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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7.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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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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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7,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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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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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3. 힘

DUMMY

여채강이 나오자 준하는 여채강에게 다가갔다.


“우리는 흑금상단에서 온 사람으로 납품대금 천 냥을 받으러 왔소.”

“천 냥이라니? 그 돈은 서로 신뢰하는 의미에서 보증금으로 남겨둔다고 분명히 말했다.”

“우리 상단에서 납품한 무기류와 의복은 납품 당시에 모두 검수했을 텐데 무슨 보증금이요? 빨리 천 냥을 주시오.”

“너 뭐야?”


준하의 말에 여채강은 폭발 직전의 얼굴을 하고 물었다.


“상단주요.”

“그래? 나도 주고 싶다. 그런데 그 납품대금은 보증금으로 남겨두자고 우리 장문인을 포함해 모두가 의결한 사항이다.”

“못 주시겠다?”

“다음 납품 때부터 바로바로 결재할 테니 오늘은 그만 돌아가.”

“보증금으로 남겨두었다가 종남파가 망해 봉문이라도 하면 우리는 어디서 받겠소?”


준하의 말에 여채강의 손은 허리에 찬 검의 손잡이를 잡았다.


“동연덕 장문인! 빨리 나와 돈을 주시오.”


또다시 연회실과 종남산에는 준하의 목소리로 메아리쳤다.

그러자 연회실에 앉은 모든 사람이 동연덕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여총관이 무슨 실수를 한 것 같으니 내가 나가봐야겠소.”


동연덕이 일어서자 모든 사람이 따라 일어나 여채강의 뒤를 따라 귀빈각을 나왔다.


“여총관! 이게 웬 소란이오?”

“장문인! 이 두 사람은 흑금상단에서 온 사람으로 납품대금 천 냥을 받으러 왔다고 합니다.”

“납품대금이라니? 그건 납품 당시 신뢰보증금으로 남겨두자고 했는데 이제 와서 무슨 대금이야?”

“형주에서 불원천리 달려왔으니 얼른 주시오.”

“돈이 없다고 아니, 천 냥은 신뢰보증금이라고 하지 않았나?”

“돈이 없으면 만년설삼이라도 내주시오. 싸게라도 팔아 식량을 사야겠으니,”


‘얼마 전 종남의 장문인이 만년설삼을 금자 천 냥을 주고 샀다고 하더니 그 돈은 우리 상단에 결재해야 할 금자가 분명해!’

준하는 흑점의 비밀문서를 통해 동연덕이 만년설삼을 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상단주! 만년설삼이라니?”

“장백산의 심마니에게 만년설삼을 산 것을 다 알고 있으니 빨리 가져오시오.”


준하의 막무가내식 계속된 채근에 동연덕은 옆에 있는 여채강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여채강은 자신의 검을 동연덕에게 주었다.

챙!


“무량수불 원시천존! 오늘 무극검법을 펼쳐 살계를 열어야겠다.”


내공을 끌어올린 동연덕이 검을 뽑았다.


“바람에도 휘어지는 무극검법이 뭐라고?”


준하는 혼자 말하듯 중얼거렸다.

그러자 주위에 있던 모든 사람이 준하의 혼자 말을 들었다.

챙-챙-챙!


“건방진!”


종남파의 무인들이 검을 뽑았다.

천마심공을 운공한 준하는 만검을 뽑았다.

쩌-저-쩡!

준하의 내공에 대기가 얼어붙는 소리가 났다.

‘헉 언젠가 느꼈던 내공이다!’

후원의 정자에 누워있던 진무룡은 벌떡 일어나 귀빈각 앞으로 달려왔다.

휘-익 챙-챙!

동연덕은 무극검법의 일 초식 대해평참을 펼쳤다.

만검을 들고 뒷짐을 지고 있던 준하는 동연덕의 검을 막으며 허리를 숙였다.

그러자 준하의 목에 걸려있던 연왕부의 옥쇄가 옷 밖으로 나왔다.

‘헉 저..저것은?’

연왕부의 옥쇄를 본 진무룡은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었다.

진무룡은 주체가 연왕부의 옥쇄를 한 무인에게 주는 것을 보았었다.


-“갈! 살기를 거두지 못할까?”


호통치는 무인의 몸은 대자연(大自然) 그 자체였다.

정난의 변이 끝나자 진무룡은 황궁의 기밀문서를 통해 무인의 신분을 알게 되었다.

마교의 주인이자 자연경의 경지에 오른 천하제일인!

그리고 자기 아버지 홍무제가 아니면 절대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는 연왕 주체가 허리를 접었던 절대 무인,


-“꼭 주시겠다고 하니 연왕 전하에게 받을 빚은 내 손자 같은 제자 놈에게

상속해야겠소.”

-“하하! 그렇게 하시오. 과한 것을 내놓으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 했는데

천하를 갖은 후에는 무엇인들 어렵겠소? 이걸 받으시오.”


천하의 주체마저 한 수 접어준 절대 무인을 진무룡은 존경하고 또 동경하게 되었다.

‘마교의 무력대 하나만 동원해도 우리 종남은 바로 멸망하게 된다.’

진무룡이 잠깐 생각하는 동안 동연덕과 종남의 무인들 검에서 악랄한 살초들이 펼쳐져 준하의 몸 주위를 갈랐다.

‘헉! 저 검 또한 범상치 않다! 사황의 사인을 조사했던 무림맹의 정보대에 의하면 사황 가슴에 남긴 검상은 매끈하지 않다고 하던데 그런 검상을 남기려면 특이하게도 검의 표면에 구름무늬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바로 저 검이 사황을 죽인 검이야!’

풀-썩!


“머..멈춰 주시오.”


준하를 향해 무릎을 꿇은 진무룡이 큰소리로 외쳤다.


“무룡아! 천한 상인 나부랭이에게 무슨 짓이냐?”


검을 거둔 동연덕이 물었다.


“열 대여섯 자루의 종남의 검이 천한 상인 나부랭이의 옷자락도 건들지 못한 것은 그동안 종남의

무인들이 검을 버리고 상단의 쟁자수를 한 까닭이오?”


준하의 비아냥거리는 소리에도 동연덕과 종남의 무인들은 진무룡의 입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부님, 사숙님들! 이 사람은 천산의 주인이 될 사람으로 천하제일인의 제자란 말입니다.

천하제일인이 있는 마교는 정도 무림의 무림맹보다 더 크지 않습니까?”


종남파를 살리고자 한 진무룡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동연덕과 종남의 무인들은 침묵하며 준하를 바라보았다.

‘헉 맹주님이 마교의 소교주라니? 이걸 믿어야 할까?’

종남파의 인물들 못지않게 놀란 사람은 바로 양부충이었다.


“몸 좀 풀려고 했는데 이것 때문에!”


준하는 자신의 가슴 밖으로 나온 연왕부의 옥쇄를 가슴속으로 넣었다.


“장문인! 내 목을 포기했으면 빨리 만년설삼이나 주시오.”


준하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든 동연덕이었다.

‘이놈이 작은 상단의 주인이라면 감히 이렇게 나오지는 않았을 거야? 무룡의 말처럼 마교의 소교주가 확실한 것 같다!’

동연덕은 준하의 여유로운 표정에 자신의 말 한마디는 종남파의 안위가 걸려있다고 생각했다.


“소교주! 무례를 용서하시오.”

“나는 흑금상단의 상단주 일 뿐, 소교주가 아니니 그렇게 부르지 마시오.”

“상단주! 일단 안으로 드시지요.”


준하는 양부충을 데리고 귀빈각의 연회실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만 기다리면 술과 안주를 내오겠소.”

“시안에 같이 온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어서요.”


‘일행이라면 마교의 무력대를 데리고 왔구나! 그들이 본 도장으로 와서 좋을 것이 없으니 술자리는 다음에 만드는 것이 낫겠어!’

일어서려는 동연덕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잠시만 기다리면 예전에 어렵게 구한 만년설삼을 가져다주겠소.”


동연덕이 연회실을 나갔다.


“소교 아니 맹주님! 도..돈으로 받는 것이 낫지 않습니까?”


양부충이 더듬거리며 물었다.


“그렇지 않아도 영약을 구하려고 했어. 동연덕이 샀던 만년설삼은 금자 오천 냥을 줘도 구하기 힘든 것이야.”

“매..맹주님이 드시게요?”

“그 비싼 걸 내가 왜 먹어? 이제 막 무공에 입문한 우리 애들에게 먹여야지.”

“여..역시 맹주님이 십니다. 그런데 맹주님!”

“또 왜?”

“지..진짜 소교주님이십니까?”

“소교주는 개뿔! 한 번 만 더 그 말을 꺼내면 디진다.”

“예, 맹주님! 견마지로를 다해 모시겠습니다.”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 양부충은 준하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또 왈패 시절 행동이 나온다!”

“다시는 안 하겠습니다.”


자리에 앉은 양부충은 준하를 쳐다보았다.

평소보다 훨씬 더 커 보이는 준하였다.


“이걸 주더라도 거래는 계속할 것이니 앞으로 잘 부탁하겠소이다.”


동연덕이 준하에게 흑단목으로 만든 상자를 열어 보이며 건넸다.


“그럼 좋은 물품을 계속 공급해 드리겠습니다.”


준하는 동연덕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산문까지 배웅하겠소이다.”

“아닙니다. 급히 가야 달려야 하니 그냥 가겠습니다.”


준하와 양부충은 종남파 수뇌들의 배웅을 받으며 종남파를 나섰다.


“이-랴!”


두두두두!

준하는 올 때보다 더 빨리 말을 달렸다.

‘만년설삼이 상할지 모르니 빨리 가자.’

흑검문에 도착한 준하는 자신이 흑점에서 읽었던 의서들을 생각했다.

‘맞다! 소림사의 대환단도 달마대사가 집필했다는 달마의경을 바탕으로 제조했다고 하니 나도 그대로 제조하면 효과가 있을 거야!’

흑점에 위탁판매를 의뢰한 물품 중에는 장물로 보이는 책이 꽤 많았다.

훔치기가 쉽고 또 숨기기가 쉬워서 대도들은 꼭 책을 가지고 왔다.

그래서 준하는 청부가 없을 때면 위탁판매를 의뢰한 책들을 보며 시간을 보냈었다.

달마의경 또한 그때 본 책이었다.


****


섬서성 장안의 무림맹

‘휴-우! 내가 걸음마를 배울 때 천마는 보법을 배웠고 내가 경공을 배울 때 천마는 신계(神界)의 경지에 들어 천하를 오시하고 있었다. 정녕 천마를 넘어설 방법이 없을까?’

석중광은 무공에 대한 진전이 없자 한숨을 내쉬며 맹주 서고로 갔다.

‘이걸 한번 읽어 볼까? 정마 대전을 승리로 이끈 분이니 경험만 배워도 진전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무림맹의 전전대 맹주인 참마검협 맹종휘의 일기장을 꺼냈다.

‘역시 없구나! 하긴 무림맹 유사 이래 가장 높은 경지에 도달한 내가 하수의 일기장에서 진전의 실마리를 찾는 것 자체가 큰 모순이지!’

맹종휘의 일기장을 제자리에 꽂으려던 석중광은 일기장 표지의 뒷부분을 유심히 보았다.

마치 어린아이가 낙서한 듯한 글씨가 쓰여있었다.

‘이건 혹시 과두문자?’

과거 석중광은 삼황오제 때의 비급을 해석하느라 과두문자를 익힌 적이 있었다.

석중광은 과두문자를 한 자 한 자 해석했다.


-위파비고(危破秘庫)

내 뒤를 이을 맹주는 보아라.

위파비고는 맹의 뒷산 지하에 있는 서고로 맹이 절체절명의 위급한 상황에

놓였을 때 서고의 문을 열어 서고를 책들을 모두 옮기거나 그도 불가능하면

서고 자체를 아예 태워라.

서고에 있는 무공들은 절대 익혀서는 안 되는 사악한 마공들이다.

만약 호기심에 익혀 주화입마에 빠질 것 같으면 인성을 상실하기 전에

스스로 자결해야 한다.

참마검협 맹종휘 서(書)


“크-핫-핫-핫! 위파비고(危破秘庫)야말로 진전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맹주 서고를 나온 석중광은 무림 맹의 뒷산으로 올라갔다.

‘저 바위 밑이구나! 그래! 나도 항상 저 바위 밑을 볼 때면 꼭 뭐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는데..’

석중광은 곰이 동면하고 있을 것 같은 굴속으로 거침없이 들어갔다.


“매..맹주님!”


무림맹 복장을 한 무인 한 명이 석중광을 보고 놀란 목소리를 냈다.


“누군가?”

“예, 맹주님! 저는 위파비고의 창고지기입니다.”

“누가 자넬 창고지기로 임명했지?”

“참마검협 맹주님께서 저희 할아버지를 임명하셨고 할아버지는 아버지를 저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창고지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랬구나! 오늘 내가 위파비고의 문을 열어야겠다.”

“맹주님! 위파비고의 문은 맹이 절체절명의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열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래? 서고의 문에 목숨을 걸겠다?”

“예?”

“내가 보기에는 자네 목숨이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인 것 같아서 말이야,”


내공을 끌어올린 석중광의 몸에서 살기가 폭사되었다.


“커-헉!”


석중광의 살기를 온몸으로 받은 창고지기는 신음과 함께 그대로 절명했다.

‘이게 제일 낫군! 이걸 익혀 십이 성의 경지에 도달하면 천마도 발아래 둘 수 있겠어!’

석중광이 수많은 비급 중에서 익히기로 선택한 것은 혈마의 아수라혈경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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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78. 철마련의 련주 혁련광 24.06.14 37 0 11쪽
77 77. 북화영 2 24.06.14 39 0 12쪽
76 76. 북화영 24.06.13 38 0 12쪽
75 75. 천마삼세 24.06.13 43 0 12쪽
74 74. 천하제일인 24.06.12 40 0 12쪽
73 73. 황금만 부자 24.06.12 44 0 12쪽
72 72. 동행 24.06.11 39 0 12쪽
71 71. 제일 전장 24.06.11 40 0 12쪽
70 70. 계수배를 올리다 24.06.10 40 0 12쪽
69 69. 사술의 흔적 +2 24.06.10 44 1 12쪽
68 68. 마지막 살행 24.06.09 44 0 12쪽
67 67. 가학 행위 +2 24.06.09 40 0 12쪽
66 66. 회계당 당주 24.06.08 43 0 12쪽
65 65. 무림맹의 경비 무사 24.06.08 39 0 12쪽
64 64. 혈마의 아수라혈경 24.06.07 44 0 13쪽
» 63. 힘 24.06.07 37 0 12쪽
62 62. 외상값 24.06.06 38 0 11쪽
61 61. 연왕 주체 24.06.06 40 0 12쪽
60 60. 흑금맹 24.06.05 40 0 12쪽
59 59. 쇼군 다카우를 죽이다 24.06.05 40 0 12쪽
58 58. 주원장과 주체 24.06.04 38 0 12쪽
57 57. 살수 복귀 24.06.04 40 0 11쪽
56 56. 냉여은의 죽음 24.06.03 36 0 12쪽
55 55. 제일전장 전장주 황금만 24.06.03 39 0 12쪽
54 54. 화산파 장문인 청무 2 24.06.02 45 0 12쪽
53 53. 화산파 장문인 청무 24.06.02 42 0 12쪽
52 52. 진압 24.06.01 39 0 12쪽
51 51. 여승량 24.06.01 44 0 12쪽
50 50. 흑사림 2 24.05.31 4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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