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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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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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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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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94,347

작성
24.02.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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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샐러맨더 게이트(1)

DUMMY

“고생하셨어요!”

“아··· 아닙니다. 대장장이로서 할 일을 한 거죠.”


무기가 완성되었다고 연락을 한 지형.


하지만 그가 왜 신림동이 아닌, 아차산에 있는 것인가.


그건 40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와, 마침 연락 잘 주셨어요!”

- 예?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지금 막 게이트를 들어가려 했었거든요. 지금 제 앞에 게이트가 나타났는데, 연한 색으로 봐선 D급 같거든요?”

- 어···. 그럼, 제가 그쪽으로 갈게요! 게이트 있는 쪽으로.

“굳이요?”

- 굳이라뇨! 대신··· 게이트에는 같이 들어가게 해주세요! 새 무기가 어떤지 저도 같이 보고 싶어요!


대장장이의 경우, 각성은 했으나 전투 능력은 일반인급인 경우가 많아 그저, 감상평으로 무기에 대한 후기를 듣는 경우가 많았다.


그 외에도, 대장장이들은 항상 몰려있는 발주, 정해진 생산량에 비해 무지막지하게 쌓여있는 일들로 전투할 시간이 없는 것도 맞았고.


그렇기에 대장장이와 게이트는 그다지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었다.


- 일단 저도 마력이 있으니까, 게이트 안에서는 살아있을 수 있거든요?


지형의 말에 ‘살아만 있을 거잖아요.’라는 말이 튀어나올 뻔했지만, 그가 내 무기를 만들었기에 나는 하는 수 없이 그의 제안을 승낙했다.


그렇게 지형이 이곳, 아차산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


물론, 그가 올 때까지 나는 게이트 앞에 서서 게이트를 찾아오는 다른 헌터들을 경계했었다.


“여기 제가 최초 발견했고, 헌터 협회에 신고했습니다. 그리고 이 게이트는 제가 토벌할 겁니다.”


내 말에 힘들게 산을 타고 올라온 헌터들은 아쉬워하며 하산할 수밖에 없었다.


“오··· 이 안으로 들어가면 던전이 펼쳐져 있는 거죠?”

“네. 아마, 저번에 접했던··· D급과 비슷한 색상이에요.”

“오오··· D급 게이트면 어떤 몬스터가 나오나요?”

“뭐 이것저것 나오죠.”


아차산에서 발견된 첫 번째 게이트에선 샐러맨더가 나왔다. 그 게이트에서 ‘샐새앨러’라는 불 스킬을 익힐 수 있었다.


‘이번 게이트에서는 뭘 얻을 수 있을까.’


게이트 앞에 선 내가 입맛을 다시자, 지형은 들고 온 무기 케이스를 내게 내밀었다.


“아직 무기 이름은 안 정했습니다. 헌터님을 위한 맞춤 무기니까, 헌터님이 정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아!”


그 케이스를 건네받은 나는 케이스를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케이스 곳곳을 금으로 장식했는지, 번쩍이는 광석들이 모서리를 장식하고 있었다.


나는 곧장 케이스를 열었다.


< 호오···. 이 느낌은 레데르 피어의 뿔이구나. 어찌 저런 생각을 했는가···. >


처음 본 무기의 감상평.

일단 존x 세 보인다.


날은 매섭게 잘 갈려있고, 무기 전체를 아우르는 희미한 선이 이곳저곳에 그어져 있다.


무기는 전체적으로 흙빛을 띠고 있었다. 나무 같기도, 금속 같기도 한 특이한 느낌의 무기.


그때, 무기 안으로 내 마력이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아주 자연스럽게 내 손부터 심장까지의 마력을 흡수한 무기가 순간 번쩍이더니, 이곳저곳에 희미하게 그어져 있던 선이 밝게 빛났다.


어떤 부분은 붉은색으로, 또 어떤 부분은 파란색으로 말이다.


“조금 더 마력을 불어 넣어보세요!”


지형의 말에 나는 무기를 쥐고 있던 손 쪽으로 마력을 집중했고, 그러자 무기에서 나던 빛은 점차 확장되어 아예 보라색의 빛을 뿜어냈다.


“헌터님이 주신 그 단검들 말입니다. 여태까지 발견하지 못한 금속이지 뭐예요?!”

< 당연한 이야기다. 그 단검은 금속이 아니라, 악마의 뿔이었으니까 그 어디에서도 못 구하는 물질이니라. >


곰이 대신해서 대답했지만, 아쉽게도 지형의 귀에는 닿지 않았다.


“원래··· 던전이란 그런 거 아니겠어요. 항상 갈 때마다 달라지는 곳이잖아요.”


그 탓에 내가 대답을 얼버무렸다.


< 악마의 뿔에는 각각의 뿔마다 고유의 특성이 있다. 자네가 가진 ‘레데르 피어’의 뿔은 염동력 계열이었지. >


그런 건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거라 생각했는데··· ‘개이득’이었다.


그러나 지금, 무엇보다 급한 것은 게이트.


“이제 들어갈까요?”

“잠시만요! 제가 게이트는 처음이라!”


게이트가 처음이라던 지형은 가방에서 망치 하나를 꺼내 손에 쥐었다.


“저도··· 뭔가 싸울 만한 것은 들고 있어야 하니까요!”

“그거 대장간에서 쓰는 망치 아닌가요?”

“그렇긴 한데, 제가··· 단조 작업에는 자신이 있거든요. 이번에도 8일 연속으로 망치질해서!”


걱정하는 그의 표정과는 다르게, 망치를 들고 있는 그의 손은 무척 진지해 보였다.


“그럼··· 제가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그 뒤에 오시죠.”

“알겠습니다! 헌터님 먼저!”


나는 뒤에서 긴장하고 있는 지형을 뒤로한 채, 게이트 안으로 서서히 걸음을 옮겼다.



* * *



게이트 안에는 어딘가 낯익은···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동굴이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그 불길 안에서 몸을 뒹굴고 있는 것은···.


- 스아아아악! 사아악! (보스다! 우리의 보스가 돌아왔다!)


샐러맨더였다!

그것도··· 나와 안면이 있는 그 샐러맨더들 말이다.


< 네 녀석이 망나니짓했던 그 녀석들이로구나. >

“망나니라니, 좀 서운한데? 그나저나 왜 얘들이 다시···.”

< 글쎄. 그사이에 다른 지도자가 생겨 다시 전장에 들어선 것일 수도 있지. >


내가 곰과 대화를 하고 있던 사이, 잊고 있던 누군가가 떠올랐다.


“헉···. 몬스터들···! 헌터님! 조심하세요! 보잘것없는 힘이겠지만 제 몸은··· 제가 지킬게요···! 이야아아아!!”


아차!

샐러맨더를 향해 달려드는 이지형을 잊고 있었다.


“안 돼요! 대장장이님! 멈춰요!”

- 스아아아악···. 스윽. 사아악···. (이게 우리의 보스가 내린 결정이라면···.)


지형에게 망치에 맞을 위기에 처한 샐러맨더는 그저 두 눈을 질끈 감고 자신에게 내려쳐질 망치를 기다렸다.


물론, 내 외침에 지형의 망치는 그대로 허공에 멈췄지만.


“예? 멈춰요? 왜요?”


그때, 배 쪽에 흉터가 나 있는 샐러맨더 한 마리가 내 쪽으로 다가왔다.


그러더니, 배를 발라당 까곤 내게 인사를 건넸다.


- 사악! 스으으윽! 사아아악! (자네가 이곳으로 넘어왔다는 것은··· 우리가 또다시 자네의 세계를 침범했다는 이야기군.)


근엄한 목소리와는 다르게, 배를 보이며 꼬리를 살랑이는 게 영락없는 강아지의 모습이었다.


“사아악···. 스윽···. 삭사악! (맞아. 우리 세계에 다시 게이트가 열렸던데? 무슨 일이 생긴 거야?)”

- 사아아악. 사악···. 사아악···. (무슨 일이라···. 생겼지. 아주 큰 일이···. 근데 자네, 또 뭐 하는가?)


나도 모르게 그것의 배를 벅벅 긁으며 심각한 표정으로 대답하니 흔들던 꼬리를 멈추고 돌연 질문을 던지는 샐러맨더였다.


그런데,


일단 멈추라고 해서 공격을 멈춘 지형이 신기한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내 쪽으로 다가와 물었다.


“와. 헌터님··· 지금 제가 뭘 보고 있는 거죠? 헌터님, 지금, 마치··· 샐러맨더랑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데요···.”

“마··· 맞아요. 스킬···이요. 샐러맨더랑 대화하는 스킬···.”

“오오···.”


이걸 믿겠냐고 던진 말이었지만, 지형의 반짝이는 눈을 보니, 완전히 내 말을 믿는 것 같았다.


“사아악. 스으으윽. (계속 말해봐.)”

- 사아아악. (알겠네.)


내가 늙은 샐러맨더와 이야기를 하는 동안, 지형은 심심한지, 작은 샐러맨더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고 있었다.


- 사아악···. 사아아악. (아무래도··· 우리가 상당히 밉보인 모양이야···.)

“사아악? 스윽! 삭사악! (저번에 그 일 때문이야? 보스만 죽었던?)”

- 사악···. (맞아.)


지난번, 그들이 부탁한 대로 보스 몬스터를 처치했고 그 결과, 대부분의 샐러맨더가 살아남았다.


그 당시, 죽임을 당한 건 보스 몬스터뿐이다.


< 네놈이 잡아먹은 여러 마리의 샐러맨더는 왜 빼는 것이냐. >


······크흠, 그래.

그 몇 마리의 샐러맨더들까지 포함해서 15마리도 되지 않는 숫자였다.


전쟁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말은··· 항복한 것과 다름없는 일이었으니까 말이다.


지도자의 입장에서는 괘씸하고, 어이가 없다고도 느껴질 수 있는 일이었다.


‘실제로도 항복이 맞고 말이야.’


“사아아악! 스윽! 사아악! (그럼 너희는 어떻게 되는 거야? 아니, 지금··· 저 방 안에는?)”

- 사아아악···. (새로운 보스 몬스터가 있다.)


새로운 보스 몬스터.

샐러맨더의 말에 따르면, 보스룸으로 통하는 큰 문을 통과하면 다른 몬스터들이 있다고 했다.


< 그라운더라···. >

“아는 몬스터야?”

< 네 녀석의 세계에는 공룡이라는 생명체가 존재했다고 하더군. 그와 샐러맨더의 중간 진화 단계라고 생각하면 쉽네. >


곰의 말에 따르면 그라운더는 2족 보행하는 몬스터지만 아직, 4족 보행도 가능할 정도로 상체가 앞으로 굽어 있다고 했다.


“공룡 같은 거라···. 사아아악! 사악? 스으윽? (크기는? 어느 정도지? 너네만큼 강한가?)”

- 스으으윽··· 사아악···. 슥스윽···. (당연히 말할 것도 없지. 우린 그들에게 꼼짝도 못 할 걸세.)


샐러맨더들이 꼼짝도 못 하는 강함이라면, 적어도 D급은 아니라는 얘기였다.


“사아아악···? 스으윽. 스윽? (이대로 또 지난번과 똑같은 일만 반복되지 않을까?)”

- 사아악···. 사아아악···. (그렇겠지···. 아님 죽거나···.)


싸우기 싫어서 죽는다고?


그건 절대 반대였다.


.

.

.


“하하하학. 얘들아, 핥지 마. 간지러워. 그만! 그마아아안~!”


한참 심각하게 이들의 이후를 걱정하던 순간, 귓가에 지형의 웃음소리가 꽂혔다.


무슨 상황인지 돌아보니, 팔뚝만 한 샐러맨더 여러 마리가 지형의 배 위에 올라타서 그의 얼굴을 핥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한숨을 내뱉으며 그의 곁으로 다가가 샐러맨더를 한 마리씩 떼어 바닥에 내려두었다.


- 사아아아앙···. (말랑하고 따뜻한 거···.)

- 스으으응···. (푹신푹신해···.)

- 사앙! 사아앙! (더 할래요! 이거 놔요!)


샐러맨더들은 상당히 아쉬워하는 반응을 보였지만, 아닌 건 아니었다.


혹시라도 잘못하다가 불이라도 한 번 내뱉으면 귀한 대장장이 한 명이 불에 타버리는 셈이었으니까.


“저는··· 여태까지 몬스터면 다 나쁜 몬스터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얘네는 왜 착해요? 왜 온순한 거죠?”


그는 옷으로 대충 얼굴을 닦은 뒤, 초롱초롱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마···. 대화가 통해서이지 않을까요? 그리고 애기들은 귀엽잖아요.”


내가 어린 샐러맨더를 바라보며 머리를 한 번 쓰다듬었더니, 그들은 금세 배를 까고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런가요···.”


순간적으로 지형이 어두운 표정을 지었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우리··· 여기 놀러 들어온 거 아니잖아요. 그렇죠?”

“아! 맞아요! 저희는 몬스터를 잡으러 왔어요! 그··· 근데 얘네를 잡아야 해요?”

“아뇨. 저희가 사냥해야 할 몬스터는··· 저기 있어요.”


나는 손으로 거대한 문 쪽을 가리켰다.


그러자 지형은 게이트에 들어오기 전처럼 긴장되는지 표정을 굳혔다.


“저 안에는··· C급 몬스터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예?”

“샐러맨더보다 더 강한··· 그라운더라는 몬스터가···.”

“그라운더요?”

“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나, 유도진.

A급의 실력을 인정받은 불명의 헌터.


하지만 내 치명적인 단점이라고 한다면··· 아직, A급은커녕 D급 게이트에서만 놀았다는 점이었다.


“제가··· C급 몬스터를 상대하는 게 처음입니다.”


‘하지만 나를 보스라고 부르는 샐러맨더들을 위협한다면··· 나도 마냥 숨어있진 않겠다···!!’


작가의말

샐러맨더는 귀엽습니다.

온순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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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뉴비 헌터를 키워라(1) 24.04.01 65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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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5) 24.03.30 68 2 11쪽
69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4) 24.03.29 60 2 11쪽
68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3) 24.03.29 58 2 12쪽
67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2) 24.03.28 72 2 12쪽
66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1) +1 24.03.27 71 2 11쪽
65 강한주를 죽인 자(4) 24.03.26 68 2 12쪽
64 강한주를 죽인 자(3) +1 24.03.25 68 3 11쪽
63 강한주를 죽인 자(2) 24.03.24 68 3 11쪽
62 강한주를 죽인 자(1) 24.03.23 7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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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실력을 감추고 있는 헌터(3) 24.03.21 84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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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성동구를 사수하라(3) 24.03.17 82 3 14쪽
55 성동구를 사수하라(2) +1 24.03.16 91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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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출격! 도마뱀즈!(?)(4) 24.03.13 88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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