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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더블유 님의 서재입니다.

잔인한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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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빅더블유
작품등록일 :
2020.02.21 06:30
최근연재일 :
2020.04.08 20:39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1,092
추천수 :
4
글자수 :
198,226

작성
20.03.19 18:16
조회
20
추천
1
글자
11쪽

22화 조금 더 가까이

DUMMY

“오늘······. 집에 가지 말아줄래?”


탐욕이 들어오면서 재성의 등 근육이 넓은 어깨와 같이 더 관능적이게 비친다.


순간 어제와 똑같이 재성과 뜨거운 밤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면서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린다.


재성이 뒤를 돌아보려 하는 그때, 정신을 차리고 이내 마음을 접는다.


“안 돼요!”


저도 모르게 냉찜질하던 걸 멈추고 재성에게 등짝 스매싱을 날린다.


짝!


이건 순간 망설임에 빠졌던 자신에게 정신 차리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


그 난리를 피워대고 오늘 만약 집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에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냉찜질하면서 엄마가 기다리고 있다고 오늘 가야 한다고 말했는데······.


순간 망설인 건 맞지만 이 남자는 진짜 대책 없는 것처럼 보인다.


“어~우 진짜, 오늘 엄마가 기다리고 있어서 안 돼요!”


“알았어······.”


문득 아까 물어보지 못했던 질문이 생각나는 민서


나는 말 없이 키스로 답했지만, 그는 뭐라고 답할지 궁금하다.


“근데, 저 어디까지 생각해요?”


뭔가가 생각났는지 민서의 입술로 얼굴을 갖다 대자 재성의 입술을 가로막는 민서


“따라 하지 말아요! 빨리 답해요!”


“소늘 떼져아 마라든 마든 하지······.”


제대로 말 못 하는 재성을 보고 자신의 손이 그의 입술을 가로막았다는 걸 깨닫는다.


그의 입술을 가로막았던 손을 되돌리고 기대하는 눈빛으로 재성을 바라본다.


“자, 이제 말해봐요”


“생각해 본적 없었어, 근데······.”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재성의 말을 자르는 민서


“네?! 생각해 본적 없다고요?!”


“그럼 결혼까지 생각했다는 말을 듣고 싶었던 거야?”


“아니······. 뭐······. 그런 건 아니지만······.”


재성이 만약 결혼까지 생각했다고 말한다면 빈말일지라도 기분은 좋았을 것이다.


생각해본 적 없다는 말은 뭔가······.


잠깐 만나는 사이로 생각하는 것 같아 뭔가 좀 서운하다.


재성에게 있어 잠깐 스쳐 지나가는 여자로 남고 싶지는 않았다.


민서가 서운함에 취해 있는 동안 재성이 하지 못한 말을 한다.


“생각해 본 적 없었어, 근데 이제 너 아니면 안 돼”


이 남자는 날 들었나 놨다 한다.


‘처음부터 그렇게 말할 것이지······.’


원래 말하려던 거를 자른 자신의 행동은 잊은 채 재성이 왠지 노린 것 같아 괘씸한 기분마저 든다.


재성은 민서를 빤히 바라본다.


혹시나 하는 가능성을 바라는 표정이다.


그 가능성이 뭔지 읽은 민서


뾰로통한 재성의 모습이 귀여워 보였다.


저도 모르게 자신을 바라보는 재성의 뺨을 양손으로 잡는다.


세게 잡으니 재성의 입이 쭉 삐져나온다.


“으! 귀여워!”


“뭐?!”


단 한 번도 귀엽다는 들어본 적이 없는 재성은 깜짝 놀란다.


그리고 누가 누구한테 귀엽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하! 내가 어딜 봐서 귀여워?!”


조금 화난 것처럼 보인다.


“내가 집에 간다고 하니까 뾰로통한 재성님 모습이 귀여워 보여서요”


“뭐?! 뾰로통?!”


애기 같아 보인다고 깨물어 주고 싶다고 진심 같은 장난을 이어가고 싶지만······.


진짜 화날 것 같은 그의 표정에 그만두기로 한다.


그의 입술에 가볍게 제 입술을 갖다 대는 민서




언제 그랬냐는 듯 원래 표정으로 돌아온 재성


“아쉽지만 저 이만 가볼게요”


“알았어”


이젠 아주 조금의 가능성도 사라졌다는 걸 느끼고 착잡한 표정이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뭐’ 이런 표정이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헤어진다.


***


따가운 질책이 두려워 한동안 문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 민서


내 집이 이렇게 들어가기 두려운 적은 처음이다.


문을 열면 엄마가 있을 것이고 날 보자마자······.


아······. 생각하기도 싫다.


그래, 뭐 어차피 매도 빨리 맞는 게 낫다고 문고리를 잡는 순간 문이 열린다.


“아!”


민서의 엄마가 나가려는 참에 마침 문 앞에 있던 민서는 그대로 얼굴에 문을 받고는 뒤로 쓰러진다.


청소한 모양이다. 쓰레기봉투를 집은 채 괜찮냐는 말도 없이 무표정의 얼굴과 어울리는 덤덤한 시선으로 민서를 내려보고 있다.


손에 들려 있는 쓰레기봉투를 보자마자 잽싸게 일어난다.


“내가 버리고 올게!”


“......”


일단 잘 보이고 봐야 하므로······.


민서는 그녀의 엄마가 들고 있던 쓰레기봉투를 낚아챈다.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잽싸게 달려간다.


***


식탁에 앉은 모녀


예상했던 반응과는 달리 민서의 엄마는 덤덤하다.


그리고 조금의 흥분한 마음도 없어 보인다.


“한동안 남자 안 만나더니, 무슨 바람이 분 거야?”


“언제까지 혼자만 살 수 없잖아, 말 못한 건 미안해······.”


민서가 교도소에 있는 언니에 모든 정신을 쏟느라 남자에 신경 쓰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다.


민서가 답답하고 안쓰럽기도 했다.


같은 자식인 지연이 억울한 누명을 가진 채 교도소에 간 건 가슴 아픈 일이지만


4년 동안 노력했음에도 아무런 발전이 없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신은 신경도 쓰지 않은 모습이 안쓰러웠다.


사실 팬티차림으로 민서의 집에 재성이 있는 모습만 아니면 민서에게 남자가 생겼다는 게 뿌듯한 일이다.


한동안 하지 못했던 무거운 말을 꺼낸다.


“언니는 언니고 너는 너야, 이제 네 인생에도 신경 써, 지연이는 내가 잘 해결해 볼게”


“어떻게 한다는 건데?! 엄마가 뭘 어떻게 한다는 건데?!”


아픈 나날을 보내고 있을 언니를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지는 민서


변호사인 나조차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는데 잘 해결해 본다는 말이 무책임하게 들릴 뿐이다.


“냉정하게 생각하자, 지금까지 아무런 발전이 없잖아······.”


“그럼?! 그래서?! 이대로 포기하자고?!”


살인자의 부모라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가슴 아팠다.


민서의 언니인 지연의 누명을 벗기려 발 벗고 모든 노력을 쏟아부어도 봤다.


하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오히려 따가운 시선들만 더 해졌다.


이미 할 만큼 해봤다고 생각하기에······.


그래서 노력해봤자 오히려 내려다보는 시선들만 더해지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해결한다는 민서와는 다르게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살고 싶었다.


“지금까지 그렇게 노력해 봐서 네가 얻은 게 뭔데?!”


“아직은 없어!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


“앞으로?! 그 앞으로가 벌써 4년째야! 해봤자 누가 알아나 줘?! 오히려 인간 아래로 보는 시선들만 있을 뿐이라고!”


가슴이 미어지면서 큰 충격을 받은 민서


눈물이 앞을 가린다.


엄마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아픈 나날을 보내고 있는 언니를 두고 그런 말을 하는 게 잔인하게 느껴진다.


“어떻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엄마도 정말 가슴 아파, 우리 냉정하게 생각하자. 지금까지 지연이의 무죄를 밝히는 조금이라도 도움 될만한 걸 찾기라도 했어?”


폭포처럼 내리는 눈물과 제멋대로 가파르게 뛰는 심장 때문에 말하기가 힘들어진다.


그래, 단순히 언니의 누명을 풀어주지 못한 게 가슴 아픈 것도 있지만


오로지 그 이유만이 아닌 언니의 누명을 풀어주려 하면 할수록 살인자를 감싼다고 내려다보는 차가운 시선들이 괴로운걸 느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런 생각을 하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당연히 자신처럼 끝날 때까지 노력할 줄 알았다.


“어차피 난 포기 못 해! 절대 못 해!”


단호한 민서의 모습에 꺾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민서가 언니를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하긴 했다.


그래서 꺾을 수 없다고 생각해 민서의 마음을 고치려고 할 생각도 없었다.


아침에 잠깐 재성을 보니 괜찮은 남자라 생각해 잘 만나라는 말 정도만 할 생각이었지만 민서가 그동안 언니 때문에 남자에 신경 쓰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어서 언니 얘기를 꺼내자 흥분하는 민서의 모습을 보고 저절로 제 심정을 말하게 된 것이다.


“하······. 알았어”


“실망이야······. 진심으로······.”


민서의 눈이 어느새 날카롭게 변했다.


지금 와서 재성과 잘 만나라는 말을 꺼내봤자 씨알도 안 먹힌다는 걸 알기에 이쯤에서 물러나기로 한다.


“그만 갈게”


“......”


빨리 나가라는 민서의 표정을 읽는다.


쓸쓸히 민서의 엄마는 집 밖으로 나간다.


“하······.”


재성에 관한 얘기를 할 줄 알았지 언니에 대한 날 선 대화를 할 줄 몰랐다.


큰 충격에 아직 헤어나오지 못하는 민서


머리가 미친 듯이 어지럽다.


포기하자고 단 한순간도 생각해 본 적 없고 자신의 엄마가 그런 마음을 가졌을지는 꿈에도 몰랐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져 침대에 일단 누우려고 하는데 수연에게 전화가 온다.


***


“왜 수연아”


-언니 재심은 잘 돼가?


그러고 보니 안 그래도 도움이 될만한 증거가 없는 지금 증거가 나올만한 SB그룹에서 일을 못 하게 되었으니 더 막막해 졌다.


“아니······. 더 심해졌어.”


-......왜?


“SB 제약에서 잘렸거든”


-사실······. 4년전 이수지를 죽인 사람을 찾은 것 같아······.


깜짝 놀란 민서의 눈과 입이 저도 모르게 한없이 커진다.


“뭐?! 진짜?! 누군데?! 그게 누군데?!”


조금 전 언니에 관한 얘기를 하느라 힘이 푹 빠진 게 한순간에 날아가고 어느덧 심장이 미칠 듯이 쿵쾅거린다.


한동안의 정적이 흐른다.


수화기 너머로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다.


쿵쾅거리는 가슴을 잇는 힘껏 누르고 수연의 대답을 기다리기로 한다.


마른침을 꿀꺽 삼킨다.


-만나서······. 얘기하면 안 될까?


범인을 얘기할 것이라는 예상과 빗나가는 대답에 실망스러운 한숨을 내쉰다.


“하······.”


-보여줄 것도 있어서······.


그래, 4년 동안 기다렸는데 단 며칠을 기다리는 건 일도 아니다.


이유가 있기 때문에 바로 말 못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럼 언제 시간 돼?”


-일요일에 보자


“알았어, 고마워”


-응




내가 지난 4년 동안 발 벗고 나서도 찾지 못한 범인을 불과 몇 달 만에 찾았다는 수연의 말이 조금은 의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의아함보다는 기쁜 마음이 몇 배는 더 크다.


4년 전 이수지를 죽인 범인을 알 수 있다는 지금 이 상황이 꿈만 같다.


믿어지지 않는다.


가슴이 크게 부풀어 지면서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이다.


이제 정말······. 그토록 원했던······.


지난 4년 동안 미치도록 원해왔던 자리에 매우 가까워진 것 같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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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8화 그토록 원해왔던 순간 20.04.07 25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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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5화 드러나는 진실 20.04.04 26 0 10쪽
34 아침이 오기 전 새벽 20.04.02 20 1 12쪽
33 33화 반격 20.04.01 20 0 12쪽
32 32화 새어나오는 불안감 20.03.31 17 0 11쪽
31 31화 가까워지는 진실 20.03.30 17 0 10쪽
30 30화 내 심장 고칠수 있어? 20.03.29 19 0 11쪽
29 29화 이러면 안되는데...... 20.03.28 22 0 11쪽
28 28화 눈치없는 심장 20.03.27 19 0 11쪽
27 27화 하루만 데이트, 응? 20.03.26 17 0 11쪽
26 26화 아프다 20.03.24 22 0 11쪽
25 25화 잔인한 심판 20.03.23 18 0 11쪽
24 24화 잔인한 말 20.03.22 17 0 11쪽
23 23화 믿을수 없는 말 +2 20.03.20 27 1 11쪽
» 22화 조금 더 가까이 20.03.19 21 1 11쪽
21 21화 같이 살면 어떨까? 20.03.18 17 0 13쪽
20 20화 날 어디까지 생각해요? 20.03.17 18 0 12쪽
19 19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20.03.16 25 0 12쪽
18 18화 위로가 되는 사람 20.03.15 18 0 12쪽
17 17화 엇갈린 운명 20.03.13 20 0 11쪽
16 16화 재성님이라 부를래요 20.03.12 19 0 12쪽
15 15화 살아가는 이유 20.03.11 22 0 12쪽
14 14화 앞으론 조심해! 20.03.10 23 0 11쪽
13 13화 폭발하는 여자 20.03.10 22 0 12쪽
12 12화 짜증나는 질투 20.03.09 28 0 11쪽
11 11화 질투의서막 20.03.09 2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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