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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더블유 님의 서재입니다.

잔인한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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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빅더블유
작품등록일 :
2020.02.21 06:30
최근연재일 :
2020.04.08 20:39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1,091
추천수 :
4
글자수 :
198,226

작성
20.03.13 00:04
조회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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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7화 엇갈린 운명

DUMMY

“앞으로 어떻게 하실 거에요?”


오늘부터 일을 그만두기로 한 재성이 앞으로 어떻게 할지 궁금한 민서


“조그만 법률사무소 하나 차리려고”


“그래서 그만둔 거예요?”


“응”


한지연의 재심 때문에 일은 그만둔 거라고 말하고 싶지 않은 재성


아직 자신의 동생인 수지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 않았다.


이별 선물로 준태가 준 거액의 현금으로 법률사무소를 차리려고 했던 재성


그래서 그만둔 거냐는 민서의 질문에 이걸로도 일을 그만둔다는 이유가 될 수 있구나 하고 깨닫는다.


“근데 왜 어제는 쉰다고 하신 거예요?”


훅 치고 들어오는 민서의 질문


어제 쉬려고 그만뒀다는 핑계를 댄 자신이 후회한다.


그냥 어제부터 법률사무소 차리려고 그만뒀다고 말할 걸 그랬다.


거짓말은 아니면서 적당한 핑곗거리를 찾아본다.


“법률사무소 차릴 동안 잠깐 쉬려고”


“아······.”


법률사무소 차린다는 게 일을 그만둔다는 충분한 이유이기 때문에 더 추궁하지 않기로 한다.


개인법률사무소를 차리는 게 쉽지 않아 고심하느라 어제 온종일 암울한 표정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민서는 세훈에 관해 얘기를 시작한다.


지금까지 재성과 같이 일한 것 과는 다르게 아무 말 없이 일만 하고 앞으로 조금만 잘못하면 준태에게 보고할 것 같아 불편하다고 입을 툴툴거리면서 말하는 민서


투정 부리는 민서의 모습이 귀엽게 보인다.


세훈을 리스펙하지만 지금은 내여자의 편을 들어주기로 한다.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


“감정이 없어, 일에만 신경 쓰고 말이야.”


자신을 위해 해주는 거짓말을 알지 못한 채 맞장구쳐주는 재성의 모습에 기뻐하는 민서


“그죠?! 처음 보자마자 알트론 신경 쓰라고 하고 막 주위 좀 하라고 질책하고 그랬다니까요?!”


“좋은 말 해주면 어디가 덧나나, 박실장님 도 참”


“그러니까요!, 사람이 왜 그렇게 일에만 신경 쓰는 것인지 이해가 안 돼요!”


세훈에게 안 좋은 말을 하는 게 불편하지만 내 여자의 편을 들어줘야만 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박실장님이 그런 사람이니 어쩌겟어, 한변이 이해해야지”


‘한변’ 이라는 말에 순간 멈칫하는 민서


저도 모르게 ‘한변’ 이라고 말한 재성


계속 한변이라 부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어난 현상이다.


“저는 재성님이라 부르고 재성님은 저한테 한변이라 부르는 건가요?”


“나도 모르게 한변이라 불렀네, 뭐 듣고 싶은 호칭이라도 있어?”


“음, 그냥 편한 대로 불러요”


민서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로가 되고 기운도 나는 것 같다.


내 옆에 있어 줘서 참 다행이다.


민서에게 수연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저 전화 좀 받을게요”


자리에서 일어나는 민서


“어, 수연아 왜”


-오늘······. 바빠?


수연과 안 어울리는 어두운 목소리를 느낀다.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겨났다고 확신한다.


“아니, 왜”


-오늘······. 병원에 좀 와줄 수 있어?


“......!”


***


“상태가 많이 심각해?”


“암이 더 심해졌어······.”


퇴근 후 수연의 엄마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찾아온 민서


수연의 엄마는 현재 암과 투병 중이다.


현재까지만 하더라도 병원비가 밀려있고 이번 달까지 병원비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 병원에서 쫓겨날 상황


수술을 해야 하는데 돈이 없어 못 하고 있다.


“너희 언니 재심신청승인 되었다고 들었어.”


“응, 그렇게 되었어”


“잘 해결되길 바랄게”


“고마워······.”


오랜 시간 친구로서 본모습 중 오늘이 가장 암울해 보인다.


이수지의 죽음이 SB 그룹과 관련이 있다는 것과 한지연이 범행 장소에 들어온 CCTV 영상만 있는 채 나머지 영상은 지워졌다는 점등 수연은 민서에게 이수지와 한지연에 관해 설명을 하기 시작한다.


수연이 말하는 것들은 그동안 민서가 알고 있는 것들이다.


이건 4년 전부터 알고 있던 것들이고 지금까지 도움이 될만하거나 무죄를 입증할 아무런 단서가 나오지 않았다.


한가지 예외가 있다면 한달 전 언니의 재심 결과를 확인하던 중 재심사유로 나왔던 강압에 의한 허위자백 이 전부다.


민서는 한달동안 조사한 결과 당시 한지연을 수사한 경찰이 강압수사 했다는 게 사실로 알게됫고 증거 또한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또한 무죄를 입증할 단서가 되지는 못한다.


“위험할 수도 있겠네······.”


“알아, 하지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


위험하다고 언니의 무죄 입증을 안 할 수는 없다.


불리한 싸움이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언니의 억울한 누명을 풀어줘야 하기에


“있잖아······.”


수연은 사실 누가 이수지를 죽였는지 말하려고 민서를 병원으로 오라고 말한 것이다.


하지만 막상 민서를 보고 말하려니 차마 입 밖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너무나 두려워서······.


“오늘 병원에 와줘서 고마워, 이반 가봐도 돼”


“응, 알았어, 몸 상태 많이 호전되길 바라”


“고마워”


차마 말하지 못하고 민서를 보내주기로 한다.


머지않아 다음에 볼 때는 두려워도 말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


며칠 후


준비한 서류를 들고 법원으로 온 민서


이미 결정된 일이라 언니의 변호를 맡게 된 건 거절당했지만 이제야 재심 때 누가 언니의 변호를 맡게 되는지 알게 된다.


‘박세훈’


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 눈이 잘못됐나 싶어 몇 번이고 깜빡여 봤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동명이인일지도 모른다는 먼지만큼의 의심도 조금 하지만


‘SB그룹 재직’


오로지 단 한 사람만을 가리키고 있다.


“왜······.”


알거 같다.


4년 전 이수지가 사망하기 전 SB 그룹을 캐고 다녔다는걸 SB그룹이 모르지 않을 거다.


언니의 재심이 만약 무죄로 판결된다면 회사가 타격을 받을수 있기에 제 회사 출신의 실력 있는 사람을 변호사로 쓰는 게 당연하다.


SB그룹의 힘을 실감하는 민서


하염없이 암울한 표정으로 서 있기만 한 민서를 보고 직원이 말을 건넨다.


“뭐······. 더 필요한 거라도 있으세요?”


“혹시 당사자가 직접 신청했나요?”


“모르겠습니다.”


내가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다.


직접 하든 안 하든 그게 무슨 상관이리······.


어차피 세훈도 시키는 일에 행동했을 거니까 그렇기에 그에게 악감정을 가질 자격은 없다.


민서의 생각대로 세훈은 민서가 한지연의 동생이라는 사실은 모른다.


단지 SB그룹의 지시 때문에 한지연의 변호를 맡게 된 것이다.


“저······. 이거······.”


“이게 뭐죠?”


“박세훈 씨가 필요하다고 하셔서요”


“알겠어요. 전달해 드릴게요”


민서는 4년 전 한지연을 수사하던 경찰이 강압 수사했다는 증거를 보여준다.


직접 전달하자니 자신을 의심하거나 이상하게 볼 것 같고 받지도 않을 것 같아서였다.


쓸쓸히 나가는 민서


재심이 어떻게 흘러갈지······. 그림이 그려진다.


이미 결과가 결정된 것처럼 보인다.


4년 전과 똑같을 것이다. 4년 전 언니의 변호사를 맡을 국선변호사처럼 무죄를 밝힐 생각은 없어 보인 채 형식적인 대답만 할 것이다.


결국, 나아진 거는 아무것도 없는 채 따가운 시선들만 남을 것 같다.


“하······.”


***


“한변”


“재성님!”


재성은 이곳에 한지연의 재심 때 검사자격으로 신청하기 위해 왔다.


준태가 이미 손써놔서 무리 없어 보인다.


어깨를 축 늘어트린 채 어딘가 모르게 실망한 표정의 민서를 보게 됐다.


“아······. 저 그게”


“......”


민서는 재성의 품에 들어간다.


자신의 품에 들어온 민서의 등을 쓰다듬는다.


재성의 품에서 잠시 생각을 해본다.


한지연이 자신의 언니라고, 그래서 재심 때 언니의 변호를 맡으려고 왔다고


아직은 재성에게 말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살인자의 동생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오로지 재성에게 만큼은 따가운 시선이 너무나 아플 것이다.


물론 언니가 범인이 아니라고 확신하지만, 언니의 무죄가 밝혀지면 말할 생각이었다.


그게 언제일지 모르지만······.


“재판 맡을 게 있어서요. 재성님은 여기 어찌한 일로 왔어요?”


“나도 재판 때문에”


재판 때문에 라는 재성의 말에 이상할 게 없다고 생각하는 민서


검사인 그가 재판 때문에 이곳에 오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민서와 같이 재판 때문에 라는 그녀의 말에 이상할 게 없다고 생각하는 재성


그래서 같은 생각을 하는 둘은 같은 결정을 한다.


뭔지는 모르지만, 알아도 별 상관없다고 생각해 더 이상 물어보지 않기로······.


***


별 탈 없이 한지연의 재심 때 검사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 재성은 어디론가 향한다.


민서와 마찬가지로 재심 때 한지연의 변호사를 맡게 될 사람이 세훈이라는걸 확인한다.


그리고 민서와 같은 생각을 한다.


“역시 SB그룹이네······.”


객관적으로 봤을 때 현재 한지연의 재심이 실패로 끝나는 게 당연하다.


강압 때문에 허위자백이 인정된다고 해도 한지연이 무죄로 판결 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걸 안다.


지금 이 시간 이후로 노력해봤자 더 이상 한지연의 무죄를 밝히는 데 방해가 될만한 증거들이 나오지 않을 것이고 이미 CCTV영상과 살해 도구인 그녀의 지문이 묻은 망치가 범인이라고 말해주는 결정적인 증거다.


하지만 아쉬운 건······.


“14년이라······.”


죄가 너무 가볍게만 느껴진다는 것이다.


잊지 못할 상처를 주고는 고작 14년밖에 안된다는 게 가슴 아플 뿐이다.


재심 때 형량이 늘어날 수도 있지만, 이것도 무죄로 판결 날 가능성처럼 매우 희박하다.


한지연의 동생이라고, 이수지의 오빠라는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희박한 가능성을 목표로 이번 재심에 임하는 재성과 민서


“어떤 표정을 지을까, 나보다 괴로웠으면 좋겠는데······.”


재성은 재심 때 절망에 빠진 자연의 모습이 미친 듯이 보고 싶어진다.


적어도 나만큼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잇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래야 훗날 하늘에서 동생을 볼 면목이 조금이라도 생길 것 같아서


그래야 동생을 잃은 슬픔이 조금은 줄어들 것 같아서


지금 이 순간 동생 다음으로 가장 목소리가 듣고 싶은 사람에게 전화가 왔다.


민서였다.


보고만 있어도, 목소리만 들어도, 심지어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여자


그리고 앞으로도 항상 내 옆에 있어 줬으면 하는 여자


그래, 이제 내 여자에게만큼은 자신의 상황을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고 다짐한다.


“집이야 한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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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믿을수 없는 말 +2 20.03.20 2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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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살아가는 이유 20.03.11 2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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