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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님의 서재입니다.

일단은 트럭에 치여 이세계물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SF

완결

이상훈
작품등록일 :
2019.04.06 16:19
최근연재일 :
2020.01.26 18:0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1,904
추천수 :
2
글자수 :
147,050

작성
19.09.0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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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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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9)

DUMMY

그들을 따라 도착한 곳은······. 사실 모르겠다. 온 사방이 어두웠던지라 그곳이 어디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단지 어느 높은 건물의 안에 들어왔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그들을 따라 어느 정도 걷고 나서 들어간 꽤나 넓은 강당 형태의 공간은 그다지 밝다고 할 순 없었으나, 그럭저럭 사람들을 알아볼 수 있을 만한 정도의 조명은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그곳에는 그 넓은 공간이 황량하게 느껴질 정도로 아무도 없었다. 그다지 없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말 그대로 정말 아무도 존재하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황량함을 뛰어넘어 불길하다는 느낌 마저 드는 것 같기도 하였다. 그런 상황에서 그나마 다행이라면 충욱 씨가 무사히 깨어났다는 것 정도였다. 충욱 씨는 깨어나서 상황 설명을 대충 듣고는 양복을 입은 남자들에게

“참······. 어쨌거나 도와준 건 고맙게 됐군.”

라며 감사의 말을 전하였다. 감사의 말치고는 묘하게 뒤틀려있는 것 같았지만 말이다. 그 감사의 말을 전하고 나서 충욱 씨는 이어 그 남자들에게 무언가를 따져 들었다.

“하지만, 무슨 속셈이지?”

그런 충욱 씨의 모습에 정혁은 당황하며 그를 말렸다.

“잠깐만요. 그래도 우릴 구해준 사람들인데 너무 그렇게 겉으로까지 경계할 필요는 없지 않아요?”

“너희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저들을 보고 놀라 달아났다고 했지?”

분명히 그랬다. 마치 뭔가······.

“그러니까, 너희들 말에 의하면 마치 뭔가 괴물을 본 것처럼이라고 했던가?”

그러했다. 확실히 이상하긴 했지. 그런 충욱 씨의 말을 들은 양복의 남자들은 자기들끼리 무언가를 작게 속삭이더니 이내 충욱씨를 집요히 쳐다보며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무슨 얘기를 하고 싶으신 겁니까?”

“그러니까, 그 아이에게는 당신들이 정말 커다란 괴물 같은 것으로 보였겠지······ 하는 이야기 정도일까?”

우리들로서는, 아니 지아나 정혁이 어떻게 생각할지 내가 알 수는 없으니 나로서는 인가. 아무튼 그런 충욱씨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양복의 남자들이 말했듯이, 충욱씨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런 나의 생각과는 달리 양복의 남자들은 충욱 씨가 한 말의 의도를 파악한 듯 보였다.

“의사시스템에 대해서는 어디서 들으셨습니까?”

“의사시스템이라고 불리는 거였구만. 이름까지는 몰랐었는데 말이야.”

충욱 씨는 수상해 보이는 그들을 평소와 같이 능글맞게 대처하고 있었다. 꼭 마치 이 사태에 대해서, 그리고 그 남자들에 대해서 무언가 알고 있는 것 같이.

“뭐, 나도 확신은 못했겠지. 저녀석이 아니었다면 말이야.”

충욱씨는 그렇게 말하고는 손으로 나를 가리켰다.

“저요······?”

그러고 보니 저번에도 뭔가 이상한 질문을 했었던 것 같긴 한데······. 대체 나랑 이런 일들이 무슨 관계가 있길래? 그것이 궁금한 건 나뿐만이 아니라 지아나 정혁도 마찬가지인 듯했는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충욱씨와 나를 번갈아 바라봤다. 하지만 나를 쳐다봤자,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전혀 없었다. 나도 아는 게 없었으니까. 나 역시 설명을 해달라는 눈치로 충욱씨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것 참······. 내가 설명을 하려니 뭔가 난감한데 말이야.”

하지만 충욱 씨는 곤란한 듯 그렇게 말할 뿐이었다. 그렇게 조금 곤란해하더니 충욱 씨는 이내 배턴을 정장을 입은 자들에게 넘기었다.

“당신들도 조금 거들어주는 건 어때?”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어쨌거나 의사시스템의 진정한 완성을 위해서는, 완성품이자 완성에 대한 증명이기도 한 존재를 납득시킬 필요도 있을 테니 말입니다.”

의사시스템. 그들의 설명에 의하면 현실에 존재한다고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을 현실에 존재한다고 받아들이게 하는 체계를 통틀어서 부르는 말이었다.

“인간이 현실을 마주하는 방식은, 일반적으로 인식되는 것과는 달리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설명을 들어봤자, 이해할 수 있을 리는 없었다. 이는 정혁이나 지아도 마찬가지였는지 그들에게 더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였다.

“그렇다면 예시를 들어서 설명을 해드리죠. 옛날에 이런 실험이 있었습니다. 라디오의 공기를 진동시키는 기술을 이용하여 향기를 제조할 수 있는 신기술이 발명되었다는 뉴스를 거짓으로 내보낸 다음에 그 기술을 사용할테니 어떤 향기가 나왔는지 편지로 알려달라는 말을 내보낸 것이죠.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 것 같습니까?”

정혁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조용히 경청만 하고 있었고, 충욱 씨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지아는······

“그런 거 당연히 반응이 있었을 리가 없잖아요?”

······라며 이 와중에도 특유의 천진난만한 자세를 잃어버리지 않으며 그들에게 답하였다.

“상식적으로 생각하자면 그렇겠지요. 하지만 의외로 어떠한 향기를 맡았다는 제보가 라디오 송출국으로 많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즉, 실제로 향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나머지 그러한 향기가 나온다고 느끼게 된 것이지요. 의사시스템은 그러한 현상에 대한 탐구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실제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도 뇌가 그것이 존재한다고 인지하게 된다면 당사자들에게 있어서는 곧 그것이 현실이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고 보니 분명 충욱 씨가 소문이 현실이 된다라는 말을 했던가? 하지만 역시 이렇게 이야기를 들어봤자 전혀 납득이 되질 않았다. 충욱 씨는 그들의 말을 끝나고는 그런 그들에게 추궁을 하듯이 무언가를 덧붙였다.

“그리고 그런 기술을 다룰 수 있게 된다면, 그야말로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되는 거지. 마치 지금 이 거리의 상황처럼 말이야. 꼭 신이라도 된듯한 기분이겠군.”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게 가능할까? 거짓을 사람의 인지에 현실로 각인시킨다고 해도, 이런 일들까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할 것 같았다. 그리고 이는 정혁도 마찬가지였는지 충혁 씨의 말이 끝나자마자 말도 안 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의 인지능력을 다루는 것만으로는 이런 일들을 일으킬 수 없지 않을까요?”

“글세, 그것은 어떨지 모르겠군. 근본적으로 사람은 눈으로 본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니까. 눈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오직 시각적 정보에 불과하고, 최종적으로는 뇌에서 인지하는 것일 뿐.”

······여전히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네.

“하지만 확실히, 인지능력 조작 하나만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게 있긴 하지.”

충욱 씨는 그렇게 말하고는 나를 가리켰다. 대체 나를 왜?

“저 녀석이 왜요?”

“우혁이가 뭐라도 했어요?”

정혁이나 지아도 이해할 수 없고 의아스럽다는 듯 나를 가리킨 충욱 씨에게 질문을 던지었다. 하지만 그런 충욱 씨의 입에서 나온 것은 그러한 질문에 대한 답변은 아니었다. 나에 대한 질문이었다.

“너는 도대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냐니?

“나도 잘난 척 그렇게 말은 했지만, 아무리 상상을 해보려고 해도 도저히 할 수가 없단 말이지. 과연 네가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을지, 아니면 생각이란 걸 하고는 있을지 말이야.”

아니, 아무리 그래도 나라도 생각 정도는 하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 말은 좀 너무 한것 같은데요?”

정혁은 드물게도 나에게 심한 말을 한 것에 대해서 충욱 씨를 질책하고 있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오해가 생겼을 수도 있겠는데, 나는 정말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말했을 뿐이야. 의사시스템에 의해서 생겨난 존재는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거든.”


작가의말

4장의 분량이 상상 이상으로 너무 많아졌는데.. 이걸 어떻게 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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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Ep6. 에덴왕국 소멸편 (3) 20.01.26 30 0 5쪽
37 Ep6. 에덴왕국 소멸편 (2) 20.01.19 20 0 6쪽
36 Ep6. 에덴왕국 소멸편 (1) 20.01.12 15 0 10쪽
35 Ep5. 에덴왕국 붕괴편 (14) 20.01.05 22 0 5쪽
34 Ep5. 에덴왕국 붕괴편 (13) 19.12.29 23 0 9쪽
33 Ep5. 에덴왕국 붕괴편 (12) 19.12.15 23 0 9쪽
32 Ep5. 에덴왕국 붕괴편 (11) 19.12.08 25 0 7쪽
31 Ep5. 에덴왕국 붕괴편 (10) 19.12.01 20 0 6쪽
30 Ep5. 에덴왕국 붕괴편 (9) 19.11.24 26 0 12쪽
29 Ep5. 에덴왕국 붕괴편 (8) 19.11.17 21 0 5쪽
28 Ep5. 에덴왕국 붕괴편 (7) 19.11.10 22 0 6쪽
27 Ep5. 에덴왕국 붕괴편 (6) 19.10.27 28 0 7쪽
26 Ep5. 에덴왕국 붕괴편 (5) 19.10.20 24 0 6쪽
25 Ep5. 에덴왕국 붕괴편 (4) 19.10.13 19 0 8쪽
24 Ep5. 에덴왕국 붕괴편 (3) 19.10.06 24 0 8쪽
23 Ep5. 에덴왕국 붕괴편 (2) 19.09.22 26 0 8쪽
22 Ep5. 에덴왕국 붕괴편 (1) 19.09.15 36 0 11쪽
21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10) 19.09.08 41 0 6쪽
»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9) 19.09.01 32 0 8쪽
19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8) 19.08.25 38 0 6쪽
18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7) 19.08.18 41 0 10쪽
17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6) 19.08.11 48 0 16쪽
16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5) 19.08.04 32 0 9쪽
15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4) 19.07.28 31 0 12쪽
14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3) 19.07.22 34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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