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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무황2 국기봉은 학교국기봉에서 내공을 먹었다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중룡
작품등록일 :
2023.03.14 02:03
최근연재일 :
2023.05.04 02:17
연재수 :
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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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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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쪽

33. 최용구상병

DUMMY

‘나올 때가 됐는데.....,’

아침부터 기봉은 수능 고사장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기뽕아, 고마워!”


수능을 마친 고가연이 뛰어와 기봉의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


“가연아! 고생 많았어.”


기봉은 차가운 고가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빠-앙!

두 사람이 교문을 벗어나 기봉의 차가 있는

주차장으로 가려는데, 난데없이 자동차 경적이

들렸다.


“어? 아빠다!”


뒤를 돌아보니 차에 탄 고정윤회장이 미소를 띠며

두 사람을 보고 있었다.


“아저씨, 오셨어요?”

“그래! 기봉이 네가 수고가 많았구나, 어디로 갈 거니?”

“식사를 할까 해요.”

“그래, 그러면 나는 갈 테니 맛있게 먹어라!”

“아빠 집에서 봐요.”


고정윤 회장이 떠나자 기봉은 고가연을 태우고 백숙을

먹기 위해 서울의 외곽으로 나왔다.

고가연의 식성은 고영락 전 회장과 비슷했다.


“기봉아! 정말 맛있어!”


고가연은 큼직한 닭 다리를 들고 먹어서 입술이

번들거렸다.

‘저런 모습도 이쁘네!’

고가연의 먹는 모습을 보느라 기봉은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식사를 마친 기봉은 고가연을 데리고 태양백화점으로

갔다.

태양백화점은 태양그룹의 계열사 중 한 곳이었다.

대학생이 될 고가연에게 정장을 사주기 위해서였다.

교복 외에 청바지만 입었던 고가연은 고가의 옷들을

보면서 평소보다 눈이 커져 있었다.

기봉은 번거로움을 피해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쓰고

고가연의 뒤를 따라다녔다.


“기봉아! 나, 이걸로 할래,”

“그래, 그러면 피팅룸으로 가서 입어봐.”

“응!”


고가연은 자신이 고른 옷을 가지고 피팅룸으로

가려고 했다.


“저기요, 입어보시려면 계산부터 하시고

입으세요.”


처음부터 두 사람을 별로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던 직원이 인상 쓰며 고가연에게 말했다.

평소 백화점을 다니지 않았던 고가연은 어쩔

줄을 몰랐다.


“입어보고 어울려야 사는 것 아닌가요?”


기봉이 나서서 말하자,


“이게 한 벌에 얼마짜린데 함부로 입어보고 그래?

계산부터 하세요.”

“계산하고 몸에 맞지 않거나 어울리지 않으면요?”

“입을 때 옷에 손상이 없으면 괜찮지만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그냥 사셔야지요.”


기봉은 뭐라고 하려다가 고가연이 놀랄까 봐

VVIP카드를 직원에게 주었다.

찌-직-찍-찍!

계산을 마친 직원은 영수증과 함께 카드를

기봉에게 주려다가 멈칫했다.


“왜 그러시죠?”

“아닙니다! 여기 있습니다.”


직원은 영수증과 함께 카드를 기봉에게 주었다.

‘너무 비싸구나!’

영수증에는 380만 원이 찍혀있었다.

‘그래도 가연이가 입을 옷이니 비싸도 사야지.’

기봉은 피팅룸 쪽을 쳐다보면서 고가연이 나오길

기다렸다.


“고객님! 잠깐 같이 가실까요?”


기봉이 돌아보니 백화점 보안요원 두 명과

판매사원이 서 있었다.


“무슨 일인데요?”

“고객님께서 사용한 카드가 도난신고 된

카드라서요.”

“친구가 나오면 같이 가시죠.”


기봉의 말에 보안요원 한 명이 피팅룸 쪽으로

갔다.

꽝-꽝-꽝!


“아-악! 누구세요?”


보안요원이 피팅룸을 거칠게 두드리자 안에서

옷을 갈아입던 고가연이 비명을 질렀다.


“이봐! 이곳의 책임자를 불러와, 내 여친에게

정식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내가 참지 않는다.”

“참지 않으면? 여기는 VIP고객만 오는 곳이니

빨리 가!”


두 명의 보안요원이 기봉의 양팔을 잡았다.


“안 나오고 뭐 해요?”


판매사원이 거칠게 피팅룸을 열자 놀란 고가연은

바닥에 앉아서 울고 있었다.


“이것들이 죽고 싶어?”


기봉은 보안요원들을 뿌리치고 고가연에게 갔다.


“가연아! 미안해, 내가 괜히 여길 오자고 했는가

보다.”


기봉은 고가연을 일으켜서 안고 등을 쓸어주었다.


“내가 아빠께 전화했으니 금방 오실 거야, 여기는

너무 무서워!”


고가연의 말에 기봉은 고가연의 등을 가만히

두드려주었다.

기봉의 등 뒤가 약간 소란스러운듯했다.

기봉은 고가연을 안고 있어서 얼굴이 피팅룸

안쪽으로 향해있었다.


“저들입니다.”


태양백화점 안에 있었던 태양그룹 감사실 직원들이

소란스러운 소리에 이쪽으로 다가오자 판매사원이

기봉과 고가연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자, 그만 나가자.”


기봉은 손으로 눈물범벅이 된 고가연의 눈과 볼을

닦아주었다.

감사실 직원들은 한 사람은 기봉을, 한 사람은

고가연을 붙잡았다.


“우리가 뭘 잘못했는지 이유나 알고 갑시다.”

“이런 어린놈이 뭘 잘했다고 빨리 가자.”


기봉의 눈에 떨고 있는 고가연이 보였다.

순간 기봉은 살의를 느꼈다.


“이곳도 썩었구나! 죽여 버리기 전에 이 손을

놔.”


그러나 감사실 직원은 기봉의 말에도 팔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누군가가 엄청나게 큰소리를 지르자 모든

사람의 눈길을 그 사람에게 향했다.


“아빠!”


감사실 직원의 힘이 잠시 느슨한 틈을 타

고가연이 고정윤 회장에게 달려갔다.


“기봉아! 이게 어찌 된 일이냐?”


고가연을 품에 안은 고정윤 회장이 기봉에게 물었다.


“아저씨! 질문은 제가 아니고 이들에게 물어야 할

것 같네요.”


기봉은 고정윤 회장에게 말하고 몸을 돌려버렸다.


“어떻게 된 거야?”


화가 난 고정윤 회장은 감사실 직원에게 물었다.

감사실 직원도 무슨 상황인지 모르므로 판매사원을

쳐다보았다.

판매사원은 자신이 거칠게 대했던 사람들이

고정윤 회장과 가까운 사람들이란 걸 알고 나서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회장님! 죄송합니다.”


고정윤 회장이 왔다는 연락을 받았는지 백화점 점장이

달려와 머리를 조아렸다.

기봉은 고정윤 회장을 따라서 VIP 고객 전용 휴게실로

들어갔다.

고가연의 두 손은 기봉의 팔을 잡고 있었다.

판매사원과 보안요원, 감사실 직원들과 백화점 점장이

고정윤 회장 앞에 나란히 섰다.


“경위를 말해봐,”

“옷차림이 허술한 두 사람이 고가의 상품을 고르고

나서 VVIP카드를......,”

“그래! 우리나라 최고의 연예인과 내 딸이 옷차림이

허술하다고 아무 잘못도 없이 내가 운영하는

백화점에서 갖은 수모를 당했단 말이지,

점장! 사원교육을 어떻게 한 거야? 옷차림이 남루하면

무시를 해도 된다고 가르쳤어? 우리나라에서 손님을

상대로 갑질하는 백화점이 어디 있어?”

“죄송합니다, 회장님!”


점장의 말을 듣고 싶지 않은 듯 고정윤 회장은 몸을

돌려서,


“너희 두 사람에게 내가 정말 미안하구나! 그만 가자,”


기봉도 세기엔터테인먼트에서 백화점의 명품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VIP가 아니면 은근히 사람들을

무시한다는 말을 들었었다.

기봉은 고가연을 집으로 데려다주었다.

본사 사옥으로 들어간 고정윤 회장은 계열사

전 임원들을 소집했다.

그리고 날을 새 가면서 임원들을 교육했다.

‘기봉과 가연에게 부끄러워서 어떻게 얼굴을 봐야

할지 모르겠어!’

띵-동!

이른 아침, 기봉이 광전군으로 가려고 있는데 집의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어보니 어제 본 태양백화점의 판매사원이

서 있었다.


“우리 집에는 무슨 일이세요?”

“사과를 드리려고 찾아왔습니다!”


판매사원의 얼굴에는 어제 보았던 오만함과 불손한

태도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진짜 기봉이 어렵고 힘든 과거의

환경이었다면 이 사람이 찾아왔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냥 가세요. 사과는 됐으니,”


기봉은 내려와서 차를 타고 광전군으로 향했다.

기봉이 광전식당에 도착해보니 허진일과 송기훈,

백홍기와 이대진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와, 기봉아!”

“먼저들 와있었구나.”


식사하면서 기봉은 수능점수를 물어보았다.

가 채점을 해 보니 모두 수시전형을 통해서 입학할 수

있는 점수를 받았다고 했다.

기봉은 네 개의 봉투를 꺼내서 한 개씩 주었다.


“2,000만 원씩 들어있어, 일 년 치이니까 등록금을

내고 남는 돈은 용돈으로 써.”


봉투를 받아든 네 사람은 미안해서 어쩔 줄 몰랐다.

친구들과 헤어진 기봉은 자동차 공장부지로 갔다.

토목공사를 하고 있었다.

‘토목공사를 해놓고 보니 훨씬 좋아 보이는구나, 온 김에

이성민 과장에게 인사나 하고 가자.’

기봉이 군청으로 향하고 있는데 벽에 뭔가가 붙어있었다.

차에서 내려 가까이 가보니 단체장을 뽑는 선거홍보용

포스터였다.

‘응? 내가 정치에 너무 무심했구나, 어? 이성민 과장이

나왔네. 그것도 집권당인 민주제일당 후보로.’

그리고 이성민 과장의 포스터 옆에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형권 군수의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주객전도(主客顚倒)라더니 두 사람의 입장이 바꿨어!’

기봉은 지나가는 사람에게 이성민 과장의 선거사무실의

위치를 물어보고 차를 타고 이성민 과장의 선거사무실로

갔다.


“아이고, 국기봉 배우님!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거유세를 다녔는지 이성민 과장의 목소리는 걸걸하게

변해있었다.


“꼭 승리하세요.”

“감사합니다. 반드시 승리해서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말씀해보십시오.”

“선거홍보용 책자에 제가 자동차공장을 유치하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기재를 해도 되겠습니까?”

“과장님께서 노력하셨으니 당연히 넣어도 됩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이성민 과장은 검게 그을린 손으로 기봉의 손을 잡았다.


“과장님! 지금 제가 식사를 대접하면 위법사항이 되니

선거가 끝나면 군청 직원분들께 식사를 한번 살게요.”

“예! 여러 가지로 고맙습니다, 국기봉 배우님!”


기봉이 차를 타고 서울로 향하는데 앞에는 군 트럭이

어디로 가고 있었다.

위장크림을 얼굴에 바른 군인들이 트럭 위에서 긴장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몸도 정신도 건강해 보인다!’

후미에 앉은 사람과 눈이 마주치자 기봉은 목례를 했다.

군인도 거수 경례를 하며 미소를 지었다.

‘자동차공장이 완공되려면 이삼 년 걸리니 군대를

다녀올까?’

기봉은 군 트럭을 추월했다.


“왜 벌써 군대 가려고 해?”


고영락 전 회장은 기봉이 군대를 지원해서 다녀온다고

하자 놀란 얼굴로 물었다.


“자동차공장이 완공되려면 이삼 년 걸리니 그 안에

다녀오는 것이 나을듯해서요.”

“안 돼, 기봉아! 대학생이 되면 제일 먼저 너하고

데이트하고 싶었는데 네가 군대를 가버리면 나는

어떡해?”

“가연아!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가야 하고

언젠가는 다녀와야 하는 곳이 군대야, 그러니 빨리

갔다 오면 더 좋잖아.”

“그래도.....,”

“크-음.....!”


고영락 전 회장은 고민한 듯 헛기침을 하면서

생각에 잠겨있었다.

고정윤 회장이 퇴근하자 고가연에게 전화로

들었는지 기봉에게 말을 했다.


“어쩌면 네 생각이 옳을지도 모르겠구나, 나는 미리

다녀와서 일에 전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고정윤 회장의 말에 고가연과 고영락 전 회장도 기봉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집으로 온 기봉이 군 문제를 꺼내자 국가장은 술로

동의를 현모심은 눈물로 동의를 했다.

학교에 휴학 신청을 한 기봉은 중련에 전화해서 자신의

결정을 알렸다.

며칠이 지나자 각종 언론에서 기봉의 자원입대를

대서특필 보도를 했고, 방송사에서는 인터뷰 요청이

줄을 이었다.

수많은 억측이 난무했지만, 최종적으로 남은 결론은

모범적인 연예인이라는 것과 감춰져 있었던 기봉의

선행이 알려졌다.

이 모든 것은 알려지게 된 이유는 억측을 파기 위한

기자들의 끈질긴 취재로 인한 것이었다.


“24개월 후에는 너에게 무조건 넘기고 나도

고영락 전 회장님하고 여행이나 다닐 테니 그렇게

알아라.”


기봉에게 볼멘 소리를 하는 사람은 이윤형 회장이었다.

입대 당일,

수많은 사람의 배웅을 뒤로하고 기봉은 훈련소로

들어갔다.

기봉은 특기 적성검사를 통하여 유격과 정찰이

탁월하다고 나왔다.

훈련받는 동안 모든 부분에 만점을 받았다.

특히 사격은 훈련소에서 사격 교관을 시키고 싶을

만큼 한 구멍에 모든 실탄이 들어갔다.

5주간의 교육이 끝나고 수료식이 있었다.

기봉은 최우수병사 표창장과 함께 이등병 계급장을

달았다.

그리고 부모와 함께 면회를 온 고가연을 만났다.

4주간 유격훈련을 마친 기봉은 최전방 해안선을

경계하는 부대로 갔다.

검게 그을린 피부가 강인함을 느끼게 하는 기봉의

외모였다.

중대장실에 들러 전입신고를 하고 내무반으로

들어갔다.

기봉은 내무반 신고가 끝나자 선임병이 알려준

관물함에 관물을 넣고 정자세로 침상 끝에 앉았다.

내무반에서는 기봉이 연예인이라서 그런지 별로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기봉이 근무하게 된 부대는 중대 단위로 나누어져

해안선을 경계하는 초병부대였다.

기봉은 첫 야간근무를 상병 계급장을 단 최용구와

근무를 서게 되었다.


“야!”

“예, 이병국기봉!”


기봉은 초소라 낮지만 정확하게 발음을 했다.


“네가 사회에서 연예인을 했다고 여기서 깝치지

말아라.”

“알겠습니다!”


최용구 상병은 초소에서 금지되어있는 담배를 입에

물었다.


“나 잘 테니 무슨 소리가 나면 깨워,”

“알겠습니다!”


기봉은 주어진 경계구역을 살피면서 고개를 좌우로

돌렸다.


봄이 되어도 바닷가라 꽤 추웠지만, 최용구 상병은

코를 골면서 잠을 잤다.

해안선을 비치는 탐조등 불빛이 수면 위를 돌아다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멀리서 교대를 알리는 군용트럭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최상병님! 교대 시간 되었습니다.”


기봉의 깨우는 소리에 잠이 깬 최용구 상병은 트럭이

오고 있는데 담배를 입에 물었다.

불안한 기봉이 담뱃불이 보이지 않도록 트럭이 오는

방향을 막아섰다.

교대가 끝나자 소대로 돌아와 분대장에게 신고하고

간단한 야식을 먹은 후, 취침했다.

3시간이 지나자 근무 초병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교대하기 위해서 준비를 해야 했다.

최용구 상병은 초소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잠을 잤다.

4시간이 지나자 다시 소대로 돌아왔다.

세면장에서 씻고 있는 기봉에게 송광석 일병이

다가왔다.


“국이병! 아직 멀었냐?”

“예, 이병 국기봉! 다했습니다.”

“밖에서 잠깐 이야기 좀 하자.”


기봉이 밖으로 나오자 송광석 일병이 기봉에게 담배를

주었다.


“저는 담배를 못 피웁니다.”

“그래? 앉아,”


시멘트로 만든 벤치는 차가울 텐데 송광석 일병은

담배에 불을 붙인 다음 벤치에 앉았다.


“국이병! 같이 근무 나간 최용구 상병은 다른 부대에서

사고를 쳐서 우리 부대로 왔으니 항상 조심하고 이상을

느끼면 소대장님께 바로 보고해야 한다. 알았지?”

“예, 이병 국기봉, 알겠습니다.”

“수고했다! 들어가자.”


며칠이 지나자 왜 송광석 일병이 기봉에게 최용구 상병에

대해서 이야기했는지 알 수가 있었다.

최용구 상병의 성격이 거칠고 포악해서 소대 내에서

그 누구도 같이 근무를 같이하지 않으려 해서 신병이 오면

최용구 상병과 같이 근무하게 했다.


“야!”


“예, 이병 국기봉!”


“노래나 한 곡해라!”


기봉은 조용하게 노래를 불렀다.

최용구 상병은 수통에서 물을 마시며 담배를 피웠다.


“야! 너도 한 모금해!”


최용구 상병이 기봉에게 수통을 내밀었다.

기봉이 수통을 받아들자 수통에서는 진한 술 냄새가

풍겼다.

기봉은 한 모금을 마시고 최용구 상병에게 돌려주었다.


“짜식! 맘에 든다. 다른 새끼들은 벌벌 떨면서

못 마시는데,”


최용구 상병은 몇 모금 더 마시더니 담배를 피우고

잠을 잤다.

기봉이 최용구 상병과 야간근무를 하는 동안 한 달이

지나갔다.

기봉 밑으로 신병이 왔다.

기봉이 초소에 나갈 준비를 하는데 송광석 일병이

다가왔다.


“어때? 최용구 상병 초소에 신병을 넣어줄까?”

“아닙니다! 그냥 제가 가겠습니다.”

“그래? 나중에 힘들면 말해라.”


최용구 상병은 트럭에서 먼저 내려서 초소로

들어갔다.

뒤따라 내린 기봉이 초소로 들어가자,


“왜 신병이 아니고 왜 네가 들어온 거냐?”

“최상병님과 오래 근무해서 손발이 잘 맞을 것 같아서

제가 왔습니다.”

“짜식! 알았으니 술은 여기 있다. 마시고 싶으면

마시면서 근무해라.”


오늘은 최용구 상병은 술을 마시지 않고 그냥 잠을

잤다.

근무시간이 끝나고 내무반으로 들어왔는데, 선임병

내무반 쪽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기봉이 보니 싸우는 두 사람은 최용구 상병과 제대가

얼마 남지 않은 정봉철병장이었다.

옆에 있는 사람들이 말려서 큰 싸움으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내무반은 심상찮은 분위기가 흘렀다.

기봉은 잠깐 잠을 자고 초소로 나왔다.

최용구 상병은 초소에 도착하자마자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수통에 술을 가득 채우면 두 병 정도가 들어간다.

수통에 얼마를 채워 온 지 모르지만, 마시는 시간으로

보면 두 병 가까이 채워온 것 같았다.

최용구 상병은 술 취하는지 금방 잠이 들었다.


- “새끼들 다..죽이고..나도..죽는다!”


기봉이 귀를 기울여서 들은 최용구 상병의 잠꼬대다.

‘오늘 밤에 문제가 생길 것 같은데.....,!’

근무시간이 끝나서 내무반으로 들어온 기봉은

최용구 상병이 있는 선임병들의 내무반에 온

신경을 썼다.

모두가 누워서 잠을 청하자 기봉은 천리지청술을

전개해서 최용구 상병의 상황을 감시했다.

내무반에 불이 꺼지고 한 시간이 지났다.

조용히 일어난 최용구 상병이 발소리를 죽이며

밖으로 나갔다.

기봉도 조용히 최용구상 병의 뒤를 따라갔다.

최용구 상병은 내무반과 떨어진 언덕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사방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언덕을 약간 파더니 손을 언덕 속으로 깊이

넣고 있었다.

언덕 속에서 뺀 손에는 뭔가를 쥐고 있었다.

기봉이 안력을 돋우어 보니 놀랍게도 수류탄이었다.

기봉은 나뭇가지를 작게 꺾은 다음 나뭇가지를

최용구 상병에게 날렸다.

그리고 허공섭물로 최용구 상병의 손에서 떨어지는

수류탄을 끌어당겼다.

나뭇가지에 의해 수혈이 짚인 최용구 상병은

그 자리에서 쓰러져 잠이 들고 말았다.

수류탄을 다른 곳에 숨겨버린 기봉은 최용구 상병을

메고 내무반으로 돌아왔다.

기봉이 내무반에 들어오니 다행히 모두 자고

있었다.

최용구 상병을 잠자리에 눕히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최용구 상병에 대해 생각했다.

약간 거칠고 즉흥적인 부분은 있지만, 사람들이

꺼릴 기피 대상은 결코 아니었다.

소대원들이 일어나 초소로 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데 최용구 상병은 멍하니 앉아있었다.

‘내가 분명히 수류탄을 손에 쥐었는데 그것이

꿈이라니? 그런데 내 손에 묻은 이 흙은 또

뭐냐?’

고개를 갸우뚱거리다 최용구 상병은 밖으로 나왔다.

기봉과 초소에 도착한 최용구 상병은 자신의 손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야, 국일병! 너 혹시 꿈과 현실이 혼동되었던 적이

있었냐?”

“예, 일병 국기봉! 있습니다.”

“그래? 난 잘 테니까 그리 알아라.”


최용구 상병이 잠들자 기봉은 소변을 보는척하며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됐다!’

초소로 돌아온 기봉이 최용구 상병은 자고 있었다.

기봉은 숨겨놓은 수류탄의 뇌관을 제거한 다음,

최용구 상병이 수류탄을 처음 빼냈던 언덕 속에

넣어두고 초소로 왔다.

근무가 끝나고 내무반으로 돌아오자 최용구 상병은

조용히 내무반을 벗어나 수류탄이 숨겨져 있는

언덕으로 갔다.

언덕 속에 수류탄이 있는 걸 확인한 최용구 상병은

안도하는 표정으로 내무반을 들어왔다.

몇 번의 휴가를 반납한 기봉이 첫 휴가를 나왔다.

마음 같아서는 휴가를 나오지 않고 근무를 계속해서

복무기간을 단축하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볼일을 보기

위해 서울로 향했다.

이박삼일이라 기봉은 집과 고가연의 집에 들러서

인사를 드리고 최용구 상병의 고향 집으로 향했다.

마을과 떨어진 외딴집이었다.

‘음! 일단 들어가 보자.’


“계십니까?”

“계세요?”


방안에서는 별다른 대답이 없었다.

기봉은 내공을 올려서 방안을 살펴보니 미약한

생기가 느껴졌다.


“할머니! 정신 차리세요.”


방안에 누워있는 최용구 상병의 할머니로 보이는

사람은 기봉이 흔들어도 별다른 반응을 하지 못했다.

기봉은 119에 전화를 했다.

잠시 후, 119차량이 도착하자 기봉은 최용구 상병의

할머니를 태우고 태양병원으로 향했다.

기봉은 태양병원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고정윤 회장에게

전화를 했다.

기봉과 최용구 상병의 할머니가 태양병원에 도착하자

태양병원에서는 VIP 병실을 준비해놓고 있었다.


“박사님! 할머니의 상태는요?”


“빨리 도착해서 다행입니다. 맹장염이 악화되다 못해

주위의 장기들까지 부패하기 직전입니다. 그러나 지금

수술하고 소독만 제대로 하면 별일 없을 겁니다.”


최용구 상병의 할머니가 수술실로 들어가자 기봉은

수술실 앞에서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기다리던 수술실의 문이 열렸다.


“박사님! 수술은?”

“원래 간단한 수술이라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잘

끝났습니다만, 몸이 많이 약해져 있으니 당분간 체력을

보충해줘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기봉은 최용구 상병의 할머니를 VIP 병실로 옮기고 나서

식사와 다른 볼일을 보기 위해서 밖으로 나왔다.

식사를 마친 기봉은 한의원으로 가서 최용구 상병의

할머니가 먹을 보약을 지었다.


“누구시요?”


기봉이 병실로 들어서니 최용구 상병의 할머니가 깨어나

있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용구 친구, 국기봉입니다.

할머니 수술이 잘됐으니 걱정하지 마시고 나을 때까지

치료 잘하시면 됩니다.”


“지금 나가야 해요, 여기는 입원비가 비싸서,”


최용구 상병의 할머니는 힘이 없어서 일어나지는

못했다.


“할머니! 입원비와 치료비 걱정은 마세요. 여기 병원은

우리 집에서 운영하는 병원이니 돈을 내시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도 미안해서,”

“아닙니다. 제가 용구와 같은 부대에 근무하는데 지금

용구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요? 하긴 우리 용구가 재주가 아주 많지요.”


기봉은 수술 후에 먹는 죽이 도착하자 최용구 상병의

할머니에게 떠먹이려고 했지만 최용구 상병의 할머니가

불편해하자 식사를 하라고 하고 잠시 밖으로

나왔다.


“박사님! 입원하신 할머니가 기력을 찾고 건강해질

때까지 입원을 부탁드립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렇지 않아도 회장님께 전화를

받았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기봉은 간병인을 구하여 최용구 상병의 할머니의 간병과

보약을 제때 챙겨달라고 하고 병원을 나왔다.

‘병약한 할머니를 홀로 남겨두고 군대를 왔으니 얼마나

초조했을까?’

이렇게 해서 이박삼일의 휴가가 끝났다.

부대 근처의 시장에 들러서 내무반에서 먹을 간식을

구입한 기봉은 부대로 들어갔다.

다음날,

최용구 상병은 할머니와 연락이 안 되자 초조해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들으면 최용구 상병의 자존심이

상할 것 같아서 기봉은 말을 하지 못했다.

기봉은 최용구 상병과 함께 초소 근무를 나갔다.


“최상병님! 제가 휴가를 가서 할머니를 만났어요. 인사나

드리려고 갔는데 할머니가 편찮으신 것 같아서

처가 집에서 운영하는 병원으로 모셨어요, 그러니

걱정하지는 마세요.”

“응? 정말이야?”

“예! 그러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휴-우! 그랬구나! 병원비가 많이 나올 텐데.....,!”

“제대해서 돈 벌면 그때 갚으세요.”

“그래? 그래도 너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은혜는 잊지

않을게,”

“전우끼리 무슨 은혭니까?”


기봉은 최용구 상병에게 병원의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이후 최용구 상병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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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8. 누르하치 23.04.22 49 1 11쪽
47 47. 몸을 찾다 23.04.21 48 1 11쪽
46 46. 새로운 영토 23.04.20 47 1 12쪽
45 45. 교역 23.04.20 47 1 15쪽
44 44. 도요토미 히데요시 23.04.19 47 1 12쪽
43 43. 방삼노 23.04.18 50 1 15쪽
42 42. 만력제의 만인패 23.04.17 49 1 11쪽
41 41. 무황의 흔적 23.04.16 52 1 11쪽
40 40. 인질 23.04.15 53 1 11쪽
39 39. 출궁 23.04.14 55 1 11쪽
38 38. 천사하초 23.04.14 56 1 11쪽
37 37. 헉! 조선 23.04.13 56 1 11쪽
36 36. 국기봉 23.04.12 61 1 11쪽
35 35. 다카르랠리와 포뮬러 원 23.04.11 62 1 13쪽
34 34. 회귀진의 유혹 23.04.10 60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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