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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님의 서재입니다.

일단은 트럭에 치여 이세계물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SF

완결

이상훈
작품등록일 :
2019.04.06 16:19
최근연재일 :
2020.01.26 18:0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1,896
추천수 :
2
글자수 :
147,050

작성
20.01.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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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5쪽

Ep6. 에덴왕국 소멸편 (3)

DUMMY

“뭐라고?”

나의 대답에 그는 드물게도 무엇이라 형용할 수 없는, 분노와 당혹감이 섞인 얼굴을 표면에 드러내었다.

“말 그대로, 당신을 살릴 일은 없다는 거야.”

“어째서?! 지금 네가 후회하고 있는 이 모든 상황을 되돌릴 수 있게 해준다니까!”

그의 외침은 나에게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애초에 내가 그 일을 한 건, 당신이라는 위험을 방치할 순 없었기 때문이니까.”

“그땐 이런 결과가 나올지는 몰랐었던 거니까 그렇지!”

그 말은 그러했다. 만약 내가 이러한 결과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면 또다시 이러한 선택을 했을지 그것은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원인인 위험, 그러니까 당신을 다시 부활시킬 순 없지.”

그는 이내 무언가 더 화를 내려는 듯하다가도 이내 내가 더는 그의 말을 듣지 않을 것임을 깨달았는지 체념한 듯 보였다.

“분명 후회하게 될 거야.”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것도 역시 어쩔 수 없는 거겠지.”

신이라는 소년이 태어나고 사건에 휘말린 어쩔 수 없는 일들처럼. 내가 먼 미래의 판타지 풍의 세계에서 깨어나게 된 일들처럼. 혹은 내가 트럭에 치이던 날 그 길을 건너야 했던 것이나 애초에 걸어서 어디론가 가고 있었던 것처럼. 결국 살아가면서 겪는 일들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운이 좋은 날에는 피해 갈 수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그러한 일들이 닥쳤을 때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계획을 세울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무조건 피해 갈 수만은 없는 일이다. 언젠가는 예상치 못한, 그리고 어쩔 수 없는 그러한 일들이 갑작스레 눈앞에 나타나기 마련이고 우리는 그에 대한 결과를 어떻게든 감수해야 한다. 다른 누군가가 대신해줄 것은 아니니까.

“그렇군······. 과연 언제까지 갈 수 있나 한번 지켜보겠어.”


“살아있습니다.”

나는 감겨진 눈앞에 갑작스레 켜지는 불빛에 의해 현실로 돌아왔다. 눈앞에 있는 것은 손전등을 내 앞에 비추는, 군복을 입은 사람들이었다.

“악마들인가······.”

하지만 나의 말에 그들은 이상한 반응으로 대답해왔다.

“악마라고요?”

그리고 곧이어 악마라는 단어에 의문을 표한 자는 뒤에 있는 사람들에게 작게 착란이라거나 하는 어려운 용어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나는 그제서야 뭔가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는 그들에게 지금에 대해 물어보았다.

“저희가 묻고 싶은 말입니다. 구역을 봉쇄하고 있던 이상한 폭풍이 걷히고 나서 진입한 이후로 가장 처음에 발견한 게 당신입니다.”

대체 무슨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 거지?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저희도 정확한 건 모릅니다. 다만 서울 특정 구역에서 폭발이 감지됐고 그 후로 저희가 사태를 파악했을 때에는 어두운 폭풍우가 그곳을 감싸듯이 막고 있어서 진입조차 불가능했었습니다만은 그것이 요사이에 갑자기 폭풍우가 점점 풀리더니 진입이 가능하게 된 상황입니다.”

서울이라고? 익숙하지만, 낯익은 단어이기도 했다.

“잠깐, 잠깐.”

하지만 향수에 젖을 여유는 없었다. 당장에 나의 머릿속은 혼란함으로 가득 차 있어서 잠시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말씀하셔도 됩니다. 우선은 의료팀에게 보내드리겠습니다.”

“아뇨 괜찮아요. 혹시 지금이 몇 년도죠?”

그들은 나의 질문에 약간 의아한 듯한 표정을 잠깐 짓기는 했으나, 이내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었다.

“그렇군요······. 저보다는 저 안쪽에 있는 사람들이 더 도움이 필요할 거예요.”

“네, 알겠습니다. 구조팀이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서 구조 작업을 계속 실시할 겁니다. 일단은 의료팀으로 데려다 드리죠.”

그들은 담요 같은 것을 나를 감싸더니 부축하며 에덴왕국으로 부터 먼 쪽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과연 에덴왕국의 사람들은 그들을 봤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폭풍우 안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그들은 어떻게 판단을 내릴 것인가? 폭풍우 안과 밖의 격차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결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가. 나는 그 어떤 것도 알지 못한다. 폭풍우는 무엇인지, 대체 정확히 어떠한 일들이 일어났던 것인지 역시 알지 못한다. 가장 중요한 마리아의 행방 역시도.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것 한 가지만은 확신할 수 있었다. 어떤 선택이든, 희망은 남는 법이라는 것을.


작가의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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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6. 에덴왕국 소멸편 (3) 20.01.26 30 0 5쪽
37 Ep6. 에덴왕국 소멸편 (2) 20.01.19 20 0 6쪽
36 Ep6. 에덴왕국 소멸편 (1) 20.01.12 14 0 10쪽
35 Ep5. 에덴왕국 붕괴편 (14) 20.01.05 22 0 5쪽
34 Ep5. 에덴왕국 붕괴편 (13) 19.12.29 22 0 9쪽
33 Ep5. 에덴왕국 붕괴편 (12) 19.12.15 22 0 9쪽
32 Ep5. 에덴왕국 붕괴편 (11) 19.12.08 25 0 7쪽
31 Ep5. 에덴왕국 붕괴편 (10) 19.12.01 20 0 6쪽
30 Ep5. 에덴왕국 붕괴편 (9) 19.11.24 26 0 12쪽
29 Ep5. 에덴왕국 붕괴편 (8) 19.11.17 21 0 5쪽
28 Ep5. 에덴왕국 붕괴편 (7) 19.11.10 21 0 6쪽
27 Ep5. 에덴왕국 붕괴편 (6) 19.10.27 27 0 7쪽
26 Ep5. 에덴왕국 붕괴편 (5) 19.10.20 24 0 6쪽
25 Ep5. 에덴왕국 붕괴편 (4) 19.10.13 19 0 8쪽
24 Ep5. 에덴왕국 붕괴편 (3) 19.10.06 24 0 8쪽
23 Ep5. 에덴왕국 붕괴편 (2) 19.09.22 25 0 8쪽
22 Ep5. 에덴왕국 붕괴편 (1) 19.09.15 36 0 11쪽
21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10) 19.09.08 41 0 6쪽
20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9) 19.09.01 31 0 8쪽
19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8) 19.08.25 38 0 6쪽
18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7) 19.08.18 40 0 10쪽
17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6) 19.08.11 48 0 16쪽
16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5) 19.08.04 32 0 9쪽
15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4) 19.07.28 31 0 12쪽
14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3) 19.07.22 34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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