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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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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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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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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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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화산파 장문인 청무 2

DUMMY

몇 년이 지나 형당의 당주에 오른 청무는 뇌곽을 잡기 위해 전 중원을 돌아다녔다.

그 과정에서 청무는 크고 작은 무림의 얽힌 사건을 해결하면서 자신의 이름과 함께 화산의 이름도 날렸다.

혈매검(血梅劍) 청무,

혈매일존이란 별호도 이때 얻었다.

세월이 흘렀다.

‘혈향에 절인 이 몸으로 귀문(歸門)해도 될지 모르겠다?’

장로원의 전서구를 받은 청무는 오랜 주유를 마치고 귀문하게 되었다.

화산파로 돌아온 청무는 장문인의 열반으로 장로원의 추천을 받아 장문인에 오르게 되었다.

장문인에 오른 청무는 예전의 선함을 찾아 많은 무림인으로부터 추앙받는 무인이 되었다.

‘내 마지막은 미풍에도 떨어지는 작은 매화잎이 되더라도 그 아이의 문제만은 해결한 뒤 현맹원의 부녀를 만나고 싶구나!’

청무는 조양을 기다리듯 뇌곽의 얼굴을 떠올렸다.


****


‘저기가 잔도(棧道)로 유명한 연화봉이구나!’

이른 새벽,

밤새 달리던 마차가 화음현에 도착하자 화산의 서쪽에 있는 연화봉 정상이 희미하게 보였다.

‘빨리 뇌곽의 수급을 전해주고 호남성 장사로 가자.’


“이-랴!”


두두두두!

연화봉이 보이자 마음이 급해진 준하는 빠른 속도로 마차를 몰았다.

‘저 마차에 나만큼 고뇌가 많은 사람이 탔을까? 이른 새벽부터 향을 피우러 바삐 오고 있구나!’

청무의 눈에 빠른 속도로 연화봉을 오르고 있는 마차 한 대가 보였다.

‘혹시 그 아이가 나이를 먹자 참회하러 온 것은 아닐까?’

내공을 끌어올려 몸을 날리려던 청무는 움찔거리며 동작을 멈췄다.

‘배고픈 사람이 하늘에서 잘 익은 만두가 떨어지길 바라는 것처럼 어리석고 부질없는 바람이다!’

청무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조양봉의 조양(朝陽)을 보며 창조주의 위대함을 느끼기에는 아직도 뇌곽이란 균열이 뇌리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화산파의 정문에 도착한 준하는 화산파 무인의 제지를 받았다.


“멈추시오. 이른 새벽에 무슨 일로 본문을 찾으신 것이오?”

“이걸 전해주러 왔소.”


준하는 뇌곽의 수급이 들어있는 상자를 열어 보였다.


“이건 소금이 아닙니까?”

“썩지 말라고 소금은 덮은 것뿐이오.”


준하가 소금을 뒤적거리자 눈을 부릅뜬 뇌곽의 수급이 보였다.


“으-헉!”


죽은 뇌곽의 눈과 마주친 화산파의 무인은 주저앉고 말았다.

바로 청무에게 인사했던 운오였다.


“이..이걸 왜?”

“이 사람은 과거 화산파에 큰 죄를 짓고 파문당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모르겠소?”

“모르겠으니 빨리 뚜껑을 닫으십시오.”


운오가 상자를 외면한 채 말했다.


“그럼 이걸 어떻게 하면 좋겠소?”

“잠시 후면 날이 새니 그때 가지고 올라가십시오.”


준하의 물음에 코를 잡은 운오가 뒤로 물러나며 대답했다.


“빨리 전해주고 화음현에서 아침을 먹으려고 했는데 오늘 아침은 어쩔 수 없이 화산의 밥을 얻어먹어야겠어!”


수급 상자를 옆에 둔 준하가 앉으며 말하자 숲으로 달려간 운오는 헛구역질을 했다.

‘소매의 매화문양을 보면 입문한 지 오래된 것 같은데 지금까지 수급을 보지 못했나?’

수급 상자를 당긴 준하는 그 위에 팔을 올리고 턱을 괬다.

‘배만 고픈 것이 아니라 이젠 잠도 오네!’

눈을 감고 졸던 준하가 눈을 떴다.

‘일정한 보폭과 안정된 호흡으로 봐서 상당한 경지다!’

조양봉에서 내려오는 길을 보던 준하는 눈에 이채를 띠었다.

‘아직 약관도 안된 것 같은데 상당한 고수다! 도대체 어느 문파에서 저런 고수를 길러 냈을까?’

준하와 눈이 마주친 청무의 몸이 본능적으로 긴장했다.

‘나 못지않게 많은 목숨을 거둔 사람이다! 혹시 저 사람이 과거 혈매검으로 불렸던 혈매일존일까?’

청무가 풍긴 해묵은 혈향에 준하는 자신도 모르게 만검의 손잡이에 손을 얹었다.


“운오야! 향객이 왔으면 위로 올려보내지 왜 붙잡고 있느냐?”


청무는 준하가 향객이 아님을 알면서 운오에게 물었다.

“자..장문인! 저 상자에 눈을 부릅뜬 수급이 있습니다.”

“수급이라니?”


청무의 눈이 준하에게 향했다.


“여기 들어있는 수급은 과거 화산파에 큰 죄를 지어 파문당했던 사람인데 내가 이 사람과의 생사결 중 운 좋게 이겨 화산파로 가져오게 되었소.”

“이..이름이 뭐라고 했소?”

“본명인지는 모르겠지만 뇌곽이라고 했소.”

“뭐..뭐 뇌곽? 크-허허허!”


청무가 울음인지 웃음인지 모를 괴음을 내며 몸을 휘청거렸다.


“장문인! 괜찮습니까?”


운오가 재빨리 청무를 부축했다.


“괜찮으니 저분을 위로 모셔라.”


청무의 말을 들른 준하가 상자를 들고 일어났다.


“그 수급은 내가 들고 가겠소.”


청무가 손을 내밀었다.


준하는 청무에게 상자를 건넸다.

그러자 상자를 받은 청무가 뚜껑을 열었다.


“씨발 개자식아! 이렇게 디져서 올 거면 진작 내 손에 잡혀 디졌어야지, 캬-악 퉤! 무-량-수-불!”


청무가 욕하면서 뇌곽의 얼굴에 가래침을 뱉은 후 근엄한 표정으로 도호를 중얼거렸다.

우-웨-웩!

그 모습을 본 운오는 반사적으로 엎드려 구토를 시작했다.

‘뭐래? 수급을 향해 욕하며 침 뱉고 나서 무량수불은 또 뭐야?’

준하는 웃음을 참기 위해 입술을 깨물었다.


“휴-우! 풉!”


웃음을 심하게 참다 보니 눈물이 나온 준하는 심호흡한 후 몸을 돌려 눈물을 닦았으나 다시 웃음이 나오자 입술을 깨물었다.


“그렇게 힘들어하면서 화산까지는 어떻게 가지고 왔소?”


청무가 준하의 등에 대고 말했다.

몸을 돌려 눈물을 닦고 있는 준하의 등이 들썩이자 청무는 준하가 운오처럼 헛구역질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우여곡절 끝에 준하는 장문인 실로 갔다.


“소협! 음적이자 도적인 뇌곽을 죽인 것은 크게는 중원의 의기를 세운 것이요, 작게는 우리 화산의 명예를 되찾은 일이요. 실례지만 춘부장의 함자가 어떻게 되오?”


조사실에 들러서 통곡하다가 온 청무가 충혈된 눈으로 물었다.


“제 선친은 무림인이 아니라 잘 모르실 것입니다.”“그럼 어디서 오셨소?”“혹시 만검문을 아십니까?”

“만검문이라면 호북성의 만검문을 말하는 것이오?”“예!”

“알지요, 알다마다 요. 천마를 맞아 정도의 의기를 세운 위양전 어른은 내가 평소에 가장 존경하는 무인이지요. 그럼 이름이 어떻게 되오?”

“제 이름은 위준하입니다.”

“그렇구려, 위소협! 위양전 어른께서 가문을 희생해 가며 천마의 발호를 막았는데 정도 무림에서 그에 상응한 대가를 해 줍디까?”

“전혀 없었습니다. 조부께서 급하게 돌아가시는 바람에 제 선친께서는 무공도 익히지 못하고 노점상을 하다 돌아가셨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요. 까놓고 말해 중원의 의기를 세우면 뭐합니까? 그래서 하는 말인데 나에게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해 보시오. 변변한 재물은 없지만 위소협이 원한다면 우리 화산 전체를 동원해 들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라도 들어주겠소.”

“아닙니다. 장문인! 제가 어렸을 때 손가락에 가시가 박혀 약간의 불편함을 느꼈는데 뇌곽을 제거한 것 또한 장문인의 손가락에 박힌 작은 가시를 빼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너무 맘 쓰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러지 말고 작은 거라도 말씀해 보시오. 위소협이 꼭 원한다면 자소단이라도.....,”


청무가 말끝을 흐렸다.

준하는 청무의 표정을 살폈다.

자소단을 꺼낸 것을 후회하는 표정이었다.

‘자소단! 내가 간절하게 원할 만큼 좋지만 일단 빚을 지워두자.’


“장문인! 제가 장문인께 원하는 것은 장문인의 의협관입니다. 오늘은 제가 바빠서 그냥 가야 하지만 다음에 뵙게 되면 날을 새서라도 장문인의 말씀을 세이경청하도록 하겠습니다.”

“허! 선재로다! 우리 정도에서 소협 같은 인물이 나온 것은 무림의 크나큰 홍복이 아닐 수 없소이다!”

“그럼 이만 일어나겠습니다.”“자..잠깐만 기다리시오.”


준하를 잡은 청무가 자신의 전낭을 꺼냈다.

찰랑거리는 소리로 봐서 은자 몇 개가 들어있는 것 같았다.

준하의 예상대로 자신의 전낭을 확인한 청무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장문인! 저에게 무엇을 주시려고 하는지는 몰라도 저는 마음만 받고 돌아가겠습니다.”


준하가 장문인실을 나가 버리자 청무는 허둥대며 준하의 뒤를 따라 나왔다.


“장문인! 강녕하십시오.”

“고맙소, 위소협!”

준하가 탄 마차가 출발하자 청무는 아쉬운 눈빛으로 마차가 사라질 때까지 마차를 바라보았다.


****


‘휴-우! 형주에 온 지 보름이 되어가는데 흑점의 점주에 관한 단서라고는 겨우 나이뿐이니 답답하구나!’

견위연은 객잔에 앉아 어용공위사의 병사들이 올린 보고서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답답해진 견위연은 창가로 갔다.

노점에서 국수 파는 노파가 졸고 있는 것이 보였다.

‘오전부터 국수를 사 먹는 손님이 한 명도 없던데 국수에 화주나 마실까?’


객잔을 나온 견위연은 노점으로 갔다.


“국수 하나하고 화주 한 병 주시오.”

“예! 맛있게 해드릴게요.”


노파가 국수를 마는 동안 견위연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할머니! 저곳도 노점인 것 같은데 무엇을 팔았었소?”


견위연이 가리킨 곳은 위사륭과 두운경이 호떡을 팔았던 상점이었다.


“원래 당과를 넣은 떡을 팔았던 곳인데 아들이 잘 돼서 안 한다고 했던가? 아무든 뭐라고 했는데..”

“아들이 잘 되다니요? 아들이 과거라도 급제한 것이오?”

“과거를 본 것은 아니고, 떡을 팔았던 부부는 만검문의 주인으로 아들이 무공을 익혀 관제묘에서 물건 파는 곳의 책임자가 됐다고 합디다.”

“관제묘라면 어디를 말 하시오?”

“어디긴요? 여기 형주에 있는 관제묘를 말하지요.”


‘잡았다. 무공을 익혀 물건 파는 곳의 책임자라면 분명히 흑점의 점주 놈이다.’

찰나의 순간 위사륭의 눈에 살기가 스쳤다.


“몇 살이나 먹었는데 물건 파는 곳의 책임자가 된 것이오?”

“어려요. 몇 해 전에 봤을 때 키는 컸지만 어려 보였소. 지금쯤 아마 이십 대 중반 정도 됐을 거요.”


‘맞다! 병사들을 보내 만검문을 감시하라고 해야겠어, 앓던 이를 뽑을 것을 생각하니 국수가 맛있어 보이는구나!’

국수를 먹던 위사륭은 객잔의 문이 열리자 손짓을 했다.


-태금리에 있는 만검문을 감시해라.

출입하는 사람 중 이십 대 남자가 보이면 바로 보고 하도록 하고.


사복을 입은 어용공위사의 병사가 다가오자 견위연은 노파의 눈치를 보며 바닥에 글씨를 썼다.

글씨를 본 병사가 허리를 숙인 뒤 견위연에게서 멀어졌다.

어용공위사의 병사들이 만검문을 감시한 지 삼 일이 지났다.


“지휘사님! 만검문을 출입하는 사람은 어린 여자 한 명입니다. 그리고 그 어린 여자는 형주 포목점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어용공위사의 병사가 견위연에게 중간보고를 했다.


“그래! 알았다. 철저히 지켜봐라.”


병사가 나가자 견위연은 생각에 잠겼다.

‘형주 포목점?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어디서 봤지?’

견위연은 문서 뭉치를 꺼냈다.


형주 포목점: 마교의 비밀 분타,

대립해서는 안 되는 곳임.


견위연이 본 것은 동창에서 만든 기밀문서였다.

‘흑점과 마교라? 마냥 지켜볼 것이 아니라 마교에서 우리 존재를 눈치채기 전에 여자애를 황도로 데려가 뇌옥에 가둬야겠다. 그러면 흑점의 점주는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반드시 나타날 거야!’

생각을 마친 견위연은 오후가 되자 어용공위사의 병사들을 데리고 객잔을 나왔다.


“오늘 밤 여자아이를 데리고 황도로 간다.”

“예, 지휘사님!”


마차를 몰고 만검문에 도착한 견위연은 병사들을 불렀다.


“이곳의 여자아이는 마교와 관련이 있다. 그러니 지붕에서 은신하고 있다가 내가

새 울음소리를 신호로 할 테니 신호가 있을 시에만 여자아이를 납치해라.”

“충!”


병사들이 지붕으로 올라가자 견위연은 마차를 몰고 만검문을 오는 길 입구에 사두마차를 숨기고 도로를 주시했다.

여느 때처럼 냉여은은 만검문으로 향했다.

찌-르-르-르!

낯선 새 울음소리가 들렸다.

새 울음소리를 흘려들은 냉여은은 만검문의 정문을 열고 마당으로 들어섰다.


“우-웁! 누..구?”


퍽!

입이 막힌 냉여은은 목에 큰 충격을 받고 기절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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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75. 천마삼세 24.06.13 43 0 12쪽
74 74. 천하제일인 24.06.12 40 0 12쪽
73 73. 황금만 부자 24.06.12 44 0 12쪽
72 72. 동행 24.06.11 38 0 12쪽
71 71. 제일 전장 24.06.11 40 0 12쪽
70 70. 계수배를 올리다 24.06.10 39 0 12쪽
69 69. 사술의 흔적 +2 24.06.10 44 1 12쪽
68 68. 마지막 살행 24.06.09 44 0 12쪽
67 67. 가학 행위 +2 24.06.09 39 0 12쪽
66 66. 회계당 당주 24.06.08 42 0 12쪽
65 65. 무림맹의 경비 무사 24.06.08 38 0 12쪽
64 64. 혈마의 아수라혈경 24.06.07 43 0 13쪽
63 63. 힘 24.06.07 36 0 12쪽
62 62. 외상값 24.06.06 37 0 11쪽
61 61. 연왕 주체 24.06.06 39 0 12쪽
60 60. 흑금맹 24.06.05 39 0 12쪽
59 59. 쇼군 다카우를 죽이다 24.06.05 39 0 12쪽
58 58. 주원장과 주체 24.06.04 37 0 12쪽
57 57. 살수 복귀 24.06.04 40 0 11쪽
56 56. 냉여은의 죽음 24.06.03 36 0 12쪽
55 55. 제일전장 전장주 황금만 24.06.03 38 0 12쪽
» 54. 화산파 장문인 청무 2 24.06.02 44 0 12쪽
53 53. 화산파 장문인 청무 24.06.02 41 0 12쪽
52 52. 진압 24.06.01 38 0 12쪽
51 51. 여승량 24.06.01 43 0 12쪽
50 50. 흑사림 2 24.05.31 4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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