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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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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5.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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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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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강한주와 유도진(3)

DUMMY

보스 방에 들어서자, 3m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박쥐가 동굴 꼭대기에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내가 들어온 것을 확인했는지, ‘퀸뱃’이라 명명된 그 거대한 킹뱃은 살포시 날갯짓하며 땅으로 내려와 내 앞에 섰다.


- 삐이이이이이이-!


이전, 1~2m 크기의 킹뱃에게는 들을 수 없었던 몬스터의 울음소리였다.


순간 퀸뱃의 울음소리에 몸이 굳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이터를 꽉 쥐었다.


“샐새앨러!”


나는 곧바로 이터에 화염 인챈트를 두른 뒤, 앞으로 내지르는 ‘리자드리자’를 사용했다.


그러자 기존 바람 칼날에 화염이 더해졌고, 붉은색의 화염이 칼날이 되어 퀸뱃의 날개에 닿···을 뻔했다.


화염 칼날이 닿기 바로 전, 퀸뱃은 강한 바람을 일으키며 스킬을 무효화시킨 것이었다.


“그럼···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도 있지. 임프프!”


계속된 날갯짓 탓에 접근하기 힘들어지자, 임프프를 사용해 퀸뱃의 움직임을 일시적으로 봉인하고 앞으로 내달렸다.


하지만 퀸뱃의 바로 코앞까지 닿았던 순간···.


- 삐이이이이익!


멈췄던 퀸뱃의 날갯짓이 다시 시작되었으며, 그 탓에 내 몸은 바람에 의해 동굴 벽으로 날아가 버렸다.


내 몸을 오롯이 받아낸 벽에서는 자그마한 돌가루들이 떨어졌지만, 내 몸엔 상처 하나 남지 않았다.


‘오크에게 무한한 감사를···.’


방어력이 높아진 덕분에 몸에 아무런 흠집도 나지 않은 것이었다.


“실제로 겪으니까··· 너무 화나네. 뭐··· 뭘 할 수가 없어.”


하지만 퀸뱃은 엄연한 D급의 보스 몬스터였다.


그건 A급 가량의 힘을 내는 내가 쉽게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고, 다른 C급 헌터들도 마찬가지라는 이야기였다.


‘생각해 보자. 내 스킬을 어떻게··· 조합해야 할까.’


리자드리자의 칼날 바람은 날갯짓에 막힌다. 샐새앨러도 마찬가지.


사용 가능한 스킬은 그나마 임프프와 고블고블같은데··· 문제는 임프프도 지속시간이 짧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럼 어떻게···.”


그러던 도중, 머릿속을 스치는 한 공격 방법.


샐새앨러는 무기가 없다면 내 신체에서 발동된다는 특징이 있었다.


그렇다면··· 임프프로 뻗어나간 촉수에도 불이 붙지 않을까.


짧은 생각 끝에, 나는 다시 이터를 꽉 쥐었다.


푸른빛이 다시 한번 동굴을 가득 채웠고, 이내 창의 뒷부분부터 서서히 빛이 사그라졌다.


“임프프!”


창날로 마력이 모인 것이다.


이터의 끝에서 생겨난 촉수는 곧장 퀸뱃의 머리가 아닌, 날개 가죽으로 향했다.


- 쵹!


순간, 촉수가 퀸뱃의 날개에 꽂히는 소리가 고울 정도로 맑게 들렸다.


이윽고, 촉수를 통해 퀸뱃의 생기가 흡수되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열심히 날갯짓하던 퀸뱃의 날개가 멈추었다.


“샐새앨러!”


곧이어 샐러맨더의 화염이 촉수를 타고 퀸뱃의 날개 가죽에 닿았다.


작은 불씨였던 그것은 곧바로 거대한 화염이 되어 한쪽 날개를 집어삼켰다.


그 순간, 멈춰있던 퀸뱃이 다시 몸을 움직였다.


화염에 불타버린 자신의 날개 탓에 고통스러운지 동굴 안을 뒹굴거렸다.


3m 크기의 거구가 데굴데굴 구르는 탓에 동굴 내부가 진동했다.


“빨리··· 저걸 처치해야 하는데···.”


하지만 역시나 거구인 탓에 여전히 접근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가만히 있을 방법이··· 또 뭐가 없을까?’


그러던 중, 인벤토리 주머니가 윙윙하고 진동했다.


마치, 자신의 존재를 알아달라는 듯이 말이다.


“그래··· 어차피 몬스터는 죽여야 하잖아···. 그럼 이걸 써도 상관없지 않을까?”


나는 인벤토리 주머니 안에 넣어둔 두 자루의 단검을 꺼내 양손에 쥐었다.


반대로 손에 쥐고 있던 이터는 인벤토리 주머니에 넣어두고.


‘아까 내가 강한주를 적으로 인식했을 때, 이 단검이 붉게 빛났지···. 그럼 이건 적을 인식하고 추적하는 게 분명해···.’


사용 방법을 어느 정도 눈치챈 나는 눈을 감고 내 앞에 있는 퀸뱃에 집중했다.


‘저런 몬스터 따위는··· 없어도···. 그래, 애초에 사회를 이루는 몬스터도 아니잖아? 그럼 쓸모없지···.’


순간, 양손에 쥔 단검들이 다시 윙윙하고 진동했다.


지금쯤 붉은빛으로 물들었을 게 분명했다.


“샐새앨러! 쫓아라!”


그리고 아마도 시동어는 이거일 터였다.


강한주가 오늘 하루 종일 외친 말이 ‘쫓아라.’였기에 가능한 추측이었다.


시동어를 소리치며 두 자루의 단검을 전방으로 던졌다.


검붉은색의 단검. 그리고 그 단검을 뒤덮은 붉은 색의 화염.


두 붉은 색은 조화롭게 어울리며 퀸뱃을 향해 날아갔다.


단검 하나는 퀸뱃의 이마 정중앙에, 다른 하나는 반대편 날개 가죽에 날아가 붙었고, 각자 위치에서 작게 불꽃이 일고 있었다.


나는 곧장 인벤토리 주머니에 넣었던 이터를 다시 꺼낸 뒤, 아파서 더욱 빠르게 뒹굴고 있는 퀸뱃에게 다가갔다.


“구어어어!”


오크를 씹어 먹고 얻은 스킬인 ‘구어어어’를 사용하자, 내 팔에 미세하게 보이던 핏줄이 도드라졌다.


근육 역시 증가했는지, 방금 전까지도 헐렁했던 후드티가 어느새 꽉 끼어 있었다.


근력이 증가했으니, 퀸뱃의 급소를 정확히 꿰뚫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샐새앨러! 그리고 리자드리자!”


나는 그 틈을 이용해 이터를 몸 뒤로 있는 힘껏 뺐고, 이내 이터를 냅다 앞으로 던졌다.


- 콰직!

- 화르르륵!

- 삐이이이이이이이이!


두개골이 깨지는 소리.


그리고 불이 붙어 거대한 화염으로 변해 불타는 소리.


거기에 퀸뱃의 비명소리까지.


상황들이 내 승리를 보여주고 있었다.


가뜩이나 구어어어로 한 번 더 힘이 증가한 덕분에 내가 던진 창은 퀸뱃의 머리 정중앙에 그대로 꽂혀버린 것이었다.


나는 두 자루의 단검을 다시 회수한 채, 다시 한번 하늘 위로 던졌다.


내가 적의를 가진 상대가 죽었음에도 반응하는지 실험을 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단검은 죽은 상대에겐 반응하지 않는 듯, 그대로 땅으로 떨어졌다.


이후, ‘구구궁’ 하는 진동이 한 번 일더니, 내가 서 있던 곳 뒤를 중심으로 서서히 공간이 깨지기 시작했다.


“잡았다!”

“야호! 우리가 또 D급 게이트를 해냈어!”

“아니, 이번엔··· 유도진 헌터님 혼자야···.”

“엥? 그럴 리가. 우리도 몬스터를 사냥했잖아!”


문밖에선 게이트 토벌을 기뻐하는 헌터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나는 단검 두 자루를 챙긴 뒤, 보스 방으로 이어지던 문을 열어 바깥을 살폈다.


강한주는 여전히 온몸이 묶인 채였으며, 그사이에 기절이라도 했는지 아무런 미동도 없이 잠을 자고 있었다.


“이 사람은··· 왜 또 기절했죠?”

“자꾸 시끄럽게 굴길래 저희가 때렸···. 아니, 그··· 그냥 갑자기 정신을 잃던데요?”


내 물음에 길드원들은 대충 대답을 얼버무리는 느낌이었다.


이후, 내 시선은 자연스럽게 무기가 있는 인벤토리 주머니로 향했다.


“이건··· 도대체 무슨··· 물건이야?”


몬스터라고 하기엔 손에 너무 착 감기는 무기였지만, 일반 무기라기엔 스킬 같은 걸 사용했고···.


무엇보다 ‘임프프’가 이 단검에 반응했다는 점은··· 이 검이 평범한 검은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


“와, 그새 더 잡은 거예요?”

“저희도 얌전히 있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잡았습니다!”


내가 인벤토리 주머니에서 강한주의 무기를 꺼내 다른 헌터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러던 그때, 잠들어 있던 강한주가 다시 몸을 일으켰다.


“뭐야, 내 무기. 내 칼 어딨어!”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강한주는 내 손에 들린 자신의 무기를 보더니 내 쪽으로 쏜살같이 달려왔다.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다.


이 사람이 원래 이렇게 빨랐던가 생각이 들 정도로 이전에는 듣도 보도 못한 속도로 내 손에 들린 두 개의 칼자루를 낚아챘다.


“내 칼에 손대지 마. 개x끼야.”


그러더니, 그는 죽은 눈을 하고는 보스 방에 나타난 탈출용 게이트로 먼저 빠져나갔다.


“어···?”

“엥···?”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나도, 길드원도 당황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설마··· 에이, 아무 일도 없겠지.’


단검들을 한 번 사용하고 나니, 사용법을 확실히 알 것 같았다.


이건 적의를 가지고 있어야 발동하는 무기였다.


그리고 아까 있었던 난데없는 강한주의 폭주 사건.


그건 강한주가 나와 길드원들에게 적의를 갖고 있었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었다.


“일단··· 나가죠.”


혼자 고민해도 해결될 일은 아니었다.


일단 나가서 강한주를 찾아볼 생각이었다.


나는 바닥에 널브러진 킹뱃의 시체, 보스 방에 처참하게 불타있는 퀸뱃의 시체를 인벤토리 주머니에 넣은 채 게이트를 빠져나갔다.



* * *



“강한주 헌터는요?”

“일단 주변엔 없습니다.”

“혹시 길드 사무실에는 안 갔을까요?”

“일단 연락해 보겠습니다.”


게이트 밖으로 나와 주변을 둘러봤지만, 강한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내가 마주했던 강한주의 모습은 당장이라도 무슨 일을 벌일 것 같은 모습이었기에 가급적 얌전히 있길 바랄 뿐이었지만··· 그것마저 이뤄지지 않았다.


“강한주 헌터··· 언제부터 저 무기를 사용했죠?”

“저도 처음 봤습니다.”

“나도···. 어제까지만 해도 저런 무기 아니었는데.”


어제 헌터 협회에서 강한주를 봤을 때에도 그의 허리춤에 꽂혀있던 단검은 붉은색이 아니었다.


‘그럼··· 어제 내 도발 이후에 어딘가에서 구매한 물건이라는 건데···.’


과연 짧은 시간 내에 그런 기괴한 무기를 구매할 수 있을까? 있다면 어디서?


많은 생각이 꼬리를 물었지만, 지금은 우선 그가 아무 일도 없길 바랄 뿐이었다.


‘그 사람 성격이라면··· 사람들이 많이 죽을 수 있어···.’


나는 곧장 핸드폰을 들고 비암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신호는 얼마 가지 않다가 그대로 전화가 끊겼다.


게이트에서 일어나는 수신 불가 현상이었다.


“이럴 때··· 하필 비암이···.”


준혁에게 연락을 해볼까.


‘아냐, 로봇 뱀 사건 때에도 나를 그렇게 걱정했는데··· 지금, 이 상황을 이야기한다면··· 어휴···. 죽었다 깨어나도 말 못 하겠다.’


“저희는 그럼··· 우선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헌터님! 고생하셨어요!”

“헌터님 덕분에 요즘 사냥 실력이 느는 것 같아요! 이렇게 계속하다 보면 스킬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요?”


나를 지나치는 헌터들은 저마다 내게 감사를 표했고, 나 역시 그들에게 손 인사를 하며 그들을 배웅했다.


“진짜, 유도진 헌터님을 만난 게 정말 다행인 것 같아요. 언제 한 번, 제 단검 한 번 더 쥐고 불놀이해 주세요!”

“아유, 당연하죠. 나중에 다음 게이트 정보 알려주세요! 꼭 나갈게요!”


나도 어느샌가 일광 길드의 이런 분위기에 익숙해진 것 같았다.


- 어! 난데, 지금 막 영택이한테 연락받았어! 게이트 잘 클리어했다면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길, 일광 길드의 길드장인 염세훈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전화를 받자마자, 조용했던 택시 안을 가득 채우는 그의 목소리에 나는 슬며시 이어폰을 꽂았다.


- 아니, 근데! 그 새x 여기 안 왔어! 헌터님은 왜 그 새x가 그러고 돌아다녔는데 나한테 제대로 얘기도 안 했어!

“아··· 그게 말하려 했는데, 단단히 오해를 하고 계시길래요···.”

- 아니, 그 새x는 그게 문제야. 항상. 지 맘에 안 들면 개판으로 만든다고.


그리고 이어지는 강한주의 뒷담화. 염세훈은 지금까지 쌓인 게 많은지 입이 쉬지도 않았다.


그때, 순간 염세훈의 말이 멈췄다.


- 너, 이 새x야! 어디 갔다가 이제 와! 너 오늘 게이트에서 개판 만들었다며!

- 으아아아악! 강한주가··· 강한주가 사람들을··· 으아아아아악! 도망··· 도망쳐요!


이어폰 너머로 들린 비명은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곧이어 염세훈의 비명도 이어폰 너머로 들려왔기 때문이다.


작가의말

가... 강한주 이놈...!

결국 일을 저질렀구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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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강한주를 죽인 자(3) +1 24.03.25 61 2 11쪽
63 강한주를 죽인 자(2) 24.03.24 61 2 11쪽
62 강한주를 죽인 자(1) 24.03.23 67 2 12쪽
61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4) 24.03.22 68 1 13쪽
60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3) 24.03.21 77 3 13쪽
59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2) 24.03.20 72 2 11쪽
58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1) 24.03.19 74 2 14쪽
57 성동구를 사수하라(4) 24.03.18 71 2 14쪽
56 성동구를 사수하라(3) 24.03.17 75 2 14쪽
55 성동구를 사수하라(2) +1 24.03.16 84 2 13쪽
54 성동구를 사수하라(1) 24.03.15 77 2 12쪽
53 출격! 도마뱀즈!(?)(5) 24.03.14 79 2 13쪽
52 출격! 도마뱀즈!(?)(4) 24.03.13 82 2 13쪽
51 출격! 도마뱀즈!(?)(3) 24.03.12 95 2 14쪽
50 출격! 도마뱀즈!(?)(2) 24.03.11 86 1 15쪽
49 출격! 도마뱀즈!(?)(1) 24.03.10 89 2 14쪽
48 샐러맨더 한 마리(4) 24.03.09 91 1 13쪽
47 샐러맨더 한 마리(3) 24.03.08 90 1 15쪽
46 샐러맨더 한 마리(2) 24.03.07 93 2 16쪽
45 샐러맨더 한 마리(1) 24.03.06 98 1 13쪽
44 게이트를 열어라(4) 24.03.05 110 1 15쪽
43 게이트를 열어라(3) 24.03.04 107 2 13쪽
42 게이트를 열어라(2) 24.03.03 110 1 14쪽
41 게이트를 열어라(1) +1 24.03.02 115 2 13쪽
40 샐러맨더 게이트(3) 24.03.01 125 2 13쪽
39 샐러맨더 게이트(2) 24.02.29 123 3 13쪽
38 샐러맨더 게이트(1) 24.02.28 127 4 13쪽
37 새로운 무기(3) 24.02.27 133 3 13쪽
36 새로운 무기(2) 24.02.26 139 3 14쪽
35 새로운 무기(1) +1 24.02.25 146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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