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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더블유 님의 서재입니다.

잔인한심판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완결

빅더블유
작품등록일 :
2020.02.21 06:30
최근연재일 :
2020.04.08 20:39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1,089
추천수 :
4
글자수 :
198,226

작성
20.03.23 17:34
조회
17
추천
0
글자
11쪽

25화 잔인한 심판

DUMMY

아픈 마음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민서의 절규


단순히 소리가 큰 게 아닌 베일 것 같이 날카롭다.


수연에게 언니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듣고 지금까지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낸다.


흐르는 눈물이 당분간 멈추지 않아 보인다.


민서의 절규를 듣고 나가려는 걸음을 멈추는 지연


흐르는 눈물을 민서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아니잖아!!! 아니라고 말해!!! 아니라고 말하라고!!! 제발!!!”


“......”


아니라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제발 아니라고······. 해줬으면 한다.


지연은 초라한 뒷모습으로만 대답할 뿐이다.


아마 지금 이 순간이 민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낀 가장 큰 슬픔일 것이다.


어쩌면 4년 전 언니가 살인자로 낙인찍혔을 때 보다 더 슬픈······.


“왜!왜!왜! 왜 죽였어!!!”


어느새 지연의 몸이 파르르 떨리고 있다.


떨리는 몸을 바로 잡으려 애쓰고 있지만 쉽지 않다.


잔인한 슬픔에 어느덧 배신감이 더해지는 민서


지난 4년 동안 아무것도 건진 건 없었지만 한순간도 생각해 본적 없는 언니가 범인이라는 사실에 느끼는 배신감


모든 걸 다 포기하고서라도 단 한 사람만 있으면 됐었다.


그래서 다 내팽개치고 그 한 사람만 보고 지금까지 달려올 수 있었고 지금까지 한참 아래로 보는 시선들을 참아낼 수 있었다.


그래서 현재 민서가 느끼는 배신감은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깊다.


“어떻게!!! 어떻게 나한테!!!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여전히 초라한 뒷모습을 보여주면서 잇는 힘껏 흐르는 눈물을 참는 지연


무슨 말을 해도 떨릴 것 같아 입술에 모든 힘을 다해 힘을 준다.


“미,미,안해······. 미,미,민서야······. 흑흑”


하지만······. 너무 아파서······.


흐르는 눈물을······. 그리고 떨리는 입술을······. 차마 참을 수가 없었다.


결국, 그 무엇보다 무거운 발걸음을 내디디고 민서의 시야에서 벗어나는 지연


둘의 모습을 지켜보던 교도관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정확히 이해하지는 않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아프고 슬퍼서······.


중재를 나서야 하는 본업을 잊고는 둘의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아!!!!!!!!!!!!!!!!!!”


아프다······. 너무 아프다······.


심장이 잘리는 것처럼 너무 아프다······.


***


이건, 한 사람의 작품이다.


그는 바로, 준태의 아버지이자 SB그룹의 회장 이수범(이회장)


며칠 전


한지연이 있는 교도소 주차장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이회장


최비서가 다가온다.


“죄송하지만······. 안 되겠습니다”


“알았어, 여기서 기다리게”


차에서 내린 이회장은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긴다.


떠나간 이회장을 기다린 채 차에 홀로 앉아있는 최비서


이회장은 최비서에게 수감생활을 하는 한지연을 데려오라는 것이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시킨 일에 하는 시늉이라도 보였기에 한지연을 데려오려고 했지만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 말라는 교도관의 말이 되돌아 왔다.


아무리 이회장이라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기다리고 있는 그때······.


“......!”


교도관이 최비서에게 한 말처럼 말 같지도 않은 상황이 일어났다.


걸어오는 이회장옆에 평상복차림에 마스크와 모자를 착용한 한 여자가 보였다.


정말······. 이남자의 힘은 어디까지일까······.


“출발하지”


“네······.”


어디론가 전화를 하는 이회장


“지금 한민서 라는 여자 어디 있나?”


한민서를 감시하기 위해 미행을 붙이고 있었던 이회장


수화기 너머로 민서의 위치를 알아낸 이회장


최비서에게 주소를 불러주고 출발한다.


***


어느 카페로 향했다.


차 안에서 민서를 발견한 이회장


“창문 열어”


“네”


지연은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인가 싶다.


카페까지 오는 동안 지연에게 한마디도 꺼내지 않은 이회장은 처음으로 지연에게 말을 건다.


내가 말할 때까지 아무 말도 꺼내지 말라는 이 회장의 말 때문에 지금까지 입도 뻥끗하지 못했던 지연


“저기 보이나?”


“......!”


열린 차창 밖으로 카페 안에 있는 민서의 모습이 보였다.


어디선가 본듯한 남자와 다정하게 앉아있다.


카페 창가 쪽에 앉아있어서 둘의 모습을 잘 볼 수 있었다.


“잠깐 나와보게”


지연은 자신에게 한 말인 줄 알고 차 밖으로 나가려 했다.


“최비서 한테 한 말이네, 당신은 여기 잠깐 있고”


최비서와 이회장은 차 밖으로 나온다.


차에 홀로 앉아있는 지연은 차창 밖으로 민서와 재성의 모습을 지켜본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린다.


슬픔의 눈물이 아닌 기쁨의 눈물이다.


웃고 있는 동생의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민서야······.”


모든 걸 내팽개친 채로 나를 위해 노력하는 동생이라는걸 알고 있었다.


모든 걸 포기하고 달려오고 있는 꿈이 어쩌면 이루어 질 수 없는 꿈은 아닌지······.


어차피 안 되는데 내가 동생의 인생을 망치는 건 아닌지······.


민서에게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미안했다.


참 다행이다······. 행복해 보여서······.


십여 분의 시간이 흐르고 이회장 홀로 차 안으로 들어온다.


“잘 봤나?”


“네 감사합니다”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옥이 아닌 곳에서 동생의 모습을 지켜본 지연


이렇게 바라보는 게 너무 기뻐서 저도 모르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버렸다.


“이수지 자네가 죽인 거로 하지”


“......!”


역시 빙빙 돌리지 않고 목덜미부터 잡고 본다.


4년 만에 듣는 잔인한 말


4년 전 지연을 수사한 경찰도 똑같은 말을 했다.


계속 아니라고 하자 결국 폭행과 강간으로 인해 내가 죽였다고 말하게 된 4년 전의 기억이 스쳐 지나간다.


한 번이면 됐다. 무슨 일이 있어도 두번 다시는 내가 죽였다고 하지 않을 거라고 굳게 다짐을 한다.


“안 돼요”


“동생이 행복한 모습을 보고 싶지 않나?”


“......!”


이제야 이회장의 의도를 알아채는 지연


아픈 곳이 어딘지 정확히 아는 이회장


SB그룹을 운영 할 때도 사용한 그의 잔인한 방법


아픈 곳을 건드린 후 원하는 것을 가져가는······. 그만의 방식이다.


“동생이 위험한 꼴을 보고 싶지 않다면 내 말 들어”


“......”


“안 그러면 난 자네 동생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몰라”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보아 이회장의 말이 한 치의 거짓도 없다고 느낀다.


절대 무너질 것 같지 않던 결심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억울하게 살인자의 낙인으로 사는 게 죽기보다 싫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동생이 나 때문에 처참하게 사라지는 건 생각조차 하기 싫다.


거액의 현금 뭉치를 보여주는 이회장


이런다고 조금의 위로조차 되지 않는 거라는걸 이회장도 안다.


너무 괴로워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든 말든 상관없다.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게 아니면 쥐죽은 듯이 아무도 모르게 살라는 의미다.


“이걸 자네에게 준다고 필요가 있나? 동생에게 주면 되겠나?”


“......”


지연은 눈물이 앞을 가로막았다.


너무 비참해서······. 너무 슬퍼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고개만 끄덕였다.


지연에게 있어서는 협박이지만 이회장에게 있어서는 제안이다


자신의 제안을 수락한 거로 생각한 회장이 최비서를 부르려고 하는 그때


“저기요!”


“......”


이회장은 덤덤하게 한없이 비참한 지연의 얼굴을 바라본다.


무슨 말을 할지 모르지만, 입술을 열 때까지 아무 말 없이 기다려 주기로 한다.


“약속 지켜주실 수 있죠?”


“자네가 약속을 지킨다면”


내가 먼저가 아닌 네가 먼저 해야 나도 하겠다는 뜻


지연이 죽을 때까지 범인으로 살아가야 동생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이회장은 혹시 또 무슨 말을 할까 기다려 본다.


어느 정도의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 종료하기로 한다.


그렇게 이회장과 지연의 거래가 끝났다.


***


“그럼 들어가게”


“네······.”


지연은 다시 교도소로 들어가고 준태에게 전화를 거는 이회장


지연과 헤어지자마자 이회장은 준태에게 거액의 현금 뭉치를 민서에게 전하라고 했다.


그리고 퇴사시키라는 말도 했다.


준태는 왜 그러냐고 무슨 일이냐고 묻지 않았다.


관심조차 없어 보였다.


“혼자 있고 싶네”


“네”


최비서가 차 안에서 나가고 홀로 고독에 빠진 이회장


이회장은 알고 있었다.


자기 아들 준태가 4년 전 이수지를 죽였다는걸


오래전부터 준태의 자질을 알아보기 위해 아들을 감시해와서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민서가 한지연의 동생이 라는 것도 이재성이 이수지와 남매라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4년 동안 민서가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런 진전이 없자 지켜보기만 하다가 지연의 재심신청이 승인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직접 행동으로 나서게 된 것이다.


민서의 친구 수연에게 병원에 있는 수연의 엄마를 협박하면서 민서한테 지연이 범인이라고 말하게 한 것도 이회장의 짓이었다.


아파하는 피해자들과는 다르게 들키지 않게 걱정할 뿐이다.


***


지연이 떠나고 한참 동안 멍하니 바라보고 나서야 민서보다 빨리 정신을 차린 교도관이 민서를 밖으로 내보냈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민서


정신에 팔린 채 내려야 할 정거장도 놓치고 지금까지도 모르는 노트북도 깜빡하고 못 갖고 왔다.


결국, 겨우 집으로 돌아온 민서


“하······.”


이수지를 죽인 자가 한지연이라고······.


의심이 아닌 확신하는 민서


한 사람만 보고 살아왔던 그녀에게 삶의 이유가 없어졌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그냥······. 아무것도 하기싫고 생각조차 하기 싫다.


멍하니 계단을 오르고 문 앞에 거의 도착해 갈 때······.


재성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민서를 바라본 채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제모습을 확인한 민서가 자신을 못 본 체하며 집으로 들어가려 하는 순간 민서의 팔을 잡았다.


순간 강하게 재성에게 잡힌 팔을 뿌리치고 싶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이거 놔요”


“......”


그렇게 조금의 침묵이 지나고······.


“놔요!”


“나, 너 절대 못 보내”


“......”


매정하게 재성을 뿌리쳐야 하는데······.


심장을 울리는 것 같은 재성의 말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내가 한지연의 동생이니까······.


한지연이 당신의 동생인 이수지를 죽였으니까······.


이러면 안 된다. 내가 이 남자 옆에 있으면 안된다는 걸 너무나 잘 알지만······.


날 절대 못 보낸다는 재성의 말에 왜 이렇게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리는지 모르겠다.


“너 아니면 안 돼”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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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5화 드러나는 진실 20.04.04 26 0 10쪽
34 아침이 오기 전 새벽 20.04.02 20 1 12쪽
33 33화 반격 20.04.01 20 0 12쪽
32 32화 새어나오는 불안감 20.03.31 17 0 11쪽
31 31화 가까워지는 진실 20.03.30 17 0 10쪽
30 30화 내 심장 고칠수 있어? 20.03.29 19 0 11쪽
29 29화 이러면 안되는데...... 20.03.28 22 0 11쪽
28 28화 눈치없는 심장 20.03.27 19 0 11쪽
27 27화 하루만 데이트, 응? 20.03.26 17 0 11쪽
26 26화 아프다 20.03.24 22 0 11쪽
» 25화 잔인한 심판 20.03.23 18 0 11쪽
24 24화 잔인한 말 20.03.22 17 0 11쪽
23 23화 믿을수 없는 말 +2 20.03.20 27 1 11쪽
22 22화 조금 더 가까이 20.03.19 20 1 11쪽
21 21화 같이 살면 어떨까? 20.03.18 17 0 13쪽
20 20화 날 어디까지 생각해요? 20.03.17 18 0 12쪽
19 19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20.03.16 24 0 12쪽
18 18화 위로가 되는 사람 20.03.15 18 0 12쪽
17 17화 엇갈린 운명 20.03.13 19 0 11쪽
16 16화 재성님이라 부를래요 20.03.12 19 0 12쪽
15 15화 살아가는 이유 20.03.11 22 0 12쪽
14 14화 앞으론 조심해! 20.03.10 23 0 11쪽
13 13화 폭발하는 여자 20.03.10 2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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