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새글

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6.05 18:00
연재수 :
137 회
조회수 :
14,324
추천수 :
390
글자수 :
794,347

작성
24.02.21 18:00
조회
154
추천
4
글자
13쪽

강한주와 유도진(4)

DUMMY

먼저 게이트를 빠져나온 강한주.


그는 두 자루의 ‘핏빛의 추적자’를 손에 쥔 채, 게이트 부지에서 멀어졌다.


그가 보유한 스킬 ‘바람 같은 몸놀림’ 덕분에 빠르게 현장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한주는 갈 곳이 없었다.


‘일광 길드로는··· 돌아갈 수 없어···.’


그가 머리를 거칠게 헝클어뜨리며 한숨을 내뱉었다.


‘길드원들한테 적의를 들어냈어. 심지어 해명도 못 하고 도망친 꼴이라니···.’


이런 건 그가 늘 말하던 ‘A급다운 모습’에 철저히 벗어난 모습이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그게 현재, 강한주가 가진 가장 큰 고민이었다.


자신이 잘못한 것을 인정하고 돌아가서 싹싹 빌어야 할까.


아니, 그렇게 된다면 자신은 또다시 옛날의 강한주로 돌아갈 뿐이었다.


오크 앞에서 오줌이나 싸고, 다른 헌터들에게 도움을 받았던··· 그 옛날의 강한주로.


‘돌아가지 않는다···.’


적어도 A급인 이상, A급다운 업적을 세운 이후라면 몰라도.


‘우선은 A급다운 업적을 쌓자···. 길드에서 구매한 게이트를 혼자 클리어하고, 보상까지 얻는 거야···. 길드에 돌아가는 건 나중에···.’


양손에 단검을 꽉 쥔 채 마음을 다잡는 강한주였다.


“핏빛의 추적자가 있는 한, 날 막을 건 없을 거야.”


그렇게 마음을 먹자마자, 그의 앞에 공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마치, 강한주의 다짐을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그의 앞에 게이트가 열린 것이었다.


“봐! 씨x! 하늘도 날 응원하잖아!”


강한주는 홀린 듯이 그 안으로 발을 내디뎠다.



* * *



게이트 안에는 임프와 박쥐들이 뒤엉킨 삼림이 펼쳐져 있었다.


문제는 몬스터들이 전투에 대한 의욕이 없어 보인다는 것.


- 키이이익!

- 끼이잉···.

- 키익! 키익!


한주를 본, 몸집이 커다란 임프가 작고 가녀린 임프를 자기 몸 뒤로 감추기 시작했다.


그러나···.


푸슉.


그 작디작은 임프의 보호자로 보였던 어미 임프의 미간 정중앙에는 ‘핏빛의 추적자’가 그대로 내리박혔다.


“몬스터 새x들 주제에 그딴 모성애 보이지 말란 말이야! 쫓아라!”


한주의 시동어에, 다른 한 개의 단검이 임프의 뒤를 쫓아 숨어 있던 어린 임프의 척추에 꽂혔다.


“쫓아라!”


말 그대로 학살 그 자체.


하지만 강한주는 모르고 있었다.


‘핏빛의 추적자’ 무기의 진짜 능력을.


고대 악마의 뿔로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두 쌍의 단검, ‘핏빛의 추적자.’


피를 먹고 강해지는 본체의 특징을 그대로 이어받은 두 자루의 단검은, 몬스터를 죽일 때마다 주인의 정신을 조종하는 힘도 강해진다는 특징이 있었다.


한 마디로, 지금 강한주는 점차 자신의 이성을 단검에 빼앗기고 있다는 얘기였다.


- 끼이이잉! 끼익! 끼이익!

- 낑샤아아아···.


도망가는 것도 포기한 채, 바닥에 엎드려 눈을 가리고 주저앉은 임프들.


하지만, 역시나, 어김없이, 핏빛의 추적자가 그들의 심장을 꿰뚫었다.


‘그래···. 이렇게 몬스터를 해치워서 내 위상을 높이겠어.’


한주는 자신이 무기에게 조종당한다는 생각 따위는 조금도 하지 않았다.


그저, 세상이 자신을 도와주고 있다 느낄 뿐.


“···모두 죽인다.”


재빠르게 임프 게이트를 제압하고 게이트를 빠져나온 한주는 곧장 헌터 협회에 연락해 짐꾼을 보내달라 요청하곤 자리를 떴다.


게이트에서 나온 그의 눈동자는 물건을 팔던 잿빛의 청년과 마찬가지로,


초점을 잃은 채 붉게 빛나고 있었다.


‘자, 그럼 다음은··· 나한테 x같이 군 새x들이다···.’


실력을 키워 제대로 된 A급이 되겠다는 그의 ‘얕은’ 목표는 어느샌가 사라져 있었다.


그에게 남은 것은 오로지 살기와 적의뿐이었다.


‘죽인다.’


그는 곧장 길드 사무실로 향했다.


자신에게 x같이 군 새x들을 죽이기 위해.



* * *



“여보세요? 어, 찬영아!”

- 네 형, 무슨 일이에요?

“너··· 너네··· 다 헤어졌어?”

- 아뇨. 지금 다 같이 길드 사무실로 가는 중인데요?

“일단··· 그··· 가지 마! 길드 사무실 말고, 최대한 안전한 곳으로 가!”

- 아, 그게··· 지금 길드장님한테 카톡이 왔는데, 빨리 오라고 연락이 와서요.


길드장한테 연락이?

···아니, 그럴 리가 없다.


방금 전, 집에서 그의 목소리가 끊어지는 것을 확인하고 막 출발하는 참이었으니까.


- 무슨 일 있으세요?

“방금 너희 길드장님한테 전화 와서 받았는데, 강한주 그 새x 길드 사무실에 있대. 상태가 좀··· 이상한 것 같아.”

- 그래도··· 저희는 파리목숨이라 길드장님이 불렀으니까, 일단···.

“죽을 수도 있어. 지금 가면.”


내 다급한 목소리를 이해했는지, 찬영은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끼익-


그저 ‘알겠어요.’ 한마디와 함께 들리는 차를 돌리는 소리.


“지금부터 다른 길드원들의 연락도 무시해. 같이 있는 길드원들한테도 얘기해.”


강한주가 길드장의 핸드폰으로 다른 길드원들에게 연락을 보냈다면, 다른 길드원의 핸드폰으로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노파심에서였다.


“일단··· 내가 갈게.”


헌터 협회에는 이미 연락을 한 상태였지만, 그들을 기다린다면 이미 길드 하나가 한 명에게 전멸할 터였다.


비암도 무슨 일인지 지금은 연락을 받질 않았다.


“아저씨. 조금만 더 빨리 가주세요.”


결국, 지금 벌어진 일은 내가 해결해야 했다.


강한주가 다시 폭주해서 평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길드원들에게 위해를 가하고 있는 거라면,


그 마지막은, 나일 테니까···.


“저기, 아무리 악감정이 있다고 해도 그렇지, 다른 헌터들도 보고 있는 여기서 나를 죽이는 건 아니잖아요?”

“그쪽에 있는 너 새x가 문제라고 생각 안 해?”


분명 그의 단검은 나를 향했다.


단검이 내게 향했다는 것 자체가, 그가 나를 적대시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퇴근 시간.

이미 막힐 대로 막히는 도로 위, 아무리 잘난 택시도 꼼짝없이 갇히는 곳이었다.


“기사님! 저, 여기서 내릴게요!”


이렇게 된 이상, 뛰어가는 게 더 빠를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난 곧장 택시에서 내려, 낮은 지붕이 있는 곳으로 뛰어올랐다.


전속력으로 달리기엔 인도 역시, 퇴근하는 사람들로 꽉 들어차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곤 인벤토리 주머니에서 오늘 사냥한 킹뱃의 날개 가죽을 꺼내 입에 물었다.


‘부디··· 지금 상황에 도움이 될 만한 특징이나 스킬을 주면 좋겠는데···.’


크게 한 입을 뜯어 먹으니, 지금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는 양꼬치의 맛이 침샘을 자극했다.


- 주욱.


날개 가죽은 결을 따라 쉽게 찢어졌으며, 마치 쫀드기를 씹는 듯한 식감이었다.


[system]

[고유 특성 ‘괴식’ 발동]

[킹뱃을 뜯어 먹었습니다. 현재 킹뱃 종족의 괴식 수치 1.5%]

[이계 기생충이 새로운 음식에 만족합니다.]

< 인간성을 가지고 있는 몬스터, 그와 반대로 인간성을 잃어버린 인간. 그대에게 있어 ‘인간’이란 무엇인가? >


바빠죽겠는데, 시스템창은 또 뭘 시답잖은 걸 묻는 거야.


나는 신경질적으로 눈에 나타난 시스템창을 꺼버렸다.


‘다시···.’


날개라던가, 높게 점프하는 스킬이라도 있으면 지금 상황에서 도움이 될 터였다.


나는 다시 가죽을 물어뜯곤, 조금 더 높은 건물을 향해 뛰어올랐다.


“구어어어!”


이동속도와 민첩함, 그리고 땅을 박차는 힘이 증가하자, 높은 건물의 옥상까지는 충분히 닿을 수 있었다.


[system]

[고유 특성 ‘괴식’ 발동]

[킹뱃을 뜯어 먹었습니다. 현재 킹뱃 종족의 괴식 수치 3.5%]


아니, 스킬을 달란 말이다.


지금은 10층 건물의 높이였기에,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는 스킬이 필요했다.


그리고, 어쩌면 그 해법을 내려줄 아이템이 내 손에 있었다.


[system]

[고유 특성 ‘괴식’ 발동]

[킹뱃을 뜯어 먹었습니다. 현재 킹뱃 종족의 괴식 수치 4.5%]

[킹뱃을 뜯어 먹었습니다. 현재 킹뱃 종족의 괴식 수치 5.5%]

[킹뱃을 뜯어 먹었습니다. 현재 킹뱃 종족의 괴식 수치 6.5%]

·

·

·

[킹뱃을 뜯어 먹었습니다. 현재 킹뱃 종족의 괴식 수치 18.5%]

[킹뱃의 지속 스킬, ‘활강’을 흡수하여 비탈진 곳을 미끄러져 내려오거나 내려감이 가능합니다.]


···아!! 떴다!


드디어 지금 상황에서 이 상황을 돌파할 지속 스킬을 얻었다.


무엇보다 내가 원하던 스킬이었다.


“끝까지 못 얻어내면 계단으로 내려가야 하나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어느새 29층 건물 옥상이었다.


그리고 바로 옆 건물 15층에 일광 길드의 길드 사무실이 있었다.


“딱 기다려, 강한주 이 새x야.”


나는 망설이지 않고, 곧장 옥상 끝에 서서 땅을 향해 뛰어내렸다.


머리는 자연스럽게 아래로 향했고, 나는 본능적으로 양팔을 벌렸다.


[지속 스킬 ‘활강’이 활성화됩니다.]


그와 동시에 팔과 몸통 사이, 투명한 막이 생겨나더니, 내 몸은 한 마리의 날다람쥐처럼 바람을 타기 시작했다.


너튜브에서 봤던 윙슈트를 입은 것처럼, 바람에 따라 내 몸은 밑으로 천천히 활강했다.


나는 옆 건물 중, 가장 마력이 크게 느껴지는 층을 향해 거침없이 돌진했고, 창가에 다다르자, 몸을 돌려 창문을 향해 발을 뻗었다.


“구어어어!”


방탄유리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온 힘을 다해 창문을 발로 찼고, 그 결과 ‘짜르륵-’ 소리를 내며 창문에 금이 갔다.


곧이어 유리창이 깨졌고, 나는 그대로 건물 안으로 진입했다.


“강한주, 이 개x끼야!”


나는 곧장 인벤토리 주머니에서 이터를 꺼내 사무실 내부를 둘러보았다.


사무실 내부에는 아직까지 강한주의 마력이 남아있는지, 내 감각을 찌릿찌릿 건드렸다.


그리고 처음 들어올 때엔 느껴지지 않던, 비릿한 피 냄새가 사무실 전체에 퍼져있었다.


그리고 바로 눈앞, 바닥에는··· 아직까지 숨이 붙어있는 남자, 염세훈이 쓰러져있었다.


“길드장님!”

“쿨럭···. 자네는 유도진이··· 아닌가···.”

“강한주 그 새x는 지금 어디 있죠?”

“모르네···. 여길 이렇게 만들고··· 사라지더군···.”


주변을 둘러보니, 살아있는 사람은 염세훈 뿐인 것 같았다.


나는 그나마 미약하게 숨을 쉬고 있는 염세훈을 둘러업었다.


그리곤 곧장 핸드폰을 열어 가장 든든한 내 편인 준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 왜. 바쁘니까 빨리 말해.

“나도 바빠. 종각에서 제일 가까운 아는 힐러 있어?”

- 어, 왜. 너 설마··· 다쳤냐?

“나는 아니고···. 일단 어디야.”


강한주를 잡으러 온 거였지만, 그렇다고 쓰러진 염세훈을 그대로 놓고 갈 순 없었다.


내 긴박한 목소리에 지금 상황을 읽었는지, 준혁은 곧장 나한테 지도를 보내주었다.


-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A급 힐러야.

“응. 고마워.”


나는 곧장 그가 보낸 지도로 향해 염세훈을 맡겼다. 그리고 그때.


- 띠링!


내 핸드폰이 울렸다.

염세훈 번호로 온 문자였다.


“강한주···.”


쓰러져있는 염세훈이 문자를 보냈을 리가 없었다. 그것도··· 게이트 토벌 문자가.


[허허, 이 친구야. 우리 길드가 보유한 D급 게이트 중에 아라크네라는 몬스터 게이트가 있네만··· 이도 같이 공략해 줄 수 있는가? 근데, 오늘 급하게 처리해야 할 것 같아서 말이야.]


‘강한주가 이렇게 대책이 없는 사람인가? 조금만 생각을 해본다면 내가 길드원들과 연락을 취할 거라 생각 할 텐데···.’


무엇보다 강한주가 길드 사무실을 습격했을 당시, 염세훈과 나는 통화 중이었다.


‘이 새x는 병x인 건가···? 아님 함정 같은 건가?’


지금이 강한주를 잡을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A급 헌터를 내가 감히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머릿속을 스쳤지만, 지금 그를 막을 사람은···


‘나밖에 없다.’


적어도 비암이 없는 지금은.


나는 손에 쥐었던 이터를 다시 인벤토리 주머니에 넣고, 강한주가 보내준 장소로 서둘러 발을 옮겼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7 뉴비 헌터를 키워라(6) 24.04.06 56 1 13쪽
76 뉴비 헌터를 키워라(5) 24.04.05 55 1 12쪽
75 뉴비 헌터를 키워라(4) 24.04.04 54 1 13쪽
74 뉴비 헌터를 키워라(3) 24.04.03 54 1 13쪽
73 뉴비 헌터를 키워라(2) +1 24.04.02 57 1 12쪽
72 뉴비 헌터를 키워라(1) 24.04.01 65 1 10쪽
71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6) 24.03.31 62 1 12쪽
70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5) 24.03.30 68 2 11쪽
69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4) 24.03.29 60 2 11쪽
68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3) 24.03.29 58 2 12쪽
67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2) 24.03.28 72 2 12쪽
66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1) +1 24.03.27 71 2 11쪽
65 강한주를 죽인 자(4) 24.03.26 68 2 12쪽
64 강한주를 죽인 자(3) +1 24.03.25 68 3 11쪽
63 강한주를 죽인 자(2) 24.03.24 68 3 11쪽
62 강한주를 죽인 자(1) 24.03.23 75 3 12쪽
61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4) 24.03.22 76 2 13쪽
60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3) 24.03.21 84 4 13쪽
59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2) 24.03.20 80 3 11쪽
58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1) 24.03.19 84 3 14쪽
57 성동구를 사수하라(4) 24.03.18 79 3 14쪽
56 성동구를 사수하라(3) 24.03.17 82 3 14쪽
55 성동구를 사수하라(2) +1 24.03.16 91 3 13쪽
54 성동구를 사수하라(1) 24.03.15 85 3 12쪽
53 출격! 도마뱀즈!(?)(5) 24.03.14 85 3 13쪽
52 출격! 도마뱀즈!(?)(4) 24.03.13 88 3 13쪽
51 출격! 도마뱀즈!(?)(3) 24.03.12 102 3 14쪽
50 출격! 도마뱀즈!(?)(2) 24.03.11 93 2 15쪽
49 출격! 도마뱀즈!(?)(1) 24.03.10 96 3 14쪽
48 샐러맨더 한 마리(4) 24.03.09 98 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