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7.02 06:00
연재수 :
108 회
조회수 :
8,039
추천수 :
23
글자수 :
577,183

작성
24.06.06 20:00
조회
37
추천
0
글자
11쪽

62. 외상값

DUMMY

염무상이 고개를 끄덕이자 주체는 말의 배를 찼다.

두-두-두-두!


****


준하의 초상화가 완성되었다.


“맹주님! 화공에게 맹주님의 위대한 젊은 기상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해서 그런지 그런대로 잘 그린 것 같습니다.”


준하의 초상화를 가지고 온 양부충이 호들갑을 떨었다.

‘사진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세세하게 잘 그린 것 같다!’

초상화를 받아든 준하는 부모님의 방을 둘러 보았다.


“어디에 걸려고?”

“맹주님! 저는 이곳을 조사전(祖師殿)으로 생각하고 이곳에 걸려고 합니다.”

“우리 흑금맹에 조사가 어디 있다고 벌써 조사전을 만들어? 잠잘 곳도 부족 하면서,”

“초대 조사는 바로 맹주님이 아닙니까? 그리고 맹도들이 살집은 뒤에 있는 빈 땅에 큰 규모의 장원을 지으려고 합니다.”

“부맹주! 금자가 생겼다고 돈 지랄 아니, 너무 막 쓰는 것 아냐?”

“아닙니다. 맹주님! 산에서 나무를 베어와 직접 지으면 돈은 별로 들지 않습니다.”“그래? 그건 부맹주가 알아서 하고 아이들을 마당에 모아 봐,”

“아이들은 왜 찾습니까?”

“오늘부터 우리 흑금맹의 미래인 아이들을 가르쳐야겠어! 내가 시간이 별로 없으니 무인이 되고 싶은 애들을 빨리 모아 봐,”

“예, 맹주님! 그런데 저도 좀 배우면 안 되겠습니까?”

“좋을 대로 해?”

“알겠습니다. 맹주님! 아이들과 맹도들을 전부 모아놓겠습니다.”


양부충이 밖으로 나가자 준하는 목각 인형과 목검을 가지고 마당으로 나왔다.


“부맹주! 모두 모인 거야?”

“예! 맹도와 아이들입니다.”


‘빈 땅에 빨리 장원을 지으라고 해야겠어!’

마당에 모인 어른들과 아이들의 숫자는 대충 잡아도 오십 명이 넘었다.

준하는 혈도의 설명과 함께 무영심법을 설명했다.

그리고 뒤이어 직접 시범을 보이며 무영권법과 무영검법의 묘리를 설명했다.


“맹주님! 무영권법의 첫 번째 초식을 한 번 만 더 보여 주세요.”


제일 앞에 앉은 아이가 준하에게 부탁했다.

‘낯이 익은 것이 부맹주의 아들인가? 그런데 벌써 아홉 번째야.’


“잘 봐라.”


휙-휙!

준하는 최대한 느리게 시범했다.


“아-아! 그렇구나!”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풉! 저 표정을 보니 누군지 알겠다. 씨도둑은 못한다고 하더니 바로 부맹주의 아들이 맞구나!’

아이의 코믹한 얼굴은 양부충과 한 틀에서 나온 붕어빵이었다.

오후가 되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해산을 선언한 준하는 양부충을 불렀다.


“아까 나에게 자꾸 시범을 보이라고 한 아이가 부맹주의 아들이지?”

“헉!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야단치려고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맹주님!”

“야단은 왜 쳐?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것이 차기 맹주감이더구만.”

“그..그렇습니까?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을 더듬은 양부충은 감격한 얼굴로 허리를 숙였다.


“이름은 뭐야?”

“양승상이라고 합니다.”

“승상?”

“예! 처음에는 양황제라고 하고 싶었으나 괜히 역모로 몰릴 것 같아서 일인지하 만인지상인 승상으로 했습니다.”

“풉! 한 번만 들어도 기억할 수 있어서 좋은 이름이야! 나이는?”

“올해 여섯 살입니다.”

“입문하기 딱 좋은 나이군! 어린 나이에 그런 근성을 보이다니?”


준하의 혼자 말에 상기된 얼굴이 된 양부충은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부맹주! 아까 마당에 모인 맹도들의 숫자를 보니 살 집이 턱없이 부족하겠던데 목재를 사서라도 최대한 빨리 장원을 지어.”

“예, 맹주님! 상단을 설립하여 첫 번째 상행은 목재를 사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이후 준하는 십 일간 흑금맹에 머물며 무공의 기초적인 것을 지도한 뒤 흑묘로 복귀했다.

‘영락제(주체)가 정적들을 제거하느라 많은 무인을 섭외했다고 하더니 너무 조용하다!’

의뢰한 모든 청부는 준하가 움직이기에 너무 소소한 것들이었다.

한 달 정도 지나자 준하는 무료해졌다.

‘무료한데 만금리나 다녀올까?’

총관부로 간 준하는 한 달간 임시 휴가를 신청하고 만금리의 시전으로 갔다.


“아저씨! 천산에는 잘 다녀오셨어요?”


준하가 형주 포목점으로 가자 입구에 염무상이 있었다.


“겸아! 오랜만이다. 그동안 바빴냐?”

“예, 조금이요. 점심 전이면 같이 밥이나 먹으러 갈까요?”

“그래, 가자. 그렇지 않아도 줄 것이 있는데,”


준하는 염무상과 함께 국밥집으로 갔다.


“겸아! 받아라.”


화주를 한잔 마신 염무상이 손을 내밀었다.


“이게 뭔가요?”

“옥쇄다.”


염무상이 주체에게 받은 연왕부의 옥쇄였다.


“예? 옥쇄라면 왕의 도장이 아닌가요?”

“그래! 영락제가 연왕 시절에 썼던 도장이다.”


‘와! 영락제가 연왕 시절에 썼던 도장이라면 중국놈들은 몇천억을 주고서라도 사려고 달려들 텐데..’

준하는 한국을 생각했다.


“정말 주시는 거예요?”

“그래! 차용증 대신 받은 것이니 다음에 영락제에게 이걸 내밀고 요구하면 뭐든지 들어줄 것이다.”

“소중히 잘 간직할게요.”


준하는 영락제의 옥쇄를 받아 얼른 품속에 넣었다.

식사를 마친 준하가 염무상과 함께 국밥집을 나오고 있는데 바쁘게 걷는 양부충이 보였다.


“부맹주!”

“아이고 맹주님!”


준하를 본 양부충이 준하에게 달려왔다.


“무슨 일인데 그렇게 바쁘게 돌아다녀?”

“지금 흑점에서 오는 길입니다.”

“흑점은 왜? 나에게 보고할 일이라도 있어?”

“예!”


양부충이 대답하며 앞서 걷고 있는 염묵상의 뒤 모습을 보았다.


“그렇지 않아도 흑금맹으로 가려고 했어.”


빨리 걸은 준하는 염묵상의 곁으로 갔다.


“아저씨! 저는 이만 갈게요.”

“그래!”


염묵상에게 인사한 준하는 양부충과 함께 흑금맹으로 왔다.


“부맹주! 나를 찾으러 다닌 이유가 뭐야?”

“저-어 그게 종남파에 납품한 물품 대금을 못 받아서입니다.”


양부충이 장부를 내밀며 말했다.


“종남파? 종남파에 뭘 납품했는데 못 받았어?”

“무기류와 의복입니다.”

“납품대금이 얼마야?”

“금자로 천 냥입니다.”

“내일 받으러 갈 테니 준비해.”

“예, 맹주님!”

“장원은 다 지었어?”

“예!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준하는 양부충을 따라갔다.

‘꼭 옛날 한옥을 보는 것 같네!’

양부충은 돈을 아끼려고 나무를 적게 쓰고 주로 흙을 쌓아 장원을 지었다.


“흙을 쌓아 지은 것 같은데 누가 해낸 생각이야?”

“제..제가 흙을 사용하자고 했는데 어디가 잘못됐습니까?”

“아냐, 잘 지었어!”

“감사합니다. 맹주님!”


툭!

주하가 몸을 돌리는데 몸에서 뭔가가 떨어졌다.

염묵상에게 받은 주체의 옥쇄였다.

‘잃어버리면 안 되니 끈으로 묶어 목에 걸고 다녀야겠다.’

옥새를 품에 넣은 준하는 방으로 와서 천잠사로 끈을 꼬아 옥쇄를 묶었다.

옥쇄를 목에 건 준하는 동경을 보았다.

‘꼭 붉은색 보석으로 장식한 볼로타이 같다!’

준하는 옥쇄를 옷 안으로 넣었다.


****


종남파는 섬서성 시안의 종남산에 있는 도가 계열의 대 문파로 말석이나마 구파일방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미시(13:00~15:00) 말하늘에 떠 있는 해가 아직 종남산 근처로 오지도 않았는데 도호 소리와 향냄새로 가득해야 할 종남파의 마당에는 귀빈각에서 비집고 나온 술 냄새와 고기 냄새가 산 전체로 퍼져 진동하고 있었다.

오늘 장문인 동연덕이 연회를 연 이유는 자신의 직전 제자 중 한 명인 진무룡이 정난의 변 때 큰 공을 세워 정3품인 병부 좌시랑에 제수되었기 때문이다.

영락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정란에 많은 무인을 보내준 종남파에 전답을 하사했다.

‘무룡의 좌시랑 제수와 함께 황제가 하사한 전답은 우리 종남의 위상과 살림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래서 동연덕은 진무룡의 출사와 함께 황은에 감사하는 의미로 연회를 열게 했다.

준하와 양부충이 탄 마차가 종남파의 산문에 도착하자 종남파 무인이 앞을 막았다.


“어디서 온 마차요?”

“우리는 형주의 흑금상단에서 왔소.”


마부석에 앉은 준하의 대답에 종남파의 무인이 앞을 비켜주었다.


“들어가시오.”


준하는 서서히 마차를 몰아 종남파의 본산으로 올랐다.


“큼-큼! 이게 무슨 냄새야?”

“맹주님! 잘 익은 술 냄새와 육 고기에서 나온 기름 냄새입니다.”


양부충이 침을 삼키며 대답했다.


“쯧-쯧! 백성들의 무병장수를 위해 기원해야 하는 도문에서 술 냄새와 육 고기의 기름 냄새라니?”


전각을 가까이 올라가자 술 향은 더 진해졌다.


“저기 귀빈각에서 나온 냄새가 제일 진한 것 같으니 저곳으로 가자.”

“예, 맹주님!”


마차를 마방에 둔 준하는 양부충을 데리고 귀빈각으로 갔다.

귀빈각 입구,

한쪽에서 모여 술과 고기를 먹고 있던 종남파 무인들이 두 사람의 앞을 막았다.


“무슨 일 때문에 귀빈각까지 오셨는지는 모르지만, 오늘은 우리 종남파에 큰 경사가 있으니 객방으로 돌아가시오.”


준하와 양부충의 얼굴을 본 종남파 무인은 두 사람이 향을 피우기 위해 올라온 향객으로 판단했다.


“우리는 형주 흑금상단에서 온 사람으로 얼마 전 납품하여 받지 못한 납품대금 천 냥을 받으러 왔소. 총관을 만나야겠으니 불러 주시오.”


준하가 말하자 종남파 무인은 준하를 훑어보고 나서 귀빈각 안으로 들어갔다.

이대 제자 증광조는 연회의 말석에 앉아 있다가 연회실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무인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슨 일이냐?”

“형주의 흑금상단에서 온 상인들이 내총관님을 뵙고자 합니다.”

“지금 연회가 한창 중인 것이 안 보이느냐? 내일 다시 오라고 해라.”

“예, 사형!”


무인이 몸을 돌려 나가자 그와 동시에 진무룡이 일어나 증광조에게 다가왔다.


“사부님이나 사숙님들이 찾으면 후원에 바람 쐬러 갔다고 말하고 나를 데리러 와라.”

“사형! 그런데 어디가 안 좋습니까?”

“여기저기에서 권한 술을 마시다 보니 취기가 오른 것 같다.”

“알겠습니다. 사형!”


후원 입구까지 진무룡을 배웅한 증광조는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한편 준하는 귀빈각위 문이 열리고 들어갔던 무인이 나오자 무인에게 다가갔다.


“아무래도 오늘은 총관님을 만나는 것은 어려울 것 같소. 가까운 객잔에서 자고 내일 다시 오시오.”

“내일 다시 오라니? 우리는 오늘 받아야겠소.”


준하의 대답에 무인의 표정이 변했다.

‘오늘 대 문파라고 거들먹거리는 총관의 버릇을 고쳐놔야겠어!’

준하가 몸을 돌렸다.


“여채강 총관! 빨리 나와서 돈을 갚으시오. 당신들이 술 마시며 시시덕거릴 때 우리 아이들은 굶고 있소.”


목소리에 내공을 실은 준하의 목소리는 귀빈각은 물론 종남산 전체에 메아리쳤다.

‘맹주님이 어떻게 종남파 총관의 이름을 알고 계실까? 그나저나 총관이 나오면 가만히 안 있을 텐데 큰일이다!’

준하의 외침에 양부충은 불안한 눈으로 귀빈각의 입구를 쳐다보았다.

싸-아!

한창 무르익던 연회실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여총관! 혹시 기루에서 외상 술을 마셨소?”


술 마시는 내내 온화한 표정을 지었던 동연덕이 분노한 표정으로 물었다.


“장문인! 기루라니요? 소제가 기루에 갈 시간이 어디 있습니까?”


여채강이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저 소리는 뭐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앉아서 모르겠다고만 하지 말고 어서 나가서 자초지종을 알아보시오.”


마지못해 일어선 여채강이 문을 향해 걸어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악인 사냥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9 79. 이별 24.06.15 41 0 12쪽
78 78. 철마련의 련주 혁련광 24.06.14 37 0 11쪽
77 77. 북화영 2 24.06.14 38 0 12쪽
76 76. 북화영 24.06.13 38 0 12쪽
75 75. 천마삼세 24.06.13 43 0 12쪽
74 74. 천하제일인 24.06.12 40 0 12쪽
73 73. 황금만 부자 24.06.12 44 0 12쪽
72 72. 동행 24.06.11 38 0 12쪽
71 71. 제일 전장 24.06.11 40 0 12쪽
70 70. 계수배를 올리다 24.06.10 39 0 12쪽
69 69. 사술의 흔적 +2 24.06.10 44 1 12쪽
68 68. 마지막 살행 24.06.09 44 0 12쪽
67 67. 가학 행위 +2 24.06.09 39 0 12쪽
66 66. 회계당 당주 24.06.08 42 0 12쪽
65 65. 무림맹의 경비 무사 24.06.08 38 0 12쪽
64 64. 혈마의 아수라혈경 24.06.07 43 0 13쪽
63 63. 힘 24.06.07 36 0 12쪽
» 62. 외상값 24.06.06 38 0 11쪽
61 61. 연왕 주체 24.06.06 39 0 12쪽
60 60. 흑금맹 24.06.05 40 0 12쪽
59 59. 쇼군 다카우를 죽이다 24.06.05 39 0 12쪽
58 58. 주원장과 주체 24.06.04 37 0 12쪽
57 57. 살수 복귀 24.06.04 40 0 11쪽
56 56. 냉여은의 죽음 24.06.03 36 0 12쪽
55 55. 제일전장 전장주 황금만 24.06.03 38 0 12쪽
54 54. 화산파 장문인 청무 2 24.06.02 45 0 12쪽
53 53. 화산파 장문인 청무 24.06.02 41 0 12쪽
52 52. 진압 24.06.01 38 0 12쪽
51 51. 여승량 24.06.01 43 0 12쪽
50 50. 흑사림 2 24.05.31 40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