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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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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7.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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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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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7,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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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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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0. 흑금맹

DUMMY

군선에 금자를 싣자 군선은 닻을 올렸다.

출항한 지 이틀이 지나자 군선은 조선의 남해를 지나고 있었다.

‘아! 저곳은 내가 살았던 한국이다!’

멀리 해무에 둘러싸인 남해안이 보였다.

준하는 상륙하고 싶었다.

마음을 누른 준하는 술병을 들고 선실로 들어갔다.

.

.

길야군을 떠난 지 한 달이 지나자 준하는 형주에 도착했다.

‘구천 냥은 용소산의 동굴에 넣어야겠어!’

용소산의 폭포수 아래로 간 준하는 금자를 넣어두고 태금리로 갔다.


“두 분 아저씨는 어디 가셨어요?”


형주 포목점으로 간 준하는 염무상과 장춘을 찾았다.


“두 분 다 일이 있어서 출타 중입니다.”


‘아직 천산에서 안 오셨나?’

형주 포목점에서 나온 준하는 잠시 망설였다.

‘오랜만에 태금맹이나 가볼까?’

태금맹에 가까워지자 준하는 코를 큼큼거렸다.

‘큼-큼! 매우 익숙한 냄새인데 어디서 나는 거야?’

태금맹의 문을 열려고 했던 준하는 잠깐 망설였다.

익숙한 냄새가 생각난 것이다.

‘맞다! 내가 중원에 와서 처음으로 먹었던 밥물, 공사장 햇빛에 며칠 두었다가 마신 시큼한 막걸리 냄새야! 도대체 안에서 무슨 짓을 하길래 이런 이 냄새가 나는 거야!’

쾅!

준하는 발로 문을 찼다.

문은 큰 소리를 내며 열렸고 둥글게 앉은 태금맹의 맹도들은 놀란 눈으로 준하를 쳐다보았다.


“맹주님! 오셨습니까?”


손에 있던 그릇을 내려놓은 양부충이 일어나 준하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그래! 뭘 먹고 있는데 냄새가 이렇게 고약해?”

“지게미(술 찌꺼기)입니다.”


인상 쓴 준하의 질문에 양부충은 입을 가리고 대답했다.


“지게미라니? 보호비는 다 어쩌고?”

“요즘은 보호비를 받지 않습니다.”

“왜, 강자라도 나타났어?”

“그게 아니라 위대하신 맹주님의 휘하에 있는 우리가 상인들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하여 평소 상단의 쟁자수로 일해 맹의 임대료를 주고 돈이 남으면 먹을 것은 사 먹는데 요즘은 일이 없어서 주조장에서 술통을 날라 주고 그 삯으로 지게미를 얻어먹고 있었습니다.”

“위대한 맹주라니? 나 말고 또 다른 맹주가 있냐?”

“아닙니다.”“정확히 말을 해봐.”

“맹주님께서 흡자결을 일삼아 무림 공적이 된 사황 마영적을 죽였다고 들었습니다. 그 소식은 들은 우리 태금맹도들도 맹주님의 위대한 길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헐! 속 모르는 소리 하지 말고 모두 따라 나와.”

“어디 가십니까?”

“가긴 어딜 가겠냐? 밥 먹고 술 마시러 간다.”


소리를 지른 준하는 먼저 태금맹을 나왔다.

‘돈이 들어오면 꼭 쓸 일이 생기더니 료스케에게 금자를 만검문으로 가지고 오라고 한 것은 잘한 일이었어!’


준하는 태금맹도들을 데리고 주루로 갔다.


“부맹주는 나하고 합석하자.”

“예, 맹주님! 그렇지 않아도 맹주님의 술 수발을 들려고 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눈칫밥을 먹으면 이런 말들을 참기름을 바른 것처럼 매끄럽게 할까?’

양부충의 꿀을 바른듯한 말에 준하는 신기한 눈으로 양부충의 얼굴을 보았다.

텅!


“금자로 만 냥이다. 내일부터는 지게미를 먹지 말고 식재료를 사서 음식을 해 먹어. 그리고 오늘부로 태금맹은 만검문으로 옮긴다.”

“예? 그게 정말입니까?”

“그래!”

“그럼 가족들을 데리고 옮기겠습니다.”

“맘대로 해. 그리고 내년부터 왜의 남조에서 금자 십만 냥을 가져올 거야.”

“헉! 십만 냥이나요?”

“그래! 그러니 아껴 쓰면서 상단이라도 운영해봐. 쟁자수를 하려고 남의 상단으로 가서 빌빌거리며 눈치나 보지 말고.”

“예, 맹주님! 열심히 노력하여 중원 제일의 상단을 일구겠습니다.”


시간이 흐르자 술 취한 맹도들이 늘기 시작했다.


“부맹주! 나는 객잔으로 갈 테니 너는 맹도들을 데리고 만검문으로 가라.”

“예, 맹주님! 제가 먼저 맹주님을 객잔까지 모시겠습니다.”

“됐고 여기서 헤어지자. 내일 만검문으로 갈게.”

“예, 맹주님! 편안한 밤 되십시오.”


객잔으로 간 준하는 맹도들이 익힐 무공을 준비했다.

‘내공이 없어도 익힐 수 있는 변형된 권법과 내공이 있어야 익힐 수 있는 무영검법을 같이 주면 되겠어.’

준하는 자신이 알고 있는 권법을 섞어 하나의 권법을 만들어 그 이름을 무영권법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리고 내공을 쌓을 수 있는 심법서를 창안해 무영심법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날이 샌 것 같은데?’

붓을 놓은 준하는 밖을 내다보았다.

하늘에 떠 있는 해는 정오를 향하고 있었다.

객잔을 나온 준하는 만검문으로 향했다.

‘이게 뭐야? 태금맹이 아니라 흑금맹이라니?’

만검문의 입구 우측에 세로로 된 현판이 달려있었다.


“맹주님! 오셨습니까?”


마당에서 서성이던 양부충이 준하에게 달려왔다.


“부맹주! 흑금맹은 또 뭐야?”

“맹주님께서 몸담고 계신 곳이 흑점이라고 하여 흑금맹을 달아보았습니다. 맘에 안 드신다면 당장 떼겠습니다.”

“돈 주고 단 것인데 그냥 놔둬.”

“그렇게 하겠습니다. 맹주님! 지금 안에 화공(畫工)이 와 있습니다.”

“화공이 왜?”

“맹주님의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섭니다.”

“내 초상화?”

“예!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의 조사전에 가면 장문인이나 가주들의 초상화가 걸려있는데 그게 부러워 화공을 불렀습니다. 이제 우리 흑금맹도 격식을 갖춰 우리 뒤를 이을 후인들에게 맹주님의 모습을 전해줄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돈을 주니까 별짓을 다 하는군!’

양부충의 말에 맹도들은 준하의 입을 쳐다보고 있었다.

‘뭔가 하려고 하는데 핀잔은 주지 말아야지.’


“부맹주의 말이 맞아.”


준하는 화공이 기다리는 방으로 들어갔다.


“내 초상화를 그릴 동안 이거나 읽어봐.”


준하는 세 권의 비급을 내밀었다.


“오! 이건 우리 흑금맹의 독문 무공이 아닙니까?”


양부충이 비급을 가지고 밖으로 나갔다.


“와-아!”


‘또 호들갑을 떨었나 보군!’

비급을 가지고 나간 양부충이 무슨 말을 떠벌렸는지 흑금맹도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맹주님! 소년 협사라고 하더니 정말 잘 생기셨습니다. 제가 원나라 황궁의 어진화사(御眞畵師)로 있으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보았는데 맹주님보다 더 잘생긴 얼굴을 보지 못했습니다.”


준하의 얼굴을 본 화공이 감탄한 얼굴로 말했다.


“좋게 봐줘서 고맙소.”


준하가 의자에 앉자 화공은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화려한 무복이라도 사 입는 것인데 아쉽다!’

준하는 과거 프로필 사진을 찍을 때처럼 사진작가가 요구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늦은 오후가 되자 화공은 붓을 놓았다.


“다 됐소?”

“날이 어두워질 것 같으니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내일 다시 이어 그리겠습니다.”


‘반나절만 해도 쥐가 날 것 같았는데!’

화공이 화구를 챙기는 동안 준하는 몸을 주물렀다.

형주 시전으로 간 준하는 사람의 혈도가 표시된 목각 인형과 목검을 사서 흑금맹으로 돌아왔다.


****


하남성 외곽 만양야(萬羊野)

이곳은 많은 양이 있다고 하여 붙여진 지명으로 지형을 보면 금릉이 있는 강소성의 초입과 경계인 곳이다.

만양야에는 마교의 수많은 군막이 세워져 있었다.

오군도독부의 도독 고방엽은 이십만 대군을 이끌고 마교의 군막들이 내려다보이는 산등성에 군영을 구축하고 있었다.

‘저 무리 속에 천마라는 무인이 있다고 하던데 무공을 고하를 나누자고 해볼까?’

고방엽은 천하제일인이라는 염무상을 생각하며 자신의 검 코등이(古銅:고동)를 엄지손가락으로 밀었다 당기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오군도독부의 도독 고방엽,

고방엽은 군부의 장수이기 전에 한 사람의 무인이었다.

어린 시절 고방엽은 절강성에 있는 청룡문의 제자로 들어갔다가 삼 년도 되지 않아 쫓겨났다.

쫓겨난 이유는 둔재 인데다 식탐이 너무 강하다는 이유였다.

청룡문에서 쫓겨난 고방엽은 청룡문에서 배운 심법과 초식 몇 가지를 가지고 이십 년이 넘도록 수련했다.

일평생 동안 ‘천(川)’ 자만 써온 서예가의 글씨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나듯 청룡문의 초식을 펼치는 고방엽의 검에서 미세한 검명이 울렸다.

고방엽이 절강성에서 검사로서의 이름이 알려질 무렵 절강성으로 주원장이 이끄는 홍건적이 쳐들어왔다.

홍건적이 일으킨 반란 이유를 듣게 된 고방엽은 바로 홍건적에 투신했다.

그리고 주원장의 가신이 되어 전쟁마다 승전하여 장군으로 승승장구했다.

‘입신(立身)은 했지만, 양명(揚名 이름을 날림)은 부족하다!’

음식을 먹고 체한 듯 가슴이 답답해진 고방엽은 자신의 군막을 나왔다.

멀리 마교도들의 군막이 보였다.

‘내가 천마와의 비무에 이기면 나는 단번에 천하제일인이 된다. 첨병을 보내 천마에게 의사를 물어볼까? 천하제일인이 섬기는 폐하라? 폐하의 황권을 반석 위에 올리는 일이니 이 또한 충성이 아닌가?’

채-애-애-앵!

손가락으로 검면을 튕기자 맑고 청아한 검명이 울렸다.

‘내 비무를 받아 드릴지 모르지만, 천마에게 의사라도 물어보자.’


-귀하의 명성을 들은바 천하제일인이라는 것을 알게 됐소.

가르침을 원하니 내 청을 거절하지 말아주시오.


고방엽이 쓴 서찰은 첨병에 의해 곧바로 염무상에게 전해졌다.

‘미끼도 끼지 않았는데 빈 바늘을 물다니? 고방엽의 헛된 공명심 때문에 주체의 즉위가 더 빨라 지겠어!’

뜻하지 않은 호재에 염무상은 고방엽에게 보낼 서찰을 썼다.


-도독의 청을 받아 드리겠다.


염무상의 서찰을 본 고방엽은 가슴이 뛰어 어쩔 줄 몰라 하면서 부관을 불렀다.


“술과 요리를 준비하여 마차에 실어라. 마교도들을 회유하여 이곳에 발을 묶어야겠다.”

“예, 도독!”


고방엽은 마차에 술과 요리를 싣고 군영을 나섰다.

따각-따각!

멀리 마차에 탄 고방엽의 모습을 본 염무상은 주체가 보내온 전서응을 꺼냈다.


-고방엽과 이십만 대군을 삼 일간 붙잡고 있을 테니 황궁의 일을 처리하시오.


전서응의 다리에 서찰을 묶은 염무상은 전서응을 날렸다.

공교롭게도 염무상이 날린 전서응은 고방엽이 탄 마차 위를 날아갔다.

염무상은 천천히 고방엽의 마차를 향해 걸어갔다.

휘-익 짝!

두두두두!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염무상을 발견한 고방엽은 말의 등에 채찍을 가했다.


“그대가 천마요?”


염무상 앞에 도착한 고방엽이 물었다.


“허허! 그래 맞아, 내가 천마다.”

“마인이라고 하더니 예의가 없군!”


고방엽이 마차에서 내리며 혼자 말하듯 중얼거렸다.


“검을 잡은 지 몇 년이나 됐느냐?”


미간을 찌푸린 염무상이 물었다.


“오십 년은 족히 됐을 것이오.”

“오십 년이라? 꽤 오랜 세월이군! 백이십삼 년에 비하면 짧은 시간이지만 말이야,”

“뭐..뭐요? 그대의 나이가 몇인데 백이십삼 년을 들먹이시오?”

“나는 남송 이종(理宗) 구 년에 태어나 열 살부터 검을 잡았다.”

“헉! 그럼 반노환동하신 것이오?”

“반노환동한 것이 아니라 아예 늙지 않았다.”

“사십칠 년 전 청룡문의 문주였던 이목륜을 아십니까?”

“푸-허허허! 그럼 너는 오군도독부의 병사 왕량을 아느냐?”

“도독인 내가 어떻게 일개 병사를 알겠습니까?”

“천상천하 유아독존! 지금은 아니지만 사십칠 년 전이라면 내 자부심과 오만이 하늘을 찌를 때였다. 청룡문이 어디에 있었는지 모르지만, 천하를 오시하던 내가 어찌 청룡문 따위를 알 수 있겠느냐?

“맞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제 청을 받아주셨으니 황주(皇酒)부터 한잔 올리겠습니다.”

“좋다.”


염무상은 평평한 바위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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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76. 북화영 24.06.13 38 0 12쪽
75 75. 천마삼세 24.06.13 43 0 12쪽
74 74. 천하제일인 24.06.12 40 0 12쪽
73 73. 황금만 부자 24.06.12 44 0 12쪽
72 72. 동행 24.06.11 38 0 12쪽
71 71. 제일 전장 24.06.11 40 0 12쪽
70 70. 계수배를 올리다 24.06.10 39 0 12쪽
69 69. 사술의 흔적 +2 24.06.10 44 1 12쪽
68 68. 마지막 살행 24.06.09 44 0 12쪽
67 67. 가학 행위 +2 24.06.09 39 0 12쪽
66 66. 회계당 당주 24.06.08 42 0 12쪽
65 65. 무림맹의 경비 무사 24.06.08 38 0 12쪽
64 64. 혈마의 아수라혈경 24.06.07 43 0 13쪽
63 63. 힘 24.06.07 36 0 12쪽
62 62. 외상값 24.06.06 37 0 11쪽
61 61. 연왕 주체 24.06.06 39 0 12쪽
» 60. 흑금맹 24.06.05 40 0 12쪽
59 59. 쇼군 다카우를 죽이다 24.06.05 39 0 12쪽
58 58. 주원장과 주체 24.06.04 37 0 12쪽
57 57. 살수 복귀 24.06.04 40 0 11쪽
56 56. 냉여은의 죽음 24.06.03 36 0 12쪽
55 55. 제일전장 전장주 황금만 24.06.03 38 0 12쪽
54 54. 화산파 장문인 청무 2 24.06.02 45 0 12쪽
53 53. 화산파 장문인 청무 24.06.02 41 0 12쪽
52 52. 진압 24.06.01 38 0 12쪽
51 51. 여승량 24.06.01 43 0 12쪽
50 50. 흑사림 2 24.05.31 4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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