 우봉현을 한 바퀴 돈 후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객잔으로 갔다.

‘이곳에서 형주까지는 이백리나 남았는데 그들은 말을 탄 채 밤길을 달릴 리 없다. 아마 형주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간 것 같으니 여기서 자고 내일 아침 일찍 형주로 가자!’

여숭량이 저녁을 먹는 동안 뇌곽과 양적은 마차를 타고 형주로 가고 있었다.


“림주님! 한잔 올릴까요?”

“그래!”


두 사람은 우봉현의 주루에서 산 요리를 먹으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아-참! 제가 이걸 드린다는 것을 깜박했네요.”


양적이 자개 장식의 상자를 뇌곽에게 내밀었다.


“자개 장식이라면 고려에서 온 것인가?”

“아마 그럴 것입니다. 상자보다는 안에 든 것을 확인해 보십시오.”

“무슨 진기한 것을 넣었길래 그래?”


뇌곽은 기대하는 표정으로 상자를 열었다.


“이거 성질 급한 놈은 가슴이 터지겠어!”


뇌곽이 비단 주머니를 열면서 농담했다.


“호-오! 최상급의 앵속이로군! 그렇지 않아도 앵속이 떨어져 사려던 참이었다. 고맙다!”


곰방대를 꺼낸 뇌곽은 곰방대에 앵속을 넣었다.

딱!

삼매진화로 불을 일으킨 뇌곽은 앵속에 불을 붙였다.


“일각만 지나면 극락으로 가겠어!”


앵속의 연기를 들이마신 뇌곽이 눈을 감고 말했다.

‘앵속쟁이 놈! 그 속에 산공독이 들어있는지도 모르고 연기를 모두 마시다니?’

눈을 감고 있는 뇌곽의 코와 입을 본 양적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두-두-두!

선두에 선 마차는 빠른 속도로 형주를 향했다.

눈을 감고 있던 양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차에 난 창문을 통해 형주쪽 하늘은 보니 하늘은 옅은 파란색으로 물들어있었다.


“마차를 멈춰라!”


양적의 말에 마차를 몰던 살수가 마차를 세웠다.


“멈춰라! 저기 저 고개만 넘으면 형주니 여기서부터는 걸어서 형주로 이동한다.”


마차에서 내린 양적은 후미를 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

말에서 내린 백 명의 살수가 앞장서자 그 뒤를 뇌곽이 탄 마차가 따라갔다.

멀리 관제묘가 보이자 선두에 선 살수가 손을 들었다.


“모두 복면을 쓰고 내가 나눠준 보법서 대로 내 뒤를 따라라.”


선두로 나온 양적의 말에 살수들은 복면을 썼다.

흑묘 입구에 도착한 양적은 정해진 보법에 따라 이동했다.

만상운무진을 통과하는 것이다.

사-사-삭!

백 명의 살수들이 일사불란하게 양적의 뒤를 따라 만상운무진을 통과했다.

뇌곽 또한 살수들의 후미를 따라 흑묘로 들어왔다.


“모든 전각을 돌아다니며 전각 안에 있는 사람들의 마혈을 제압해 밖으로 끄집어내라. 반항하면 죽여도 좋다!”


나직한 양적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살수들은 전각으로 들어갔다.


챙!


“오랜만에 검이 피 맛을 보겠어!”


뇌곽이 자신의 검을 뽑으며 말하자 양적도 검을 뽑았다.

전각 안에서 자고 있던 많은 살수는 산공독에 중독되어 변변한 반항조차 못 한 채 밖으로 끌려 나왔다.


“양적! 너무 싱겁다. 중원 최고의 살수 집단이라 오랜만에 긴장했는데 말이야!”

“저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나 림주님! 아주 대살수가 복귀하지 않았으니 긴장은 몸 안에 남겨놓으십시오.”

“그래! 흑묘의 지휘부 놈들을 죽이며 긴장을 끌어올려야겠어!”

“림주님! 혹시 모르니 대살수를 사로잡은 뒤 죽이는 것이 낫겠습니다.”

“그렇게 하지. 흑묘의 지휘부들을 의자에 앉히도록 하라.”

“예!”


마혈이 점혈된 형백강과 곽장무, 그리고 왕린과 막염까지 의자에 앉혀졌다.


****


‘뭔가 이상하다! 이 시간이면 음식 냄새가 나야 하거늘.’


마차에 탄 채 만상운무진을 통과하려던 여숭량은 마차에서 내렸다.

‘아무래도 무슨 변고가 생긴 것 같으니 조심해서 들어가야겠어!’

상체를 숙인 여숭량은 전방을 주시하며 만상운무진을 통과하여 흑묘의 전각들이 내려다보이는 산으로 갔다.

‘묘주님 이하 모두가 잡혔구나! 빨리 흑묘를 나가 조장님께 이 사실을 알려야 해!’

여숭량은 상체를 숙인 채 만상운무진을 향해 빠르게 갔다.


“누구냐?”


만상운무진의 입구에 은신하고 있던 두 명의 살수가 허공으로 솟아올랐다.

챙!

여숭량은 검을 뽑았다.

‘이놈들! 강하현의 객잔에서 느꼈던 살기와 같은 살기를 가진 전문살수들이다!’

짧은 순간 생각을 마친 여숭량은 검을 거꾸로 잡았다.

복면을 쓴 두 살수가 서로 마주 보며 눈짓했다.


“타-앗!”


검을 세운 두 명이 여숭량에게 쇄도했다.

여숭량은 자신의 검을 한 명의 살수에게 던졌다.

슉-팍!

검은 손잡이만 남기고 살수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크-아-악!”


‘이때다!’

동료의 몸에 검에 박히자 한 사람이 잠깐 주춤하는 사이 몸을 돌린 여숭량은 만상운무진을 통과하여 마차에 올랐다.

남은 살수는 만상운무진을 통과하는 여숭량을 보며 허둥댔다.

만상운무진을 통과하는 보법을 아직 외우지 못한 것이다.


“이-랏!”


두-두-두-두!

여숭량은 태금리를 향해 최대한 빠른 속도로 마차를 몰았다.

마차의 말발굽 소리는 흑묘 안까지 들렸다.


“양적! 이 소리는 말발굽 소리 같은데?”

“제가 알아보고 오겠습니다.”


뇌곽의 질문에 대답한 양적은 만상운무진 쪽으로 가다가 달려오는 살수를 발견했다.


“만상운무진을 감시하라고 보냈더니 왜 온 것이냐?”


“만상운무진으로 들어왔던 놈이 저와 함께 있는 동료를 죽이고 도망갔습니다.”


“알았으니 돌아가서 만상운무진을 감시해라.”


양적은 뇌곽에게 갔다.


“림주님! 살행을 나갔던 살수 한 놈이 이곳으로 왔다가 다시 도망간 것 같습니다. 대살수에게 이곳의 상황이 알려질 것은 뻔한 일이니 함정을 파야겠습니다.”

“그래! 되도록 사로잡을 수 있는 함정을 준비해라.”

“예, 림주님!”


태금리에 도착한 여숭량은 형주 포목점으로 갔다.

준하는 웬 여자와 이야기 하고 있었다.


“조장님! 큰일 났습니다. 흑묘가 침입자들에 의해 무너지고 있습니다.”


포목점으로 들어간 여숭량은 큰 소리로 말하고 말았다.

그러자 준하는 물론 냉여은과 장춘이 여숭량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아차! 다급한 마음에 나도 모르게..!’

안색이 변한 준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냉소저! 어디 좀 다녀오겠소.”

“예! 몸조심하세요.”


포목점을 나온 준하는 여숭량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가겠다는 의미였다.

휘-익 팟!

허공으로 떠오른 준하의 몸은 점으로 변해버렸다.

준하가 사라지자 여숭량의 마차도 형주로 향했다.

그걸 본 장춘은 옷을 갈아입고 검을 챙겨 포목점을 나왔다.

‘교주님의 지시도 있었지만 내가 총관이 되려면 이럴 때 소교주님에게 잘 보여야 해!’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온 장춘은 내공을 끌어올려 형주를 향해 몸을 날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악인 사냥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9 79. 이별 24.06.15 41 0 12쪽
78 78. 철마련의 련주 혁련광 24.06.14 37 0 11쪽
77 77. 북화영 2 24.06.14 39 0 12쪽
76 76. 북화영 24.06.13 38 0 12쪽
75 75. 천마삼세 24.06.13 43 0 12쪽
74 74. 천하제일인 24.06.12 40 0 12쪽
73 73. 황금만 부자 24.06.12 44 0 12쪽
72 72. 동행 24.06.11 38 0 12쪽
71 71. 제일 전장 24.06.11 40 0 12쪽
70 70. 계수배를 올리다 24.06.10 39 0 12쪽
69 69. 사술의 흔적 +2 24.06.10 44 1 12쪽
68 68. 마지막 살행 24.06.09 44 0 12쪽
67 67. 가학 행위 +2 24.06.09 40 0 12쪽
66 66. 회계당 당주 24.06.08 43 0 12쪽
65 65. 무림맹의 경비 무사 24.06.08 39 0 12쪽
64 64. 혈마의 아수라혈경 24.06.07 43 0 13쪽
63 63. 힘 24.06.07 36 0 12쪽
62 62. 외상값 24.06.06 38 0 11쪽
61 61. 연왕 주체 24.06.06 40 0 12쪽
60 60. 흑금맹 24.06.05 40 0 12쪽
59 59. 쇼군 다카우를 죽이다 24.06.05 40 0 12쪽
58 58. 주원장과 주체 24.06.04 37 0 12쪽
57 57. 살수 복귀 24.06.04 40 0 11쪽
56 56. 냉여은의 죽음 24.06.03 36 0 12쪽
55 55. 제일전장 전장주 황금만 24.06.03 38 0 12쪽
54 54. 화산파 장문인 청무 2 24.06.02 45 0 12쪽
53 53. 화산파 장문인 청무 24.06.02 41 0 12쪽
52 52. 진압 24.06.01 38 0 12쪽
» 51. 여승량 24.06.01 44 0 12쪽
50 50. 흑사림 2 24.05.31 41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