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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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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6.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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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2,308

작성
24.03.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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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3)

DUMMY

- 쿠, 쿠라···. (무, 뭐냐. 이 마력은···.)


겪어본 적 없는 마력에 이뮨은 당황스러워하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겁을 먹은 상태였다.


‘분명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죽어가던 놈이 어떻게···.’


유도진은 분명 몸 전체에 구멍이 뚫려 죽었을 터였다.


그렇기에 이번 싸움은 누가 봐도 자신이 승리하는 게 당연한 결과였다.


한데···.


지금의 유도진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은 무엇이란 말인가.


< 잘도 설치고 다니는구나. 이뮨. >

- 쿠라샤악···. (네 녀석은··· 방금 전까지 싸우던 녀석이 아니구나···.)


다시 본 유도진의 눈은 푸른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 나 또한, 주변인들이 개입하는 것을 원치 않으니···. >


유도진은 공중에 떠오르더니, 땅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유도진과 이뮨을 기준으로, 땅에서 원형의 커다란 불기둥이 솟아올랐다.


그 불기둥은 유도진과 이뮨을 완벽하게 감싸 그들의 모습을 타인으로부터 감추기에 충분했다.


솟아오른 불기둥 탓에, 놀란 윤혜성과 비암까지도 그대로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심지어는 다시 마력을 이끌고 공중으로 떠오르려 해도, 왜인지 좀처럼 마력이 의지대로 흐르질 않았다.


마치 이 공간 자체가, 다른 마력이 흐르는 느낌이었다.


.

.

.


< 이제야 마음에 드는 전장이 되었구나. 안 그러느냐? >

- 쿠라아···. (도대체 네 녀석의 정체는···.)


당황해하는 이뮨의 콧잔등 위에, 유도진이 살포시 내려앉았다.


< 모르겠더냐. 하긴, 모를 수도 있겠구나. 갓난아이였을 터이니. >


이뮨을 바라보며 싱긋 웃어 보이는 곰.


이뮨은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던 위압감에 절로 몸이 움츠러들었다.


< 벌써부터 겁을 먹으면 안 되지 않느냐. >


순간, 유도진의 눈이 푸른빛으로 번쩍이더니, 이뮨의 발밑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 쿠락시···. (분명 인간들은 마법 주문을···.)


유도진은 스킬을 외치지도 않았다.


이뮨은 앞에 있는 이 인간이 주변에 흐르는 마력을 자기 것 마냥 조작하고 있음을 느꼈다.


유도진의 등 뒤에는 전격이 파직 소리를 내며 날개의 형상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유도진은 손을 앞으로 내밀어 뜨거운 불꽃을 피워냈다.


이내, 그 불꽃은 이뮨의 눈을 지지기 시작했다.


- 쿠라샤아악···. (그래봤자 네놈은 인간···!)


이뮨은 온몸을 비틀며 자기 콧잔등 위에 올라탄 유도진을 떨쳐내려 했다.


하지만 유도진은 전혀 개의치 않았고, 오히려 허공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이번에는 이뮨의 등 쪽으로 이동했다.


< 그래. 이게 좋겠구나. 네놈의 마지막은···. >


유도진은 허공에서 손을 휘젓더니, 이번에는 허공에 마법진을 그렸다.


그 안에는 바위로 만들어진 뾰족한 송곳이 여러 개 소환되었다.


그 송곳들은 이뮨의 등을 파고들었다.


< 네 녀석도 독을 사용하는 것 같던데, 이 독을 견딜지는 모르겠구나. >


독은 뾰족한 송곳에 묻어 이뮨의 몸을 파고들었다.


- 크라샤아악···. (네놈이··· 잘도··· 이상한 수를···.)

< 이상한 수? 그건 짐이 할 소리이거늘. >


곧바로 독은 이뮨의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이뮨은 독이 고통스러운지, 경련하듯 몸을 떨었다.


모습을 드러내고 싸운다면, 자신이 전적으로 불리해질 게 분명하다고 생각한 이뮨이 곧장 땅 깊은 곳으로 파고 들어갔다.


< 우선은··· 네놈의 아이들부터. >


하지만 유도진은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몸을 하늘 높게 띄웠다.


날갯짓을 하는 것이 아닌, 정말 몸 자체가 위로 떠오르는 느낌이었다.


<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도 모르고, 그저 명령에 충실한 가엾은 자들. 너희들에겐··· 미안함이 가득하구나. 한때 너희들의 ······이었던 내가 대신 사죄하마. >


그러더니, 서울 전역에 쓰러진 몬스터들을 둘러보는 유도진.


그의 손끝에선 순식간에 많은 양의 에너지 볼이 만들어졌다.


< 그냥 이 일대를 날리면 편하겠지만··· 그러면 이 녀석이 슬퍼하겠지. >


유도진. 아니, 곰은 정신을 집중했다.


그리고는 손끝에서 만들어진 에너지 볼을 사방으로 날려 보내기 시작했다.



* * *



송파구, 롯데 타워 앞.


하늘을 향해 거대한 화살을 쏘아 올리려던 최강산의 눈에 여러 개의 에너지 볼이 들어왔다.


“······누구, 에너지 계열 스킬 쓴 사람? 아닌데? 한국에 저런 마력 구체 스킬 쓰는 사람이 있어?”

“저게 뭐야?”

“이쪽으로 온다! 모두 대피해!”


최강산 역시, 곧장 활시위를 거두었다.


그리곤 아래로 무참히 떨어지는 수백 개의 에너지 볼을 피하고자 몸을 움직였다.


하지만 에너지 볼은 그들을 지나쳐, 헌터들을 둘러싸고 있던 몬스터에게로 향했다.


“몬스터를 쫓아간다! 아무래도 헌터가 공격한 건가 봐.”


그렇게 에너지 볼은 서울 일대를 장악한 몬스터들에게만 날아가, 그들을 순식간에 전멸시켰다.



* * *



“저게··· 무슨···.”


그리고 그 광경을 현장에서 지켜보던 윤혜성과 비암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엄청난 마법 공격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유도진과 이뮨이 전투를 하고 있는 곳에서부터 나온 의문의 에너지 볼.


“······공격 대상을 보지도 않았는데 마력 구체가 몬스터만을 공격한다고? 저게··· 가능해?”


.

.

.


한편, 아직까지 불기둥 속에서 전투를 하고 있는 유도진과 이뮨.


< 자, 이제··· 네놈과도 마무리 지어야겠지. >


허공에 떠 있는 유도진은 돌연, 땅 쪽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이뮨이 들어간 그 일대가 마치,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위아래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 쿠락샤아아아아악! (이, 이거 놓거라!)


땅 밑에서는 처절하게 울부짖는 이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전까지 본 적이 없는 이뮨의 모습이었다.


< 무의미한 저항이거늘. >


유도진이 손을 뻗어 주먹을 쥐자, 이뮨이 쿠쾅하는 큰 소리를 내며 허공으로 떠올랐다.


그것도 잔뜩 겁에 질린 모습으로.


- 쿠우··· 라아악···. (분명··· 분명, 무언가 단단히 잘못됐다.)

< ······그렇지. 우리는 잘못된 존재들이지. 처음부터. >


유도진이 나지막이 속삭였다.


그의 표정은 어째서인지 안쓰러움, 미안함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 편히 쉬거라. >


그가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러자 허공에 마법진이 나타났다.


마법진 안에서 나타난 것은 수많은 얼음송곳이었다.


- 쿠라샤아악···. (아, 이건······. 어째서··· 당신이···.)


이뮨은 목숨이 끊어지는 순간, 유도진의 몸을 차지하고 있던 자가 누구인지 어렴풋이 알아차린 듯했다.


하지만 그걸 알아차렸을 땐, 이미 한참 늦은 순간이었다.


허공에서 만들어진 얼음송곳들은 이뮨의 몸 곳곳을 꿰뚫었으며, 그것은 그대로···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 쾅!


얼어붙은 이뮨의 사체가 땅으로 떨어지며 큰 소음과 함께 흙먼지를 일으켰다.


그리고 그 위로, 천천히 유도진의 몸이 착지했다.



* * *



[현재, 성동구에서 초대형 몬스터와 싸우고 있는 한 명의 헌터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항공 촬영 영상을 보시면, 불기둥 안에서 전투를 하고 있는 헌터가 보이실 겁니다.]


[이 헌터 손에서 생겨나는 마력 구체들이 보이십니까? 마력 구체로 보이는 저 스킬은 서울 전역으로 날아갑니다. 이 영상을 보시면, 몬스터들이 저 마력 구체에 맞아 쓰러지는데요.]


[땅속으로 숨었던 몬스터는 저 헌터의 손짓 한 번으로 그대로 하늘로 솟구쳐 오릅니다.]


[헌터 협회의 말에 따르면 마력 구체는 몬스터 사체 조사 결과, 대량의 마력이 구체로 농축되어 형상화된 ‘에너지 볼’이라고 합니다.]


[에너지 볼을 쏜 헌터는 ‘유도진’ 헌터로 밝혀졌습니다. 유 헌터는 과거, ‘불명’이라는 최초의 등급을···.]


“유도진···. 쟤는 도대체 뭐 하는 새x지?”


대피소의 입구에서 너튜브로 실시간 뉴스를 보던 준혁의 입에서 어이없다는 실소가 새어 나왔다.


유도진이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는 자신에게도 해준 적이 없었기에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뭐, 감춰야 하는 이유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유도진이 사람들을 구했다는 점이었다.


“오호라! 유도진 헌터, 잘 생겼구먼! 하하하하!” “자네, 딸 있잖아! 사위로 삼아봐.”

“우리 딸, 이제 5살인디?”

“25살 아녔어?”


근처에서도 같은 뉴스를 보고 있는지 유도진에 대한 이야기가 주변을 시끄럽게 만들고 있었다.


그때, 준혁의 눈에 구석에서 겁을 잔뜩 먹은 채로 덜덜 떨고 있는 한 남학생이 보였다.


준혁은 곧장 그 학생에게 다가가 쪼그려 앉아 말을 건넸다.


“괜찮아?”

“아··· 네···. 아니, 아니요···.”

“나도. 나도 안 괜찮아. 몬스터가 나타날 땐 항상 무섭거든···. 그래도 그때마다 헌터들이 나타나서 몬스터들을 잡아주잖아.”


준혁이 그 학생에게 다가간 것은 옛날의 유도진의 모습이 겹쳐 보였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더 힘든 날이 많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긴 한데···. 그래도 우리는 헌터들을 믿어야지.”

“헌터···.”

“그래서 내가 길드 매니저가 됐거든.”


준혁은 그 남학생의 어깨를 두어 번 두드렸다.


그러자, 고개를 떨구고 있던 남학생이 고개를 들고 준혁을 바라보았다.


“길드 매니저예요? 어디? 제일 길드? 운명···?”

“크흠···.”


학생의 질문에 준혁은 잠시 대답을 망설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 미르··· 길드라고···. 중소 길드인데···.”

“푸합. 그 길드는 무슨 길드에요? 처음 들어요.”

“어? 왜 웃지? 너 지금 울고 있지 않았어? 왜! 왜, 내 직장을 비웃지?”


준혁은 남학생의 반응에 조금 오버하며 반응을 보였다.


그러는 편이, 지금 분위기에 어울릴 것 같아서였다.


“아니, 그래도··· 멋진 일이네요. 헌터들을 믿어주는 직업이라니.”


남학생의 말에 준혁은 주변을 한 번 둘러본 뒤, 그의 말에 답변했다.


“뭐, 헌터들을 믿어주는 건···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도 하고 있잖아?”


남학생이 고개를 들고 주변을 둘러보자, 모두가 헌터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었다.


물론, 현장에 헌터들은 없었지만 말이다.


“그러니까, 이제 그만 겁먹어도 돼.”

“네···!”


준혁은 몸을 일으킨 뒤, 핸드폰 속 뉴스 화면을 바라보았다.


‘이제 밖에 나가도 되려나.’


몬스터들이 모두 사망한 도시.


그 장면에 준혁은 바깥 상황을 살피기 위해 대피소를 빠져나갔다.


‘유도진, 진짜 많이 컸네.’


과거의 유도진을 떠올리면서.



* * *



“어이, 김 비서. 저게 뭐로 보여?”

“뉴스에서 시끄럽게 떠들던 초대형 몬스터 아닌가요···?”

“근데 왜··· 하늘에 떠 있을까? 저거, 하늘을 난다는 이야기가 있던가?”

“헛, 대표님. 저기 위에··· 유도진입니다.”

“뭐?”


한편, 광진구에서 몬스터들을 학살하고 있던 천하 길드의 조건웅도 유도진을 목격했다.


그가 목격한 장면은··· 광진구에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거대한 불기둥과 그 위 허공에 떠오른 이뮨, 그리고 그것을 향해 마법을 사용하는 유도진이었다.


“저··· 점마, 지금 뭔 스킬을 쓴 거지?”

“저도 처음 보는 스킬입니다만···. 역시, 대표님 말대로 실력을 숨기고 있던 게 아닐까 싶은데요.”


수행비서인 김용택의 말에 조건웅의 입가에는 비릿한 미소가 지어졌다.


‘저런 실력이면 걸리적거리는 강한주를 죽이기엔 충분한 실력이었겠지.’


아니, 강한주를 죽인 것과는 별개로 유도진을 천하 길드로 채 온다면 확실한 인재가 될 것이었다.


“정말 탐나는 놈이야.”


그를 압박해야 한다면 압박할 것이었고, 돈을 요구한다면 돈을 줄 생각이었다.


물론, 유도진의 활약이 알려진 이상 그를 쉽게 가로채기는 힘들 것이었다.


그러나 두렵지 않았다. 자본은 천하 그룹의 핏줄이자, 천하 길드의 길드장인 조건웅이 제일 자신 있는 영역이었으니까.


더불어 증거도 없는 억지이긴 하지만, 강한주를 언급해 유도진의 멘탈까지 털어볼 생각이었으니.


그것은 조건웅이 지금까지 세상을 살아온 방식이었다.


작가의말

“아니 강한주는 손 대기 전에 죽어있었다니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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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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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3) 24.04.17 45 1 14쪽
87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2) 24.04.16 50 1 12쪽
86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1) 24.04.15 51 1 12쪽
85 스킬의 조합(4) 24.04.14 53 2 12쪽
84 스킬의 조합(3) 24.04.13 56 2 13쪽
83 스킬의 조합(2) 24.04.12 58 3 12쪽
82 스킬의 조합(1) 24.04.11 60 2 12쪽
81 마력을 다루는 방법(4) 24.04.10 57 2 12쪽
80 마력을 다루는 방법(3) 24.04.09 55 2 14쪽
79 마력을 다루는 방법(2) 24.04.08 62 1 13쪽
78 마력을 다루는 방법(1) 24.04.07 60 2 12쪽
77 뉴비 헌터를 키워라(6) 24.04.06 59 1 13쪽
76 뉴비 헌터를 키워라(5) 24.04.05 59 2 12쪽
75 뉴비 헌터를 키워라(4) 24.04.04 58 2 13쪽
74 뉴비 헌터를 키워라(3) 24.04.03 58 2 13쪽
73 뉴비 헌터를 키워라(2) +1 24.04.02 64 2 12쪽
72 뉴비 헌터를 키워라(1) 24.04.01 69 2 10쪽
71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6) 24.03.31 66 2 12쪽
70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5) 24.03.30 74 3 11쪽
69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4) 24.03.29 66 3 11쪽
68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3) 24.03.29 63 3 12쪽
67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2) 24.03.28 77 3 12쪽
66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1) +1 24.03.27 79 3 11쪽
65 강한주를 죽인 자(4) 24.03.26 72 3 12쪽
64 강한주를 죽인 자(3) +1 24.03.25 73 4 11쪽
63 강한주를 죽인 자(2) 24.03.24 73 4 11쪽
62 강한주를 죽인 자(1) 24.03.23 80 4 12쪽
61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4) 24.03.22 80 3 13쪽
»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3) 24.03.21 90 5 13쪽
59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2) 24.03.20 87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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