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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악인 사냥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중룡
작품등록일 :
2024.05.08 11:00
최근연재일 :
2024.07.02 06:00
연재수 :
10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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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수 :
577,183

작성
24.06.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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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57. 살수 복귀

DUMMY

그래서 준하는 일본어를 잘했다.


“다카우의 명으로 온 사람이오?”


낭인이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


“다카우? 다카우가 누군지 몰라도 조용히 이야기 좀 할까?”

“따라오시오.”


낭인이 작은 강가로 준하를 데리고 갔다.


“청부를 기다리고 있었나?”

“그렇소.”

“상단을 호위하는 일인데 하겠나?”

“나에게는 불문율이 있소.”

“풉! 낭인 따위가 무슨 불문율이야?”


준하의 말에 낭인의 눈가에 살기가 맺혔다.


“낭인 따위가 가진 불문율을 말하겠소. 나는 나보다 약한 놈의 지휘는 따르지 않소.”

“그렇지 않아도 백제 검이 궁금했었다.”


준하가 첫 질문을 했을 때보다 낭인의 눈은 더 커졌다.

스-르-릉!

낭인이 검을 뽑았다.

그걸 본 준하는 강가에 있는 갈대 줄기를 꺾었다.


“당신이 알아본 내 백제 검에는 자비란 없소.”


준하가 자신을 희롱하고 있다고 느낀 낭인은 검을 고쳐잡았다.


“죽-엇!”


준하를 향해 일직선으로 전진한 낭인의 검이 준하의 정수리를 노렸다.

캉-캉-캉!

준하가 쥔 갈대는 낭인이 쥔 검의 검면을 세 번 연속으로 때렸다.

땅-땅-땅!

낭인의 검은 세 조각이 되어 땅에 떨어졌다.


“내공을 올리지 않은 것 같은데 어떻게 한 것이오?”

“쾌(快)! 극강의 쾌다. 왜놈들 아니, 너희들이 자주 먹는 매실에 극강의 쾌를 실으면 성벽도 뚫을 수 있지.”

“예! 인사드리겠습니다. 내 이름은 료스케입니다.”


낭인이 이름을 밝히며 허리를 숙였다.


“나는 위준하다.”

“위준하라면 흑묘의 대살수 출신으로 흑점의 점주에 올랐다고 하던데 그 위준하가 맞습니까?”

“맞아! 나를 따라가겠나?”

“예! 따르겠습니다.”


료스케가 다시 허리를 숙였다.


“아까 나에게 다카우가 보냈냐고 물었는데 다카우가 누구냐?”

“다카우는 고묘천황을 옹립한 쇼군입니다. 저는 다카우의 반대편인 미츠루 쇼군의 휘하에 있다가 미츠루 쇼군이 패하는 바람에 중원으로 건너왔습니다.”

“다른 동료들은 어디로 갔나?”

“대부분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길잡이로 쓸 것이 아니라 두고두고 상단의 방패로 쓰면 되겠어!’

료스케의 말에 준하는 료스케가 맘에 들었다.


“그랬군! 그만 가자.”


준하는 료스케를 데리고 마차에 탔다.


“점주님! 제가 상대할 대상은 누구입니까?”

“내가 너에게 원한 것은 검이 아니라 길잡이다. 갈대에도 꺾이는 허약한 검으로 누굴 상대한다고 물어? 나는 네가 네 몸 하나만 지켜도 대단하다고 생각하겠다. 그리고 앞으로 나를 점장으로 부르지 말고 대살수라고 불러라.”

“예!”


마차가 금릉상단의 정문에 도착했다.


“어디서 온 마차요?”


금릉상단의 정문에 있던 위사가 물었다.


“형주의 흑점에서 온 마차요. 상단주를 만나러 왔으니 안내하시오.”

“예! 나를 따라오십시오. 먼저 마방에 들러 말과 마차를 맡긴 후 상단주실로 갈 것입니다.”


준하는 료스케와 함께 마방에 들러 상단주실이 있는 전각 앞으로 갔다.

‘이 사람들의 면담이 끝난 후 우리 차례인가?’

상단주와 면담하려고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이 보였다.


“나는 금릉상단의 요청으로 온 사람이오. 기다려야 할 이유가 없으니 총관이라도 만나야겠소.”


준하는 곁에 있는 위사에게 말했다.


“그럼 내가 안으로 말해보겠소.”


상단주실을 들어갔던 위사가 바로 나왔다.


“상단주님께서 안으로 모시라고 합니다.”


준하는 위사를 따라 상단주실로 들어갔다.


“어서 오시오. 금릉상단의 상단주 방소명이오.”

“위준하 요.”

“예? 위준하라면 흑점의 점주님이 아닙니까?”


방소명이 되물었다.


“점주로 있었으나 살수 시절이 그리워 지금은 점주에서 물러나 살수로 있소.”

“그래요? 하긴 나도 중원을 떠돌던 행수 시절이 그리워 돌아가고 싶었던 적이 많았지요. 그건 그렇고 문서에 수결부터 해 주시오.”


방소명이 계약서로 보이는 문서를 내밀었다.


“금자 백 냥이라? 내년에도 우리 흑점에 보호를 의뢰하겠소?”

“서로 조건만 맞으면 그렇게 하고 싶소.”

“그럼 십 년 치 보호비 천 냥을 내면 이 문서에 수결하겠소.”

“예? 십 년 치 보호비 천 냥을 내라니요? 내가 흑점이야 믿지만 몇 년 후 노략질하는 해적들이 없어질지도 모르는데 미리 돈을 내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소이다.”

“여기 있는 이 사람은 대마도 해적들을 소탕하여 새로운 해적들의 두목이 될 것이니 믿어도 되오.”

“이 사람이 요?”


방소명은 준하의 곁에 앉아 있는 료스케의 훑어보았다.

‘아무리 봐도 떠돌이 낭인 같은데 대마도주가 된다니? 대살수 출신인 흑점의 점주가 허언할 리는 없고, 일단 믿어 보자.’

방소명이 고개를 끄덕이자 준하는 문서에 수결했다.

두 사람의 대화를 거의 이해한 료스케는 불안하기 시작했다.

‘내가 무슨 수로 해적 두목이 된다고 할까?’


“휴-우!”


준하가 문서에 수결하자 료스케는 한숨을 내쉬었다.


“상행은 이틀 후에 출발할 것이오. 귀빈실로 가시면 식사와 방을 제공할 것이니 이틀 후에 봅시다.”


방소명의 말에 준하는 료스케를 데리고 귀빈실로 향했다.


“저-어! 대살수님! 제가 무슨 수로 대마도의 해적 두목이 된다고 하셨습니까?”


고개를 쭉 빼고 걷던 료스케가 근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료스케! 아까 나를 처음 만났을 때 뭐라고 했지?”

“..제가 무슨?”

“‘나에게는 불문율이 있소.’라고 했잖아? 그때 그 건방진 호기는 다 어디로 갔어?”

“휴-우! 제가 미쳤었나 봅니다.”“하나 묻지. 고묘천황이 천황에 오를 만큼 능력이 있었어?”

“고묘천황에게 무슨 능력이 있겠습니까? 다 다카우지의 능력으로 오른 것이지요.”

“바로 그거야, 내가 너를 대마도의 해적 두목이 되게 해줄게.”

“예!”

“료스케! 어설픈 살수 짓을 하다가 눈먼 칼에 죽느니 대마도에서 해적들 두목 하는 게 더 낫지 않아?”

“그야 그렇습니다.”


료스케가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방을 배정받은 준하는 료스케를 데리고 금릉상단 근처의 산으로 갔다.


“료스케! 지금부터 너에게 월영검법을 알려줄 테니 잘 보고 따라 해라.”

“대살수님! 제가 알기론 월영검법은 흑묘의 독문무공으로 알고 있는데 저에게 전수해 주셔도 됩니까? 나중에 문제 생길지 모르니 차라리 다른 검법을 알려주십시오.”

“내가 아는 검법 중에 내공 없이 펼칠 수 있는 검법은 월영검법 밖에 없다. 그리고 대마도에서만 펼치면 별문제 될 것은 없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수련하겠습니다.”


준하가 몇 번 월영검법을 펼치자 료스케는 거의 비슷하게 따라 했다.

내공이 없어서 그렇지 무인은 무인이었다.

‘본인 말대로 나름대로 근성이 있는 무인이었구나!’

료스케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악착같이 월영검법을 수련했다.

일본으로 상행을 떠나는 날 아침,

방소명은 준하에게 금자 천 냥을 주었다.


“료스케! 받아.”

“이게 뭡니까?”

“금자 오 백 냥이다. 해적 두목에 오를 때까지 쓰도록 해.”

“예? 금자 오백 냥을요?”

“그래!”

“왜 저에게 이렇게 큰돈을 주십니까?”


료스케가 목숨을 걸고 살행에 성공하여 받은 돈 중 제일 많은 돈이 금자 한 냥이었다.


“네가 해적 두목 자리를 유지하려면 주위에 사람이 있어야 할 것 아냐? 이 돈으로 주위 사람들을 잘 관리하라고 주는 것이야.”

“감사합니다. 대살수님!”


금릉상단의 상선이 출항했다.

준하는 가장 편한 자세로 갑판에 기대고 앉아 먼바다와 월영검법을 수련하는 료스케를 번갈아 보았다.


****


‘겸이가 여자아이를 구하기 위해 황궁으로 갔다고?’

장춘의 서신을 본 염무상이 천마각을 나왔다.


“왕대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장로들을 데리고 천마각으로 와라.”

“예, 주군!”


땡-땡-땡!

마교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비상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종소리를 들은 마교의 무인들은 자신들의 무기를 챙겨 연무장으로 모여들었다.

종소리와 함께 천마각의 모든 문이 열렸다.

천산의 봉우리에 있던 잔설들이 바람에 날려 천마각 안으로 들어왔다.

푸-시-시!

북뢰의 이마에 떨어진 눈송이가 타는 소리를 내며 증발했다.


“교주님! 빨리 출전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수석 장로! 아직 황권이 약하다고 하나 상대는 황제다.”

“교주님! 아무리 황제라고 하지만 우리 교의 소주모가 될 사람을 납치한 것은 크게는 교주님의 권위를 능멸한 처사이며 작게는 우리 교에 대한 도전입니다. 우리 장로원은 출전을 결의했으니 교주님께서 빨리 최종 결정은 내려주십시오.”


‘북뢰가 알아서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군!’

북뢰의 말에 염무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뜻 역시 장로원의 결의와 같은바, 출전을 명한다.”

“와-아!”


천마각에 모인 장로와 대주급들이 함성을 질렀다.

이 함성은 천마각의 열기와 함께 연무장으로 전해졌다.


“와-아-아-아!”


연무장에 모인 십만 마인의 함성은 천산을 넘었다.


금릉의 황궁,


“허허허!”


염무상과 십만 마인이 천산을 내려오는 시간, 주원장은 두려움과 분노로 인해 잠을 잘 수 없었다.

‘황각사의 탁발승 시절에는 갖은 욕설에 오물을 끼얹어도 처지를 탓하기는커녕 남이 남긴 식은밥을 찾아 돌아다녔는데 이제 짐도 권력의 단맛에 취해 초심을 잃은 것일까? 황군을 동원하여 살수 놈을 죽여야 할까? 아니면 탁발승 시절로 돌아가 참아야 할까?’

준하가 다녀간 이후 주원장은 홀로 황후는 물론 후궁도 부르지 않고 술잔을 기울였었다.

침상에서 일어난 주원장은 주안상 앞에 앉아 술을 따랐다.

또-르-르!

‘견위연의 시신을 처리한 환관들의 입은 또 어떻게 할까? 지금은 짐의 추상같은 칼날에 입을 닫고 있지만 짐이 붕어한 후에도 그들의 입은 지금처럼 침묵해 줄까? 이럴 때 짐을 대신할 강한 검이 있으면 보란 듯 살수 놈을 죽여 환관들의 입을 영원히 닫아 버릴 것인데!’

황주(皇酒)가 옥배(玉杯)를 차서 넘쳐 흘렀다.

‘이런 백성의 피땀이 넘쳐 흘렀어!’

옥배를 든 주원장은 옥배 밑에 고인 황주에 입술을 댔다.

츠-흡!

‘허허허! 이렇게 마시면 될 일을 괜한 고민을 했군!’

옥배를 넘쳐 주안상에 고인 황주는 단 한 방울도 남지 않았다.

‘몽골을 북방으로 내쫓기 위해 연경(燕京)의 번왕으로 보냈던 그 아이를 불러야겠어! 그리고 짐의 뜻에 반하는 반역행위를 눈감아주기보다 그 아이에게 살수 놈의 목을 베라고 하면 이거야말로 이이제이가 아닌가?’


“크-하하하!”


큰 소리로 웃은 주원장은 두툼한 손으로 엎드리고 있던 삶은 닭의 다리를 찢었다.


“밖에 누구 없느냐?”


주원장이 밖을 향해 물었다.


“예, 소인 대령했사옵니다.”

“들어와 침전에 불을 밝히고 전각대학사(비서실장)를 불러라.”

“예, 폐하!”


침전으로 들어온 환관이 불을 밝히는 동안 주원장은 손에 들린 닭 다리 살을 입으로 찢었다.

그 모습을 본 환관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폐하! 송구하옵니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봤다는 의미다.


“송구할 것이 뭐가 있느냐? 이렇게 이빨로 찢으면 쉬운 것을 짐은 젓가락을 들고 한참을 생각했다.”


환관이 나가고 얼마 되지 않아 전각대학사가 들어왔다.


“전각대학사는 짐이 불러준 대로 써라. 연왕 주체는.....,”


날이 채 새기도 전, 주원장의 교지는 황궁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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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77. 북화영 2 24.06.14 38 0 12쪽
76 76. 북화영 24.06.13 37 0 12쪽
75 75. 천마삼세 24.06.13 42 0 12쪽
74 74. 천하제일인 24.06.12 39 0 12쪽
73 73. 황금만 부자 24.06.12 43 0 12쪽
72 72. 동행 24.06.11 38 0 12쪽
71 71. 제일 전장 24.06.11 39 0 12쪽
70 70. 계수배를 올리다 24.06.10 39 0 12쪽
69 69. 사술의 흔적 +2 24.06.10 43 1 12쪽
68 68. 마지막 살행 24.06.09 43 0 12쪽
67 67. 가학 행위 +2 24.06.09 39 0 12쪽
66 66. 회계당 당주 24.06.08 42 0 12쪽
65 65. 무림맹의 경비 무사 24.06.08 38 0 12쪽
64 64. 혈마의 아수라혈경 24.06.07 43 0 13쪽
63 63. 힘 24.06.07 36 0 12쪽
62 62. 외상값 24.06.06 37 0 11쪽
61 61. 연왕 주체 24.06.06 39 0 12쪽
60 60. 흑금맹 24.06.05 39 0 12쪽
59 59. 쇼군 다카우를 죽이다 24.06.05 39 0 12쪽
58 58. 주원장과 주체 24.06.04 37 0 12쪽
» 57. 살수 복귀 24.06.04 40 0 11쪽
56 56. 냉여은의 죽음 24.06.03 35 0 12쪽
55 55. 제일전장 전장주 황금만 24.06.03 38 0 12쪽
54 54. 화산파 장문인 청무 2 24.06.02 44 0 12쪽
53 53. 화산파 장문인 청무 24.06.02 41 0 12쪽
52 52. 진압 24.06.01 38 0 12쪽
51 51. 여승량 24.06.01 43 0 12쪽
50 50. 흑사림 2 24.05.31 4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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