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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더블유 님의 서재입니다.

잔인한심판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완결

빅더블유
작품등록일 :
2020.02.21 06:30
최근연재일 :
2020.04.08 20:39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1,101
추천수 :
4
글자수 :
198,226

작성
20.03.09 19:06
조회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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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2화 짜증나는 질투

DUMMY

결국, 세린의 요구대로 그녀와 단둘이 식당에 온 재성


원래 같았으면 거절하고 민서와 주현을 포함한 직원들(두 명)과 같이 식사를 했겠지만


오늘 출근하자마자 세훈이 알트론 광고모델이라며 신경 써달라는 부탁이 떠올라 어쩔 수 없이 세린의 요구를 들어줬다.


알트론은 SB제약이 애지중지하며 공들이고 있다는 걸 알기도 하기 때문에······.


“악플고소하면 형량은 어떻게 돼요?”


“최대 5년의 징역 혹은 벌금형 정도입니다”


“벌금은 어느 정도죠?”


“그건 합의금에 따라 다르니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겠습니다”


자신을 향한 악플로 인해 상처를 적잖게 받았지만


세린은 고소의 목적이 악플러들이 징역을 살게 하는 것도 그들을 상대로 합의금을 얻으려고

하는 게 아니다.


앞으로도 유튜버인 이상 악플러들을 계속 상대하겠지만 상처받는 말을 듣고 가만히 있는 채

당하고만 싶지는 않았다.


날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행동


하지만 ‘징역 5년’이라는 말을 들으니 벌이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


“음······. 근데 징역 5년까지도 받을 수 있다구요?”


“네”


“좀 쎈것 같은데······.”


“징역을 받을 경우는 희박하고요. 일반적으로 벌금형 정도입니다.”


벌금을 받더라도 그리 많지도 않고 유예로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종종 있을 만큼 악플고소에 대한 형량은 무겁지는 않은 편이다.


“흠······. 합의금은 그렇게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아서요”


이미 인기 있는 유튜버인 그녀에게는 합의금의 액수는 무의미하다.


‘벌금형 정도’라는 말이 왠지 형량이 다시 약하게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럼 징역형을 원하시는 건가요?”


“아니요······. 그것도 아닌데”


미래의 악플러들에게 본보기로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지만


징역은 뭔가 무겁게만 느껴져 꺼림칙하고 벌금형은 너무 가볍게 느껴져 왠지 또 별거 아니네 하면서 득달같이 달려들 것만 같고


그래서 달려오는 사람마다 매번 고소로 대응하기는 싫고······.


이럴 거면 고소를 왜 하려 하는가 회의감이 드는 세린


“저 웃기죠? 고소하러 온 사람이 징역도 벌금형도 싫다니······.”


“......”


“오랫동안 상처받았거든요. 악플러 들 때문에, 그래서 경고의 의미로 하는 건데 참······.”


가만히 당하고만은 있을 수 없겠지만


유명세가 짙어지면서 앞으로도 날카로워질 악플들이 나올 거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유튜버를 그만둘 생각도 진지하게 여러 번 했었다.


“벌을 내리는 이유는 잘못한 것에 대한 두려움을 알려주기 위함인데 형량이 크다고 해서 미안해할 필요도 없고 작다고 해서 아쉬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


“법 이라는 게 언제나 공평하게 혹은 합리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아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싸우는 게 지루하기도 하고 이긴다고 해도 후련하지는 않습니다.”


“......”


“이번이 경고의 의미라면 다음부터는 해결의 방법을 법이 아닌 다른 방법에서도 찾아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악플들의 상처를 이겨내거나 잊어버릴 수 있는 본인만의 방법을”


경험이 느껴지는 재성의 말에 뭔가 씻겨져 내려가는 위로를 느낀다.


질서, 규율 이런 것들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법


하지만 그 안에서의 싸움은 총과 칼이 없는 치졸한 전쟁이다.


요리조리 잘 피해 가기도 하고 몰라서 억울하게 누명을 받기도 하고


죄인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내릴 때도 혹은 너무나 가혹한 처벌을 내리기도 한다.


법이라는 걸 내세워 봤자 돌아오는 건 만족스럽지도 않고 그리 공평하지도 않다.


재성이 느끼기엔 법이란 그런 존재다.


“다 드셨으면 이만 일어나도 될까요?”


침묵을 깨우는 재성의 말


“네······. 시간 내줘서 고마워요”


식당 밖을 빠져나오고 가볍게 인사를 하고 헤어지려고 하는 그때


세린은 갑자기 어제 재성과 민서를 인터뷰를 했던 게 생각나 돌아서는 재성의 팔을 붙잡는다.


인터뷰 방송이 나가고 세린이 물렀던 만난 지 얼마나 됐냐는 첫 번째 질문에 상반된 대답을 하고는 두 번째와 세 번째 질문인 처음 만난 날도 같고 첫사랑도 서로를 가르치는 이 묘한 커플에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언제 제 유튜브방송 출연 한번 안 하실래요? 여자친구분하고 같이요”


“네?”


한기가 진하게 느껴지는 소리가 들린다.


“여기 계셨네요”


차디찬 한기와 어울리게 매섭게 노려보고 있는 민서


***


세린과 같이 점심을 먹으러 간 재성을 제외한 채


민서와 그녀의 직장동료인 주현 그리고 같이 일하는 두 명의 변호사와 같이 식사를 하고 있다.


민서를 제외하고는 세린에 대해 신나게 떠들고 있다.


“유튜브에서 보는 것 보다 실제로 보니까 더 미인이시네요”


“그러게요, 피부도 좋고 웃는 것도 예쁘고”


“목소리도 참 좋지 않아요? 배우라서 그런가?”


“그럼 연기도 잘하겠네요”


이 자리에서 유일한 세린의 안티팬인 민서


얼굴은 조금 의학의 힘을 빌린 것 같고, 꼬리치는 목소리와 웃음이 뭐가 예쁘다는 건지, 연기는 배우니까 잘한다고 치고!


뭐가 그리 좋은지 아주 신났네! 신났어!


그것도 지금까지 같이 일한 자신은 저렇게 칭찬한 적 없으면서 오늘 처음 본 여자한테 뭐가

저렇게 좋다고 떠드는 건지······.


그중에 주현이 제일 신나게 떠들고 있다.


저러다가는 여기가 식당이라는 것도 잊은 채 춤까지 출 지경이다.


평소 같았으면 같이 웃고 떠들 텐데 코 박고 음식만 먹고 있는 민서의 기분을 모르는 주현이 민서를 대화에 초대한다.


“한변은 세린씨 어때요?”


“괜찮죠.”


툴툴거리는 듯 대답한다.


재성이 넘어지려 하는 세린의 허리를 잡고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들이댄 짜증 나는 장면이 자꾸만 생각난다.


그리고 당황하는 재성과는 달리 여우같이 웃는 세린의 모습도


평소에 세린의 방송을 자주 본 시청자로서 그녀를 반겼겠지만 자꾸 불쾌한 장면이 떠올라 세린에 관한 대화에 끼어들고 싶지 않다.


“저번에 한변도 세린씨에 대해서 그렇게 떠들었잖아요”


“아······. 뭐, 네······.”


원래부터 알고도 있었고 알트론 광고모델인 세린의 광고를 유튜브를 통해서 본적이 있는 민서


그래서 며칠 전에 세린에 대해 목소리도 크게 방방 뛰면서 주현보다 더 제일 신나게 떠들어 댔다.


외모, 연기, 인성 들을 칭찬하면서······.


그로 인해 주현을 포함한 직장동료들은 원래 몰랐지만, 세린의 존재를 알게 됐다.


하지만 지금은 열혈팬에서 한순간에 탈퇴한 채 안티팬으로 입성했다.


“참 안타깝게 되었어요, 악플한테 시달리고, 얼마나 상처가 크겠어요”


“그러겠네요”


식당에서 나오기 전까지 대화의 80퍼센트는 세린에 대한 주제였다.


우리 사무실에 유명인이 온 거는 처음이었다.


다들 음식이 입에 들어가는지 코에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떠들어 댔다.


오로지 민서만 유일하게 불편함 속에서 먹는 것에만 집중했다.


먹는 거로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는지 평소보다 두 배는 더 먹은 것 같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안 그래도 불쾌한 기분을 더 깊어지게 만들어 주는 장면이 펼쳐졌다.


그건 세린이 재성의 팔을 잡는 모습······.


***


자신의 유튜브방송에 출현해달라는 세린의 부탁은 좋지는 않은 재성


그녀를 의뢰인 그 이상 그 이하로도 보지 않고


세린과는 달리 남들 앞에 나서는 걸 그리 좋아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여기 계셨네요”


민서를 발견하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재성이 대답한다.


“한변 식사는 잘했어?”


재성에게 그동안 많이 들었던 말이지만 지금은 느낌이 다르다.


몰라서 저러는 건지, 아니면 알면서 놀리려 하는 것인지


아무렇지도 않게 식사 잘했냐고 물어보는 재성이 왠지 모르게 얄밉게 느껴진다.


‘너 같으면 밥이 넘어가겠냐?!’라는 눈으로 그를 바라본다.


민서가 말을 하기도 전에 그녀와 같이 식사한 주현과 옆에 있는 동료들이 세린을 반가워한다.


민서만 느끼는 여우 같은 웃음을 보이며 반갑게 답하는 세린


그리고 자신에게도 불쾌한 웃음을 내보인다.


“이름이 한변 이에요?”


풉-


민서빼고 모두가 웃는다.


당연히 재성이 그녀를 ‘한변’이라고 불러 오해를 한 거지만 왠지 놀림당할 기분이다.


그것도 완전 비호감으로 전락해버린 여자한테! 그것도 편드는 것처럼 웃는 직장동료들까지!


민서는 현재 이 자리에서 세린의 유일한 안티팬이다.


후~


속이 뒤집힐 것 같지만 자신의 감정을 들키고 싶지 않아


얼굴에 힘을 주고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 전혀 개의치 않다는 자연스러운 표정을 만든다.


“성이 한씨구요 직업이 변호사라서 줄여서 한변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방금 재성씨 한테 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하는 게 어떠냐고 물어봤거든요, 변호사님하고 같이요. 두분이서 알콩당콩한 모습 보여주세요~”


“네?”


‘검사님’,‘선배’ 그리고 딱 한번 ‘오빠’라는 호칭 외에 단 한 번도 부른 적 없는 호칭을 이 여자는 본 지 얼마나 됐다고 ‘재성씨’ 라고 부르는 걸까


인공적인 민서의 웃음과는 다른 평소 자연스럽게 비추는 웃음을 내는 세린


이 자리에서 민서만 느끼는 거고 그녀의 표정이 자신과 비교되는 것 같아 이 또한 불쾌하다.

재성과 민서를 제외하고 둘의 사이를 어떻게 알고 있냐는 듯 주현과 직장동료들은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의아한 표정을 읽은 세린은 자신이 괜한 걸 말한 것처럼 느껴 제 질문도 잊은 채 또 한번 물어본다.


“아...... 비밀연애하시는 건가요?”


같은 회사에서 사귀는 사이라 ‘사내연애’ 라 할 수는 잇겠지만


‘비밀연애’라고 하기에는 이미 들켜버려서 선뜻 ‘네’라고 답하기 망설여지는 그때


“그런 셈이죠”


재성이 나지막하게 말하면서 끼어든다.


왠지 이 여자는 임자임은 몸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조금 아쉽다면 ‘그런 셈이죠’라는 말은 확실하게 대답하지 않고 애매모호 하게 느껴진다는 거


그렇다고 그럼 이 여자는 내 여자다, 혹은 내 애인이다, 아니면 내꺼다 라고 확실하고 박력 있게 말하길 원한 것도 아닌데······.


애매모호한 것도 싫고 확실한 것도 싫고······.


결국, 해답은 세린과 상종을 하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해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달라는 부탁을 거절하려고 하는 그때


“그럼 안 되겠네요, 앞으로 자주 볼 텐데 뭐 상관없죠”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싶다.


물론 당연히 비즈니스 관계로 마주치겠지만


자신과 재성과의 관계를 전혀 개의치 않은듯한 느낌이다.


그렇다고 이 여자한테 축하받는 걸 원하지도 않은데······.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고 별것도 아닌 거에 괜히 불쾌하고 짜증나고


거기다 왜 자꾸 저 여자의 머리채를 잡고 싶은 욕망이 들끓는 건지······.


질투라는 게 왜 이렇게 유치하고 치졸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네, 앞으로 자주 볼 거니까요 뭐”


갑자기 끼어들어 편드는 것처럼 들리는 재성의 말에 침묵에 빠졌던 민서가 대답한다.


“좋아요, 해요!”


나 진짜 왜 이러는 거야······. 왜! 아오! 완전 짜증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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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화 결혼생활 20.04.08 30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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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5화 드러나는 진실 20.04.04 26 0 10쪽
34 아침이 오기 전 새벽 20.04.02 20 1 12쪽
33 33화 반격 20.04.01 20 0 12쪽
32 32화 새어나오는 불안감 20.03.31 17 0 11쪽
31 31화 가까워지는 진실 20.03.30 17 0 10쪽
30 30화 내 심장 고칠수 있어? 20.03.29 20 0 11쪽
29 29화 이러면 안되는데...... 20.03.28 22 0 11쪽
28 28화 눈치없는 심장 20.03.27 20 0 11쪽
27 27화 하루만 데이트, 응? 20.03.26 18 0 11쪽
26 26화 아프다 20.03.24 23 0 11쪽
25 25화 잔인한 심판 20.03.23 18 0 11쪽
24 24화 잔인한 말 20.03.22 17 0 11쪽
23 23화 믿을수 없는 말 +2 20.03.20 27 1 11쪽
22 22화 조금 더 가까이 20.03.19 21 1 11쪽
21 21화 같이 살면 어떨까? 20.03.18 17 0 13쪽
20 20화 날 어디까지 생각해요? 20.03.17 1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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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화 엇갈린 운명 20.03.13 20 0 11쪽
16 16화 재성님이라 부를래요 20.03.12 19 0 12쪽
15 15화 살아가는 이유 20.03.11 22 0 12쪽
14 14화 앞으론 조심해! 20.03.10 24 0 11쪽
13 13화 폭발하는 여자 20.03.10 23 0 12쪽
» 12화 짜증나는 질투 20.03.09 29 0 11쪽
11 11화 질투의서막 20.03.09 28 0 12쪽
10 10화 내옆에 있어줘서 참 다행이다 20.03.08 2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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