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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7.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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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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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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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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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2. 진압

DUMMY

만상운무진 입구로 온 준하는 땅으로 내려섰다.

‘이건 앵속 냄새다!’

흑묘에서 흘러나온 앵속 냄새를 맡은 준하는 거침없이 만상운무진을 통과했다.

슝-퍽!

만상운무진을 감시하던 살수는 고개를 든 순간 준하의 장력에 의해 머리가 터지고 말았다.

만검을 빼든 준하는 흑묘의 살수들이 잡혀 있는 곳으로 몸을 날렸다.

‘살행을 나간 살수를 제외하고 모두 제압됐다. 왜?’

의문을 느낀 준하가 흑묘의 살수들을 보는 사이 땅속에서 검은 기둥 열 개가 솟구쳤다.

바로 다섯 명이 한 개조로 이루어진 오십 명의 살수들이었다.

준하를 사로잡기 위해 변형된 오행검진이었다.

공기의 변화를 느낀 준하의 몸은 반사적으로 반응하여 허공으로 떠올랐다.

슉-슉-슉!

오십 자루의 검이 허공을 갈랐다.

내공의 차이.

살수들의 검은 허공을 갈랐다.

퍼-퍼-퍽!

허공에서 발출한 준하의 장력은 살수들의 머리를 터뜨렸다.

일수에 오십 명의 살수들이 모두 절명한 것이다.

촤-아-아!

형백강과 곽장무, 그리고 막염의 몸이 갈라지며 세 명의 살수가 준하를 향해 쏘아져 왔다.

서걱-서걱!

준하의 만검이 원을 그렸다.

그러자 세 명의 허리가 그대로 잘렸다.


“크-하하하! 명불허전이라고 하더니 네가 대살수구나!”


뇌곽이 웃으며 복면을 벗었다.


“누구냐?”


준하가 진득한 살기를 풀풀 날리며 물었다.


“나는 흑사림의 림주 뇌곽이다.”

“우리 흑묘에는 왜 온 것이냐?”

“어용공위사의 청이 있었다.”

“동업자 정신이 없는 추악한 놈! 관부의 개새끼가 되다니?”


준하의 살기에 뇌곽이 뒷걸음쳤다.

‘이놈부터 먼저 죽이고 보자.’

양적은 자신 쪽으로 뒷걸음질 치는 뇌곽을 보며 품속에서 단검을 꺼냈다.

휘-익 착!

뇌곽의 검이 단검을 잡은 양적의 손목을 잘랐다.


“아-악!”


양적은 얼른 손목의 혈도를 눌러 지혈부터 했다.

‘시간을 끌면 만휘 형이 올 것이다. 그러면 나는 살 수 있어!’

일 검에 오십 명의 살수를 죽인 대살수와 자신과는 차원이 다른 고수 뇌곽!

죽음의 한가운데 선 양적은 양만휘를 떠올렸다.


“리..림주님! 산공독에 중독된 것이 아니오?”

“크-흐흐! 나는 네가 앵속을 형주의 만독문에서 산공독과 함께 산 것을 알고 있었다.”

“어떻게?”

“나는 이십 년을 넘게 흑사림을 이끌어 오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돌다리를 두들기듯 신중하게 살아왔다.”

“림주! 나와 함께한 세월이 얼만데 림주는 나를 단 한 번도 믿지 않았다는 것이오?”


양적은 뇌곽에게 호소하듯 물었다.


“양적! 나는 이십여 년 전 끈질기게 나를 죽이려고 한 화산파의 추격을 피해 살아왔다. 그런 내가 네놈 따위를 믿었겠냐? 크-흐-흐! 만약 네놈을 믿었다면 나는 산공독에 중독되어 지금 이 자리에서 죽은 사람은 바로 나였을 것이다. 저놈을 죽인 뒤 네놈의 숨통도 끊어주마.”


뇌곽이 검으로 준하를 가리키며 말했다.


“분명히 앵속을 들이마신 것을 보았는데 그건 어떻게 된 것이오?”

“내가 앵속을 들이마신 후 내 코와 입에서 앵속의 연기가 나온 것을 본 적이 있냐?”

“앵속의 연기가 나오지 않아 나도 이상하게 생각했었소.”

“나는 불만 붙인 후 앵속의 연기는 들이마시지 않았다. 저놈의 표정이 좋지 않을 걸 보니 그만 가야겠다.”

“나..나는 이곳 흑점의 총관 양만휘의 사촌 동생이다. 나를 죽이면 너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니 나를 살려줘.”


‘드디어 내가 기다리고 있던 말이 나왔구나!’

두 사람을 흥미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던 준하는 뇌곽의 검을 주시했다.

휘-익 착!

양적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뇌곽의 검은 양적의 몸을 정수리부터 사타구니까지 양분했다.

‘화산파의 매화검법이다! 그럼 이놈은 화산파에서 파문했다고 공표한 무림의 공적이구나!’

준하가 자신을 보고 있자 뇌곽의 눈은 흑사림의 살수들에게 향했다.


“모두 쳐라!”


챙-챙-챙!

뇌곽의 말에 사십여 명의 살수들이 일제히 검을 뽑았다.

준하는 살수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월영검법은 암습을 위해 만들어진 검법! 다수를 베려면 암천참검을 펼쳐야겠다.’

준하는 적랑대주 호휘량의 암천참검을 펼쳤다.

써-걱 써-걱!

준하의 일 검에 서너 명의 목이 잘렸다.

일각도 되지 않아 사십여 명의 살수들은 목이 잘린 채 바닥에 누웠다.


“크-흐-흐! 대단하구나! 그러나 내가 익힌 매화검법도 절정의 경지에 이르러 우리 둘은 양패구상할 수도 있다. 이걸 줄 테니 여기서 멈추면 안 되겠냐?”


뇌곽이 품속에서 양피지를 꺼내며 말했다.


“그게 무엇이냐?”

“내가 림주로 있으면서 모은 재물을 숨겨놓은 곳의 지도다.”

“생사결을 앞두고 양패구상을 생각하다니? 림주라는 권력에 취해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어야 하는 살수의 본분을 잊었구나! 오늘 너에겐 선택의 여지는 없다. 오로지 죽음을 잉태할 패배만 있을 뿐, 그리고 원래 패자의 재물은 승자가 모두 취하는 법이다.”


준하는 일보 전진했다.

촤-아-아!

뇌곽은 빛보다 더 빠르게 준하를 찔렀다.

쓰-윽!

준하의 몸이 흐릿해졌다.

이형환위를 펼쳐 상대의 뇌곽의 검을 피한 것이다.

착 쏴-아!

준하가 만검을 수평으로 그었다.

뇌곽의 목이 반질거렸다.

극단적인 쾌검에 의해 잘린 목뼈에 광이 난 것이다.

‘보는 눈이 너무 많아 흡성대법을 펼치지 못한 것이 아쉽군!’

준하는 뻗었던 장심을 거둬 드린 뒤 뇌곽의 양피지를 품속에 넣은 뒤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조..조장님!”


멀리서 여숭량이 달려왔다.


“여길 수습하고 계세요.”

“어딜 가십니까?”

“오늘 이 사태를 일으킨 반도 놈을 죽이러 갑니다.”


준하는 만상운무진의 입구를 향해 몸을 날렸다.

화-라-락!

만상운무진을 통과한 준하는 누군가의 기척을 느끼고 허공에서 정지했다.

준하를 뒤따라온 바람은 풍압이 되어 준하의 옷을 스쳤다.

챙!

정지 상대에서 만검을 뽑은 준하는 먹잇감을 본 독수리가 하강하듯 기척의 주인공을 향해 떨어져 내렸다.


“소.. 나요, 나!”


풀숲 속에서 두 손을 들고 머리를 내민 사람은 장춘이었다.


“장춘 아저씨! 여기는 웬일이세요?”

“무인의 본능이 발동해서.,”

“일이 있어서 나는 갈게요.”


장춘의 장황한 말이 시작되려고 하자 준하는 흑점의 누각으로 날아갔다.

‘양만휘는 어디 있을까?’

준하가 생각하는 순간 점주실의 문이 열리고 양만휘가 나왔다.

‘더러운 반도 놈과 말도 섞기 싫다!’

휙 슈-웅!

준하의 만검이 손을 떠났다.

푹!


“컥!”


휙-휙!

양만휘의 가슴을 통과하여 회전한 만검이 준하의 손으로 돌아왔다.

준하는 다시 흑묘로 돌아왔다.


“조장님! 모두 산공독에 중독되어 당한 것 같습니다.”


여숭량에 의해 마혈이 풀린 살수들은 운기조식을 하고 있었다.

‘아! 내 몸속에 흐르는 피도 다른 살수들처럼 만년설 녹은 물처럼 차가워졌나?’

준하는 담담한 눈으로 수직으로 잘린 막염의 시신을 바라보았다.

‘나에게는 스승과 같은 분들이다!’

준하는 막염을 비롯해 형백강과 곽장무, 그리고 왕린의 시신을 수습하여 흰 천으로 감쌌다.

그리고 뇌곽의 머리를 상자에 넣고 소금에 절였다.

운기조식을 마친 살수들이 하나둘 준하의 곁으로 왔다.


“이분들의 장례가 끝날 때까지 봉문할 것이니 살행을 나갔던 살수들에게 전서구를 띄워 모두 복귀하라고 하세요.”

“예, 조장님!”


장례가 끝나자 준하는 살수들의 절대적인 지지로 흑점의 점주가 되었다.

‘이 돈은 살수들의 피가 밴 돈이지만 사망한 네 분의 노고 또한 들어있다.’

준하는 네 사람의 가족들을 불러 위로금을 지급하고 살수들을 불러 연회를 열었다.


“내가 아직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연회를 연 것은 여러분들을 위로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지만, 중대 발표를 하기 위한 것이니 이의가 있는 분은 내 말이 끝나면 하시기 바랍니다.

첫째 흑매와 흑정을 통합하여 명칭은 흑매로 한다.

그리고 경매는 물건과 정보만 팔고 사람은 취급하지 않는다.

둘째 흑묘의 청부는 무림 정의에 부합되는 청부만 받는다.

이상입니다. 이의 제기할 사람은 제기하십시오.”


“없습니다.”

살수들의 표정은 준하의 말을 반기는 표정이었다.

준하는 자신의 점주 취임으로 인해 공석이 된 자조의 조장에 여숭량을 임명했다.

그리고 살행의 성공을 위해 각 성의 성도에 안가를 만들어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게 했다.


“여조장! 우리 흑점의 수뇌들이 죽었는데 복수는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여숭량을 부른 준하가 물었다.


“그렇지 않아도 흑사림을 쳐야 한다는 살수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점주님께 건의하려고 준비하던 중이었습니다.”

“내일이라도 살수들을 동원해 그들을 모두 죽여야 합니다.”

“점주님! 현재 흑사림에 남아있는 살수는 총 구백여 명입니다. 그에 반해 우리 흑묘의 수는 서른여섯 명으로 그들과 정면으로 부딪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당연히 정면으로 부딪쳐서는 안 되지요.”

“그럼..?”

“전임 점주께서 원나라가 남기고 퇴각한 벽력탄을 구해 놓았더군요. 우리 흑점에서 벽력탄은 쓸 일은 없으니 벽력탄을 사용하여 흑사림을 날려버리세요.”

“알겠습니다. 점주님!”


호남성 장사의 흑사림으로 간 흑묘의 살수들은 흑사림의 살수들이 모두 잠들자 장사 전체를 날려버릴 벽력탄으로 살수들은 물론 살수들이 자고 있던 움막까지 날려버리고 흑묘로 돌아왔다.

복수가 끝나자 준하는 점주실에 있는 대외비 장부를 꺼냈다.

‘이게 뭐야? 무림맹에서 경매 의뢰한 비급이었어?’

흑매의 경매 장부를 본 준하는 어이가 없었다.

과거 자신이 황금 백만 냥을 주고 샀다가 만검으로 발등을 찍고 싶을 정도로 후회했던 을지광의 뇌정검법은 무림맹에서 경매 의뢰를 했던 비급이었다.

‘짠돌이 개자식! 언젠가는 내가 모두 받아내고야 만다.’

석중광을 떠올린 준하는 장부와 함께 분한 마음을 덮었다.

‘이제 내가 없어도 흑점은 알아서 굴러가니 주계륜과 뇌곽의 보물을 찾으러 떠나야겠어, 간김에 화산파에 뇌곽의 수급도 전해주고 말이야,’

시간이 흘러 흑점이 안정되자 준하는 외유를 생각했다.

준하의 두 장의 양피지를 꺼냈다.

‘먼저 섬서성 화음현의 화산파에 들러 뇌곽의 수급을 전해주고 뇌곽의 보물이 숨겨진 호남성 장사를 거쳐 주계륜의 보물이 묻혀있는 강소성의 금릉에 들렀다가 오면 되겠어!’

여행 일정을 정한 준하는 시전에 들러 동경과 요리를 샀다.

동경은 냉여은에게 선물하기 위해서였다.

‘볼일이 끝나면 냉소저에게 결혼하자고 할까?’

냉여은을 혼자 두고 떠날 것을 생각하니 준하는 마음이 무거웠다.


“으-헉!”


챙-그-랑!

동경으로 자신의 얼굴을 본 준하는 놀라 동경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왜 내 얼굴이 전생의 얼굴이지?’

준하는 중원에 온 이후 처음으로 동경을 본 것이다.

위사륭과 두운경의 얼굴을 전혀 닮지 않은 한국인이었을 때의 얼굴이었다.


“반안이나 송옥같은 얼굴은 아니어도 호북성 제일남은 되겠어!”


준하는 중얼거리며 바닥에 떨어진 동경을 닦았다.

냉여은이 도착했다.

준하는 시전에서 사 온 요리를 탁자에 놓았다.


“위공자님! 맛있네요!”


볶은 닭고기를 먹은 냉여은의 미소지으며 말했다.


“다행이네요, 많이 먹어요.”


준하는 화주를 마시며 냉여은의 식사가 끝나길 기다렸다.

‘행복이 별건가? 이렇게 사는 것이 행복이지!’

냉여은이 젓가락을 놓았다.


“위공자님! 혹시 저에게 할 말 있어요?”

“냉소저! 나는 스무 살인데 올해 몇 살이요? 아직 나이도 묻지 못했네요.”

“열일 곱 살이요. 사실 저도 위공자님의 나이가 궁금했는데 물어보질 못했네요.”

“열일 곱이면 나를 오빠라고 부르면 되겠네.”

“예? 제가 왜요?”


냉여은이 정색하며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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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78. 철마련의 련주 혁련광 24.06.14 37 0 11쪽
77 77. 북화영 2 24.06.14 39 0 12쪽
76 76. 북화영 24.06.13 38 0 12쪽
75 75. 천마삼세 24.06.13 43 0 12쪽
74 74. 천하제일인 24.06.12 40 0 12쪽
73 73. 황금만 부자 24.06.12 44 0 12쪽
72 72. 동행 24.06.11 39 0 12쪽
71 71. 제일 전장 24.06.11 40 0 12쪽
70 70. 계수배를 올리다 24.06.10 39 0 12쪽
69 69. 사술의 흔적 +2 24.06.10 44 1 12쪽
68 68. 마지막 살행 24.06.09 44 0 12쪽
67 67. 가학 행위 +2 24.06.09 40 0 12쪽
66 66. 회계당 당주 24.06.08 43 0 12쪽
65 65. 무림맹의 경비 무사 24.06.08 39 0 12쪽
64 64. 혈마의 아수라혈경 24.06.07 44 0 13쪽
63 63. 힘 24.06.07 36 0 12쪽
62 62. 외상값 24.06.06 38 0 11쪽
61 61. 연왕 주체 24.06.06 40 0 12쪽
60 60. 흑금맹 24.06.05 40 0 12쪽
59 59. 쇼군 다카우를 죽이다 24.06.05 40 0 12쪽
58 58. 주원장과 주체 24.06.04 38 0 12쪽
57 57. 살수 복귀 24.06.04 40 0 11쪽
56 56. 냉여은의 죽음 24.06.03 36 0 12쪽
55 55. 제일전장 전장주 황금만 24.06.03 38 0 12쪽
54 54. 화산파 장문인 청무 2 24.06.02 45 0 12쪽
53 53. 화산파 장문인 청무 24.06.02 41 0 12쪽
» 52. 진압 24.06.01 39 0 12쪽
51 51. 여승량 24.06.01 44 0 12쪽
50 50. 흑사림 2 24.05.31 4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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