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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님의 서재입니다.

일단은 트럭에 치여 이세계물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SF

완결

이상훈
작품등록일 :
2019.04.06 16:19
최근연재일 :
2020.01.26 18:0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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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
글자수 :
147,050

작성
19.11.1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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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Ep5. 에덴왕국 붕괴편 (7)

DUMMY

회의가 이루어지는 곳은 왕국에서는 악마라고 부르는 자들의 중심이 되는 건물이라고도 할 수 있는, 허름한 오두막들 중 하나였다. 이곳에 온 지 그리 긴 시간이 흐르지 않은 나의 입장에서는 회의가 있다고 알려온 그 사람의 안내가 아니었다면 회의장을 찾지 못했을 것이다. 애초에 이들의 안내가 없다면 넓은 황야 속에서 그들이 거주하고 있는 폐허촌을 찾아내지도 못했을 것이니. 나름대로 왕국의 시선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였을까, 아니면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 이렇게 된 것일까.

회의장이라고 지칭되는 오두막의 안은 다른 어느 오두막과 크게 다를 게 없을 정도로 낡고 군데군데 구멍들이 존재해있었다. 허름한 나무 바닥은 회의장에 들어선 대표격 인사들의 무게를 버텨낼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하려는 듯 사람들의 다리가 아닌, 팔의 움직임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특유의 소리를 내고 있었다.

“마법 쪽은 어떻게 됐습니까?”

회의의 시작은 역시나 나의 마법에 대한 것이었다.

“안될 것 같습니다.”

“역시 그렇군요.”

그들은 의외로 담담히 받아들이는 듯했다. 애초에 무리인 면이 있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무리인 게 맞았다.

그들은 담담히 받아들인 이후에 대략적인 방향에 대해 논하기 시작했다. 주요한 의제는 침입 방법과 의사시스템을 찾고 무력화시킬 방법, 그리고 침입 시기였다.

의사시스템의 위치는 여전히 불명이었으나, 그들은 내가 한 진술에 따라 의사시스템의 중추가 위치할만한 곳과 그곳으로 갈 수 있을만한 추정 경로를 파악해 종이와 같은 무언가의 위에 지도처럼 그려내었다. 애초에 나는 건물 안을 그다지 많이 돌아본 편이 아니기에 그런 나의 진술에 무게가 실려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몇 번 그들에게 피력하였으나, 그들은 그나마 그런 나의 진술이라도 참고를 한다면 큰 전력이 될 수 있다고 계속해서 답해왔다. 어느 층이든 내부의 대략적인 구조는 비슷할 것이기에 내가 본 구조를 참고한다면, 아예 구조에 대해서 완전히 모른 채로 시작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이었다.

무력화시킬 방법에 대해서는 마법무기, 그러니까 총기나 폭발물이 가장 먼저 제안되었다. 딱히 별다른 무력화수단이 없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과연 의사시스템이라는 것이 마법무기에 의해 쉽게 무력화될만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문제였다. 문제는 그에 대한 답은 그때가 아니면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애초에 의사시스템의 물리적 구현 중추라는 것 부터가 그들의 가설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그 가설의 실체에 대해서는 본 적도 없고, 추측조차 사실상 불가능했다.

“명색이 신의 무기인데, 과연 그런 정도로 어떻게 해볼 수 있을까요?”

그렇기에 이런 의문이 그들 사이에서도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가능한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화력을 동원해보는 수밖에.”

그리고 현 단계에서는 위의 답변 외에는 딱히 나올 수 있는 것도 없었다.

침입 시기는 최대한 빨리, 고작 4일 정도 뒤로 결정되었다. 최대한 빠를수록 그들도 우리에 대해서 대응을 할 시간이 적어진다는 것이 이유였다.

여기까지 결정되었으면 남는 것은 침입 방법이었다. 나는 저번과 같이 인기척을 지우는 도구를 활용하여 내부에서 공격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으나, 그들은 이번과 같이 적지 않은 사람이 이동을 하는 경우에는 적절치 않다고 하였다. 또한, 카테드랄에 들어가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말 역시 덧붙였다. 아무래도 카테드랄이다 보니 나 역시도 그런 편법과도 같은 것이 통할 것이라 마냥 믿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달리 생각나는 방법이 딱히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이런 점은 그들도 마찬가지였는지 침입 방법에 대해서는 꽤 오랜시간동안 큰 진전이 없었다. 그 이후로 의미 없는 이야기들과 머리 앓는 소리들이 몇 번 오간 후에야 내부에서 소란을 피울 팀과 인기척을 지우는 도구를 이용해서 들어감 팀 둘이 협동하는 식의 작전으로 겨우 정리될 수 있었다.

그렇게 대략적으로 이야기가 끝난 다음에는 어느새 시간이 흘러 달빛만이 땅을 비추는 시간이 되었다. 사람들은 각자 남은 일들을 마치기 위해서 회의장에서 나가기 시작했고,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에게 남겨져 있는 일은 마법 연습, 아니 사실은 그저 사색뿐이었다. 달빛과 햇빛의 공통점이라면 어디에 있든지 같이 누릴 수 있다는 것이었나? 나는 은은하게 내리는 달빛을 보며 에덴왕국 안에 대해서 떠올리었다. 내가 현실을 그리워하던 시절, 마리아와 지내던 집 사이로 들어와 집안에 퍼지던 그 달의 기운들을 온몸으로 누리고 있으면 왠지 모를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애초에 별이나 별자리에 대해해 관심이나 지식이 그다지 있던 것은 아니었으나, 왠지 암전의 막에 빛으로 수놓아진 광경들을 보고 있으면 내가 보고 있는 그 광경만큼은 본래 세계와 이어진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느끼는 감정 역시 그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다만, 이번에는 이어지는 곳이 마리아와 함께 지내던 에덴왕국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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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Ep6. 에덴왕국 소멸편 (3) 20.01.26 30 0 5쪽
37 Ep6. 에덴왕국 소멸편 (2) 20.01.19 20 0 6쪽
36 Ep6. 에덴왕국 소멸편 (1) 20.01.12 15 0 10쪽
35 Ep5. 에덴왕국 붕괴편 (14) 20.01.05 22 0 5쪽
34 Ep5. 에덴왕국 붕괴편 (13) 19.12.29 22 0 9쪽
33 Ep5. 에덴왕국 붕괴편 (12) 19.12.15 22 0 9쪽
32 Ep5. 에덴왕국 붕괴편 (11) 19.12.08 25 0 7쪽
31 Ep5. 에덴왕국 붕괴편 (10) 19.12.01 20 0 6쪽
30 Ep5. 에덴왕국 붕괴편 (9) 19.11.24 26 0 12쪽
29 Ep5. 에덴왕국 붕괴편 (8) 19.11.17 21 0 5쪽
» Ep5. 에덴왕국 붕괴편 (7) 19.11.10 22 0 6쪽
27 Ep5. 에덴왕국 붕괴편 (6) 19.10.27 28 0 7쪽
26 Ep5. 에덴왕국 붕괴편 (5) 19.10.20 24 0 6쪽
25 Ep5. 에덴왕국 붕괴편 (4) 19.10.13 19 0 8쪽
24 Ep5. 에덴왕국 붕괴편 (3) 19.10.06 24 0 8쪽
23 Ep5. 에덴왕국 붕괴편 (2) 19.09.22 25 0 8쪽
22 Ep5. 에덴왕국 붕괴편 (1) 19.09.15 36 0 11쪽
21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10) 19.09.08 41 0 6쪽
20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9) 19.09.01 31 0 8쪽
19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8) 19.08.25 38 0 6쪽
18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7) 19.08.18 41 0 10쪽
17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6) 19.08.11 48 0 16쪽
16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5) 19.08.04 32 0 9쪽
15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4) 19.07.28 31 0 12쪽
14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3) 19.07.22 34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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