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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님의 서재입니다.

일단은 트럭에 치여 이세계물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SF

완결

이상훈
작품등록일 :
2019.04.06 16:19
최근연재일 :
2020.01.26 18:0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1,895
추천수 :
2
글자수 :
147,050

작성
19.12.01 20:44
조회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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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6쪽

Ep5. 에덴왕국 붕괴편 (10)

DUMMY

그런 변론은. 아니, 그것은 변론이라고도 볼 수 없었다. 그저 어린 아이의 떼쓰기일 뿐.

“하지만 제가 어떻게 당신을 믿고 도울 수 있죠? 당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사람들을 좀비와 다를 것도 없는 상태로 만들거나, 자신의 오랜 친구였던 자를 죽이는 사람을?”

“오랜 친구······? 너에게 있어서는 최고교육자인가? 그 녀석을 말하는 거라면 나와 친구도 아니니까. 애초에 너와 내가 힘을 합치면 되살릴 수 있으니까 그런 건 별 대수도 아니잖아? 또, 네가 하인즈에 갈 일은 없을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되살릴 수 있으니 죽여도 된다. 소년은 그 논리의 문제점을 전혀 깨닫지 못하는 듯했다.

“제가 하인즈에 가게 될 일이 없다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죠?”

“뭐, 적어도 너도 특이한 쪽에 속하는 존재니까 말이야.”

특이하다라······. 뭐 그렇다면 그렇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을 만큼 특이한 체질을 가지고 있느냐고 하면 그렇다고 보기엔 어려웠다.

“흠······. 내 말을 그다지 믿진 못하는 것 같네. 뭐, 어때. 어차피 너한텐 이제 선택지 같은 건 없으니까.”

그는 나를 향해 손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 상태로 나를 가만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마법을 사용해서 나를 얼마든지 제거할 수 있다는 협박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공격적인 행태와는 달리, 그가 지금 당장 나를 어찌 없애지 못하리란 것은 알고 있었다. 그에게는 지금 내가 없으면 곤란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그런 내 의중을 눈치챈 듯 다시 말을 이었다.

“내가 너를 필요로 한다고 해서 아무 짓도 못 할 거라고 생각하는가 본데, 너를 없애는 것 빼고는 뭐든 할 수 있다고?”

일단은 나도 그에게 대응하기 위해 손을 올려 겨냥했다.

“마법이라도 쓸려고?”

그러고 나서 그는 어이없다는 듯 크게 웃었다.

“물론, 네가 마법을 쓸 수 있게 해주긴 했는데 말이야. 그래서 무슨 마법을 쓰려고?”

그를 공격할 순 없다. 그것은 명백히 무리였으니까. 그렇다면 최소한 방어는 어떨까? 어쨌거나 상대는 신이다. 보통의 것으로 이 상황을 무마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는 곤란했다. 물론, 일단 그가 제안하는 대로 따르는 방법도 있었으나 그 이후의 일을 장담할 수 없었기에 선뜻 그 방법을 택하기에는 거리낌이 있었다.

그렇게 복잡하게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는 와중에 어디서인가 예상치 못한, 사람들이 무언가를 외치는 듯한 소리와 둔탁하면서도 그 속에서도 날카로움이 느껴지는 굉음이 들려왔다.

“뭐야, 이건?”

그 소음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소년이었다. 그는 나를 향하던 손을 내리고는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하였다. 나는 그 기회를 놓칠 수 없었기에 곧바로 엘리베이터 근처의 책상에 몸을 숨겼다.

“이제는 겨우 숨는 것밖에 못하나?”

그런데 대체 아까 그건 무슨 소음이었지?

하지만 그 소음의 정체에 대해서 고민해볼 여유는 없었다. 지금 당장에 중요한 건 나의 앞에 있는 신이라는 소년이었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곳에 있는 건 깨진 거울 조각들과 합판 몇 개들, 그리고 몸을 숨길 수 있을 만한 다른 사무용 책상들이었다. 거울 조각이 흩어져 있는 것은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니었는데, 잘못하면 그 조각들에 내 모습이 반사되어 지금 숨어있는 위치가 들킬 수 있었다. 하지만 숨어있다는 것에 생각이 미치는 순간 나는 내가 기척을 숨기는 장치를 품에 넣고 이 왕국에 들어왔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그리고 직후 그것이 여전히 안에 있는지 더듬거려 확인해보았다. 다행히 그것이 여전히 안에 있는 것을 확인한 이후에는 나는 그 장치를 이용한 전략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일단 이 장치를 이용해서 기척을 숨기는 건 무리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장치는 아니었으니까. 그랬다면 투명인간 장치라고 불렀겠지. 더군다나 그 상대가 신이니 무리를 넘어 그저 완전한 불가능이라 생각해도 무방했다. 하지만 이 장치를 이용한다면 상황을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바꿀 수 있을지도 몰랐다. 나는 우선 품에서 그 장치를 꺼내 손에 들었다.

“애초에 나를 상대로 숨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다니, 뭐라고 할 말이 없네. 네가 어디에 숨어있는지는 지금도 뻔히 보인다고?”

그가 여유롭게 비아냥거리는 것에는 최대한 신경 쓰지 않고, 이 장치와 거울로 빛을 산란 시켜 인식을 방해하는 것에만 집중을 하였다. 하지만 그저 바닥에 거울 조각들이 떨어져 있는 것으로는 무리였다. 그리고 신은 내가 숨어있는 위치를 알고 있을 테니 무언가 준비할 시간도 많이 없었다. 지금 당장에라도 신의 마법이 나를 꿰뚫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그 가능성 역시 이용하는 편이 좋겠지.

“뭐, 지금이라도 나와준다면 아픈 일은 없을 거야.”

거기다 편리하게도 그는 카운트다운을 세기 시작하였다.

“3”

그 즉시 나는 당장 주변의 거울 조각들을 챙겼다.

“2”

그리고는 기척을 숨기는 장치를 다른 손으로 든 채 다른 쪽의 책상으로 뛰어갈 준비를 하였다.

“1”

그리고 그가 카운트다운의 끝을 알린 순간, 나는 거울 조각들을 내가 있는 곳의 공중에 던지고는 바로 내달렸다. 위험하게도,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그의 마법으로 추정되는 푸른색 플라즈마의 선들이 내가 있었던 자리에 직격하였다. 그와 함께 유리 조각들 역시 산산이 부서지었는데, 나는 그 즉시 내가 다른 손으로 들고 있는 장치를 내밀며 이 장치의 영향력이 빛의 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그 순간 내가 가지고 있던 장치에서 적색의 빛이 조금씩 새어 나오더니 눈앞이 하얘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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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Ep6. 에덴왕국 소멸편 (3) 20.01.26 29 0 5쪽
37 Ep6. 에덴왕국 소멸편 (2) 20.01.19 20 0 6쪽
36 Ep6. 에덴왕국 소멸편 (1) 20.01.12 14 0 10쪽
35 Ep5. 에덴왕국 붕괴편 (14) 20.01.05 22 0 5쪽
34 Ep5. 에덴왕국 붕괴편 (13) 19.12.29 22 0 9쪽
33 Ep5. 에덴왕국 붕괴편 (12) 19.12.15 22 0 9쪽
32 Ep5. 에덴왕국 붕괴편 (11) 19.12.08 25 0 7쪽
» Ep5. 에덴왕국 붕괴편 (10) 19.12.01 20 0 6쪽
30 Ep5. 에덴왕국 붕괴편 (9) 19.11.24 26 0 12쪽
29 Ep5. 에덴왕국 붕괴편 (8) 19.11.17 21 0 5쪽
28 Ep5. 에덴왕국 붕괴편 (7) 19.11.10 21 0 6쪽
27 Ep5. 에덴왕국 붕괴편 (6) 19.10.27 27 0 7쪽
26 Ep5. 에덴왕국 붕괴편 (5) 19.10.20 24 0 6쪽
25 Ep5. 에덴왕국 붕괴편 (4) 19.10.13 19 0 8쪽
24 Ep5. 에덴왕국 붕괴편 (3) 19.10.06 24 0 8쪽
23 Ep5. 에덴왕국 붕괴편 (2) 19.09.22 25 0 8쪽
22 Ep5. 에덴왕국 붕괴편 (1) 19.09.15 36 0 11쪽
21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10) 19.09.08 41 0 6쪽
20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9) 19.09.01 31 0 8쪽
19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8) 19.08.25 38 0 6쪽
18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7) 19.08.18 40 0 10쪽
17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6) 19.08.11 48 0 16쪽
16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5) 19.08.04 32 0 9쪽
15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4) 19.07.28 31 0 12쪽
14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3) 19.07.22 34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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