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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더블유 님의 서재입니다.

잔인한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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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빅더블유
작품등록일 :
2020.02.21 06:30
최근연재일 :
2020.04.08 20:39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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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4
추천수 :
4
글자수 :
198,226

작성
20.03.1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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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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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3화 폭발하는 여자

DUMMY

평소 같았으면 이 방에 아무도 들어오지 않고 재성과 주현 직장동료들이 있는 이 방안에서 일할 때도 재잘재잘 떠들었지만 오늘은 유독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일만 하는 민서


하지만 그 일도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고 집중도 안 된다.


자꾸 세린의 모습이 생각나서······.


보기만 해도 짜증이 솟구치는 세린의 방송에 출연을 왜 수락한 걸까 후회가 든다.


거절하려 했지만


(앞으로 자주 볼 텐데 뭐 상관없죠)


세린의 말이 심장을 콕 찔러 불쾌하게 만들었고


(네, 앞으로 자주 볼 거니까요 뭐)


불여우 같은 여자의 편을 드는 재성이 콕 찌른 심장을 후벼 파 ‘내가 두 눈 뜨고 볼 것 같아!’라는 심정으로 홧김에 질러버린 수락


비즈니스적인 어쩔 수 없는 관계이지만


왜 비즈니스를 사심으로 제멋대로 생각하고 짜증 내는 게 창피하고 불쾌하다.


이 속 뒤집힌 감정을 들켜버리는 게 창피해 감추어야 되겠지만 이렇게 묵혀두었다가는 병이라도 걸릴 것 같다.


감정으로도 사람을 아프게 할 수 있다는 걸 실감하게 해준다.


“제가 최근에 피부과를 다니고 있는데, 괜찮은 것 같아요”


“그래요? 얼마나 되었는데요?”


“한 3개월 정도 됐어요”


“그러고 보니까 피부가 좀 탱탱해지신 것 같은데요”


민서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민서와 재성을 제외한 주현과 직장동료들이 재잘재잘하고 있다.


“아우~ 남사스럽게, 탱탱하다니요”


“아이고 죄송합니다. 이거 혹시 성희롱입니까”


“맞아요! 명백한 성희롱이에요, 합의금 생각하고 계세요!”


호호호호


원래 같았으면 내가 저기서 제일 신나게 떠들었을 텐데······.


그들의 장난을 혼자만 진지하게 느끼는 민서


탱탱하다는 게 저리 남사스럽게 느끼는 건 오늘이 처음이다.


진지하게 합의금을 고려해 봐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만든다.


“이수사관, 그런 식으로 작업 거는 거야?”


얼씨구


이젠 재성까지 끼어든다.


날 바라만 봐도 좋다고 할 때는 언제고!


달래주지는 못할망정 대화가 재밌는지 지도 끼려고 한다.


“검사님 이건 모욕죄입니다”


“뭐? 모욕죄?”


“이수사관님~ 검사님 따끔하게 혼내줘요”


“아우~ 진짜 우리 왜 그러는 거예요”


“그러니까요! 법 지키는 사람들이 이게 뭐 하는 건지 진짜”


호호호호호, 하하하하하


하!


재성이 끼어드니 더 신나게 재잘거린다.


더 크게 웃고 웃음소리도 더 커지는 것만 같다.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떠드는 학생들에게 왜 그렇게 일침을 날렸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입 닥쳐!’라고 방안이 울릴 만큼 괴성을 내면서 따끔하다 못해 날카롭게 혼내주고 싶다.


그리고는 가장 듣기 싫은 주제가 나온다.


“법하니까 그러는 건데 우리나라만 유독 저작권에 신경 써”


“한국인이 자기 것의 소유욕이 강하니까요”


“세린 씨가 유튜버잖아요”


“맞아요, 배우 생활을 콘텐츠로 하고 있으니까요”


“유튜버가 쉽게 보이고 재밌는 직업이어서 인기는 많지만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세린씨 대단하네요”


한 가지 주제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른 주제로 넘어가는 게 수다의 재미 중 하나다.


그 재미를 알고 있는 민서


재밌게 수다를 이어가는 게 자신이 있고 그렇게 하고 싶지만, 오늘만큼 수다가 싫은 적은 처음이다.


수다 속 세린의 등장이 단 한 사람만 연관성 없고 짜증 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녀의 등장을 알린 건 우리나라만 저작권에 신경 쓴다는 재성의 말 때문이라고 생각해 더 짜증 난다고 생각한 그때


“내가 소유욕이 강한 편이야.”


민서의 기분을 알았는지 재성이 대화에 주제는 맞지만 다른 뜻을 가진 의미심장 한듯한 말을 꺼낸다.


“내꺼면 뭐든 남한테 주기 싫어, 잠깐 빌려주는 것도, 그게 뭐든 간에”


하!


말은 잘하지 아주······.


그런다고 내가 풀릴 것 같냐!!


***




수다 떠는 와중에 혼자만 가만히 있던 민서는 자신의 기분을 말하듯 문을 세게 닫고는 밖으로 나간다.


이 소리가 방안에 침묵을 가져오게 했다.


그렇게 침묵이 지나가고


직장동료인 김변호사가 눈치를 살피더니 조심스럽게 말한다.


“지금 한변 질투하는 것 같지 않아요?”


“음······.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어느 정도 예상을 했는지 주현이 대답한다.


혼자만 아무 말 안 하고 가만히 있다가 문을 세게 닫고 나가는 민서의 모습을 보고


그전에는 생각도 못했다가 ‘혹시 질투하나?’ 의심한 것이다.


그에 반해 재성은 아예 생각도 못 했다는 표정이다.


이번엔 최변호사가 확신에 찬 표정으로 끼어든다.


“질투하는 거 맞아요”


“그래요?”


“그러고 보니 아까 세린씨 등장할 때부터 밥 먹을 때도 그렇고 지금까지 아무 말도 안 하잖아요”


“원래 한변이 제일 떠들었으면 떠들었지, 아무 말 안 하고 가만히 있지는 않잖아요”


“같은 여자로서 확실하게 느낄 수 있어요. 이건 질투라고”


이번엔 오직 재성만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누구보다 집중하면서 듣고 있다.


민서가 질투하는지 꿈에도 몰랐다.


그녀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세린을 의뢰인으로 생각했고 그 이상으로 단 한순간도 생각해 본 적 없다.


아까 자기가 소유욕이 강해 남한테 주는 것도 잠깐 빌려주는 것도 싫다고 한 이유는 민서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하는 게 아니었다.


이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은 민서와의 관계를 아니깐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한 말이었다.


입꼬리가 올라가는 재성을 보고 주현이 말한다.


“한변이 질투하니깐 지금 기분 좋은 거예요?”


“음, 그런 거 같아”


“혹시 알고 있었어요?”


“아니 몰랐어.”


갑자기 호들갑을 떨면서 직장동료인 김변호사와 최변호사가 껴든다.


“어머, 어떡해, 검사님 여자의 질투를 아직 모르시는군요”


“그럼요 얼마나 무서운 건데요”


“타이밍 봐서 얼른 풀어주세요”


“여기가 회사야 대학교야 참”


호호호호


둘의 사랑싸움을 직접 보는 게 신기하고 좋은가 보다.


저리 호들갑 떠는 거를 보면······.


자세히 되짚어보니 뾰로통한 민서의 모습이 생각나는 재성


그 모습을 떠올리자니 그녀의 질투가 귀엽게 느껴졌다.


이때 까지만 해도 여자의 질투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지 못했다.


***


원래 복잡한 업무에 지친 자신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휴게실을 찾아 왔지만


오늘은 다른 이유에서였다.


방안에서 세린의 얘기를 듣자니 숨 막혀서 도저히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밥도 잘 넘어가지도 않고 일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세린과 재성이 같이 있는 모습이 자꾸 머릿속에서 생각나고


질투라는 감정을 처음 느낀 민서에게는 이런 뭐 같은 기분은 처음이다.


“아······. 짜증 나······.”


솔직하게 자신의 심경을 밝히고 재성에게 먼저 다가가자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풀릴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잘······.


눈치 있고 센스있게 재성이 자신의 기분을 풀어지기를 바라자니


여자를 잘 모르는 남자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것 같아 그렇게 해주지도 않을 것 같고


그럼 그렇다고 가만히 이상태로 있는 건 더 싫고!


“한민서······. 그래서 뭐 어쩌라고······.”


에라 모르겠고 일단 지친 심산을 풀러 수연에게 전화하려던 찰나······.


왜 자꾸 아픈 마음을 건드리는 건지 세린에게 전화가 왔다.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달라는 세린의 부탁을 승낙하고 자연스레 번호를 주고받은 게 후회되는 순간이었다.


제발 좀! 그만하자!


뭘 그만하자는 건지도 모르면서 받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여보세요”


-민서씨, 시간은 언제 되세요?


착잡한 자신의 말투와는 다르게 이 여자는 여전히 하이톤이다.


이것들은 왜 나만 빼고 다 하나같이 고기압인 거야!


아까 보니까 다정한 것 같은데 재성에게 물어보지 왜 나한테 물어보냐고 따지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누른다.


“글쎄요, 스케줄을 확인해 봐야겠네요”


-일요일에 쉬시죠? 아까 재성씨가 그러던데


그냥 평범한 직장정보인데 왠지 이 망할 놈이 쓸데없이 아주 중요한 정보를 이 여자한테 갖다 바친 기분이다.


그것도 이 여자의 열정적 안티팬인 나한테!


그리고 알면서 시간은 언제 되느냐고 왜 물어보는 건지


별것도 아닌 것 같고 계속 트집을 잡게 된다.


“네······. 뭐, 그러네요······.”


-그럼 일요일에 뵙는 거로 할게요


이젠 아예 지멋대로 약속날짜를 정한다.


무조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자신은 모른 채 어떻게 된 게 하나하나가 다 마음에 안든다.


“그래요, 그럼 그래요”


그렇게 전화를 끊으려는 찰나


-아 맞다 그리고 민서씨!


“네?”


-아까 점심때 재성씨가 그렇게 민서씨 얘기 많이 하더라고요


“......”


-어~우 참 어찌나 장황하게 얘기하는지 제 소송에는 관심도 없고 똑같은 얘기를 몇 번이나 하는지


“......”


-재성씨한테 마음 1도 없었는데 없던 질투가 막 생기는 거 있죠? 계속 알겠다고 하는데도 멈출 줄 모르더라고요, 참 눈치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알면서 저 골려주려고 그러는지


세린의 입술에서 나오는 모든 말이 자신을 불쾌하게 만들 거라 생각했지만


왠지 씻겨져 내려가는 듯한 위로를 받는 기분이다.


역시 내 남자야 하면서 순간 통쾌한 기분마저 든다.


-여보세요? 제말 듣고 있죠? 그러니까 민서씨가 좀 자제 좀 해줘요, 알겠죠?


“네”


-그럼 나중에 또 연락해요~




(내꺼면 뭐든 남한테 주기 싫어, 잠깐 빌려주는 것도, 그게 뭐든 간에)


자신을 풀어주려고 생각한 재성의 말에 그런다고 내가 풀어질 것 같냐고 마음속으로 씩씩거렸는데


세린과의 통화가 종료된 후 다시 생각나더니 기분이 풀어지는 듯하다.


어차피 나밖에 없을 텐데 괜한 거로 걱정한 건 아니냐는 생각조차 든다.


어느새 민서의 눈과 입이 둥글게 휘어진다.


***


퇴근 시간이 다가오고 주현을 포함한 직원들이 눈 맞춤으로 사인을 교환하고는 일어난다.


“그럼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어느새 방안에는 재성과 민서 둘이 남아있다.


세린과의 통화 후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수다에 어느 정도 참여한 민서였다.


재성과 민서를 빼고 주현을 포함한 직원들은 민서의 그런 모습을 보고는 재성이 눈치 있게 잘 풀어주기는 했으나 아직 덜 풀렸다고 둘이 없을 때 의견을 종합했다.


거의 다 넘어올 듯해서 마지막 확실한 기회를 주자고 눈으로 사인을 교환하고는 방안에 둘만 남게 한 것이다.


“이봐 한변”


“네 검사님”


짧은 “네”라는 대답이 아닌 호칭까지 붙이면서 민서의 풀어진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


“세린씨는 회사광고 모델이니까, 어쩔 수 없이 자주 보게 돼, 그리고 내가 여기서 유일하게 검사니까 당연히 소송 관련해서 내가 필요한 거고”


마치 준비해온 듯한 재성의 말


이 와중에 ‘세린씨’ 라는 단어는 굉장히 거슬리지만 준비한듯한 그의 말이 자신을 풀어주려는 노력이 보여 대견하고 기특해 보인다.


역시 나밖에 없는 내 남자! 하고 당장 그에게 달려가고 싶지만, 아직 그러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는 않는다.


“네, 뭐 그렇겠죠”


“저번에 다른 남자들이 흑심 품지 말라고 조심하라는 건 나한테도 해당해, 아무리 비즈니스의 관계지만 내가 조심해볼게”


“......”


자리에서 일어나 민서에게 다가오는 재성


‘옳지! 옳지! 조금만 더!’ 하고 기대하고 조마조마 하고 있을 때


가슴이 쿵쾅거린 채 설레고 있는데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났다.


“근데 한변, 질투하니까 귀엽네”


“......!”


순간 방안을 가득 찬 공기가 싸해진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오는 재성을 차갑게 노려본다.


“뭐?”


“......”


‘뭐?’라는 짧은 그녀의 말이 많은 걸 담고 있다.


재성은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민서의 날카로운 눈을 떨면서 마주하고 있다.


질투하는 게 귀여워 보인 건 진심이지만 장난으로 한 말에 뾰로통한 줄 알았지 이렇게 날카롭게 노려다 볼 거라고는 생각조차 못 했다.


그녀에게 처음으로 느껴보는 살기였다. 입만 뻥끗했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를 거라고 위압감마저 절실히 주고 있다.


여자의 질투가 얼마나 무서운지 이제야 실감이 난다.


아······. 망했다······. 어떡하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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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화 결혼생활 20.04.08 30 0 10쪽
38 38화 그토록 원해왔던 순간 20.04.07 25 0 10쪽
37 37화 심판의 날 20.04.06 22 0 11쪽
36 36화 혼자가 아닌 둘 20.04.05 24 0 11쪽
35 35화 드러나는 진실 20.04.04 26 0 10쪽
34 아침이 오기 전 새벽 20.04.02 20 1 12쪽
33 33화 반격 20.04.01 20 0 12쪽
32 32화 새어나오는 불안감 20.03.31 17 0 11쪽
31 31화 가까워지는 진실 20.03.30 17 0 10쪽
30 30화 내 심장 고칠수 있어? 20.03.29 19 0 11쪽
29 29화 이러면 안되는데...... 20.03.28 22 0 11쪽
28 28화 눈치없는 심장 20.03.27 20 0 11쪽
27 27화 하루만 데이트, 응? 20.03.26 17 0 11쪽
26 26화 아프다 20.03.24 22 0 11쪽
25 25화 잔인한 심판 20.03.23 18 0 11쪽
24 24화 잔인한 말 20.03.22 17 0 11쪽
23 23화 믿을수 없는 말 +2 20.03.20 27 1 11쪽
22 22화 조금 더 가까이 20.03.19 21 1 11쪽
21 21화 같이 살면 어떨까? 20.03.18 17 0 13쪽
20 20화 날 어디까지 생각해요? 20.03.17 1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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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위로가 되는 사람 20.03.15 18 0 12쪽
17 17화 엇갈린 운명 20.03.13 20 0 11쪽
16 16화 재성님이라 부를래요 20.03.12 19 0 12쪽
15 15화 살아가는 이유 20.03.11 22 0 12쪽
14 14화 앞으론 조심해! 20.03.10 23 0 11쪽
» 13화 폭발하는 여자 20.03.10 23 0 12쪽
12 12화 짜증나는 질투 20.03.09 28 0 11쪽
11 11화 질투의서막 20.03.09 27 0 12쪽
10 10화 내옆에 있어줘서 참 다행이다 20.03.08 2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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