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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7.02 06:00
연재수 :
10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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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수 :
577,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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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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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5. 제일전장 전장주 황금만

DUMMY

대문을 나간 병사의 신호로 마차가 왔고 마차는 냉여은를 태우고 만금리를 떠났다.

-여동생을 찾으려면 어용공위사로 와라.

굳게 닫힌 만검문의 대문에 붙인 글씨다.

마차가 형주를 떠난 지 두 시진이 되었다.

마차가 심하게 흔들거리자 마차 바닥에 누워있던 냉여은은 눈을 떴다.


“헉!”


냉여은은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누군가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네 오빠의 이름은 무엇이고 지금 어디 있느냐?”


견위연이 물었다.

냉여은은 앉은 채 뒤로 물러나 구석으로 갔다.


“오..오빠라니요? 나는 오빠가 없어요.”

“너하고 같이 사는 남자 말이다.”

“그 사람은 오빠가 아니라 결혼할 사람이에요. 이름 위겸이며 일 년 동안 할 일이 있어서 어디 간다고 했어요. 제발 나를 보내주세요.”

“위겸이라? 여기서 보내줄 수는 없고 우리와 같이 가면 위겸이 너를 데리러 올 것이다.”

“흑-흑-흑! 제발 보내주세요.”


냉여은의 흐느낌은 네 마리의 발굽 소리에 묻혔다.


****


화산을 내려온 준하는 뇌곽의 보물이 숨겨진 호남성의 장사로 갔다.

뇌곽이 보물을 숨겨놓은 곳은 흑사림이 내려다보이는 깊은 산속이었다.

땅을 파보니 석관이 있었고 석관 속에는 금자가 가득 들어있었다.

‘이건 냉매에게 선물해야겠다!’

준하는 금자를 마차에 싣던 중 석관 밑바닥에서 여자들이 하는 요대를 발견하고 품속에 넣었다.

준하를 금자를 싣고 제일 전장의 장사 지부로 갔다.


“장득우 지부장의 단골이니 장득우 지부장이 추천한 것으로 입금해 주시오.”

“..예!”


준하의 말에 장사 지부장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금자를 셌다.

총 만 냥이었다.

‘만 냥 때문에 옥패를 바꿔 달라고는 못 하겠다.’

입금 문서를 받은 준하는 주계륜의 보물이 묻혀있는 강소성 금릉으로 향했다.

‘부자가 자살했다고 하여 식솔들은 모두 떠난 것 같구나!’

주계륜의 보물이 묻어놓은 곳은 폐허로 변해버린 자신의 집이었다.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주계륜의 집은 과거 원나라 고관대작의 집이었는지 몇 채의 전각으로 이루어진 장원이었다.

준하는 양피지를 보며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물이라도 마시고 어디 가서 밥이라도 먹자.’

하루 내내 보물을 찾아 돌아다니던 준하는 배도 고프고 목도 말랐다.

덜컹-덜컹!

우물 바닥으로 내려간 두레박은 물이 없는지 바닥만 긁었다.

‘우물도 마른 거야?’


-우물은 퍼서 쓸수록 채워지는데, 쓰지 않으면 말라버린다.


말라버린 우물가에 앉은 준하의 머릿속에 박제가의 저서 북학의가 떠올랐다.

‘혹시 우물 속에 숨겼을까?’

준하는 우물 속으로 들어갔다.

‘주원장과 함께 원나라의 황궁을 점령했다고 하더니 이건 모두 원나라에 뺏은 보물이다.’

보물의 양은 엄청났다.

준하는 밤새도록 우물을 들락거리며 보물을 올렸다.

보물을 모두 옮기고 나니 새벽이 되었다.

금자로 약 백 이십 만 냥 정도 되었다.

주루에 들러 아침을 먹은 준하는 제일 전장 금릉지부로 갔다.


“장득우 지부장의 추천으로 왔는데 금자를 맡기려고 하오.”

“아! 혹시 형주에서 오셨습니까?”

“예! 내가 형주에서 온 것을 어떻게 알았소?”

“전장주님께서 고객님이 방문하시면 본점으로 모시라고 전 지부에 명령을 내렸습니다. 금자 수납이 끝나면 제가 본점으로 모시겠습니다.”

“본점이 어딘데요?”

“이곳 금릉에 있습니다.”

“먼저 마차에 실린 것을 내리시오.”

“예!”


지부장은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 준하를 따라 마차가 있는 후원으로 왔다.


“헉!”


마차 가득 실린 금자를 본 지부장은 숨넘어가는 소리를 냈다.


“최대한 빠르게 옮기시오.”

“예, 고객님!”


총 스무 번,

준하가 금자를 옮기느라 주계륜의 집과 전장을 오간 숫자다.

마지막 금자를 내리자 지부장은 떨리는 손으로 준하에게 확인서를 건넸다.

이 순간, 지부장의 눈에 비친 준하는 재신(財神)이자 황제였다.

꽈-꽝!

‘뭐지?’

확인서를 받는 순간 준하의 머릿속에는 번개가 내리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보물도 모두 찾아 안전하게 맡겼는데 왜 이렇게 마음이 불안할까?’

살수의 본능!

준하에게 찾아온 불안감의 원천이었다.

준하가 빠른 걸음으로 금릉지부를 나오자 비단옷을 입은 사람이 마차에서 급하게 내리고 있었다.

‘내공이 없는 것을 보니 무인은 아닌 것 같은데 졸부인가?’

순간 흑묘의 살수로 돌아온 준하의 눈은 상대의 전신을 훑었다.

뚱뚱한 몸에 땀이 났는지 비단옷은 흠뻑 젖어있었다.

준하가 자신의 마차에 타는 순간,


“전장주님! 이분입니다.”


지부장의 소개에 뚱뚱한 사람이 준하에게 다가왔다.

타인의 기척에 준하는 몸을 돌렸다.


“대인! 저는 제일 전장의 전장주 황금만입니다.”


뚱뚱한 몸으로 인해 허리가 실종된 황금만이 뒤뚱거리며 상체를 숙였다.

‘휴-우! 잘 벼른 칼날에 몸이 갈기갈기 찢긴 느낌이다!’

준하의 시선이 몸에 닿자 황금만의 등에서는 식은땀이 났다.

제일 전장의 전장주 황금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고개를 숙이는 날이다.

제일 전장은 오백 년에 시작한 전장으로 중원 전체의 자금 중 삼 할을 움직이는 거대한 전장이다.


-“우리 전장을 물려받을 남자는 오로지 한 명이어야 한다.”


초대 전장주의 유훈으로 황금만 또한 외아들로 자라면서 남에게 고개 숙이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으-으! 내가 유일하게 무서워했던 할아버지의 존안을 뵙는 것 같다!’

중원에서 행세 좀 한다는 사람은 거의 다 만나봤지만 준하는 그들과 차원이 다른 사람이었다.


“예! 위준하입니다.”

“오늘도 큰 금액을 맡기셨다고 하여 달려왔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황금만은 힘든 표정으로 두 번째 상체를 숙였다.

준하는 황금만의 마차를 타고 제일 전장의 본점으로 갔다.

준하는 새로운 약정내용과 이백이십 일만 냥과 황금만의 직인이 새겨진 옥패를 받은 후 연회실로 갔다.


****


-여자를 찾으려면 어용공위사로 와라.


“이게 뭐냐?”


만검문으로 청소하기 위해 온 양부충은 대문에 붙은 종이를 보고 같이 온 태금맹의 맹도에게 물었다.


“부맹주님! 내가 보기에는 맹주님이 우리와 장난치려고 붙인 것이 아닐까요?”


딱!


“이 새꺄! 너 맹주님이 장난하는 것 봤어?”


양부충은 대답하는 맹도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말했다.


“맹주님과 함께 사는 낭자가 형주 포목점에서 일한다고 했으니 그곳으로 가서 한번 물어봐야겠다.”


종이 뗀 양부충은 형주 포목점으로 갔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양부충은 준하가 장춘을 아저씨라고 부르는 것을 본 후 깍듯하게 대했다.


“무슨 일인가?”

“만검문으로 갔더니 대문에 이게 붙어 있어서 왔습니다.”

“줘봐라.”


종이 쓴 글씨를 본 장춘의 표정이 변했다.

‘주루에서 본 놈들은 바로 황궁의 어용공위사에서 나온 놈들이었구나!’

장춘은 며칠 전 주루에서 낯선 얼굴들을 보았었다.

‘내공도 없는 놈들이 무림인 못지않게 각이 잡혀 있다고 느꼈더니 그놈들은 모두 군부 출신이었어!’

잠깐 생각한 장춘은 의자에서 일어났다.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너희들은 그만 가봐라.”

“예, 대인! 물러가겠습니다.”


양부충이 가자 장춘은 종이를 가지고 흑점으로 갔다.


“나는 점주를 만나러 왔소.”

“아! 점주님의 아저씨지요?”


장춘의 얼굴을 알아본 사람은 뇌곽의 습격 때 한번 마주친 적이 있는 여숭량이었다.


“그렇소.”

“지금 점주님은 외유 중입니다.”

“소주모 아니, 냉낭자가 납치된 것 같은데 점주님께 연락할 방법이 없소?”

“각 지부로 전서구를 날리면 어쩔지 모르겠습니다.”

“그럼 당장 전서구를 날려 이 내용을 전하시오.”


장춘이 여숭량에게 종이를 내밀었다.

푸-드-득!

열세 마리의 전서구가 하늘 높이 날아올라 흩어졌다.

제일 전장의 본점 연회실,


“대인! 한잔 드시지요.”


비단 손수건으로 연신 땀을 닦은 황금만이 준하에게 술을 권했다.


“잘 마시겠소.”


준하가 금존청을 마시고 잔을 내려놓았다.

그 모습을 본 황금만이 준하의 곁에 앉은 기녀에게 눈짓했다.


“대인! 제가 한잔 올리겠습니다.”

“아니 나는 그만 마셔야겠소.”


준하가 일어서려는 순간 문이 열리고 악기를 든 악사가 들어왔다.


“저희 전장의 연회가 맘에 들지 않으시면 기루로 모시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난 황금만이 허리를 숙인 채 말했다.


“아니요, 꼭 처리할 일이 있었는데 내가 깜박한 것 같으니 그만 가야겠소.”


준하가 일어서자 황금만은 얼른 출입문 쪽으로 갔다.


“대인! 제 마차로 지부까지 모시겠습니다.”

“그냥 가겠소.”


휘-익!

준하의 몸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황금만은 준하가 사라진 어둠을 보다가 연회실로 들어갔다.

제일 전장의 장사 지부로 간 준하는 마차를 타고 흑점의 장사 지부로 갔다.


“어서 오십시오. 점주님! 그렇지 않아도 본점에서 전서구가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장사 지부장 장계청이 말했다.


“내가 올 줄 어떻게 알았소?”

“본점에서 장사 지부뿐만 아니라 중원 전체의 지부에 전서구를 날렸다고 합니다. 서신은 여기 있습니다.”


-여자를 찾으려면 어용공위사로 와라.


준하의 몸 주위가 얼어붙었다.

살기로 인해 공기가 뒤틀렸다.

‘어용공위사 이놈들! 이런 까닭에 내 본능이 반응한 거였어!’


“저..점장님!”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리던 장계청이 준하를 불렀다.

준하는 얼른 살기를 풀었다.


“그만 가야겠소.”


장사 지부를 나온 준하는 황궁으로 향했다.


****


어용공위사의 뇌옥에 갇힌 냉여은은 병사들이 들어오자 일어서서 병사들의 말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놈이 뇌옥으로 들어오면 무조건 죽이라는 지휘사의 명령이니 저 여자아이를 안쪽으로 보내세.”

“그래야지. 그런데 천라지망을 뚫고 뇌옥까지 들어올 수 있을까?”

“못 오겠지. 우리 어용공위사의 병사들은 모두 일당백이 아닌가?”


‘누굴 죽인다는 말일까?’

냉여은은 병사들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자 자리에 앉았다.


“그만 나와라.”


병사가 뇌옥의 문을 열며 말했다.


“나를 내보내 주는 것인가요?”

“네 오빠가 오면 살려줄 것이다.”

“오빠가 아니에요. 나를 고용한 사람인데 그 사람을 죽인대요?”


냉여은은 거짓말을 했다.


“그놈은 나라에 큰 죄를 지은 대역 죄인이다. 그놈이 빨리 죽어야 너도 빨리 나가는 거야.”


냉여은은 뇌옥의 제일 안쪽에 옮겨졌다.

‘가가를 죽이기 위해 나를 납치한 것이었어! 내가 죽었다고 소문나면 가가는 오지 않을 거야! 진작 죽었을 몸이니 가가를 위해.....,’

창살로 다가가 밖을 살핀 냉여은은 허리를 묶은 끈을 풀었다.


“흑-흑!”


‘가가! 짧은 시간이지만 너무 행복했어요! 사랑해요.’

창살의 가장 높은 곳에 끈을 묶은 냉여은은 눈물을 닦고 끈에 목을 걸었다.

휙-휙!

황궁의 담을 넘은 준하는 주계륜의 집무실에서 봤던 황궁의 배치도를 떠올렸다.

눈을 감아도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로 황궁의 배치도 선명하게 그려졌다.

탓--탓--탓!

준하는 황궁 수비대의 초소를 피해 거침없이 달렸다.

휘--이--익!

멀리 어용공위사가 보이자 준하의 몸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어용공위사의 전각을 중심으로 지붕에서 은신하고 있는 사람들의 기척을 느꼈기 때문이다.

‘대략 삼십여 명이다.’

만검을 빼든 준하의 몸이 흐릿해졌다.

써-걱 써-걱!

은신하고 있는 궁수들에게 안개처럼 소리 없이 다가간 준하의 만검은 궁수들의 몸을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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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71. 제일 전장 24.06.11 40 0 12쪽
70 70. 계수배를 올리다 24.06.10 4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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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67. 가학 행위 +2 24.06.09 4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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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57. 살수 복귀 24.06.04 40 0 11쪽
56 56. 냉여은의 죽음 24.06.03 36 0 12쪽
» 55. 제일전장 전장주 황금만 24.06.03 39 0 12쪽
54 54. 화산파 장문인 청무 2 24.06.02 45 0 12쪽
53 53. 화산파 장문인 청무 24.06.02 42 0 12쪽
52 52. 진압 24.06.01 39 0 12쪽
51 51. 여승량 24.06.01 44 0 12쪽
50 50. 흑사림 2 24.05.31 4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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