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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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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5.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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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2.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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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샐러맨더 게이트(2)

DUMMY

‘여차하면··· 뜯어 먹는다···.’


내 각성 능력, 괴식.


적을 뜯어 먹으면서 강해진다.


모자란 부분은 그 전장에서 채우면 되는 일이니까.


지형을 바라보니, 지형의 표정 역시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도대체 당신은 왜?’라고 묻고 싶었지만, 굳이 묻지는 않았다.


그리고 나는··· 지형이 자신만만했던 이유를, 전장에 나가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 * *



“항상 광물로만 보던 거였거든요. 이 몬스터를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에요. 너무 감동이라 눈물이 날 것 같아요.”

“그··· 지금 이미 눈물 흘리고 있거든요? 임프프!”


지형에게 받은 새로운 무기, 창끝에서 임프의 발동 스킬인 ‘임프프’의 촉수가 뻗어나갔다.


촉수는 2M는 족히 넘는 몬스터인 그라운더에게 꽂혀 그의 생기를 쪽쪽 빨아들이고 있었다.


“강한 단조 작업!”


지형은 들고 있던 대장장이 망치로 그라운더의 등 뒤, ‘단층석’을 내리찍었다.


그와 동시에 ‘쩌적!’하고 갈라지는 단층석.


갈라진 단층석은 그대로 그라운더의 살에 박혀 데미지를 입혔다.


걱정 섞인 샐러맨더들의 응원을 받으며 들어온 이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30마리 정도의 그라운더였다.


곰의 설명대로 ‘그라운더’라는 몬스터는 공룡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네 발이라기엔 두 발로 서 있었고, 두 발이라기엔 두 손이 땅에 닿을 것 같은 애매한 모습.


‘공룡이라길래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느낌일 줄 알았는데··· 팔이 뭐 저리 길어.’


마력을 불어넣은 창에서는 보랏빛이 반짝였고, 그에 맞춰 창을 바라보던 지형의 눈도 같이 반짝였다.


빛에 이끌린 그라운더들이 순식간에 내 쪽으로 달려들었다.


나는 공격을 피하면서도 그들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어때요? 날 잘 갈렸죠?”

“아··· 예.”

< 정말 정신이 산만한 사람이군. 입만이라도 막아주지 않을 텐가? >


···정신이 산만한 건 기생충도 마찬가지였나보다.


나는 애써 두 존재를 무시한 채 그대로 창을 휘둘렀다.


그라운더의 등 쪽은 두꺼운 광물로 뒤덮여 있었다.


지형의 말에 따르면 등 쪽에 있는 광물인 단층석은 C~D급 방어구를 만들 때 사용한다고 한다.


다행히 광물 안쪽에는 여느 다른 몬스터와 다를 것 없이 살로 꽉 차 있었다.


“일단, 저 몬스터들 뒤에 박혀있는 돌들만 좀 어떻게 해주실 수 있나요?”

“네! 당연하죠! 광석은 특히나 제가 잘 다루는 분야잖아요!”


덕분에 나는 반들반들한 등을 가진 그라운더를 상대할 수 있었다.


“샐새앨러!”


속살이 다 드러난 그라운더 한 마리를 향해 샐러맨더의 발동 스킬인 ‘샐새앨러’를 퍼부었다.


스킬을 사용하기 전, 마력이 창을 감쌌고, 이터를 사용할 때보다 더 거대한 화염이 창끝에서 분출됐다.


“어때요? 마법 감응도도 높죠?”

< ···자네가 못 하겠다면, 내 당장 저것의 입을 막겠네. >


둘 다 조용히 했으면 좋겠다.


바쁜 전투 와중에도 쉼 없이 뜨는 대화창에 살짝 화가 나려던 순간, 다른 그라운더 한 마리가 내 뒤로 다가왔다.


“피해요!”


지형의 외침에 나는 곧장 몸을 옆으로 던졌고, 그 덕에 그라운더가 휘두르는 거대한 팔을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고블고블!”


나는 땅에 반쯤 누운 채, 창을 위로 뻗었다.


그라운더의 턱은 두꺼운 광물이 덮여있지 않았기에, 내가 내지른 창은 시원하게 그라운더의 턱을 날려버렸다.


< 이번만 말하고, 조용히 하겠네···. 혹시, 들어주겠나? >

“헌터님! 그 창··· 던져봐요!”

< 그 무기를 적 쪽으로 던지거라. >


시끄러운 두 사람이 거의 동시에 하는 말이었다.


‘창을 던져라?’


그 말에, 나는 무언가에 홀린 듯이 한 마리의 그라운더를 향해 창을 내던졌다.


“구어어어! 리자드리자!”


힘을 두 배로 증가시켜 주는 오크의 발동 스킬, ‘구어어어’와 적의 급소를 노리는 ‘리자드리자’를 이용한다면···.


결과는 예상한 그대로였다.


그라운더의 얼굴 전체를 관통한 그 창은 등 뒤에 있는 단층석에 박혔다.


“오··· 대박···. 그럼 이제 ‘돌아와!’라고 말해보세요!”


돌아와? 그럼 무슨 날려 보낸 창이 다시 내 손으로 돌아오기라도 하나···?


< 말했듯이, 레데르 피어의 뿔은 ‘염력’의 힘이 깃들어 있다. 계속해서 느껴지는 힘은 물건을 손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었군. >


곰까지 설명을 덧붙였기에 나는 창 쪽을 향해 손을 뻗었다.


“돌아와!”


그러자, 단층석에 깊게 박혀있던 창이 좌우로 크게 흔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단층석에서 빠져나온 창은 곧장 내가 뻗은 손으로 돌아왔다.


“오···.”

“···역시.”

“왜요?”

“그 기능··· 제가 하려 할 때는 안 돌아왔거든요. 물론, 빛도 안 났고···.”

“정말?”

“···네. 창에게 선택받은 거죠.”


‘내가 레데르 피어를 제압해서··· 나한테 굴복이라도 한다는 건가?’

< 정확히는 네 녀석이 아니라, 짐이 쓰러뜨렸지만 말이다. >


시끄럽습니다.


나는 대화창을 무시한 채, 그라운더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쫓아라!”


······.


기존에 ‘핏빛의 추적자’에 있던 기능인 ‘쫓아라!’가 아직 남아있을까 싶어서 꺼낸 말이었지만···.


창은 조용했다. 움직이질 않았다.


“그건 단검에 붙어있던 스킬···? 그런 기능 없어요.”


지형의 확인 사살.


혹시라도 그 기능이 살아있다면 사냥이 좀 편해질 거라 생각했다.


“결국 집어던지는 건 수동이란 얘기네.”


나는 다시 창을 투창 자세로 잡고는 전방을 향해 깊게 날렸다.


리자드리자와 함께 말이다.


전투는 계속됐다.


몬스터는 쓰러졌지만, 새로운 몬스터가 몇 번이고 계속 나타나는 탓에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이었다.


“저··· 더는 몸이 움직이질 않아요···.”

“일단 좀 쉬고 계세요.”


어딘가에 마르지 않는 샘물이 있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몬스터는 끝없이 쏟아졌다.


나 역시도 ‘임프프’ 스킬이 없었다면 지형처럼 몸이 움직이지 않았을 터였다.


- 쿠어어어앙!


앞발을 높게 치켜든 그라운더 한 마리가 나를 내리치려 하던 그때였다.


.

.

.


- 사악! 사아악! (샐새앨러!)


방 밖에 있던 샐러맨더 한 마리가 방 안으로 뛰어 들어와 그라운더를 향해 불을 내뿜었다.


원조 샐새앨러의 불길이었다.


- 쿠어억! 쿠아아앙!

- 사악! 사아아악! (언제까지 이렇게 끌려다닐 순 없다.)

- 쿠어어억! 쿠아악!

- 사아아악! 스윽! 스으으으윽! (우린··· 자유를 찾을 것이다! 그리고 이건 자유를 찾기 위한 몸부림이다!)


샐러맨더 한 마리의 개입에 그라운더는 마치 대화를 나누듯 그것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그러나 샐러맨더 역시 그에 지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흠···.”


잠시 상황을 지켜보던 나는 지형을 힐끗 바라보았다.


지칠 대로 지쳤는지, 그는 샐러맨더들이 있는 방에 대자로 누워 숨을 고르고 있었다.


“지금인가.”


나만의 방법으로 상황을 해결하기에는 지금이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저 멀리 지형의 발을 가지고 놀던 작은 샐러맨더 한 마리에게, 그라운더 서식지와 샐러맨더 서식지를 구분하고 있던 중문을 닫아 달라고 살짝 눈짓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장소로 통하는 문은 서서히 닫히기 시작했다.


동시에 나는 지형에게 소리쳤다.


“좀 쉬고 계세요. 금방 나갈게요!”

“엣? 에에?”


내 말에 지형이 일어나려 했지만, 여러 마리의 샐러맨더가 그의 양팔을 누르고 있었기에 그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는 그저 닫히는 문틈 사이로 애타는 눈동자만 보낼 뿐이었다.


그리고 나를 구해 준 샐러맨더에게 물었다.


“사아악. 사악? (너는··· 안 나가도 돼?)”

- 스윽. 스으윽···. (들어올 때 이미 각오했다.)


그 대답에 나까지 결연해졌다.


“사아악. 사아아악. (근데 아까 저 그라운더랑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나눈 거야?)”

- 슥? 스으으윽. (들리지 않는 건가? 어째서지?)

“···스으윽. 스아아아아악. (···나는 애초에 종족이 다른 사람이라고.)”

- 스으윽···. 스윽? (그렇군. 그렇다면 내가 하나하나 통역을···.)

“사악. 사아아악. 삭. 사악. (아니다. 됐다. 차라리, 내가 알아듣고 말지.)”

- 스으으윽···. (어떻게 말인가. 아? 아아···.)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던 한 마리의 그라운더가 큰 소리를 내더니 나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차에 치여 본 적은 없지만, 교통사고가 난다면 이런 느낌일까?


···무진장 아프다.


내 몸은 그대로 붕 날아서 동굴 한쪽 벽에 부딪혔다.


“자기만 대화에 안 끼워줬다고 화난 거야, 뭐야.”


그래도 방어력이 높은 덕에 나는 별다른 내상 없이 다시 몸을 일으켰다.


“기다려. 곧 대화에 끼워줄 테니까.”


나는 입맛을 다시며 그라운더를 바라보았다.


‘안 그래도 계속 참고 있었다고.’


“이 슈크림 빵아.” < 슈크림 빵? 그거 맛있는 거냐? >

“금방 먹어줄게. 기다려.”

< 크흠. 알겠네. >


처음엔 그저 고소한 냄새였다.


고소한 냄새가 나는 음식은 많았다. 그 탓에 어떤 음식일지 가늠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방금 전 공격에서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달콤한··· 슈크림을.


“사악! 사아악! (너도 굽는 거 같이 도와줘!)”

- 스윽! (알겠다!)


내가 부탁하자마자, 샐러맨더는 전방을 향해 불꽃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나 역시 곧바로 주변에 있는 몬스터들을 향해 스킬들을 난사했다.


샐새앨러와 임프프. 그리고 리자드리자까지.


슈크림 빵을 구워 먹는다는 상식이 잘못됐다고는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털썩.


드디어 쓰러진 그라운더.


나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그라운더의 뱃살을 갈라 한 줌 뜯어냈다.


그리고···


“와하암-”


겉에는 매끈한 가죽으로 덮여 있었지만, 그 안쪽은 두꺼운 지방층이 쌓여 있었고, 그 밑으로는 다시 근육이었다.


이 식감은 뭐랄까. 실제로도 빵을 먹는 식감이었다.


피부 쪽의 매끈한 가죽. 그리고 근육층의 쫄깃한 식감. 그 사이에 들어 있는 달콤한 지방층.


식감까지도 달콤한 슈크림이 들어간 슈크림 빵이 맞았다.


물론, 손에 들린 건··· 시뻘건 피가 묻은 공룡 고기였지만 말이다.


[system]

[고유 특성 ‘괴식’ 발동]

[그라운더를 뜯어 먹었습니다. 현재 그라운더 종족의 괴식 수치 2.5%]

[이계 기생충이 새로운 음식에 만족합니다.]

< 오호! 세상에 이리 달달한 것이 있었더냐! 더, 더 먹어 보거라! >


······귀찮은 짐덩이를 맡은 기분이다.


실시간 대화 이전에는 그저 나를 비꼬는 듯한 말투에 불편했는데.


< 짐덩이라니, 말이 험하다. >

“예··· 짐덩이님.”


하지만 그라운더의 말까지 알아듣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었다.


커다란 고기를 뜯어 먹었음에도 괴식 수치는 10% 남짓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슈크림 빵··· 10개 먹어야겠네.”


그때, 나를 바라보고 있던 샐러맨더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과거, 내 만행(?)이 떠올랐는지, 눈을 감고 고개를 떨군 채 고개를 저었다.


- 크어아아아앙! 쿠어어어엉!


이 반응은 언제나 신선했다.


자신의 동료가 한낱 고기가 되어버리고, 그 모습에 당황한 몬스터가 달려드는 반응.


“물론, 도망치는 반응도 제법 재밌지만 말이야···.”


나를 향해 돌진해 오는 그라운더를 향해 창을 앞으로 내질렀다.


“고블고블!”


뒤이어 좌우로 휘저은 나의 창이 그것의 거대한 입을 그대로 찢어놓았다.


- 사아아악! 사아악! (치솟아라! 불길이여!)


그와 동시에 그라운더의 발밑에서 솟아오르는 불기둥. 그건 샐러맨더의 공격이었다.


그리고 그 장면을 지켜본 나···. 그와 눈이 마주쳤다.


“···어? 샐러맨더한테··· 다른··· 스킬도··· 있었네···?”


내 희미한 웃음에 샐러맨더가 느끼는 감정은 아마, 공포였을 테다.


작가의말

기여엉... 샐러맨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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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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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강한주를 죽인 자(3) +1 24.03.25 61 2 11쪽
63 강한주를 죽인 자(2) 24.03.24 61 2 11쪽
62 강한주를 죽인 자(1) 24.03.23 67 2 12쪽
61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4) 24.03.22 68 1 13쪽
60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3) 24.03.21 77 3 13쪽
59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2) 24.03.20 72 2 11쪽
58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1) 24.03.19 74 2 14쪽
57 성동구를 사수하라(4) 24.03.18 71 2 14쪽
56 성동구를 사수하라(3) 24.03.17 75 2 14쪽
55 성동구를 사수하라(2) +1 24.03.16 84 2 13쪽
54 성동구를 사수하라(1) 24.03.15 77 2 12쪽
53 출격! 도마뱀즈!(?)(5) 24.03.14 79 2 13쪽
52 출격! 도마뱀즈!(?)(4) 24.03.13 82 2 13쪽
51 출격! 도마뱀즈!(?)(3) 24.03.12 95 2 14쪽
50 출격! 도마뱀즈!(?)(2) 24.03.11 86 1 15쪽
49 출격! 도마뱀즈!(?)(1) 24.03.10 89 2 14쪽
48 샐러맨더 한 마리(4) 24.03.09 91 1 13쪽
47 샐러맨더 한 마리(3) 24.03.08 90 1 15쪽
46 샐러맨더 한 마리(2) 24.03.07 93 2 16쪽
45 샐러맨더 한 마리(1) 24.03.06 98 1 13쪽
44 게이트를 열어라(4) 24.03.05 110 1 15쪽
43 게이트를 열어라(3) 24.03.04 107 2 13쪽
42 게이트를 열어라(2) 24.03.03 110 1 14쪽
41 게이트를 열어라(1) +1 24.03.02 115 2 13쪽
40 샐러맨더 게이트(3) 24.03.01 125 2 13쪽
» 샐러맨더 게이트(2) 24.02.29 123 3 13쪽
38 샐러맨더 게이트(1) 24.02.28 127 4 13쪽
37 새로운 무기(3) 24.02.27 133 3 13쪽
36 새로운 무기(2) 24.02.26 139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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