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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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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7.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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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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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5. 무림맹의 경비 무사

DUMMY

다른 사람이 없는 다루의 방으로 들어간 준하는 자신의 계획을 말했다.


“겸아! 아무리 네가 살수라고 하지만 이번 살행은 달걀로 바위 치기다! 석중광과 손을 섞어본 지 오래됐지만 석중광 역시 나 못지않게 큰 진전을 보았을 것이다.”


준하보다 더 심각해진 표정의 염무상이었다.


“그래서 목숨을 걸려고요.”

“그런 놈에게 네가 왜 목숨을 던진단 말이냐?”

“아저씨! 제가 중원에 와서 느낀 것인데 원수와는 같은 하늘을 지고 살 수 없다는 것이에요.”

“중원에 와서 느낀 것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냐?”

“제가 성장하면서 느낀 점이라는 뜻인데 말이 잘못 나왔네요.”


.....


준하와 염무상은 한동안 침묵했다.


“아저씨! 걱정하지 마세요. 석중광이 제 검을 베개 삼아 베고 누울 정도가 되면 그때 검을 뽑을 테니까요.”

“꼭 그래야겠느냐?”

“예! 이미 청부를 승인한 상황이라 돌이킬 수는 없어요.”

“내 옆으로 와서 등을 돌리고 앉아라.”

“예!”


탁-탁!

염무상은 준하의 몇 군데 혈도를 점혈했다.


“아저씨! 왜?”

“석중광은 교활하고 영악한 놈인 만큼 의심 또한 많은 놈이다. 조금이라도 널 의심하면 바로 죽이려 할 것이니 혈도를 점해 내공을 숨겨야겠다.”

“몇 할 정도나요?”

“구 할이다. 만약 십 할의 내공을 사용하려면 이것으로 손등에 있는 합곡혈에서 피를 빼면 해혈 된다.”


염무상이 침을 건네며 말했다.


“지금 해봐도 될까요?”

“그래.”


준하는 내공을 끌어올렸다.

‘이게 일 할이라면 만년설삼의 기운을 막 녹인 정도다.’

준하는 침으로 자신의 합곡혈을 찔러 한 방울의 피를 뽑았다.

휘-이-이!

준하의 단전과 인당혈에서 치솟은 내공은 다루 안의 공기마저 소용돌이치게 했다.

준하는 얼른 천마심공의 운공을 멈췄다.


“아저씨! 흑금맹에 들러 이따 오후에 올게요.”

“그래!”


다루를 나온 준하는 흑금맹으로 가서 양부충을 불렀다.


“부맹주! 중원을 주유해야 하니 몇 년간 못 볼 거다.”

“진짜 가십니까?”

“응!”

“맹주님! 우리 흑금상단의 총관이 아주 똘똘한데 그놈에게 이곳을 맡기고 같이 가면 어떻겠습니까?”

“그렇게 가고 싶어?”

“예! 맹주님을 모시고 중원을 주유하고 싶어 안달이 날 지경입니다.”


양부충이 손바닥을 비비며 대답했다.


“그럼 데리고 갈 테니 흑묘의 살수들과는 절대 부딪치지 마라.”

“예? 그 사람들도 같이 갑니까?”

“응! 아직 감정의 절제가 안 돼 작은 일에도 검을 빼 드는 초보 살수들을 가르치러 가는 거야.”

“맹주님이 안 계시는데 저까지 맹을 비우면 되겠습니까? 저는 맹에 남아 부맹주로서의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양부충은 손에 들고 있던 장부를 펼치며 말했다.


“부맹주! 내가 없는 동안.....,”

“알겠습니다. 맹주님!”


양부충에게 몇 가지 사항을 말한 준하는 염무상을 만났다.


“겸아! 혼자 하는 모험보다 나도 같이 가자.”

“예? 어딜 같이 가요?”

“석중광에게 말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교의 힘이 팽배해 한 번쯤 빼줄 때가 되었다.”

“아저씨! 이건 제 개인적인 복수예요. 거대한 두 세력이 부딪치면 저처럼 억울하게 부모를 잃은 사람이 나올 거란 말입니다.”

“그래서 혼자 가겠단 말이냐?”

“예!”

“그럼 따라가지 않을 테니 한 가지만 약속해라.”

“말씀하세요.”

“살행을 성공하여 돌아오게 되면 내 뒤를 이어 우리 교를 맡겠다고 말이야.”

“그럴게요. 이번 살행이 끝나면 저도 한곳에 정착하여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허허! 네 색시도 준비해 기다릴 테니 꼭 살아서 돌아와야 한다.”

“예.”


염무상과 이야기가 끝나자 준하는 흑점으로 갔다.


****


섬서성 장안 무림맹,


“순찰당주! 저기 모인 사람들이 호위대에 뽑힌 무인들인가?”


황보숭은 새로 지원한 신입 무인들을 훑어보며 호광세에게 물었다.


“예! 총관님께서 말씀하신 기준으로 뽑은 사람들입니다.”

“모두 젊어서 보기가 좋군! 대충 숫자가 찬 것 같으니 그만 뽑게나.”

“예, 총관님!”


‘대살수의 무공 수위는 최하 화경일 것이다. 그런데 화경의 고수가 보이지 않네! 대살수에게 잠입하라고 일부러 맹의 문을 열어놓았는데 다른 방법으로 오려나?’

신입 무인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황보숭은 실망한 표정을 지으며 총관부로 들어갔다.

‘흑묘의 대살수를 오십 대로 생각하다가 대살수인 나를 못 찾아 실망한 것 같다!’

황보숭의 표정을 본 준하는 순찰당주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절강성 두륜에서 온 아무개는 내성 초소다.”

.

.

“호북성 형주에서 온 위준하는 외곽 초소다.”


‘이왕이면 내성의 초소였으면 좋은데!’

준하의 첫 근무지는 무림맹의 정문 바로 옆 초소였다.

‘실망하거나 서둘지 말자. 격일제로 밤에만 근무한다고 하니 내성의 경비 무인들과 친목을 쌓아 내성으로 들어갈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준하는 내성으로 들어갈 방법을 생각하며 내성으로 배정받은 무인들과 눈인사를 했다.

그러나 준하의 계획은 십 일도 되지 않아 틀어지고 말았다.


“오늘은 우리 무림맹의 장로들이 온다. 그래서 비번이 없으니 어젯밤 근무자들은 오늘 낮부터 초소로 들어가 더욱 철저히 경계에 임하도록 해라.”


‘오늘 밤에 내성의 근무자들과 술 한잔하려고 했는데 다 틀렸어!’

호광세의 말에 준하는 무림맹에서 지급한 무복을 입고 근무 초소로 갔다.


“추-웅!”


정문 쪽에서 위사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호위들을 거느린 구파일방의 장문인들과 세가의 가주들이 하나둘 무림맹에 도착한 것이다.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아 내부가 어수선할 때 노리면 더 좋은데!’

뒤를 한번 돌아본 준하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경계지역을 훑었다.


“우리 때문에 고생이 많소이다. 햇볕이 강해 물을 가져왔는데 잠깐 올라가도 되겠소?”


초소 밑에서 누군가가 물었다.


“예! 올라오십시오.”


그렇지 않아도 목이 마른 준하였다.


“뒷모습을 보니 든든하오이다.”


전방에 시선을 고정한 준하의 어깨 옆으로 누군가가 물병을 내밀었다.

‘호광세가 근무 중에는 절대 전방에서 시선을 떼지 말라고 했다. 나를 시험한 것일지 모르니 고개를 돌리지 말자.’


“근무 중이라 예를 갖추지 못하니 용서하십시오. 감사히 잘 마시겠습니다.”


전방에 시선을 고정한 준하는 손을 내밀어 물병을 받았다.


“호..혹시 위소협이 아니시오?”


물병을 건넨 사람이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누구..? 아! 청무장문인! 그간 별래무양하셨습니까?”


준하에게 물병을 건넨 사람은 화산파의 장문인 청무였다.


“위소협! 그런데 위소협이 왜 이곳에 있는 것이오?”

“얼마 전 호위무사에 뽑혀 지금 근무 중입니다.”

“허! 내 말은 그 뜻이 아니라 위양전 어른의 손자라면 최소한 맹주전이나 총관부의 부당주 정도에는 임명해야 하는 것 아니야는 말이오.”


‘계 탔다!!’

청무의 말에 준하는 춤이라도 추고 싶었다.


“청무장문인! 부당주에 임명되면 거기에 맞는 큰 보람을 느끼겠지만 경비 무사 또한 느끼는 보람이 절대 작지 않습니다.”


청무는 준하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듯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옳지 저기 있구나!”


청무의 말에 준하는 고개를 돌렸다.


“호당주! 올라오게.”


청무가 부른 사람은 순찰을 돌고 있는 호광세였다.

청무의 얼굴을 확인한 호광세가 초소로 뛰어올라 왔다.

‘성격이 개지랄 같은 화산의 장문인이다. 저번에 왔을 때 청무에게 찍힌 내성의 당주가 안 죽을 만큼 처맞았다고 하니 오늘 정신을 똑바로 차리자.’

초소로 올라와 자신의 복장을 정리한 호광세가 청무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장문인! 불원천리”


청무가 호광세의 인사말을 잘랐다.


“쓸데없는 인사는 다 집어치우고 여기 좀 있게. 내가 위소협을 모시고 직접 총관부로 가야겠으니,”

“예? 예, 장문인!”

“위소협! 가시지요.”


청무의 과한 말투에 호광세는 놀란 눈으로 준하를 보았다.


“당주님! 빨리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아니요, 내가 있을 테니 차분히 잘 다녀오시오.”


호광세의 놀란 눈은 총관부로 향하는 준하의 뒤 모습에서 뗄 줄을 몰랐다.

멀리 총관부가 보이자 청무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위소협! 그때 그렇게 가시는 바람에 내가 너무 아쉬워 며칠 동안 잠을 잘 수가 없었소. 그런데 이렇게 다시 만나다니? 이 모든 것이 다 원시천존의 뜻이 아닌가 싶소.”


흥분한 듯 청무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저도 장문인을 다시 뵙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그래요? 허허! 총관을 만나고 나서 어디 가서 술이라도 마십시다.”


준하를 쳐다보는 청무의 눈빛은 한없이 부드러웠다.


“추-웅!”


청무의 무복에는 가슴을 덮을 정도로 큰 매화가 새겨져 있었다.

바로 화산파의 장문인이라는 표시다.

청무의 무복을 확인한 총관부의 위사가 큰 소리로 군례를 올렸다.


“황보총관은 계신가?”

“예!”


총관부의 문을 연 위사가 옆으로 비켜섰다.


“위소협! 들어 가십시다.”


청무가 준하의 등을 밀며 총관부로 들어섰다.

‘외곽 경비 무인 같은데 대단한 신분인가?’

총관부의 위사가 준하의 뒤 모습을 보며 문을 닫았다.

준하와 청무는 총관의 집무실 앞에 도착했다.


“황보총관! 나 왔소.”


청무는 큰 소리로 말하며 집무실 문을 열었다.

‘저 인간이 왜 또 나를 찾아온 거야?’

찰나의 순간 황보숭의 얼굴에 귀찮은 표정이 지나갔다.


“어서 오시오. 청무장문인!”


황보숭이 마지못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 황보총관에게 소개할 분이 있어서 찾아왔소.”

“무복을 보아하니 우리 맹의 경비 같은데 새삼스럽게 소개라니요?”


준하의 얼굴을 본 황보숭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


“여기 있는 위소협이 누군가 하면 바로 위양전 어른의 손자이며 몇십 년 동안 나를 괴롭힌 앓던 이를 뽑아준 사람이오.”“위양전 어른이라면 형주 만검문의 어른을 말하는 것이오?”

“왜 아니겠소? 내가 어른이라고 칭한 분들은 우리 사문의 어른 외에 위양정 어른이 유일하오. 위소협과 인사나 나누시오.”

“위준하입니다.”


청무의 말에 준하가 먼저 인사했다.


“황보숭이네.”


인사하는 황보숭의 눈은 준하의 몸을 샅샅이 훑고 있었다.


“황보총관! 이제 앉아도 되겠소?”

“아 참! 앉으시오. 내가 차를 올리라고 하겠습니다.”


청무의 말에 황보숭이 자리를 권했다.

준하는 자리에 앉으며 황보숭의 책상에 놓인 문서를 바라보았다.


“황보총관! 차는 됐고 어디 가서 술이나 마십시다. 긴히 할 이야기도 있으니,”

“휴-우! 나도 그랬으면 좋겠소.”

“골치 아픈 일이라도 있소?”

“색목인인 맹의 서기가 도망가 버려 지금 미칠 지경이오.”

“서기가 도망가다니 그게 무슨 말이오?”

“우리 맹의 규모가 커져 수입과 지출이 늘어나자 그걸 감당하기 힘든 서기가 야밤에 도주해버렸소이다.”

“그런데 왜 색목인을 쓴 것이오?”

“원래 색목인들은 산술에 능해 원나라의 황실에서도 모든 회계를 색목인들에게 맡겼소. 그래서 맹의 회계 전체를 맡겼는데 그게 감당하기 힘들었던 모양이오.”

“황보총관! 다름이 아니라.”


청무가 말하려는 순간 준하가 청무의 손을 잡았다.


“총관님! 제가 문서를 정리해 드려도 되겠습니까?”

“자네! 산술을 배웠는가?”

“예! 어렸을 때 산술에 빠져 깊이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위공자님! 얼마나 걸리겠소?”


마음이 조급한 청무가 물었다.


“대충 한 식경이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뭐, 그게 정말인가?”


준하의 대답에 황보숭이 불신에 가득 찬 얼굴로 물었다.


“예!”

“그럼 내 자리에 앉아서 지금 해보게.”


황보숭의 자리에 앉아 문서를 훑어본 준하는 하품이 나오려고 했다.

‘헐! 이게 머리 싸맬 일인가?’

준하는 구구단을 이용하여 수입과 지출을 빠른 속도로 계산했다.

‘한때 전국 수학경시대회에 참가해 우승까지 했지만 일다경은 걸려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겠지?’

준하의 문서를 넘기는 속도가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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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76. 북화영 24.06.13 38 0 12쪽
75 75. 천마삼세 24.06.13 43 0 12쪽
74 74. 천하제일인 24.06.12 40 0 12쪽
73 73. 황금만 부자 24.06.12 44 0 12쪽
72 72. 동행 24.06.11 38 0 12쪽
71 71. 제일 전장 24.06.11 40 0 12쪽
70 70. 계수배를 올리다 24.06.10 39 0 12쪽
69 69. 사술의 흔적 +2 24.06.10 44 1 12쪽
68 68. 마지막 살행 24.06.09 44 0 12쪽
67 67. 가학 행위 +2 24.06.09 39 0 12쪽
66 66. 회계당 당주 24.06.08 42 0 12쪽
» 65. 무림맹의 경비 무사 24.06.08 39 0 12쪽
64 64. 혈마의 아수라혈경 24.06.07 43 0 13쪽
63 63. 힘 24.06.07 36 0 12쪽
62 62. 외상값 24.06.06 38 0 11쪽
61 61. 연왕 주체 24.06.06 39 0 12쪽
60 60. 흑금맹 24.06.05 40 0 12쪽
59 59. 쇼군 다카우를 죽이다 24.06.05 39 0 12쪽
58 58. 주원장과 주체 24.06.04 37 0 12쪽
57 57. 살수 복귀 24.06.04 40 0 11쪽
56 56. 냉여은의 죽음 24.06.03 36 0 12쪽
55 55. 제일전장 전장주 황금만 24.06.03 38 0 12쪽
54 54. 화산파 장문인 청무 2 24.06.02 45 0 12쪽
53 53. 화산파 장문인 청무 24.06.02 41 0 12쪽
52 52. 진압 24.06.01 38 0 12쪽
51 51. 여승량 24.06.01 43 0 12쪽
50 50. 흑사림 2 24.05.31 4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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