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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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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7.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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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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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7,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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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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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9. 쇼군 다카우를 죽이다

DUMMY

세 시진 정도 지나자 금릉상단의 상선은 복강(福岡:후쿠오카)에 도착했다.

객잔 전체를 임대하여 일본의 상단주들과 비단 거래를 하기 시작했다.

‘저게 모두 얼마야?’

비단 거래가 끝나자 방소명의 방에는 금괴가 든 상자로 가득했다.

‘저걸 보니 내가 받은 백냥은 헐값이었네!’

방소명의 금을 본 준하는 입맛이 씁쓸했다.

‘그냥 중원으로 갈 것이 아니라 료스케와 의논해 금을 가져갈 방법을 찾아야겠어!’

상선에 금괴가 든 상자가 선적되자 금릉상단의 상선은 복강의 항구에서 출항했다.


“대살수! 대마도에 들를 것이오?”


준하에게 다가온 방소명이 물었다.


“예! 료스케를 새로운 해적들의 두목으로 만든 다음 중원으로 가야겠소.”

“대살수! 얼마나 걸리겠소? 다음 상행이 잡혀 있어서 오래 지체할 상황이 아니라서요,”

“나를 대마도에 내려주면 돌아가는 것은 알아서 가겠소.”

“알겠소.”


금릉상단의 상선이 대마도 항에 도착하자, 료스케가 항구로 나왔다.


“대살수님! 오셨습니까?”

“응! 옛날 동료들에게 연락은 해봤어?”

“먼저 드릴 말씀이 있어서 연락하지 못했습니다.”

“말해봐.”

“주루로 가서 자세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배가 고팠는데 잘 됐군!”

준하는 료스케를 따라 대마도의 주루로 갔다.

주루는 다다미방으로 돼 있었다.

료스케가 주문한 요리가 탁자 위에 놓였다.

‘헐! 이게 오늘 먹을 요리야?’

탁자 위에 놓인 것은 돌판에 구운 생선과 찐 고구마가 전부였다.


“대살수님! 길야군(吉野郡:요시노군)으로 가시면 제대로 대접하겠습니다.”

“길야군? 내가 길야군으로 왜 가는데?”

“그..그것은”

“빨리 말 안 해, 뭔데?”


후-다-닥!


“고묘천황을 옹립한 다카우 쇼군을 죽여주십시오.”


무릎을 꿇고 허리를 숙인 료스케가 말했다.


“정식으로 넣은 청부야?”

“예!”

“청부금액은?”

“대살수님께서 청부금액을 말씀하시면 미츠루 쇼군께 전하겠습니다.”

“다카우 쇼군은 고묘천황을 옹립할 정도로 남조 정권의 핵심 인물이니 금자로 백만 냥만이다.”

“헉! 한꺼번에 드려야 합니까?”

“왕조를 뒤엎는 일인데 백만 냥은 줘야지. 그런데 금자가 없어?”

“분할 해서 드리면 안 되겠습니까?”

“좋다! 일 년에 십만 냥으로 하여 십이 년 동안 백이십만 냥을 내도록 해라.”“알겠습니다. 일이 성사되면 금자는 제가 직접 가져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이젠 편하게 술이나 마시자.”


료스케가 술을 마신 준하는 대마도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 날 배를 타고 길야로 갔다.


“료스케! 다카우의 집이 보이는 곳으로 가자.”

“예, 대살수님!”


료스케는 준하를 데리고 다카우의 집이 보이는 객잔으로 갔다.

준하가 객방에 있는 사이 밖으로 나갔던 료스케가 돌아왔다.


“대살수님! 이것으로 갈아입고 이걸로는 얼굴을 가리십시오.”


료스케가 준하에게 내민 것은 일본 무사들이 입는 하오리와 만두 모양의 모자인 만두립(饅頭笠)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내가 입은 중원의 무복 때문에 시선을 끌어 불편했는데 잘 됐다!’

옷을 갈아입은 준하는 료스케와 함께 다카우의 집 앞으로 갔다.

‘삼 장(9m) 높이의 담장도 못 믿어 다섯 장(15m) 넓이의 해자로 감싸다니? 겁이 많은 놈이라 이번 살행은 쉽지 않겠어!’


해자(垓字)는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든 연못이다.


“료스케! 쌀가루와 당과를 구할 수 있나?”


다카우의 집을 한 바퀴 돈 준하가 료스케에게 물었다.


“쌀가루는 있어도 당과는 구할 수 없습니다.”

“그럼 어린애들이 좋아하는 맛이 달달한 과자는?”

“음! 단 과자라면 양갱이 있습니다.”


‘양갱? 양갱은 서양에서 들어온 과자가 아니었나?’

준하는 양갱을 먹어본 적이 있었다.


“양갱이란 것이 뭐지?”

“원래 양갱은 양고기로 만든 것으로 중원에서 들여온 음식이지만 절에서는 양고기를 먹을 수 없어서 팥으로 만든 것이 그 시초입니다.”

“먹어볼 수 있을까?”

“예, 제가 가서 사 오겠습니다.”


객잔을 나간 료스케가 양갱을 사 가지고 왔다.

‘이것으로 호떡을 만들면 당과보다 더 맛있겠다!’

양갱을 먹은 준하는 다카우의 집 근처에서 호떡 장사를 시작했다.

준하가 호떡 장사를 시작하는 날,

다카우 쇼군에게 패하여 산속에 숨은 미츠루 쇼군은 휘하 무사들을 이끌고 상단으로 위장하여 길야군으로 집결했다.


****


‘닌자의 술법은 중원의 무공과 그 궤를 달리한다. 다카우의 호위무사들 대부분은 닌자 출신이라고 하니 인내를 갖고 기다리자.’

오늘은 준하가 호떡 장사를 한 지 보름째 되는 날이다.

준하는 조급해진 마음을 스스로 다스렸다.

퇴궁한 다카우는 고묘천황이 있는 황궁을 본떠 만든 오미코시(가마)에 앉아 이백여 명의 무사들에 둘러싸여 집으로 가고 있었다.


“신페이! 냄새로 보아 음식 같은데 이게 무슨 음식이지?”


비스듬히 오미코시에 앉은 다카우가 부장 신페이에게 물었다.


“예, 쇼군! 빨리 가서 알아보겠습니다.”


오미코시가 멈춰 서자 백 명이 넘는 오미코시를 맨 가마꾼들이 비틀거렸다.


“쇼군! 새로 나온 음식입니다.”


신페이가 다카우에게 대나무 그릇을 내밀었다.

대나무 그릇에는 준하가 만든 호떡이 들어있었다.


“신페이! 먹어봤나?”

“아닙니다. 쇼군! 제가 감히 어떻게 쇼군보다 먼저 먹을 수 있겠습니까?”

“자, 먹어봐라.”


호떡을 찢은 다카우가 신페이에게 내밀었다.


“왜..?”


호떡을 받아든 신페이가 다카우를 올려다보았다.


“신-페-이!”


다카우의 화난 목소리에 신페이는 다카우에게 다갔다.


“기미를 보란 말이야, 멍청한 새꺄!”

“예, 쇼군!”


신페이는 허겁지겁 호떡을 먹었다.


“마..맛있습니다.”


다카우는 신페이의 안색을 살폈다.


-“독은 없는 모양이군!”


혼자 말하듯 중얼거린 다카우가 호떡을 입으로 가져갔다.

‘이게 뭔데 이런 맛이 나지?’

호떡 절반을 먹은 다카우는 남은 두 개의 호떡을 접어 한꺼번에 입안으로 넣었다.

‘내일은 배가 터지도록 먹어야겠어!’

다카우의 오미코시가 해자를 넘어 집 안으로 들어갔다.


조금 전,

신페이의 얼굴을 알아본 료스케는 신페이가 호떡을 사자 뒤를 따라갔었다.


“대살수님! 드디어 다카우가 부장이 사 온 호떡을 먹었습니다.”


다카우가 호떡 먹은 것까지 확인한 료스케가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


“다카우가 직접 와야지 부장이 와서 사가면 뭐하냐? 그만 끝내자.”


준하가 말에 료스케는 호떡 장사에 필요한 도구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다음날,

신페이가 준하가 만든 호떡을 사 갔다.

그다음 날도,

십 일이 지나자 준하는 초조해졌다.

‘오늘은 그냥 가마를 습격해 버릴까?’

숯불을 피운 준하는 다카우의 집을 보며 갈등했다.

준하가 갈등하는 시간,


“쇼군! 다카우가 퇴궁하고 있다고 합니다.”

“알았다. 료스케!”


료스케의 보고에 미츠루 쇼군은 휘하 무사들과 함께 몸을 숨겼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퇴궁한 다카우의 오미코시가 준하의 노점을 향해 오고 있었다.

‘오늘은 막 만든 호떡을 먹어야겠어!’

준하가 만든 호떡을 생각하자 다카우의 입안에는 침이 고였다.


“신페이! 호떡 장사의 얼굴은 봤냐?”

“예, 쇼군! 호리호리한 몸에 잘생긴 얼굴이었습니다.”

“신페이! 내 말은 무술을 익힌 것 같았냐를 묻는 것이다.”

“쇼군! 염려되시면 제가 가서 사 오겠습니다.”

“아니다. 민심도 살필 겸해서 호떡 파는 곳으로 가자.”


집 근처에 도착한 다카우의 오미코시는 방향을 틀어 준하가 장사하는 곳으로 향했다.


“대살수님! 다카우의 오미코시가 이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흥분한 얼굴로 달려온 료스케가 말했다.


“알았으니 조용히 해라.”

“대살수님! 객잔으로 가서 대살수님의 검을 가지고 오겠습니다.”

“왜? 네가 직접 죽이게?”

“아닙니다. 대살수님!”

“그럼 안 보이는 데로 가라.”


준하의 말에 료스케는 허름한 주루로 들어갔다.

딱-딱-딱!

료스케가 앉으려는 순간 어지러운 게타 소리가 들렸다.

‘역시 대살수님이다!’

준하가 장사하는 곳으로 달려온 사람들은 다카우의 호위무사들이었다.


“우리는 다카우님의 호위무사다. 잠시 확인할 것이 있으니 일어나라.”

“예? 예, 예!”


준하는 겁먹은 얼굴로 일어나 옆으로 비켰다.

다카우의 호위무사들이 준하의 좌판을 뒤졌다.


“다카우님이 오시면 허리를 숙이고 절대 다카우님과 눈을 마주쳐서는 안 된다.”

“예!”


호위무사들은 사람들의 통행을 제지하고 두 줄로 늘어섰다.

텅-텅!

준하는 쌀 반죽으로 좌판을 내리쳤다.

그리고 적당한 크기로 떼어내 호떡을 만들기 시작했다.


“멈춰라.”


자신의 오미코시가 준하의 좌판 근처에 도착하자 손을 든 다카우가 말했다.

다카우가 오미코시에서 내리자 황제의 용상 부럽지 않은 의자가 놓였다.

‘대략 삼 장 거리다.’

일어나 다카우를 향해 허리를 숙인 준하는 자신과의 거리를 가늠해보았다.


“쩝-쩝!”


호떡이 익자마자 무사들이 배달한 호떡은 다카우의 입으로 들어갔다.

텅-텅!

준하는 다시 쌀 반죽을 좌판에 치기 시작했다.

‘잘 가라!’

쌀 반죽이 다섯 자 길이로 늘어나자 준하는 쌀 반죽을 머리 위로 올린 다음 다카우를 향해 앞으로 쭉 뻗었다.

내공은 품은 쌀 반죽 파편이 다카우를 향해 섬전처럼 날아갔다.

슈-욱!

‘뭐지?’

가슴에 묵직한 느낌을 받은 다카우는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보았다.

뭉클-뭉클!

자신의 앞섶에서 배어 나온 피를 본 다카우는 준하를 보았다.

‘저 눈빛은?’

다카우는 자신을 바라보는 준하의 눈빛이 자신의 눈빛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내 눈빛이다. 고묘천황을 허수아비로 생각하며 쳐다보는 바로 내 눈빛이야!’

쿵!

그대로 쓰러진 다카우의 눈은 준하의 좌판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다카우의 눈길처럼 앞섶에서 솟은 피는 준하의 좌판을 향해 흐르고 있었다.

펑!

준하는 다카우가 쓰러진 순간 좌판에 있던 쌀가루에 내공을 주입하여 호위무사들에게 뿌렸다.

천마검법의 흑룡삭운이란 초식을 응용한 것이었다.

쌀가루는 짙은 안개가 되어 호위무사들의 시야를 가렸다.

허공으로 몸을 솟구친 준하는 까만 점이 되어 사라졌다.

피-웅!

다카우의 죽음을 알리는 료스케의 효시가 소리를 내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암습이다.”

“살수다.”


우왕좌왕하던 다카우의 호위무사들은 쓰러진 다카우의 몸을 감쌌다.


“내가 사 온다고 하니까!”


혼자 말하듯 중얼거린 황급히 신페이가 뒤로 물러났다.

신페이의 눈에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무수한 화살이 보였기 때문이다.

퍼-버-벅!

호위무사들이 쓰러졌다.

뒷걸음치던 신페이는 몸을 돌려 달리기 시작했다.

한편 좌판을 벗어난 준하의 눈에 해자 위로 놓인 임시 다리가 보였다.

그걸 본 준하는 고묘천황이 있는 궁으로 갔다.

‘끝났구나!’

활짝 열린 성문 앞에 미츠루 쇼군의 쇼군기를 든 무사가 보였다.

다카우가 죽은 지 삼 일이 지났다.


“대살수님! 조금 늦었습니다.”


객잔으로 료스케가 왔다.


“조금이 아니라 많이 늦었다. 금자는?”

“객잔 입구에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형주의 태금리에 있는 만검문으로 금자를 가지고 와라.”

“십일 년간 말입니까?”

“그래! ”

“알겠습니다.”

“바로 출발할 것이니 배를 준비해라.”

“예, 대살수님!..그리고 죄송합니다.”

“뭐가?”

“연회라도 열어 대살수님의 노고에 감사해야 하는데 미츠루 쇼군께서 정적들을 제거하느라 지금 정신이 없습니다.”

“됐다. 이제 출발해야겠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대마도에는 우리 군대가 주둔하여 상선들을 보호하기로 했습니다.”

“그 문제는 네가 알아서 해라.”


준하가 길야 항구로 나오자 상선에 버금가는 큰 군선이 대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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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71. 제일 전장 24.06.11 40 0 12쪽
70 70. 계수배를 올리다 24.06.10 3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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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68. 마지막 살행 24.06.09 44 0 12쪽
67 67. 가학 행위 +2 24.06.09 40 0 12쪽
66 66. 회계당 당주 24.06.08 43 0 12쪽
65 65. 무림맹의 경비 무사 24.06.08 39 0 12쪽
64 64. 혈마의 아수라혈경 24.06.07 43 0 13쪽
63 63. 힘 24.06.07 3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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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60. 흑금맹 24.06.05 40 0 12쪽
» 59. 쇼군 다카우를 죽이다 24.06.05 40 0 12쪽
58 58. 주원장과 주체 24.06.04 37 0 12쪽
57 57. 살수 복귀 24.06.04 40 0 11쪽
56 56. 냉여은의 죽음 24.06.03 36 0 12쪽
55 55. 제일전장 전장주 황금만 24.06.03 38 0 12쪽
54 54. 화산파 장문인 청무 2 24.06.02 45 0 12쪽
53 53. 화산파 장문인 청무 24.06.02 41 0 12쪽
52 52. 진압 24.06.01 38 0 12쪽
51 51. 여승량 24.06.01 43 0 12쪽
50 50. 흑사림 2 24.05.31 4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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